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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8/24 23:41:53
Name Absinthe
Subject [일반] [일상] 왜 태어났니?
몇년 전 생일을 맞아 친한 언니, 동갑 친구 셋, 사진 찍어주겠다며 온 지인 하나, 7년지기 친구, 대학 친구 하나.
이렇게 나름 박박 긁어 모아서 8명이나 만들어 같이 밥 먹고 선물도 받고 말그대로 나름 북적거리고 기억에 남는 생일이었습니다.

그 후에는 매년마다 1,2명씩 사람이 사라면서 외로움도 조금씩 늘어갔습니다.
결혼한 동갑 친구, 중요한 시험 준비로 바쁘고 정신 없어진 동갑 친구, 취업 후 너무 바빠진 동갑 친구.
남자친구와 7년 지기 친구 두명 이렇게 넷이서 3년간 정말 잘 지내고 서로 즐겁게 지낼 수 있었습니다.  

이성친구가 결국에는 제 (여성) 7년지기 친구를 사귀면서 우리와는 관계를 끊어버렸습니다.
이성친구가 이 결정 하기 전에 저에게 조언을 구했을때 저는 그 둘을 각기 친구로써 오래 지켜봤기에 확실히 말해주었습니다.
서로 절대 맞지 않는 요소와 성격과 기질이 있기 때문에 분명히 정말 힘들거다.
그 이성친구, 다 인정하더군요. 그리고 했던 말이 더 가관입니다.
"걔랑은 절대 (아주 단호하게 ) 결혼할 생각이 없다."
이미 이 인간이 나이도 있고 연애경험도 많은지라 그게 뭘 뜻하는지 알았습니다.
남자들이 선 그으면 딱 거기까지라는 것도 알고요.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고 싶어서 물어봤습니다. "아, 그럼 언젠가는 확실히 깨진다는거네?"
아무말 못하더군요.

동성 7년지기 친구에게도 마지막으로 확실히 조언했습니다.
절대 갑자기 이러는건 진정성이 보이지 않고 원래 사귀었던 여자랑 헤어진지 얼마 되지도 않았다.
난 너희가 사귄다면 절대 중간에 있지 않고 조언도 하지 않을테니 여러 가지로 서로 절대 안맞는 부분 다 감안해라.
아주 진지하게 듣더니 바로 이성친구가 사귀자고 하니까 원큐에 넘어갑니다.
그 이성친구는 자기 입으로 말한대로 우리랑 관계를 끊었고요.

한번에 두명을 한꺼번에 싹 보냈네요.
스스로 힘들어하는 문제들도, 내가 마음문을 열지 못하겠는 가족들도 그 아무것도 변하지 않습니다.
내 자신이 조금씩 바뀌려고 노력해도 길은 멀기만하고, 자꾸 사람들은 각기 갈길에 바쁘고.
오늘 생일이 20분 남은 시점에 자신에게 물어봅니다.
왜 태어났니, 이렇게 외롭고 배신당하고 힘들거면서.
왜 태어났니, 그러니까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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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8/24 23:45
수정 아이콘
사랑은 언제나 이별로 끝이나. 사랑하지 말걸 그랬나..
사람은 언젠간 그렇게 끝이나. 태어나지 말걸 그랬나..

세상이 나쁘고 삶이 아프고 그래서 우는척하다 소용없어 웃는다

NEVER SAY GOODBYE 영원한 건 없기에 영원한 이별도 없는 거야
NEVER SAY GOODBYE 다시 만날걸 알기에 웃으며 떠나는 거야

박수칠 때 떠나고 아름다운 이별하고
살다 보면 살아진다 걱정 붙들어 매라고
기억을 기억하고 추억을 추억하고
죽을 만큼 울다가도 결국 눈물이 마른다고
희극 비극도 결국 끝이 있는 연극일 뿐 그 중에 찰나일 뿐
나의 남은 날 중에 오늘이 가장 젊기에
다시 어딘가로 떠나네

사람이 나쁘고 사랑이 아프고 그래서 죽은척하다 소용없어 일어나

NEVER SAY GOODBYE 영원한 건 없기에 영원한 이별도 없는 거야
NEVER SAY GOODBYE 다시 만날걸 알기에 웃으며 떠나는 거야

내가 할 수 있는 나의 모든걸 다했어 그래서 후회 없을까

만남은 언제나 이별로 끝이나 사랑하지 말걸 그랬나

희극 비극도 결국 끝이 있는 연극일 뿐 그 중에 찰나일 뿐
나의 남은 날 중에 오늘이 가장 젊기에
다시 어딘가로 떠나네

NEVER SAY GOODBYE 영원한 건 없기에 영원한 이별도 없는 거야
NEVER SAY GOODBYE 다시 만날걸 알기에 웃으며 떠나는 거야



싸이 6집. 윤도현 feat. Never say goodbye.
마땅히 위로할 말이 안떠올라서 노래 한곡 슬며시 놓고 갑니다.
12/08/24 23:57
수정 아이콘
절대 되돌릴수 없을거라 믿으며 선택했던 길을 혼자서 아무말 없이 묵묵히 걷다보니

다신 못볼줄 알았던 누군가의 갈림길의 귀퉁이와 제 길이 만나는 지점이 있더이다.

