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2/08/19 15:14:20
Name 韓信
Subject [일반] [잡담] 취향입니다. 존중해주세요.

어느샌가 인터넷에 떠도는 유명한 유행어중에 "취향입니다. 존중해주세요." 라는 말이 있습니다. 정확한 출처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이 유행어가 퍼지고 퍼져서 어느샌가 굉장히 전방위적으로 쓰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말 자체는 참 좋은 말인데, 뭔가 악용(?)의 소지도 있다고나 할까요. 어떤 이야기를 하던지간에 결국에는 '그것은 내 취향이니 존중해 달라' 라는 말을 함으로써, 좋은 방어기재로 사용하고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거든요.


저는 디씨를 안한지 몇년이 되었습니다만, 사실 과거에 디씨에 '고전게임갤러리'라는 곳에 참 많이 드나들었습니다. 요즘은 모르겠는데 4~5년전만 하더라도 그 갤러리는 나름 '개념갤'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었고, 저 역시 그런 고전게임들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80년대 생인 제가 고전게임에 대해 알아봐야 얼마나 알겠습니까. 보통 고전게임 대작이라 불리는 게임들은 대부분 80년대에 쏟아졌고, 그 시기에 저는 간신히 아장아장 걷기를 시도하고 있었지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눈팅위주로 활동을 했었는데, 거기에 굉장히 유명한 분이 계셨습니다. 뭐 직접적인 닉을 거론하긴 그렇고 특징적인 부분을 말하자면 'RPG 원리주의자' 정도라고 할까요?

여러가지 일화들이 있습니다만, 이분의 특징은 일단 콘솔게임은 아주 저급한 게임이다, PC게임위주로 시장이 활성화 되어야 진정한 게임시장이 형성될수 있다는 논지를 가진분이셨습니다. (여기서 이분이 말하는 PC게임은 우리가 하고 즐기는 그런 PC게임이 아니라 정통 RPG로 대표되는 PC게임을 이야기합니다) 단순하게 이렇게만 써놓고 보면 이상한분이라고 생각하실지 모르나, RPG를 평가함에 있어서의 논리정연함과 필력등은 정말 넷상에서 따를자가 없었습니다. 욕설은 거의 게임을 리뷰할때 재미용도로 쓰고, 반박댓글에 일일히 논리정연함으로 반박하는 모습은 저에게 있어서 문화컬쳐(...)를 불러 일으켰죠.

이 분은 RPG 태동기에 나왔던 울티마 초창기작, 위저드리 초창기작이야 말로 RPG의 방향이라고 제시하면서 발더스게이트나 바이오쇼크 같은 나름 평론가들과 대중들에게 호평을 받은 작품을 신랄하게 까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그 리뷰를 읽어보면 매우 타당하고 논리정연하고 훌륭한 리뷰들이죠. (약간의 편중성을 가지고 있지만 본인의 평가 척도가 워낙 확고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발생합니다. 소수자가 다수의 주장을 뭉개는데 있어서 가장 유명한 작품을 까는것만큼 동시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은 없다보니, 아무래도 그런 유명작품까기 위주로 리뷰가 진행되자 그 작품을 즐겼던 다수의 사람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게 된것이죠.

하지만 논리적으로나 게임의 지식이해도 측면에서 이분을 당할 수 없다보니 결국 "그건 내 취향이다." 라는 말로서 취향차를 인정해달라는 주장으로 퍼져나가게 됩니다. 결국 이분은 고겜갤러들의 숱한 다굴과 공격에 지쳐 몇년전 고전게임갤러리에 "나의 리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상처를 입는것은 싫다.' 라는 말과 함께 떠나버렸고, 지금의 고겜갤은 그당시와 같은 심도있는 논의는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걸로 기억합니다.


저는 이분의 사건을 보면서 '취향'이라는 단어의 파워를 다시한번 실감했습니다. 취향은 물론 존중되어야 마땅합니다. 하지만 과연 취향이라는 단어하나로 모든것을 정당화 시킬 수 있을까요? 저는 이분이 취향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 그의 정당한 비평이 묻히는게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저는 아이돌 음악을 잘 듣지 않습니다만, 아이돌 음악을 좋아하는사람은 본인의 취향이니 이해해달라고 할 것입니다. 맞습니다. 하지만 만약 어떤 사람이 어떤 위대한 락밴드의 앨범과 cnblue의 앨범을 비교해서 cnblue를 비판한다면 어떨까요?
취향은 존재하지만 저는 문화의 수준차이는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런 특정한 기준에 맞는 정당한 비평마저 '그건 내 취향이니 남의 취향을 깎아내리지 말아달라' 라는 답답한 말로 일갈하니, 오히려 이 '취향'이라는 단어는 본인의 '무지'함을 '무적'으로 만들어버리는 방패막이가 되고 있습니다.

