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건이후로 생각하기도 싫은 부분에 있어서의 문제가 또 발생해서 많이 안타깝네요.
굳이 이런 방법을 써서 얻을 수 있는게 없을진대 이런 행동을 하는 북한 지도부의 생각이 전혀 이해되지 않는군요.
이번 사태와 관련되어 여러 말이 많은데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실 부분이 있는것 같아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군사보안과 관련하여 민감한 부분은 밝힐수 없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1. 만약 전쟁이 나서 동원령이 선포되면 어떻게 해야하나?
- 동원령이 선포될 가능성은 0에 가깝다고 봅니다만 혹시나 선포되었다면 병력동원소집 선포서에 나와있는 입영장소에 집합하면 되고,
불가시에는 집에서 가까운 부대로 가시면 알아서 해부대로 모셔갑니다.
실제 이런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정말 0에 수렴하기에 이부분은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시면 됩니다.
- 이보다 자세한것을 원하시면 http://www.mma.go.kr/kor/c_img/09YebigunBM.pdf 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 대응사격이란?
- 한 5년정도 전부터 구체화된 개념입니다. 이전엔 Defcon-1(이하 D-1) 발령시 적의 공격준비를 미연에 방지하는 사격개념만 있었는데
지금과 같이 평시에 문제가 발생하면 교전수칙에 의거한 사격이 필요해지는데 이것이 대응사격입니다.
일반적으로 소극적 대응과 적극적 대응이 있는데 지금과 같이 적의 진지에 비슷한 양으로 조준사격하는것은 후자의 개념입니다.
- 이번에 군에서 사격한곳은 적 해안포 진지인데 이는 적이 보이지 않아도 쏠 수 있는것이 이미 기계획된 적 진지이기에 가능합니다.
북한이 남한의 군부대 진지에 정확히 사격을 가할수 있었던것도 같은 이치입니다.
남북한은 서로에게 수없이 많은 계획표적을 갖고 있고 평상시 양국의 대포는 서로의 대응표적에 포신을 겨누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사격한 K-9 같은 신형화포의 경우 언제 어디서든 맘만 먹으면 1분안에 적 진지에 포격을 가할 수 있습니다.
만약 적의 위치를 알 수 없는 상태라면 TPQ-36,37 과 같은 대포병탐지레이더나 다른 탐지자산이 필요합니다.

3. 이번에 실시한 대응사격은 적 진지에 많은 피해를 줄 수 있는가?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피해를 주기는 매우 힘듭니다. 마찬가지로 100여발의 적 포격에 비해 아군의 피해가 기습을 당한것임에도 불구하고
피해가 적은 이유도 비슷한데 북한군 해안포 진지는 갱도형이고 남한의 포병진지 역시 유개호(지붕이 있는) 형태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아는 북한군 교전능력은 갱도밖에서 사격을 실시하고 10분이내에 갱도로 들어오는 형태입니다.
대응사격시 적 포병이 갱도밖에 있을경우 정확한 사격을 했다면 피해를 줄 수 있으나 갱도안으로 들어간 형태라면
피해를 주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저같은 경우 지금 실시하고 있는 호국훈련이나 UFG 같은 대부대 훈련에 실훈련으로도 참가해보고, 시뮬레이션팀으로도 참가해봤는데
갱도진지가 묘사되지 않는 시뮬레이션에서는 북한군이 사격을 실시하고 5~10분정도 지나면 해당부대를 만주로 옮겨버립니다.
즉, 이는 갱도내에서는 피해가 거의 없음을 의미합니다.

4. 미국은 적극적인 행동을 취할까? 소극적인 행동을 취할까?
- 한미간의 우애를 따지기에 앞서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의거하여 개전이 되면 미국은 자동참전되나 그런것을 차치하고라도,
미국은 적극적인 행동을 취하는것이 유리합니다. 이는 미국의 산업구조가 이쪽으로 발전된것에 기인합니다.
아프간 전쟁은 9.11이라는 명분이 있기에 충분히 가능했지만 이라크 전쟁에서 알 수 있듯이 굳이 명분이 부족하더라도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더 이야기가 커지면 제가 잡혀갈 수도 있어서 이 얘긴 그만하겠습니다.

5. 전시작전권환수가 되면 적극적 대응이 가능하다?
- 반절만 맞습니다. 아시다시피 현재 한국의 전시작전권은 연합사에 있습니다. 당초 2012년으로 예정되었던 것이 이번에 연기되었구요.
하지만 지금은 평시입니다. 전시는 연합사에서 "전쟁이다." 라고 선포를 해야 전시가 되는것이고 평시작전권은 이미 한국으로
이양되었습니다. 즉, 전쟁에 준하지 않는 범위내에서는 얼마든지 적극적인 대응이 가능하다는 것이지요.
- 전시작전권이 환수되면 한국이 미국의 동의없이 독자적인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미국의 최첨단 수집정보를
받아오는데에 제한이 있습니다. 한국이 "저 죄송한데... 자료 좀..." 해야 어느정도 가능하다는것입니다.
현재의 경우 이러한 정보를 연합사에서 공유하기 때문에 정보획득에 특별한 문제가 있지는 않습니다.
이러한 정보가 어느정도 수준이냐면 북한군의 비공개 훈련시 훈련장면이 음성과 함께 제공되는 정도입니다.
실제 대한민국내에서 북한군의 실시간 동태를 알 수 있는곳은 연합사 단 한 곳 뿐입니다.
즉, 공중조기경보기, TPQ(대포병탐지레이더) 같은 뛰어난 정보획득 수단이 없거나 적은 상태에서의 전작권 환수는 조금 무리가 있습니다.
미국에서 "싸게 줄테니까 사가~" 라고 얘기는 하고 있지만 운용상의 비용문제가 너무 커서 현재 도입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구요.
결국은 국방비를 증액해야 하지만 증액하면 한다고 욕먹고, 증액을 안하면 안한다고 욕먹는 현실태에서는 정말 눈물이....
당장 오늘 사격한 K-9 자주포의 경우 대당 가격이 47억이고, 1개 대대가 구형화포에서 신형화포로 전환시 1000억원 이상이 소요됩니다.
제가 예전에 운용했던 KH-179 장비의 경우 대당 가격이 1억2천에 포차 가격이 8천, 도합 문당 2억원 정도임에 비교하면
군이 전작권 환수에 있어서 전제조건으로 내건 실시간 대화력전체계를 구성하는것이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지 감이 잡히실 겁니다.


덧... 이 글은 퍼가시면 안됩니다. 펌의 경우 자칫 내용이 왜곡되면 제가 위험해집니다.
군사보안에 있어 민감한 부분이니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