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만화를 가장한 순정만화 H2
이미 10년전에 완간되었음에도, 탄탄하고도 감동적인 스토리, 그리고 아다치 미츠루만의 유머와 감동이
어우러져서 아직까지도 많은분들이 사랑하고 계시겠죠??
저역시 이미 2번을 정주행했었는데, 지난주말에 여자친구랑 우연히 만화방을 갔다가
슬램덩크를 정주행하고(산왕전만...) H2를 다시 손에 집어들었는데 여전히 재미있더군요
H2보면서 혼자 킥킥킥대는 걸 여자친구가 '뭐 이런 미친놈이 다있나'라는 듯이 쳐다보는 크...
쿠니미 히로와 타치바나 히데오,
아마미야 히까리와 코가 하루까를 둘러싼 청춘남녀의 러브스토리와 일본 고교야구의 열정..
글재주가 없어서 참 그 감동을 말로 쓰기 어려운데요...
아침에 회사 출근해서 하라는 일은 안하고 H2관련자료만 여기저기 찾아서 읽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노란잠솸님의 블로그에서 손수 H2 1~34권의 명대사(물론 개인선정)를 보고
공감되는게 많네요..
아...아다치 미츠루만의 감동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한 대사를 보면 오히려 H2를 번역한 번역가도 존경스러워집니다.
한번 같이 보시죠...공감되시나요???저는 공감되는게 많네요
이번주말 다시한번 정주행해야겠습니다...크크크크..
아래는 H2 전권을 통틀어서 가장 감동적인 장면 중 하나..
================================================================================
<1권>
-히로야, 너 뭘 태우고 있는 거니!?
-내 청춘.
-엄마가 보기엔. 그런 것보다 네 침대 밑에 있는 야한 책이나 태우면 어떻겠니?
-그건... 내 목숨이야.
-하긴. 빨리 다른 걸 찾아야지. 그놈한테 야구를 빼면 응큼한 거 밖에 안 남잖아.
-하지만 너라면 부서질 때까지 할 거야. 그렇지?
-난 바보니까.
-히로도... 바보란다.
-히로야!
-여어! 중학교 때부터 나랑 배터리를 하다가 허리를 다쳐 야구를 그만둔 노다 아쯔시로군.
-누구한테 설명하는 거야.
-축구부이신가요?
-아직. 지금 입부하러 가는 길이야.
-축구도 인기 있지요. 하지만 난 야구가 더 좋아요.
-어쩔 수 없는 덜렁이구만. 하지만, 꽤 예쁜데.
-잘 들어요. 여러분. 다 충실해져야만 화살이 나갑니다. 손으로 쏘는 게 아니고 화살이 저절로 나가는 거예요. 표적에 맞추겠다는 욕심, 안 맞으면 어쩔까하는 불안, 두려움, 갈등 따위가 집중을 방해합니다. 사랑도 같아요. 화살은 자신의 마음, 표적은 상대의 마음.
-옛날엔 히까리랑 같이 있으면 동생으로 밖에 안 보였었는데... 중학교에 들어갈 때만 해도 히까리가 더 컸지?
-중1 끝날 때쯤 같아졌다가, 중2 여름쯤에 추월했죠.
-저런 공 홈런쳐봤자 전혀 자랑거리가 못되는 거 알지?
-응. 창피하니까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마.
<2권>
-5회초 끝나고 8대 1이라.
-끝났지 뭘.
-아무리 점수차가 벌어졌어도.. 마지막 쓰리아웃을 잡기 전엔 야구는 끝나지 않습니다. 타임아웃이 없는 시합의 재미를 가르쳐 드리지요.
-끝내기 안타는 히로가 더 많았어. 저 놈은 9회때 가장 믿을 수 있는 놈이야.
-처음부터 제대로 된 병원에서 진찰을 받았으면...
-하느님이 보고 싶으셨던 거겠지. 나와 히데오의 대결을... 히데오한테 전해. 갑자원이 목표라면 올해 안에 따두라고 말야.
<3권>
-난... 추첨운이 없나봐. 지금까지 괜찮다 싶은 사람들을, 다 나중에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거의가 다 꽝이었는 걸. 히로는 제대로 맞았니?
-다 팔리고 없었어.
-응?
-다음에 내 중학교 때 사진 보여줄게. 한참 웃길 걸. 중2가 될 때까지 코흘리개 꼬마였어. 겨우 키가 보통쯤 커서 슬슬 여자친구라도 하나 사귀어볼까 싶었을 땐 쓸만한 여잔 이미 첫사랑 진행중-.
<4권>
-어쨌든 오늘은 히로를 응원하러 갈 테니까. 괜찮지?
-오늘만이겠지?
-...당연하지.
-그럼, 좋아.
-꽤 덥군요.
-여름이니까요.
-히로는.. 별 거 아닐 땐 난리를 치면서도 진짜 아플 땐 아무에게도 말 안해.
<5권>
-너도 프로에 가고 싶니?
-글쎄... 프로야구는 평생 하기엔 좀 힘들 것 같고. 뭐, 야구야 움직이지 못할 때까지 할 거지만. 난 동네야구든 뭐든 괜찮아.
-그래. 넌 훨씬 즐겁게 야구를 했으면 좋겠어.
-그래서?
-응?
