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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8/16 18:18:39
Name 콩콩지
Subject [일반] 김승옥의 소설을 읽고 나니 한없이 우울해지네요
김승옥의 슬픔, 약간의 우울 이러한 감수성을 좋아해서

이번에 한번 더 읽었는데

저번에는 마냥 와 좋다 이러면서 읽었는데

이번에 읽으니 제가 상황이 안좋아서 그런지 너무 우울하네요

김승옥 특유의 자기 감정을 언어로 묘사해내는

필력은 너무 좋지만

김승옥 단편의 거의 공통점이

1.남자의 시점이다

2. 거의 여자를 탐하고, 성교를 한다. ( 대부분은 강제로)

3. 세속의 사람들을  한심하게 어리석은 존재로 바라본다.

4. 세상을 염세적으로 바라본다.

5. 항상 맥없이, 조금은 우울하게 , 아무것도 결정된게 없는채로 결말이난다.

이게 공통적인데 너무 우울하네요

저는 현대소설보다는 1960~90년대의 약간은

오래된 소설을 좋아하는데

이러한 시기의 소설들중에서

필력, 문체가 좋으면서도 약간은 희망찬, 밝은 소설이 있을까요?

시대가 시대다보니 우울한 색채를 어쩔수는 없고, 또 그것을 그려내는게

예술가로서의 의무이기도 했겠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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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구™
12/08/16 18:30
수정 아이콘
무진기행 작가분이시죠?

정말 제가 세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좋아하는 단편입니다.

서울, 1964년의 겨울도 기억에 많이 남네요.

특유의 음울한 분위기는 모... 모... 그게 매력이죠. 크크
12/08/16 18:35
수정 아이콘
우울하실 때 김승옥을 읽으시면... 안됩니다.
원하시는 연대는 제가 잘 모르고, 그보다 연대를 조금 더 앞으로 당기자면 현진건과 김유정을 추천해 드립니다.

워낙 유명한 작가라 잘 아시겠지만, 현진건은 우울한 와중에서도 살짝 보이는 희망이 매력적입니다.(빈처. 단, 운수 좋은 날은 안됩니다.)
김유정은 대 놓고 해학을 쓴 작가라서 즐겁게 볼 수 있지요.(봄봄)

시로 장르를 돌리자면 백석의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을 강력 추천합니다.
특히 우울하고 좌절스러울 때 읽으면 정말 좋습니다.
Montreoux
12/08/16 19:06
수정 아이콘
정신이 힘들고 외롭고 우울할 때는 책을 보면 더 가라 앉더라고요.
샤워하고 이발하고 내가 있는 공간 깨끗하게 청소하기. 부모님이랑 같이 계시면 방정리, 청소라도.
정신이 지치면 노동, 단순하게 몸을 움직이기가 제일 좋습니다.
도둑들 같은 최신 오락영화 보러 가세요. 친구들이랑 우르르 몰려가면 더 좋고요 혼자서라도 팝콘이랑 콜라 흡입하면서요.
음악들으며 자전거타기 추천합니다. 운동 좋아하시면 운동하세요.
더위가 한풀 꺽였습니다. 몸을 움직이세요. 싸돌아;; 다니세요~
저글링아빠
12/08/16 19:32
수정 아이콘
박완서님 책 보시면 되겠네요..
이쥴레이
12/08/16 19:36
수정 아이콘
우울할때 저는 이영도 작가님의 소설들을 읽습니다.
뿌넝숴
12/08/16 20:07
수정 아이콘
1960~90년대 한국 소설 중에 뭔가 분위기가 밝은 소설을 찾기란 참 힘들죠. 문학이라는 게 역사적으로도 비극성에 무게가 있기도 하고, 뭐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밝고 희극적인 이야기는 소설 문학의 역할이 아니라고 생각하기도 하구요. 아무튼 그 시절 한국문학을 추천해달라는 말을 들으면 저는 항상 먼저 김은국 씨의 <순교자>를 권해드립니다. 순교자는 문체부터가 굉장히 하드보일드 해서 어찌보면 김승옥 작품보다 더 차갑고 어둡습니다만, 영화화 된 적이 있을 정도로 스토리도 탄탄하고 주제의식도 깊어서 한번쯤 볼 만합니다. 이 외에 하일지의 <경마장 가는 길> 나 조세희의 <난쏘공> 같은 소설도 좋구요. 난쏘공이야 국민소설이니까 당연히 아실 테고, 경마장 가는 길도 나름대로 냉정하고 비정한 문체인데(사실 제가 이런 문체류 소설을 좋아합니다.) 주제의식이 외로움 같은 것에 집중되어 있어서 문체랑 작가의 시선이 어우러지는 맛이 좋은 소설이었습니다. 문체를 음미하는 독서 습관을 갖고 계신다면 오정희 씨의 <유년의 뜰> 같은 단편집도 좋을 것 같구요. 이청준 씨의 <당신들의 천국>도 그 시대에서 빠질 수 없는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이건 농담삼아 하는 말인데 잠이 안 올 때 박상륭의 <죽음의 한 연구>를 읽으면 참 좋습니다. 가벼운 거로는 윤대녕, 황석영 같은 분들의 작품이 괜찮을 것 같고. 아무튼 순교자 꼭 읽어보세요.
12/08/16 21:22
수정 아이콘
제 졸업논문의 작가였던 오영수의 "메아리(1960)"를 추천합니다.

그렇습니다. 오영수는 교과서에 나오는 "요람기"이 작가이고 무엇보다도
"갯마을"이라는 작품으로 유명합니다만, 저는 오영수 최고의 작품으로
"메아리"를 꼽고 싶습니다.

화제의 문제작만을 주제로 다뤘던 동기들에 비해 구태의연해 보이는 오영수를
선택해서 폭풍으로 까이긴 했지만, 저에겐 강력한 동기가 있었습니다.
현대 소설은 "갈등"을 엔진삼아 결말로 나아갑니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소설은
현실과 화해하거나 타협하지 못하는 "자아"들의 갈등을 다룹니다.

당근 그런 소설을 보는 사람의 심기가 편할리는 없겠지요.

갈등을 동력으로 삼는 것이 아닌 "치유의 문학"은 없을까.
뭐 그런 의문에서 논문을 썼었습니다.

실제로 제가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메아리"를 보면서 위안을 많이 얻었고
근래에는 위기에 빠진 커플에게 선물하여 그들을 위기로부터 구한 적도
있습니다.^^;(고맙다는 인사를 받음)

감히 소설 나부랭이가 인간을 구원한다고요?
글쎄요. 밑지는 샘치고 한 번 읽어보세요(약장사모드)
Abrasax_ :D
12/08/16 22:51
수정 아이콘
저도 민음사에서 나온 무진기행을 읽어보고 가벼운 충격을 받았습니다.
제 취향에 이렇게 부합하는 작품이 있다니, 하고 말입니다.
12/08/16 23:22
수정 아이콘
김승옥, 저는 종종 문장만 보며 읽습니다. 압도적인 필력을 즐기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무진기행이 작가가 스물네 살일 때 발표된 작품인데 그 나이에 이런 문장을 썼다는 것 자체가 즐겁달까요. 예컨대 전성기 최연성이 프로토스를 압살하는 경기를 보듯이요. 녹아내리는 드라군은 비록 슬프지만 경기 자체와 그 경기들이 만들어낸 서사는 아름다웠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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