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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10/11 14:12:18
Name 총알이모자라
Subject [일반] 문명팬들이 걸어온 길-한글패치
별로 대중적이지 않던 문명이란 게임이 갑자기 인터넷에 대세(?)가 되니 기분이 묘하네요.

오늘은 문명게임이 아닌 한국의 문명 유저들 이야기입니다.

한국에 문명이 소개된 후에 문명2는 정식으로 발매가 됩니다.

문제는 게임이 전부 영문판이고 두꺼운 메뉴얼도 전부 영어였다는 겁니다.

그런데 당시 피씨통신 동호회(?)에서 이 게임의 한글패치를 만듭니다.

팬들이 패치를 만든 것이죠.

유통사에서도 한글패치를 만들기도 했는데 직역을 한 듯한 어색한 번역으로 욕만먹고 사라졌습니다.

이건 한국의 문명유저들의 앞날을 보여주는 슬픈 전주곡이었습니다.

몇년후 문명3가 정식발매되는데 한국어판 발매 계획이 없었습니다.

한글화 비용을 회수하기 힘들거란 판단때문이었습니다.

결국 이번에도 유저 스스로 한글화를 했습니다.

그동안 널리 보급된 인터넷 덕분에 카페등을 중심으로 한글화가 이루어졌습니다.

확장팩이 발매되어도 몇달만 있으면 바로 한글화가 되었습니다.

이런것이야말로 정말 좋아서 하는 일이죠.

한글화가 뭐가 대단한가? 라고 생각하시겠지만 문명이란 게임의 하이라이트는 문명게임 안의 백과사전에 있습니다.

백과사전에는 모든 유닛과 게임개념 등을 친절히 설명하고 있는데요. 이것을 읽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공부도 되구요.

이 양이 방대합니다. 돈 한푼 안받고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는 일이 쉽지않은건 당연합니다.

그렇게 몇년이 지나 문제의 문명4가 등장합니다.

이 게임은 한글화가 어려웠습니다.

영어랑 한글의 바이트던가 뭔가가 차이가나서 기존의 텍스트 방식의 번역으로는 출력이 안되는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파락시스에 편지라도 해야하나 마나 하고 포기모드로 갈때....

한 분의 영웅이 등장하십니다.

그분이 제시한 방법은 문명4 일본판(?) - 일본판인지 중국판인지 기억이 가물가물 - 의 바이트가 한글과 같으니 이것을 이용하면 된다는 것

입니다.

그래서 게임이 출시되고 거의 1년이 지난 후에 문명4의 한글패치가 완성됩니다.

문명5는 다시 텍스트로 돌아가고 많은이들이 참여해 빠르게 한글화되고있고 이미 게임을 즐기는데 아무문제없는 패치가 나왔습니다.

엄청나게 빠른 속도죠.

돌아보면 참 전설같은 이야기입니다.

아쉽게도 우리나라의 패케지 판매량은 이미 전멸 수준입니다.

뭐 이번 문명도 스팀으로 다운로드 판매도 되고있지만...전 그냥 패케지 구매했습니다....

아쉽게도 메뉴얼을 더이상 책으로 안만들고 PDF로 만들었더군요.

패케지로 얻은건 문명시리즈 고유의 테크트리, 유닛, 자원 등을 도표로 담은 커다란 포스터(?)뿐이지만

그래도 손에 뭔가 들려있으니 좋기하네요.

여하튼 어찌보면 참 지독한 한국의 문명유저들입니다.

그런데 문명을 즐기는 유저들의 7~80%는 30대 중반에서 40대 중반입니다.

처음 문명이 나왔을때 즐기던 1~20대들이 이젠 어느덧 중년이 된거죠.

여하튼 신규유저들이 많아져서 확장팩은 정식한글판으로 판매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보는데...욕심이겠죠?

ps 한글화에 노고를 아끼지 않으신 많은 분들께 이글을 빌어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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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11 14:28
수정 아이콘
한편으로는 한국사람들이 진작에 게임CD를 돈주고 산다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으면 유통업계에서 어련히 한글판을 정식배포할텐데 하는 생각이 드는건 사실입니다. 이런 시장에 한글화해봐야 남는것도 없고... 정말 아직까지 콘솔 몇몇게임이 한글화해주는것만해도 정말 감사한일이죠.

