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 글에서 녹조에 대한 두 전문가의 의견을 이야기를 인용하시던 중에,
한가지 재미있는 단어가 나와서 이렇게 글을 하나 적어봅니다.

바로 "과학적 이해"라는 말입니다. 편의상 과학적 사고 혹은 과학적 접근이라는 말과 혼용하겠습니다.

제가 다른 쪽 분야는 잘 모르겠으나,
일반적으로, 생물/생태학 혹은 환경과학쪽에서 연구하는 것은 대체로 크게 두가지 방향성을 가집니다.

첫째는, "A"라는 현상 혹은 물질이 "B"라는 현상과 연관(association, relationship)이 있다. 이고
둘째는, "A"라는 현상 혹은 물질이 "B"라는 현상을 일으키는 원인(causality)이 된다. 입니다.

두가지는 같은 듯 보이나, 말씀하셨듯이 "과학적 접근"이라는 기준으로 보면 전혀 다른 말이 됩니다.
일반적으로는 거시적 측면에서 연관성을 찾은 후에, 원인-결과를 밝히기 위해 세부적 연구를 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단적인 예로, "담배가 폐암의 원인이 된다"라고 하는 원인-결과를 도출해내기 위해서
처음에 시작된 연구는 "담배는 폐암과 연관이 있다"입니다.
이후로, 담배를 이용한 동물연구, 세포연구, 조직연구가 연구결과를 도출해 낸 후에야 원인을 규명하게 된 것이지요.

따라서, 섣불리 무엇이 어떤 현상의 원인이 된다라고 말하는 것은 과학적 사고가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인성을 증명할 수 없다하여 어떤 현상과 연관되어 있다라고 말하지 않는다는 것 또한 과학적 사고가 아닐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 이번에 문제시되는 건에 적용해 본다면,
어찌되었던 보가 건설되면서 유속이 느려진 것은 fact라면, 녹조현상이 일어날 수 있는 연관인자가 증가했다는 것도 fact입니다.

따라서,
설령 지금 당장 보의 건설이 녹조현상이 일어나게 한 원인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지 몰라도,
보의 건설이 녹조현상과 연관되어 있다라고 말할 수는 있다는 말이 됩니다.
만약 이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녹조현상을 연구한 결과들을 부정하는 연구결과를 제시해야 할 것이구요.
그리고, 이러한 연관성을 뛰어넘은 원인-결과관계를 제시할 수 있는 데이터가 있다면
그점을 부정하기 위해서라면 반대 결과를 제시하여하 할 의무도 있는 것이구요.

진정한 의미의 과학적 사고라는 말이 절실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