적어도 취향 운운하려면, 그 방면의 다양한 맛들을 보고난 후에 '이것이 내 취향이다' 라고 말해야 하지 않을까요? 클래식, 락, 재즈, 하우스 등등 모든 장르를 전부 맛볼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유명한 앨범, 아티스트 위주로 어느정도는 들어보고나서야 '아이돌음악이 내취향'이라고 말할 수 있는것 아닐까요?

아무튼 RPG 원리주의자의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서, 저는 당시에 그분의 리뷰등을 읽고 어떤 스탕달신드롬이 일었는지, 무작정 메뉴얼(공략집이 아닙니다.)을 정독한후 울티마4부터 클리어하기 시작했습니다만, 결국 앤딩은 봤으나 그다지 큰 재미를 느끼진 못했습니다. 뭐랄까 80년대생인 제가 처음 RPG를 접한게 콘솔기기를 통해서였고, 화려한 그래픽과 연출력에 힘입는 JRPG에 몇십년간 길들여져 있는 저에게 게임내에서의 무한한 자유도와 미친듯이 어려운퍼즐은 큰 유희거리가 되기는 커녕, 스트레스가 되었죠. 뭐 결과적으로는 그렇습니다만, 덕분에 저는 제 취향에대해서 정확하게 알게 되었고, 오히려 게임을 보는 시각은 더 넓어졌습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취향은 존중되어야 마땅합니다, 다만 방어기재로서의 무분별한 취향남발은 지양되어야 한다고요.
'그런 관점도 있겠지만', 보다 '그런 관점을 직접 경험해보는것' 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 물론 내가 해봐서 아는데~ 가 진리라는것은 결코 아니지만요. ^^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JavaBean
12/08/19 15:20
수정 아이콘
뭐 음악을 예로 들면 레베루의 차이가 없다고 하는게 아니라 취향의 차이라는거 아닌가요?

저는 까놓고 말해서 클래식 들으면 하품나오던데...

음악 전공하는분들이랑 이런얘기 해봐도 뭐 이해한다는 반응이라는게 더 웃기더라구요 크크...
JavaBean
12/08/19 15:22
수정 아이콘
근데 저도 위저드리 재밌게 했지만
논리적이라고 해서 그말이 맞는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게임 왜 하나요? x바, 그냥 하는거 아닙니까? 크크..
레이드
12/08/19 15:23
수정 아이콘
대부분의 말씀에는 동의합니다만, 음악에는 서열이란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남들이 뭐라고 하는 저급한 음악이라고 할 지라도 자신이 듣고 좋으면 그것으로 족한 거지요. 아 물론 글에는 동의합니다. *_*..
XellOsisM
12/08/19 15:29
수정 아이콘
저는 문화의 수준 차이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논란이 일어나는 이유는 수준 차이가 난다고 전제하는 상황에서 벌어진다고 생각하구요.
이걸 본인만이 결론지으면 문제 될건 없지만, 꼭 비교하면서 좋은지 나쁜지 타인에게 동조 받으려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좋은게 좋은거라고 내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게 최고라 생각하면 남들도 똑같은건데
왜 그렇게 내가 즐기는 거리만이 최고라고 동조받고 싶어하는지 모르겠어요.
납득은 못해도 이해는 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취향은 정말 존중해줘야 합니다.
Darwin4078
12/08/19 15:35
수정 아이콘
저도 나름 RPG 원리주의자라면 주의자인데.. 장르라는게 실은 다 부질없어요.

RPG라면 TRPG 즉 테이블 롤플레잉 게임이 진짜고, 컴퓨터에서 하는 RPG는 CRPG라고 불러야 하며,
혼자서 컴퓨터 상대로 노는 게임이 어째서 역할수행게임이냐는 사람도 있고,
일본의 드퀘식 RPG는 고전적 의미의 어드벤처 게임의 분파라고 봐야 한다는 사람도 있고 그런데요.
장르가 게임을 분류한다는 의미 말고 가치판단의 기준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봐요.