항상 같은 곳을 보며 함께 걸을줄 알았던 누군가는 몇차례 맞닥들인 갈림길을 지나다보니

이젠 어떻게 해야 다시 만날수 있는지 가늠도 안될만큼 먼 길을 걷도 있기도 하더이다.

지금은 저 역시도 선택한 바를 위해 외로운 걸음을 혼자 옮기고 있습니다만

언젠간 또 어느 갈림길에선가 그리워하던 누군갈 만날수 있겠지 하는 근거 없는 헛된 희망을 품고 살아갑니다.

어쩌면 대부분의 우리는 그렇게 살고 있을지도요.

생일 축하합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혼자 걷는건 분명 외롭고 그래서 조금 힘들지만 그래도 걸어갑시다.

화이팅.
12/08/25 00:07
수정 아이콘
반갑네요 제가 좋아하는 술(?!)이거든요. 저도 살면서 느끼는게 친구라는거 아주 크게 의지할건 못되더라구요. 너무 잘 알고 있다는게 가끔은 돌이킬수 없을만큼 치명적이거든요. 아참 그리고 같은날 생일이네요. 그래서 더 반갑네요 이글이. 생일축하합니다.
12/08/25 00:11
수정 아이콘
11분 지났지만, 생일축하드립니다!
12/08/25 00:14
수정 아이콘
생일 축하드립니다!
12/08/25 00:41
수정 아이콘
생일축하드려요! 그래서 결국 자기 자신을 사랑해줘야죠. 외로울때나 위로받고 싶을 때 있어주는 건 결국 나 자신이니까요 :)
12/08/25 00:50
수정 아이콘
저도 오늘 생일 이라는... 챙겨두는 사람이없네요 외로운 생일이 될듯
논트루마
12/08/25 00:51
수정 아이콘
본디 기대가 있어야 실망도 있는 법이지요. 다가오는 모든 사람들, 심지어 가족마저도 결국은 떠납니다. 그것이 어떤 이유에서든, 죽어서든 간에. 그 사람에게 나에게 평생 곁에 있어달라는 기대를 하지 않는다면, 그들이 언제 떠나더라도 실망하고 아쉬울 것이 없지요. 물론 그렇다고 사람과의 사이에 거리를 두라는 말이 아닙니다. 당장 내일 죽을 것처럼 사랑하고, 당장 내일 멀리 떠날 것처럼 친구를 대하세요.

결국 내가 사랑하고 관심을 준 만큼 상대방이 나에게 관심을 줄 것을 기대하는 것, 그것부터 욕심의 시작인 셈입니다. 그들이 본래 떠날 것임을 알고 있었더라면, 사실 그들이 서로 사귀는 일에 글쓴이께서 왈가왈부 조언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조언한다고 달라질 것도 없었고, 그 조언이 그들의 사랑에 어떠한 영향도 끼치지 못할 것입니다. 그저 그들은 떠나야할 때에 떠났을 뿐입니다. 가장 친한 친구가 20년간 미국으로 영원히 떠난다고 하면, 글쓴이께서는 친한 친구와의 남은 시간을 더 소중히 하겠습니까, 아니면 대체 왜 떠나냐며 저주를 퍼붓겠습니까? 그들은 이유가 어쨋건간에 영원히 글쓴이님의 곁을 떠날 운명이었고, 글쓴이님은 그들을 곁에 남겨둘 수 없다면 영원히 떠나는 그들과 더 많은, 그리고 좋은 추억을 만드는게 좀 더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생일 축하드립니다.
Abrasax_ :D
12/08/25 00:53
수정 아이콘
생일 축하드립니다.

저도 글을 하나 쓸까 고민이 되네요.
글 내용과 관계없는 뻘플을 달아봅니다.
저희 가족은 생일을 비롯한 아무런 기념일을 지키지 않기 때문에 이런 추억이 없네요. 케이크를 제대로 먹어본 적도 없고, 선물도 안 받아봤고, 사실 생일 축하하거나 축하 받는 것도 어색하군요.
크림소다
12/08/25 01:03
수정 아이콘
생일 축하드려요.

