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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7/30 02:27:49
Name skehdwo
Subject [일반] 야밤의 생각 : 가끔 내가 모순덩어리라고 느껴질 때
가끔 내가 이상하다고 느낄 때가 있다. 집회의 자유를 제한하는 집시법에는 극도로 반발하면서, 아고라나 정사갤의 글을 보면 머리가 여물지 않은 인간들은 인터넷에 글 쓸 자유를 박탈해야 한다고 느낀다. (변명하자면 순간 짜증나서 드는 생각이였다고 할 수 있겠지만.) 학벌 문제에 있어서는 무조건적인 학벌 중심 사회는 배격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내 미래를 생각할 때에는 학벌을 이용해 먹으려고 한다. 결국 보면 동일한 문제인데, 자신의 이익 등과 관련되면 자기본위로 행동한다. 이것은 내가 특별하게 이기적인 나쁜 시키여서 그런걸까?

글쎄, 나는 지금까지 내가 그렇게 나쁜놈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나름 괜찮은 놈이라고 생각도 하고 있고.. 물론 다른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 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잡소리는 접어두고, 이러한 모순점은 나에게만 있는 걸까, 아니면 인간 모두에게 있는 걸까, 아니면?

주변 사람들(특히 좀 높은 선배들)을 보면 딱히 나만 이런것 같지는 않다. 뭐 소위 말하는 운동권이었던 친척이 지금은 행시를 준비하고 있고(그렇게 공무원을 까던 사람이).. 뭐 이런건 주변에서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사례다. "하늘이 무너져도 정의는 세우라던" 법대 인간들이 졸업해서 김앤장 들어가서는 위안부 소송에서 일본측 변호사로 서는걸 보면.. 아닌가? 글쎄, 아직 난 어리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 이익과 관련되면 눈이 돌아가는걸 많이 본 것 같다.

이런 주변 사례를 일반화시키는건 조금.. 아니 매우 무리가 있긴 하지만 나의 이러한 모순투성이 행동은 (다행히도) 나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듯 하다. 뭐, 이게 자기합리화라는 생각도 들기는 하지만 더이상 생각해봤자 내가 더 비참해질것 같은 느낌이 들기에. 어쨌던 나는 앞으로 이렇게 계속 살아갈 것 같다.



그런데 내가 왜 이런 글을 올리는 걸까? 심심해서? 어제 먹은 술이 아직 안깨서? 이유도 모르면서 글을 올리는 것도 모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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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보통 자기 이익과 관련되면 평소의 행동과 매우 다른 행동을 하기 마련인데, 이번에 알바를 구하면서 그런 것을 느껴봐서 한번 올려봤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러한 모순이 인간 모두에게 있는 보편적 속성일까요, 아니면 그저 개인의 행동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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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여오요우
10/07/30 02:33
수정 아이콘
인간의 속성이죠. 일반적으로 인간은 이기적이라는 가정을 깔고 가잖아요. 개인적으로는 최대한 그런 식의 아전인수격 논리는 배제하려고 노력하고, 또 그렇게 하는 게 맞다고는 봅니다..
10/07/30 06:01
수정 아이콘
모순이라기 보다는 원칙과 신념의 부재 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학벌주의의 폐단에 대해서 막연히 알고 있으면서도, 학벌로 인한 특권을 포기하지 못하는 것은 '학벌주의의 부정'에 대한 원칙과 신념이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법대에서 "하늘이 무너져도 정의는 세워라" 고 배웠지만, 김앤장에 들어가 일제 강제징용에 대해 일본 측을 변호하는 것은 '정의'에 대한 원칙과 신념이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참고로, 법대에선 실정법의 해석학을 배우는게 80%이상 입니다. 어떤 막연한 '사회 정의'를 배우진 않아요. ) 마찬가지로 운동권 출신 선배가 행시에 매달리는 것은, 자신의 신념의 얄팍함을 드러내는 것이겠지요. (물론 이 부분은 단정할 수는 없겠지만요. )

어차피 어떤 선택을 내리던 간에 '합리화'는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기존에 자신이 틀렸다고 생각했던 길을 선택하면서도, 나름의 명분을 만들어 낼 수는 있겠죠. 제가 자주하는 생각 중에 '모든 억지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가 있어요. 전적으로 비합리적인 결정 역시 갖다 붙이면 나름의 훌륭한 명분을 만들어 낼 수 있지요. 그렇다면, 사람은 '모순' 이라기보다는, 살아가면서 점차 '합리화'를 습관적으로 하는 것이 아닐까요? 합리화를 할 수 있을 때, 자기모순 따위는 생겨날 여지도 없으니까요.

동이 트고 있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Bright-Nova
10/07/30 06:41
수정 아이콘
생각하는대로 사는게 아니라 사는대로 생각하는 거죠 뭐.
ReadyMade
10/07/30 11:11
수정 아이콘
가끔 술먹을때 친구들과 비슷한 주제로 얘기를 하고는 했는데 저나 친구들이나 다들 가끔은 모순적인 행동을 하는 것 같다는 데에는 공감했었어요. 친구들은 그렇다면 그걸 우린 고쳐야하지 않느냐고 얘기하고, 저는 '인간은 기계가 아닌데 굳이 처음 프로그래밍된 대로 초지일관 살아가야 하는 건가? 다른사람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는데 어떤 문제가 있는건가?' 라고 얘기해서 조금은 언쟁을 벌였던 일이 있습니다. 그 이후로 꽤 시간이 지났지만 저는 아직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사악군
10/07/30 13:08
수정 아이콘
"하늘이 무너져도 정의는 세워라" 오랜만에 듣는군요. 이거 다른 법대에서도 공통으로 하는 말인지(저흰 구호로 쓰던건데..) 우리 학교 학생이실 수도 있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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