울티마4가 정말 대단한 게임이고 게임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꾼 게임인거는 맞지만,
사실 지금 시점에서 재미있는 게임일수는 없구요, 그것때문에 취향이 공격받을 필욘 없지 않나 싶어요.
jagddoga
12/08/19 15:37
수정 아이콘
사실 매니아들이 서로에게 정말로 '취존중'을 한다면
작품을 가지고 싸우는 일이 없는 평온한 인터넷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하지만 자신의 취미는 존중이라는 의미로 포장을 하면서, 정작 상대방의 취미는 깔아 뭉갤려고 하는게 현실이니...
마이너리티
12/08/19 15:40
수정 아이콘
뭐 슈베르트나 베토벤의 음악과 씨엔블루의 음악에는 본질적인 목적적인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어차피 대중에게 들려 줄 생각으로 대중을 위한 음악을 했다는 점에서 메탈리카나 씨엔블루는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합니다.
취향의 차이를 존중하지 않는 사람의 대다수는 자신의 취향이 남의 취향보다 고급이고 수준 높다는 착각을 하고 있지 않나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남의 취향을 공격하는게 적절하고 당위성도 있다고 생각하고 그렇기 때문에 반박을 용납하지 못하죠.
개인적으로 본문의 글은 그런 상황과 별반 다를게 없지 않나 싶습니다.
12/08/19 15:46
수정 아이콘
우리가 지금 고급문화로 즐기는 오페라가 중세시대때는 우리가 맨날보는 드라마와 다를바가 없었다죠
클래식이니 발레니 하는것도 그 본질은 매우 깊지만 그렇다고 그것들이 대중문화와 높고 낮음을 비교해야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시대에 어울리는 문화가 있는 법이고, 그 문화는 그 시대에 평가되는 가치대로 이해하고 바라보면 되는 것이겠죠.
물론 그 문화를 대하는 입장에 따라 그 예술적 깊이는 논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그 깊이가 낮은것의 가치를 무시할 이유도 없다고 봅니다.
反2mb//마제카이
12/08/19 15:46
수정 아이콘
취향이 나오면서 싸우는 이유가 내가 즐기는 것이 다른것 보다 높은 위치에 있다.. 뭐 그런 의도를 가지고 까는 것이 대부분이 더군요..
음악이나 게임 등 진짜 '목적'이 즐김 이라는 미적관점에 있다고 보았을 때 그 미라는 것이 절대적 기준으로 나누어질 수 없는 그러한 것 인데 그것을 우리가 기준에 맞추어 일렬로 나열 할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데서 취향으로 시작되는 논쟁이 벌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또 특히 제가 느낀 인터넷상에선 자신이 즐기는 것의 등급 혹은 외부적인 평가를 자신에 대한 평가와 동일시 하는 모습이 종종 드러나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자신이 즐기는 매체를 욕하게 되면 자신을 욕한 것으로 여기고 발끈하는 모습이 자주 보입니다.
취향이란 즉 미적인 관점이 다른 것을 그 취향이 높고 낮음으로 판단하는 것이 위험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12/08/19 15:52
수정 아이콘
지금 나가봐야 할 일이 생겨서 밑에 댓글은 이따 저녁이나 밤에 시간되면 읽겠습니다. ㅠㅠ 죄송합니다.

JavaBean님// 맞습니다. 게임은 그냥 재밌어서 하는거죠. 저는 이 말이 가장 게임이라는 문화를 즐기는 본질적인 이유라고 생각해요 ^^

레이드님// 저도 서열나누는걸 정말 싫어했던 사람으로서 동감합니다. 제가 음악듣는 스펙트럼이 좁기도하고, 이상하게 남들에게 좋다는 음악이 귀에 잘 안감기기도 하구요.

XellosisM님// 예전에 그런 댓글을 본적이 있지요. 본인 스스로 생각에 그친다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그걸 입밖으로 낼것이라면 거기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구요. 뭐 여담이지만 동조받고 싶은거라기보다는 '내가 생각할 때 이게 정말 좋고(재미있는데) 나랑 같이 감정공유할 사람?' 뭐 이런거 아닐까요? 사람들이 페북과 같은 sns를 하는 이유도 '정서공유'의 느낌이 강해서니까요.

