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에서 쓰는 필명과 이곳의 필명을 통합했습니다.)
재미없는 농담부터 하나 던지고 시작하겠습니다. - 편의상 농담은 반말체입니다.)
최향남이 중요한 상황에서 구원등판하러 올라왔다. 최향남이 마운드에 오르기전 따뜻한 팩소주를 품에서 꺼내며 말했다.
"이 소주가 식기전에 이닝을 정리하러 오겠소."
그러나 소주가 식어버리고 한참이 지나도 최향남은 더그아웃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한참 후에야 나타난 최향남은 단 한마디를 남겼다.
"타자가..... 박한이였을줄은......."
우리나라에서 타석 대기시간이 가장 긴 타자로 명성이 높은 선수라면 단연 박한이가 뽑힙니다. 선구안이 뛰어나 공을 오래 보는 것 때문이기도 하지만 워낙에 타석에 들어서기전 준비동작 - 루틴이라고 부르며 운동선수들이 무의식적으로 반복하는 준비자세를 의미합니다. - 이 길기 때문입니다.
박한이의 준비동작(예전) : 양 손의 장갑을 고쳐끼면서 발 밑을 고르기 -> 헬멧 벗기 -> 이마부터 머리를 헬멧으로 쓸어넘기기(땀을 닦는 것이라고 합니다.) -> 방망이로 금을 그으면서 방망이를 한두번 휘두르기
박한이의 준비동작(12초룰 적용후) : 발 모았다 떼면서 뜀뛰기 한 번 -> 타석에 들어선다 -> 홈플레이트에 금을 한번 긋기 -> 방망이를 한번 휘두르기 -> 허리 양쪽으로 툭툭 튕기기
재미있는 사실은 2010년부터 12초룰이 적용되었음에도 위와 같은 준비동작이 모두 12초 안에 끝난다는 사실입니다. - 그 외에도 대기타석이나 프리배팅때도 헬멧을 얼굴에 갖다댑니다. -
(예전에 이러한 준비동작이 너무 길어서 준비동작을 생략한 적이 있지만 타격이 부진해 다시 예전 준비동작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박한이는 김응룡 감독의 "박한이는 정신병자다" 라는 말의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삼성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외야수 3인방을 뽑으라고 하면 대다수는 장효조, 양준혁과 함께 박한이를 이야기할정도로 박한이는 뛰어난 선수입니다.
특히, 그의 진가는 선구안. 좋은공과 나쁜공을 잘 골라내며 어지간해서는 삼진을 당하지 않고 볼넷을 골라내어 출루를 하기 때문에 상대 투수를 지치게 하여 후속타자에게 타점을 올릴 기회를 만들어 줍니다.
이제 프로무대 데뷔 10년차에 접어들며 중견 선수로 접어든 박한이. 그의 선수생활을 살펴보겠습니다.
박한이. 1979년 1월 28일생. 초등학교 - 중학교 - 고등학교를 모두 부산에서 나왔고 동국대를 졸업한 후, 삼성라이온즈의 유니폼을 입고 프로야구선수 생활을 시작합니다.
(박한이는 1997년 신인지명무대에서 2차지명 44번으로 삼성에게 지명되었습니다. - 이 해에 1차지명된 선수로는 LG의 이병규, 롯데의 손민한, 한화의 최영필, OB의 이경필등이 있으며 2차지명 동기로는 OB의 진갑용, LG의 장문석, 삼성의 황두성, 한화의 백재호, 현대의 김일경과 정수성이 유명합니다.)
2001년, 프로무대에 데뷔한 박한이. 그러나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했고 두자릿수 도루를 기록했으며 특히 볼넷/삼진비율이 1이라는 엄청난 선구안을 바탕으로 삼성의 붙박이 외야수로 자리매김합니다.
