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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5/22 23:53:13
Name Cherry Blossom
Subject [일반]  [잡설] 하이라이트 영상을 만드는 데에 대한 소소한 애로사항
게임게시판에 쓸까 했는데, 여기가 적절할 듯하네요.

아시는 분들은 아실 거고 또 제가 여러 번 홍보한 것도 있으니 아시겠지만(사실 이 글도 어느 정도는 홍보가 목적이기도 합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 본선경기들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직접 제작하고 있는 중입니다.
지금까지 한 2/3 정도 만들었어요. 만들면서 느낀 점 같은 것들을 가볍게 공유하고자 합니다.


1) 하이라이트 영상의 최대 OP는 선수도, 해설도, 내 손가락도 아니다. 카메라가 OP다!
8강 4강 3/4위전으로 갈수록 이런 경향은 줄어들었지만,
처음 16강 조별리그 영상을 만들 때 별의별 험악한 소리는 죄다 튀어나왔습니다.
아니 왜 자꾸 선수들 얼굴을 비추는 겁니까(...)
그나마 교전 직후라면 적절하게 편집신공을 발휘할 수 있겠는데(끝에만 살짝 잘라내면 됩니다)
교전 중에 엉뚱한 곳을 가리킨다던지...
제일 어이없던 건 편집하려고 장면 찾고 있는데 카메라는 엉뚱한 곳을 비추고 있고
그 와중에 들려오는 "퍼스트 블러드"... 오오 신이시여...
다시 말씀드리는 건데 위로 가면 갈수록 이런 건 없었어요. 가끔 그런 경우가 있어서 살짝 짜증나긴 했지만.
(그래도 결승전 때의 슬로우는 좀 아쉽... ㅠ)

2) 뭐 이리 넣고 싶은 장면이 많은 건지...
16강 정도 되면 8강 이상만큼 경기력이 좋다고 하기도 좀 그렇고,
또 처음에는 자른 것도 좀 많아서 그냥 패스하곤 했습니다만...
8강부터 보니까 어째 킬 하나하나를 자를 수가 없는 겁니다.
마치 농구의 득점장면 하나하나를 자르기가 참 난감한 그런 상황과 같다고 해 둘까요.
덕분에 런타임이 50분 예상했던 게 그 두 배 수준인 100분으로 늘어났습니다(...)
이게 정말 하이라이트 장면 짤 때 미칠 노릇이죠.
그래서 8강 위로는 아예 따로 "K/D 영상"(하이라이트가 아닙니다!)이라고 이름붙이고 올려버리려고 작정하고 있습니다(......)

3) 무비 메이커의 함정수.
윈도우 무비 메이커 쓰고 있습니다. 아주 좋아요. 쉽고 간편하고 편하고...
헌데 치명적인 약점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로 글상자를 여러 개 겹치지는 못하더군요.
덕분에 엔딩영상 만들 때(미리 구상해놓은 게 있어서 먼저 만들어뒀습니다) 예상치 못하게 뒤통수를 얻어맞고 잠시 침묵.
둘째로 분명히 적용시켜 두었던 효과가 웬일인지 가끔 특정 영상에서 적용이 안 되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이게 제 시간을 잡아먹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확인하고 또 확인하고 만들어진 영상 돌려보고 이래야 해서...
그래서 보통 10분에 한 경기에서 K/D 영상을 모두 뽑아내는 속도인데도 그 경기가 속한 라운드 전체를 손보는 데 2시간이 걸립니다.
아주 사람 미치고 환장하게 만들 노릇... 오티엘.

4) 배경음악.
정말 솔직하게 말씀드리는 건데,
제가 만드는 영상에 들어가는 배경음악은 전부 애니메이션 OP/ED/OST이거나 게임 배경음악입니다.
네, 저도 메탈 넣고 싶었어요. Papa Roach, MCR, Muse, Boys Like Girls, 린킨파크...
근데 뭐랄까, 하이라이트 영상에 메탈이 들어가는 게 항상 정석이다 보니 좀 식상하다고 해 둘까요,
그런 것도 있고, 결정적으로 일단 곡을 넣기 애매해서...
짧은 건 1분, 길게는 5분 정도가 한 경기 내에서의 하이라이트 영상이 되는데,
이걸 메탈로 도배하기는 좀 어렵겠더라구요.
곡이 모자란 건 아니에요. 제가 주로 듣는 음악이 메탈리카라서. 다만 뭔가 식상하지 않을까 싶었을 뿐이니까요.