Darwin4078님// 음 그렇죠. 확실히 울티마4는 80년대생인 제가 즐기기에 적합했던 게임은 아니었어요. 아 그리고 여담인데 그분이 TRPG하지 왜 CRPG나 하느냐는 공격성 댓글에는 '문학작품의 작가와 독자처럼 CRPG는 제작자와 게이머의 1:1 커뮤니케이션이 있기 때문이다.' 라는 말을 했었습니다. 즉 게임내부의 콘텐츠를 경험하는 것보다는 게임을 플레이함으로써 남는 '나의경험'이 진짜 콘텐츠라고 생각했던것이죠.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내러티브가 있는 JRPG가 주 공격대상이 되었고...

Jagddoga님// 사실 남들 취향을 존중해주는것만큼 어려운일이 없지요. 저 역시도 인터넷에서야 침묵으로 있으면 되지만 정말 납득하기 어려운 의견이나 취향얘기를 오프라인에서 받아들일때 표정관리가 정말 힘들어서 괴롭습니다 ^^;

마이너리티님// 저는 항상 궁금했던점이, 저 역시 마이너리티님과 동일한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같은 문화내에서는 수준차가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게 된 계기가, 뭐랄까 같은 노래라고해서 고속도로 앨범과 비틀즈 앨범을 '같은 수준'으로 놓기에는 뭔가 석연찮은 부분이 있는거 같고 (취향이라면 넘어가지지요), 디워와 아바타가 동급이라고 보기에도 뭔가 아닌거 같고.. 이런 부분이 참 어렵더라구요. 서로 각자 취향이다 하면 될것이긴하지만, 그렇다고해서 디워가 비판할만한 여지가 없는 작품이라고 하긴 또 그렇고 말이죠.
보통 취향차라는 방어기재를 사용할때는 자신이 사랑하는 장르,게임,영화,음악 등이 비난당했으나 논리적으로 마땅한 대꾸가 없을 때가 대부분이더라구요.
마이너리티
12/08/19 15:57
수정 아이콘
디워와 아바타는 비틀즈와 현재 우리나라 가수들..
제 기준으로 볼때 양자간의 본질은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한쪽이 높은 문화이고 한쪽은 낮은 문화이다라는 논리로 폄하하거나 무시하는 일은 부당하다고 생각하고.
다만 둘의 차이는 탁월성? 혹은 능숙함에 있다고 생각해요.

뭐 직관적인 느낌이 들 비유를 들자면 둘다 야구선수라면.. 똑같은 야구선수이게 때문에 본질은 같고
다만 디워는 좀 실력이 낮은 선수, 아바타는 실력이 좀더 높은 선수인거죠. (그 반대일 수도 있지만 흥행성적으로 봤을때요..)
둘을 비교하자면 실력적인 부분에서 아바타 선수의 우위를 들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디워 선수가 선수로서의 능력이 아닌 선수로서의 자격이 떨어진다는 비난, 혹은 그 선수를 응원하는 사람이 무지하고 똑같이 수준이 낮아서라는 비난을 하는 건 부당하다는거죠.
실력도 없고 인기도 없는 선수는 알아서 도태되듯, 실력도 인기도 없는 문화도 알아서 도태되기 때문에 그(실력, 인기)에 대한 평가도 대중에게 내 맡기면 되는 거구요.(프로스포츠선수나 대중문화의 경우에 말이죠)
거간 충달
12/08/19 16:05
수정 아이콘
취향의 파워가 과하면 포르노 같은 저급한 목적의 작품도 예술이 되어버리고
그렇다고 취향의 파워를 무시하면 예술계층론이 되어버려 고급/저급 예술로 나뉘어 예술 전반에 악영향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예술 전반에 걸쳐, 보편성 vs 주관성의 논쟁은 쭉 이어져 왔습니다.
물론 현대에는 '취향입니다. 존중해주세요'가 좀더 메인이고 보편적 아름다움은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만인 수준이 되어 있는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논쟁에 들어서면 어느 한쪽만이 확고한 논리를 가질 수 없고, 이 논쟁은 결국 답없이 계속될거라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름다운것이 무엇인가?'에 관한 논쟁은 오늘날에 이르러 별로 중요한 논쟁거리가 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어떻게 아름다움을 판단할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하고 논쟁해야 할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주관성이 강조되는 시대가 되면서 아름다울 수 없는 것이 아름다운 것이 되고 나아가 옳고 그름에 대한 개념마저 흔들때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아름다움은 선의 부분집합이라고 봅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착해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오로지 악을 촬영했더라도 그것이 선을 끌어낼 수 있다면 그것은 선이라고 봅니다.
(블러디 선데이라는 모큐멘터리 영화를 보며 정의를 내세우지 않아도 누구나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 수 있다라고 느꼈습니다)