2001 박한이 : 130경기 출장, 타율 0.279, 출루율 0.384, 장타율 0.445, 501타석 420타수, 117안타, 13홈런, 77득점, 17도루
소속팀 삼성라이온즈는 홈런왕 이승엽과 롯데에서 건너온 최고의 오른손 거포 마해영을 앞세운 핵타선과 수준급 마운드를 앞세워 한국시리즈에 직행했고 두산베어즈와 한국시리즈에서 격돌합니다.
역대 한국시리즈중 최고의 난타전으로 기록된 2001년의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은 두산에게 아쉽게 2 : 4로 패하면서 또다시 한국시리즈 우승의 꿈을 다음으로 기약해야 했습니다.
박한이는 한국시리즈에서 전경기에 출장하며 타율 0.304, 출루율 0.429, 장타율 0.304, 7안타, 4득점, 2타점, 2도루를 기록합니다.
데뷔 2년차인 2002년에도 박한이는 2년차 징크스는 가볍게 무시하며 무난한 한 해를 보냅니다.
2002 박한이 : 133경기 출장, 타율 0.272, 출루율 0.355, 장타율 0.387, 586타석 504타수, 137안타, 10홈런, 89득점, 13도루
작년에 아쉽게 한국시리즈 우승의 꿈을 다음으로 기약해야했던 삼성. 그러나 이 해에는 더욱더 강력한 전력을 뽐내며 또다시 한국시리즈에 직행했고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에서 혈투를 벌이고 올라온 근성의 팀 LG트윈스와 악전고투끝에 4 : 2로 승리하며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게 됩니다. - 단순한 우승으로는 1985년 통합우승이 첫번째이고 한국시리즈만 따졌을때는 2002년이 첫 우승입니다.)
박한이는 전경기에 출장하며 타율 0.294, 출루율 0.429, 장타율 0.529, 5안타, 5득점, 2타점을 기록합니다. 그리고 한국시리즈 최종전이었던 6차전에서 2회말 2점 홈런을 때려냈습니다.
2003년에는 처음으로 프로무대에서 3할을 기록했습니다. 또한 최다안타부문 타이틀을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박한이의 출루 -> 이승엽, 마해영, 양준혁의 홈런포는 삼성의 주 득점방식이었습니다.
2003 박한이 : 133경기 출장, 타율 0.322, 출루율 0.399, 장타율 0.458, OPS : 0.857, 612타석 528타수, 170안타, 2루타 34개, 3루타 1개, 12홈런, 59타점, 113득점, 63볼넷, 몸에 맞는 공 8개, 고의사구 1개, 17도루
타율 6위, 출루율 7위, 장타율 21위, OPS 16위, 최다 타석 1위, 최다 타수 1위, 최다 안타 1위, 최다 2루타 4위, 홈런 30위, 타점 23위, 득점 2위, 볼넷 8위, 몸에 맞는 공 25위, 고의사구 24위, 도루 10위
강력한 핵타선을 앞세워 삼성은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SK와이번스와 격돌했지만 0 : 2로 패하며 플레이오프 진출에는 실패합니다.
박한이는 2경기에 모두 출장하여 타율 0.250, 출루율 0.400, 장타율 0.250, 2안타, 1득점, 1타점을 기록합니다.
2004년, 이승엽이 일본으로 떠나고 마해영은 기아타이거즈로 떠나면서 타선의 공백이 생긴 삼성. 이 해에 삼성의 타선을 이끈 주요 선수중의 한 명이 바로 박한이였습니다. 그리고 외야수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합니다.
2004 박한이 : 132경기 출장, 타율 0.310, 출루율 0.397, 장타율 0.465, OPS : 0.862, 587타석 503타수, 156안타, 2루타 26개, 3루타 2개, 16홈런, 63타점, 81득점, 69볼넷, 몸에 맞는 공 5개, 고의사구 3개, 13도루
타율 10위, 출루율 13위, 장타율 19위, OPS 16위, 최다 타석 2위, 최다 타수 2위, 최다 안타 4위, 최다 2루타 10위, 최다 3루타 13위, 홈런 18위, 타점 23위, 득점 9위, 볼넷 9위, 고의사구 16위, 도루 10위
삼성은 현대와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놓고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였지만 아쉽게도 현대에게 1위를 내주었습니다.