요즘 패키지가 1만장팔면 제법 팔린게임으로 인식된다고 하던데 참...
10/10/11 14:21
수정 아이콘
시드마이어에서 한국은 시장성이 전혀 없다고 판단한걸로 보입니다.
콩쥐팥쥐
10/10/11 14:30
수정 아이콘
문명4 한글화 속도를 고려했을때 5는 정말 놀랍죠. 벌써 시빌로피디아 번역이 반 정도 완료되었다니까요.

한국에서 가장 꾸준한 양이 팔리는 패키지가 FM이라죠. 대박은 아니지만 항상 망하는 것도 아니라 중박을 계속 쳐 주는....
그대가있던계절
10/10/11 14:28
수정 아이콘
한국영웅.. 이순신 장군이나 광개토대왕 있었으면 했는데 없는 이유가 다 있네요..ㅠㅠ;
10/10/11 14:31
수정 아이콘
저도 문명2의 그 두꺼운 메뉴얼 기억나는데, 아직 20대 후반이네요.
전 영어로 낑낑대면서 했었는데 문명2나 3도 한글패치가 나왔었었군요.
Naraboyz
10/10/11 14:24
수정 아이콘
맘에 안들어도 다운받는 사람들에게 다운 나빠요 사서하세요~ 라는말은 안하겠습니다.
그리고 최소한 부끄러운건 알고 꽁짜로 다운받아서 했어요~ 다운받아서 하세요~ 이런말은 안했으면 좋겠어요.

그래도 제발 최소한 재밌으면 삽시다.
Zodiacor
10/10/11 14:41
수정 아이콘
문명 방송하시는 분들의 채팅창엔 항상 주기적으로 '이거 다운받아야겠다', '지금 다운받고 있는데 재밌나요?' 같은 말이 올라오더라구요.
저 다운이 스팀다운을 의미하면 좋겠지만 앞뒤 정황상 그냥 불법다운인게 대부분이었습니다.
나는 공짜로 불법으로 즐기고 다른 사람이 돈주고 사면, 결국 회사는 판매가 있으니 후속작도 알아서 내주겠지 하는 마음가짐을 보는 기분이랄까요.
저런 분들도 누가 자기자신의 물건을 공짜로 집어가려고 하면 엄청 화내면서 싸울겁니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하면 답이 나오는건데 말이죠.
스폰지밥
10/10/11 14:54
수정 아이콘
문명을 접해본 적은 없는 사람입니다만, 무슨 일인지는 잘 알겠습니다.

시장성이 없다고 판단되어서, 한글화를 안해주는 모양이군요. 이해합니다... 제가 좋아했던 수많은 게임들도 그렇게 한글화 X.. 나중에는 정발도 안되는 사태까지 치달았으니까요.. 그런데도 팬커뮤니티가면 30만의 회원들이 전부 그 게임을 하고 있어요... 팔린건 수천장 남짓이라는데.. 삼국X 같은 게임들 말이죠.

제가 문명을 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가 몰입도를 이유로, 언어를 알지 못하면 게임의 재미를 느끼기 어렵기 때문에 비한글화 게임은 하지 않습니다. 영어도 잘 모르고 일어도 잘 몰라요. 그래서 미연시같은것도 도스시절의 동급생1해본게 전부이고.. 일어를 모르고 번역기 돌려서 해도 몰입이 안되니까요.. 영문판 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ㅜ.ㅜ