저희 가족도 별로 챙겨 본 적이 없어서... 저 역시 다른 친구 생일을 잘 안챙겨주죠. 그래서 친구들이랑 매년 싸우네요;;
감모여재
12/08/25 01:22
수정 아이콘
생일 축하합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예전에도 absinthe님 연애관련 문제로 친한 이성친구와 서운한 일이 있으셨던것 같은데 안타깝네요.
클린에이드
12/08/25 01:45
수정 아이콘
먼저 솔직한 말씀 드리는 게 나을 것 같네요..
글 세번 읽어봤는데 아무래도 이해가 잘 안돼요.
물론 글에 표현하고 싶었던 모든 감정과 요지를 다 표현하진 못하셨겠지만,
읽어 보면 Absinthe님은 두 친구에게 각각 조언을 하신 것뿐이죠.

그걸 나름대로 곱씹어 보고, 그리고 나서 마음 가는 대로 결정을 내리는 건 각자가 판단할 몫입니다.
그 선을 넘어가면 님이 하신 조언은 진심이고 우정이고를 떠나 그저 내말 들어달라는 투정에 불과할 뿐이라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확실히 조언했다' 는 말에서 느껴지는 건 '너희 내말 안들으면 친삭하겠다' 로밖에 안 들려서요..
친구들이 Absinthe님을 속인 것도 아니고, 배신한 것도 아니에요.
조언은 조언이고, 본인들도 새겨들었을 겁니다.
다만 선택은 본인들이 하는 겁니다. 님 입장에선 그게 잘못된 선택이겠지만 제가 들어보기엔 굳이 잘못된 선택도 아니에요.

3자의 입장에서 읽을 때 Absinthe님은 단지, 내가 아끼던 친구들이 깊이 생각해 준 내 뜻을 따르지 않았기에
서운해서 둘 다 친삭함. 친구를 잃어서 난 외로움. 배신당함. 왜 태어났을지 모르겠음..이라는 감정을 느끼신다는건데..
단지 친구들이 내 뜻을 따르지 않고 자기들끼리 좋다고 해서 그로부터 괴리감과 배신감을 느끼신다는 건가요??
갑자기 '외롭고 배신당하고 힘들었다, 왜 태어났을까' 라는 감정을 왜 느끼는지조차 모르겠거든요.
저로서는 그게 도대체 무슨 심리 전개인지 아무래도 공감하기가 어렵습니다.

생각해보세요. 친구들이 서로 감정 생겨서 좋아 지내는 것과
Absinthe님이 난 왜 태어났을까.. 하고 배신감, 자괴감 느끼는 것 사이에는 아무 인과관계가 없습니다.
님은 님 자체로 사랑받을 가치가 있고, 소중한 사람입니다.
써주신 내용으로는, 친구들이 내 말을 안 듣는다고 해서 감정적으로 서운하다고 투정부리는 것으로밖에 들리질 않네요.

참, 이런 것들은 일단 접어 두고,
누구에게나 그저 지나가는 여느 때와 같은 하루이지만, 한 사람에게만큼은 일년에 하루 뿐이라는 오늘을 맞으셨네요.
우울한 기분 떨쳐내고 활기찬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생일 축하드립니다. ^^
뽀로로
12/08/25 02:00
수정 아이콘
본문이랑은 이야기가 다르지만......
저도 올해 생일은 정말 우울했네요.
이리저리 축하받고 선물받고 했지만 가장 축하받고 싶었던 사람과 끝났거든요.
생일에만은 연락올 줄 알았는데 그마저 없더라구요
덕분에 가장 힘든 여름을 보냈고 다시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매일이 우울했어요.
그리고 생일 이후로 그 사람은 내게 남은게 전혀 없구나, 하고 생각하니 나혼자만 이렇게 힘들어하나 싶고, 결국 반복에 반복..
마음이 아프다보니 몸이 반응하더라구요. 올여름에 오만 병에 다 걸렸습니다. 주변 사람도 많이 힘들게 했고...
생일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생각까지 했었어요. 부모님께 죄송하게도.
이제는 이전보다는 생각이 덜한데 친구들은 이게 2단계라고 하더라구요. 이 상태로 꽤 오래갈거라고...
언제쯤 담담해질 날이 올까요.

푸념을 늘어놓았는데 무엇보다 ... 생일 축하드려요 ^^
뺑덕어멈
12/08/25 13:21
수정 아이콘
우선 생일 축하드립니다.
글 보면서 이해 못하겠는건 친구 2분이 결혼은 하지 않아도 서로 좋아해서 사귀는 건데
Absinthe님과 인연을 끊은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고 하니 그런가 보죠.
남 연애사에는 끼지 않는게 진리라고 생각합니다.
고민 상담이라는 것은 이미 마음은 다 정해져 있으면서 확신과 확답을 바라는 거지 조언을 바라는 것이 아니죠.
인간관계에서 기대란 친구는 실망이란 친구와 이웃사촌인거 같습니다. 기대를 하지 않으면 참 고마운 것들이 많이 보여요.
눈시BBver.2
12/08/25 21:59
수정 아이콘
많이 늦었지만,
생일 축하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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