플레이오프에서 삼성은 두산과 격돌했고 첫 경기를 내주었지만 내리 3경기를 따내면서 한국시리즈에 진출합니다.
플레이오프에서 박한이는 전경기에 출장했지만 타율 0.118, 출루율 0.167, 장타율 0.118로 부진합니다. (2안타, 1득점이 전부)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은 재벌계의 라이벌 현대와 격돌했고 9차전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을 펼쳤지만 결국 박진만과 조용준이라는 높은 벽에 막히며 빗속에서 무릎을 꿇고 맙니다.
박한이는 9경기에 모두 출장해 타율 0.273, 출루율 0.442, 장타율 0.394, 9안타, 6득점, 7타점을 기록했고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6회초에 2점 홈런을 때려냈습니다.
2005년에는 3할과 두자릿수 홈런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아쉽게 놓치기는 했지만 그래도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었습니다.
2005 박한이 : 123경기 출장, 타율 0.295, 출루율 0.377, 장타율 0.397, OPS : 0.774, 551타석 471타수, 139안타, 2루타 21개, 9홈런, 59타점, 62득점, 55볼넷, 몸에 맞는 공 9개, 고의사구 2개, 12도루
타율 11위, 출루율 12위, 장타율 28위, OPS 22위, 최다 타석 1위, 최다 타수 3위, 최다 안타 3위, 최다 2루타 11위, 타점 27위, 득점 17위, 볼넷 11위, 몸에 맞는 공 18위, 고의사구 19위, 도루 17위
삼성은 이 해에 박진만과 심정수라는 두 FA대어를 영입하며 다시 전력 보강을 했고 오승환, 권오준등의 막강한 불펜진을 앞세우며 또다시 한국시리즈에 직행합니다.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은 두산을 4 : 0으로 스윕하며 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기록합니다.
박한이는 전경기에 출장, 타율 0.211, 출루율 0.211로 부진했지만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삼성의 우승을 축하하는 축포를 때립니다.
2006년에도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며 삼성의 외야진을 이끌어나가는 모습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2004년에 이어 2번째로 외야수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합니다.
2006 박한이 : 126경기 출장, 타율 0.285, 출루율 0.393, 장타율 0.376, OPS : 0.769, 567타석 471타수, 134안타, 2루타 21개, 3루타 2개, 6홈런, 43타점, 89득점, 80볼넷, 몸에 맞는 공 6개, 고의사구 4개, 15도루
타율 14위, 출루율 8위, 장타율 25위, OPS 18위, 최다 타석 1위, 최다 타수 4위, 최다 안타 7위, 최다 2루타 15위, 최다 3루타 13위, 타점 27위, 득점 1위, 볼넷 5위, 몸에 맞는 공 27위, 고의사구 10위, 도루 14위
47세이브를 기록한 막강 마무리 오승환과 32홀드를 기록한 권오준등의 막강 불펜진으로 삼성은 또다시 한국시리즈에 직행했고 한화이글스를 4 : 1 (1무승부포함) 로 물리치며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합니다.
박한이는 전경기에 출장하여 타율 0.345, 출루율 0.394, 장타율 0.448, 10안타, 6득점, 2타점, 1도루를 기록합니다.
그러나 2007년, 박한이는 프로생활에서 처음으로 주춤하게 됩니다.
2007 박한이 : 123경기 출장, 타율 0.267, 출루율 0.359, 장타율 0.309, 559타석 479타수, 128안타, 2홈런, 68득점, 10도루
삼성은 철벽 불펜과 리그 최고의 타자 양준혁을 앞세워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아쉽게도 한화에게 1 : 2로 패배합니다.