무엇이 아름다운지, 어떤 게임이 재밌는지 판단할 수 있는 지식과 감성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정도를 벗어나지 않도록 잡아주는
윤리와 철학이 우선시 되어야 하고 제대로 교육되어야 할 것이라고 봅니다.(분명 어떤 작품은 취존으로도 용납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취향의 강요', '존중의 강요'가 없는 감상이 되어야 할것입니다.
(그런면에서 '취향입니다. 존중해주세요.'라는 문장은 똥묻은 개가 똥묻은 개 머라하는 상황 같기도 합니다.)
12/08/19 16:05
수정 아이콘
그분글을 읽고싶어지네요.. 혹시 링크나 검색어알려주시면안되나요?
12/08/19 16:41
수정 아이콘
http://deadly-dungeon.blogspot.kr/2011/05/4-ultima-iv-quest-of-avatar.html
글쓰신 분이 공개 안했는데 제가 써도 되나 싶습니다만 -_-;;;
저도 인상 깊게 읽었습니다. 동감하는 부분 못지않게 반대하는 부분도 꽤 많습니다만...
12/08/19 16:58
수정 아이콘
오락하는데 이유가 어딨어! 그냥 하는거지
참으로 명언입니다.
12/08/19 17:21
수정 아이콘
"이러이러해서 이런게 최고다!"라고 말하는 취향은 존중받아 마땅하지만
"이러이러해서 이런거 빼고 다 쓰레기다!"라고 하면 이런 주장 자체만으로도 까여 마땅한거죠... 존중해줄 필요도 없고요. 자기 취향이 뚜렷한 사람들이 주로 문제가 되는게 옳고 그름으로 판단할 수 없는 문제들을 자신이 옳고 다른사람이 그르다고 전제를 해놓고 시작한다는데 있죠.
12/08/19 19:01
수정 아이콘
내참 존중입니다 취향해주시죠.
아야여오요우유으
12/08/20 00:00
수정 아이콘
글쎄요...보통의 경우에는 어떤 사안에 대해서든지 원리주의자식 경직된 주장보다는 취향 존중이 맞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고갤 언급하신 분이 제가 어렴풋이 기억하는 그 분이 맞는지 확실치는 않지만 대다수가 비판적이었다면 충분히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을 확률이 훨씬 높습니다.
흐르는 물
12/08/20 11:41
수정 아이콘
해당 논란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아서 결론을 내기가 조심 스럽습니다만...
그 리뷰를 쓰시는 분이 PC RPG원론 주의자라고 하셨는데... 결국 그렇다면 그분이 평소에 다른 게임들을 깠다는게 명백하다는 소리겠죠.

객관성을 어느정도 담보해야 하는 리뷰에서 이미 지나친 취향을 반영했다면 정당하다고 보긴 좀 그렇고요.

장르 발전을 위한 다양성 확보에도 저런식의 발언은 그다지 좋지 않고요...

애초에 원리주의자라는 부류가 그다지 좋은 부류는 아니죠.
제네식
12/08/20 12:02
수정 아이콘
제 생각에는, 그것이 틀린 것의 영역이 아닌 다른 것의 영역에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네가 틀린 것이 아닌, 너와 나는 다른 것이다. 취향이란 그런 것"

저는 문화에도 서열차이가 있는 것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소위 '서열 낮은 문화'는 틀린 것이고 지양해야한다고 한다면?