아무튼 문명도 신규유저들이 구매를 최대한 좀 해줘서.. 한국시장 정발화를 했으면 합니다. 그럼 저도 즐겨볼텐데요. 아마추어들의 한글패치도 정말 좋은 현상이지만, 반대로 생각해서 한글화를 왜 해주지 않냐.. 다른 국가는 해주는데... 라고 생각하면 씁쓸하군요.
한국은 정말 문화를 즐기기 어려운 나라가 되어간다고 생각합니다. 자국 컨텐츠도 온라인게임 이외에는 즐길게 없고, 양질의 패키지 게임은 정발이 안되거나, 정발이 되어도 한글화가 안되어서 몰입도도 떨어지고.. 플레이해도 플레이한 느낌도 들지않고..
9th_Avenue
10/10/11 14:57
수정 아이콘
글쓴분의 심정에 완전 공감하고 갑니다. 기껏해서 패키지 샀더니.. ;; 온 천지가 영어..
문제는 진행하기는 수월하나 게임의 숨은 재미를 느끼지 못해서 눈물만.. 할 수 없이 사전펴놓고 떠듬떠듬하다가 나중엔
그냥 스페이스 바만 눌렀던 기억이 나네요.
한글화 하시는 팀원 분들 참 대단하신듯;; 여타 게임 한글화랑은 텍스트량이 차원이 다르죠;;

그리고 한글화에 대한 에피소드를 이야기 하신 것 같은데.. 댓글들이 너무 불법다운에 대한 반성들만 쓰시는 것 같아요~ ;;
뭐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아무리 불법다운 하지말자.. 하지말자 해도, 살 사람은 사고, 다운받을 사람은 다운받을 것 같아요.
왠만한 동 게임 커뮤니티에서 불법다운 유저는 취급도 해주지 않는 세상에서 살고 싶네요. 크크
10/10/11 15:28
수정 아이콘
근데 스팀은 게등위에서 불법이라고 하지 않았던가요? 지금 문명을 플레이하는 많은 유저들도 불법으로 몰릴 가능성은 없나요?
10/10/11 15:29
수정 아이콘
그런 의미에서 아루온의 frog 시스템을 참 좋게 보고 있었는데, 직원 하나가 기밀 유출하는 바람에 잠정적 중단된게 너무 아쉽더군요..

문명같은것도 frog로 나오면 좋을텐데..
10/10/11 15:32
수정 아이콘
한국은 외국에서 한글화해서 정발하기 애매한 나라죠. 인구가 4900만으로 크기가 조금 부족한데다 1인당 구매력도 서유럽, 일본, 미국에 비하면 3분의 2 수준이고.. 거기다 복사 비율도 선진국 치고는 큰 편에 2000년대 이후 여가시장이 많이 분산된 면도 있고 굳이 영미권 기업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현지화 투입 비용이 크고 산출량은 적은 한국에 유통하려하진 않는 것 같습니다. 일본같은 경우 대부분 내수시장을 전제로 게임이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고 컴퓨터 게임 시장은 이미 성인게임이 장악한지 오래죠.
불멸의이순규
10/10/11 17:37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에서 패키지 게임은 정말 이제 찾기 힘들다고 봅니다...
오죽하면 소프트맥스도 이제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판국이니까요....

다 우리나라 유저들이 자초한 일이지만 슬프네요..흑흑
10/10/11 18:10
수정 아이콘
어린 시절 용돈이 없어서 게임을 못산 게 천추의 한입니다..흑흑 ㅠㅠ
쇼미더머니
10/10/11 18:44
수정 아이콘
안타깝죠.
그나마 많은 용자분들이 계셔서 즐겁게 게임할수가 있습니다.
드래곤 에이지, 옛날 한스타, 등등
그런데 그나마도 게등위의 제재가 심해졌다는 얘기가 있던데 어떤거죠?
andante_
10/10/11 23:21
수정 아이콘
한글화 시키는데 필요한 인력자원이나 여러 비용을 한국에서의 판매량으로 채울 수가 없으니 시드마이어 입장에선 한글화 시키면 손해겠죠.

좀 안타깝기도 하고 아쉽기도 합니다. 저도 사실 그렇게 떳떳하게 게임을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ㅠㅠ 매뉴얼 보면서 게임하는 맛을 잃어버린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제가 패키지를 구입한 게임회사는 블리자드밖에 없는 것 같네요. 스타1, 워3, 디아2, 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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