박한이는 3경기에 모두 출장해 타율 0.167, 출루율 0.231, 장타율 0.167, 2안타, 1득점, 1도루를 기록합니다.
그러나 2008년에 박한이는 다시 재기에 성공하며 선두타자로서 삼성의 타선을 이끌어 나갔습니다.
2008 박한이 : 104경기 출장, 타율 0.316, 출루율 0.414, 장타율 0.405, OPS : 0.820, 442타석 370타수, 117안타, 2루타 17개, 3루타 2개, 4홈런, 41타점, 57득점, 63볼넷, 몸에 맞는 공 1개, 고의사구 1개, 5도루
타율 8위, 출루율 5위, 장타율 22위, OPS 16위, 최다 타석 24위, 최다 타수 27위, 최다 안타 17위, 최다 2루타 28위, 최다 3루타 29위, 득점 19위, 볼넷 5위, 고의사구 30위
삼성은 시즌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4위에 올라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롯데자이언츠를 3 : 0으로 물리치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합니다.
박한이는 준플레이오프에서 타율 0.267, 출루율 0.313, 장타율 0.333, 4안타, 3득점, 2타점을 기록합니다.
플레이오프에서 삼성은 두산과 격돌, 2 : 4로 패합니다.
플레이오프에서 박한이는 전경기에 출장했지만 타율 0.160, 출루율 0.267, 장타율 0.240으로 부진합니다. (이 외에 4안타, 4득점, 2타점을 기록합니다.)
2009년, 다시 3할을 기록하며 꾸준히 강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2009 박한이 : 110경기 출장, 타율 0.310, 출루율 0.399, 장타율 0.428, 394타석 334타수, 104안타, 2홈런, 48득점, 7도루
이 해가 끝나고 박한이는 FA자격을 얻었고 먼저 우선협상으로 소속구단인 삼성과 의견을 조율합니다. 그러나 삼성의 원계약에 만족하지 못하고 FA시장에 나섰지만 타 팀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결국 다시 삼성과 재계약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2010년 시즌을 맞게 되었습니다.
이 글을 쓴 시점인 2010년 8월 21일까지 박한이가 쌓은 통산 기록을 살펴보겠습니다.
통산 1222경기 출장, 타율 0.295(22위), 출루율 0.387(14위), 장타율 0.409, OPS : 0.796, 5200타석, 4408타수, 1300안타, 2루타 230개(27위), 3루타 16개, 81홈런, 1805루타, 489타점, 736득점(24위), 626볼넷(16위), 몸에 맞는 공 55개, 고의사구 23개, 도루 113개, 희생타 78개, 희생플라이 33개, 실책 30개
포스트시즌과 올스타전의 기록을 살펴보겠습니다.
포스트시즌
49경기 출장, 타율 0.248, 출루율 0.346, 장타율 0.338, OPS : 0.685, 239타석 198타수, 49안타, 3홈런, 22타점, 34득점, 28볼넷, 4도루
올스타전
5경기 출장, 타율 0.154, 출루율 0.154, 장타율 0.154, OPS : 0.308, 13타석 13타수, 2안타, 0홈런, 2타점, 0득점, 0볼넷, 0도루
타석에 들어서면 그 특유의 긴 준비동작으로 인해 보는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 선수. 그러나 상대 투수가 빈틈을 보이기를 기다리며 그 빈틈을 절대 놓치지 않고 출루하는 선수.
그렇기때문에 상대팀에게 웬만한 강타자 못지않게 짜증을 유발하는 선수. 그런 선수가 바로 박한이였습니다.
비록 양준혁, 이승엽등 화려한 타자들에 비하면 굉장히 수수해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며 삼성의 외야진을 이끌어나간 선수.
그런 선수가 바로 박한이입니다.
여러분은 삼성을 대표하는 외야수 3인에 장효조, 양준혁과 함께 박한이가 들어가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다음이야기 : "베어즈의 안선생님과 장선생님 안경현과 장원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