가령, 나는 라면이 먹고 싶은데, 한정식이 더 좋은 식사니 한정식만 먹어야 한다면 어떨까요?
라면보다 제대로 만든 한정식이 몸에도 좋고 가격도 더 비싼, 말하자면 서열이 높은 음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라면을 먹는 사람 중에서도, 돈이 없어 한정식을 못사먹고 라면을 먹는 사람도 있지요.
하지만 굳이 돈이 있음에도 라면이 먹고 싶어서 라면을 먹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것은 분명 틀린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취향차이 아닐까요?

게임, 음악, 문학 등, 다른 문화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내가 지금 즐기고 싶은걸 할 때, 사람이 가장 행복하지 않을까요?

다만, 더 높은 문화 수준을 위한 정당한 비평도 무시 당해선 안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더 낮은 문화를 향유하는 사람들을 얕잡아 보는 행위도 안된다고 보구요.

다만, 취향이라고 해서 타인에게 해가 되는 행위는, 취향이 아닌 범죄라 불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켈로그김
12/08/20 12:07
수정 아이콘
논리가 꼭 설득력으로 정직하게 나타다지도 않습니다.
감정적으로 평정심을 잃거나 하면, 알고 있는 것도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
수 많은 논리 중 자신에게 유리한 논리를 선택하여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논리라는 식으로 포장하는 경우도 많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8717 [일반] [해축] 월요일의 BBC 가십... [88] pioren4843 12/08/20 4843 0
38716 [일반] 짧은 예능 이야기. [62] 삭제됨5858 12/08/20 5858 0
38715 [일반] [야구] 프로야구 <2013 신인드래프트 지명> 결과입니다.. [33] k`5736 12/08/20 5736 0
38714 [일반] [스포츠] 한 주간 스포츠 뉴스 올립니다.. [28] k`4259 12/08/20 4259 2
38713 [일반] 토니 스콧 감독 사망 [25] 리콜한방6554 12/08/20 6554 0
38712 [일반] [2편] 일본측의 '독도일본고유영토론'주장 비판 [15] nickyo5026 12/08/20 5026 3
38711 [일반] 일본 '각 부처별 한국에 보복할 시나리오 검토 요청' [28] 그리메6178 12/08/20 6178 0
38710 [일반] 슈퍼주니어/보아/팬텀의 뮤직비디오와 서인영/카라의 티저가 공개되었습니다. [1] 효연짱팬세우실3618 12/08/20 3618 0
38709 [일반] <나는꼼수다 봉주 17회> 나꼼수 팀의 자뻑 [62] 친절한 메딕씨6461 12/08/20 6461 1
38708 [일반] [재일교포사] 일본 최초의 재일교포 중의원으로 당선했던 아라이 쇼케이 下 진동면도기4078 12/08/20 4078 0
38707 [일반] [재일교포사] 일본 최초의 재일교포 중의원으로 당선했던 아라이 쇼케이 上 [2] 진동면도기4721 12/08/20 4721 0
38706 [일반] 대한민국 축구 64년 만에 쓴 새 역사의 현장.JPG [18] 김치찌개6867 12/08/20 6867 1
38705 [일반] 조선 후기의 풍속화가 신윤복 [1] 김치찌개3826 12/08/20 3826 0
38704 [일반] 낙동강 - 3. 위기의 끝, 노병의 퇴장 [2] 눈시BBver.26856 12/08/20 6856 2
38703 [일반] 한국의 주성치는 누구다? [34] 순두부6598 12/08/20 6598 0
38702 [일반] 인생에 다시 오지 않을 기회를 포기하려고 합니다. [72] 진중권7520 12/08/19 7520 0
38700 [일반] [드라마] 응답하라 1997,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팬이었다. [43] 나제7352 12/08/19 7352 1
38699 [일반] [EPL] 맨유의 이적시장 [39] 티티6981 12/08/19 6981 0
38698 [일반] 낙동강 - 2. 포항에서 [3] 눈시BBver.25915 12/08/19 5915 2
38697 [일반] [해축] 일요일의 BBC 가십... [47] pioren3833 12/08/19 3833 0
38696 [일반] [리뷰] 토탈리콜(2012), 그 자체만으로 훌륭한 블록버스터 (스포있음) [12] Eternity6792 12/08/19 6792 1
38695 [일반] [잡담] 취향입니다. 존중해주세요. [25] 韓信5338 12/08/19 5338 1
38694 [일반] 이민정씨와 이병헌씨가 교제 사실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66] The xian10228 12/08/19 10228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