5) 완벽주의 기질.
실은 이게 또 다른 시간 잡아먹는 요인입니다.
제가 쓰는 방식은 영상을 부분 재녹화한 다음 녹화한 파일을 이어붙이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이런 경우가 굉장히 잦습니다.
컴퓨터에 뭔가 부하가 걸려서 영상이 조금 느리다던지(절대 끊기지 않는데 약간 느려진 게 보이는 정도의 수준),
사운드가 100% 크기에서 녹음된 게 아니라서 살짝 사운드 크기가 안 맞는다던지,
미니맵 위치가 픽셀 단위로 조금 차이난다던지(나중에 확인해봤는데 많이도 아니었습니다. 한 2픽셀 정도?)...
보통은 그냥 넘기실 분들도 많으리라 생각하는데,
전 이러면 얌전히 전에 사용했던 파일을 모조리 지우고 일단 재녹화부터 들어갑니다(...)



어떻게 보면 사서 고생이긴 한데, 그 와중에 얻은 컴퓨터 기술이(정확히 말하면 다룰 수 있는 프로그램이) 또 하나 늘어서...
손으로 마술을 부리는 느낌이라고 해 둘까요.
하여간 배운 건 정말 많은 것 같습니다.
안타깝게도 뒤로 가면 갈수록 그냥 넘겨버려 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어서(...) 전체적 퀄리티가 살짝 걱정되고,
또 런타임은 더 걱정되어서(이런 식으로 가다간 정말 100분이라서요)...
조금 쓴웃음이 나오기도 하는데, 첫 술에 배부르지는 않지 하면서 위안 삼는 중입니다. 흐흐.
영상을 만들 때의 고충이 조금 느껴집니다.
다른 것보다도 2번과 5번 항목이 저에게는 가장 힘든 점이죠. 특히 2번.
이번 LOL 경기가 총 44경기였고 한 경기당 평균 30분 잡으면 전체가 1320분입니다. 축구 경기가 14경기인 셈이죠.
그 중에 100분이 명장면으로 등장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있었던 스타리그 명장면은 한 경기에 한 2~3분 정도가 명장면으로 나왔으니
비율상으로 따지면 절대 많은 편이 아니다...

...라고 혼자서 억지로 위안거리로 삼고 있습니다. ㅜㅜ



하여간 지금 2/3 정도 만들었고 손에 불 붙이고 만들고 있는고로 늦어도 주말 정도에는 결실을 볼 듯합니다.
다른 말이 필요 있겠습니까. 그저 올리면 많이 봐 주시고 많이 평가해 주셨으면 하는 게 제 심정이죠. 헤헤.
그럼 영상으로 찾아뵙겠습니다. ^^;



PS. (저번에도 올렸지만 못 보신 분들을 위한) 8강 B조 티저영상!
(참고로 이 영상 - 8강 B조 하이라이트 - 은 약 2~3배 정도 길어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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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23 00:23
수정 아이콘
수고 많으십니다.
약간 끼어 들자면 무비 메이커는 정말 기본중에 기본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이라
가능하시면 소니 베가스나 어도비의 프리미어 프로를 사용하시는게 그나마 더 좋으실겁니다.
요즘 버전은 예전거 보다 더 다루기 쉽더군요. 대학 때 전공이여서 몇개 프로그램 제작했던 것도 생각 나네요.
하이라이트 버전 기대하겠습니다. ^^
본호라이즌
12/05/23 00:30
수정 아이콘
고생하시네요. 저도 하이라이트로 모아서 보는 거 좋은데, 배경음악이 없는 버전을 따로 올려주실 수는 없는지요~ 개인적으로 음악 때문에 다른 소리가 잘 안들리는 것도 있지만 배경음악이 없는 편이 오히려 더 즐겁게 볼 수 있는 거 같아서요. 뭐 하이라이트 느낌은 많이 줄어들겠지만요. 음악적 취향은 별 문제가 안되는 거 같은데... 아무래도 몰입을 방해하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지게로봇
12/05/23 03:26
수정 아이콘
언젠가 여유가 되시면 라지에타 터지는 배경음 넣어보심이.. 크크크...
요즘따라 그란도시즌 관련 영상을 줄곧봐왔는데, 이보다 좋은 소재거리는 없는거 같아서...
제가 영상 편집하는 요령만 알았어도 벌써 수백개는 양산했을듯... 아이고...
Cherry Blossom
12/05/23 08:39
수정 아이콘
Charles님// 처음 들어보는 프로그램인데... 하긴, 무비 메이커로는 한계가 있어서 다른 거 없나 찾아보던 참이었습니다. 흐흐. 프로그램 추천 감사합니다!
본호라이즌님// 저도 그 문제가 항상 걸리더군요. 물론 음량 조절은 어느 정도 하지만... 가능하면 음악 제거한 버전도 같이 올리겠습니다~
지게로봇님// 카서스 궁이 딱! 거기에 라지에타가 터졌어 아주 그냥... 크크크크
12/05/23 09:33
수정 아이콘
저는 하이라이트 음악이 그렇게 좋다라고요
하이라이트 음악을 듣고 오 좋다 해서 막 게시판에 물어보고 다운받고(멜론입니다^^)
음악 기대하겠습니다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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