-네 꿈은?
-완전범죄랑 정치개혁.
-아! 비가 멎었네.
-결혼은 하고 싶어. 하지만, 그 전에 먼저 자신 있는 일을 찾아서, 어떤 일이든지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펼 수 있는 당당한 사회인이 되어야 하겠지.
-커리어 우먼이냐?
-그런 대단한 건 아니더라도. 적어도 내가 선택한 상대에게 모든 걸 내맡기는 그런 인생이 되고 싶진 않아. 그러니까, 별 상관 없어. 남편이 프로야구 선수든, 동네 야구 에이스든... 앗차.
-목숨이 위험할 뻔했다.
-뭐가?
-집에 못 가서 아침까지 둘만 있었다고 해봐. 히데오가 날 가만 두겠냐?
-왜?
-왜라니? 임마. 남자랑 여자가 하룻밤을-.
-하하. 너랑 나 사이에 무슨 일이 생긴단 말이야?
-우리 엄마한텐 히로는 가족 같은 걸 뭐.
-딸이 또래의 남자들한테 어떤 존재인지 모르시는구나.
-어떤 존재인데?
-그러니까, 즉, 그 뭐냐... 가슴이 뛰는 멋있는 여자란 말야.
-처음 들었네, 그런 얘기.
-무슨 헛소리냐. 중학교 때부터 러브레터 속에서 질릴 만큼 들었으면서...
-너한테 말야.
-뭐 너무 가까이 있어서 잘 안 보였으니까. 최근이야. 내 주위의 남자애들이 왜 그렇게 난리들인지 알게 된 건.
-나도 잘 안 보였었어.
-어떡하지... 잠이 안 와. ...히데오.
<6권>
-남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라면 그만큼 노력한 시간도 많은 법이야.
<7권>
-미안했다.
-나쁜 건 나라고 말했잖아.
-그치만... 역시 때릴 것까진...
-가끔은 필요하지 않니? 얻어맞지 않으면 모르는 것도 있으니까.
-뭘 알았는데?
<8권>
-넌 이제 인생의 오르막길을 막 오르기 시작했을 뿐이야. 오르던 도중에 날뛰다간 뒤로 굴러떨어질 뿐이다. 알겠냐! 인생은 길다. 한 때 영광의 스포트라이트에 눈이 멀어서, 자기 자신을 잃지 말도록.
-퍽! 아야야
-아.. 다행이다.
-뭐가 다행이야? 임마.
-모르는 사람이었으면 미안하잖니.
-아는 놈이면 안 미안하냐?
-게다가 아무리 머리가 좋아도 이기는 것만 생각해선 공부가 부족하게 될걸. 대체로 스포츠란 이긴 시합보다 진 시합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우는 법이니까.
<9권>
-실망하지 마라, 히데오. 여름에 같이 불태워보자. 아직까지는 햇빛도 너무 부드럽잖아!
<10권>
-미안한 감도 있어.
-응?
-그 나름대로도 즐거웠을 텐데. 이제부턴 점점 더 힘들어지게 돼.
-친구인 채로 있으면 좋았을 걸... 좋아하게 되면 될수록 괴로운 일도 상처받는 일도 많아지지. 그래도 역시 사람들은 사랑을 하잖아.
<11권>
-만난 적이라도 있습니까? 저 투수의 부친을.
-만난 적은 없지만 소문은 듣고 있소.
-소문?
-상사한텐 마구 비벼대, 여사원들에겐 마구 추근대, 잔업하면 마구 도망쳐대. 우리 회사에서 최고로 속편한 사원이라더군.
-핫하! 소문이란 건 원래-. 우리회사?
-역시...
-예? 그 정도론 안 되나요?
-아니. 잘 알겠어.
-네가 얼마나 히로를 좋아하는지 말이야.
-네가 이성에 흥미를 갖기 시작했을 무렵엔 한참 뒤에 서 있어서 시야에서 벗어나 있었다, 이거로군. 히로가 말야.
-옆에는 있었어요. 이미 늦었었지만..
-그렇다해도 그 사이에 고른 남자가 타찌바나 히데오라니. 그것도 참 대단하구나.
-남자 보는 눈은 있죠.
-그렇군.
-조금 더 시원찮은 사내를 선택했더라면 시합시간에 늦게 온 투수라도 기회가 있었을 텐데.
-그럼 다음엔 그 친구한테 히까리의 인물 소개를 쓰게 해볼까?
-욕밖에 안 쓸 걸요, 그 녀석은.
-걱정 마라. 진짜 욕인지 애정의 반증인지... 그 정도 읽어낼 실력은 있다.
-왜 그래?
-저기! 히까리가 보러 와 있어.
-응? 어디?
-1층 안쪽 기자석 근처야.
-아. 정말.
-그러고 보니 너 옛날부터 관객석에 있는 히까리를 금방 찾곤 했지.
-너랑 달라서 눈과 감이 좋은 거야.
-그것 뿐이야?
-안심해라. 생각하는 것만큼 대단한 투수는 아니야. 절대로 어딘가에 결점이 있을 거야. 반드시 드러날 거다. 옛날부터 하루까가 좋아하는 남자는 다 그랬어.
<12권>
-이시가마, 이 멍청이들아! 이 돌팔이 감독 때려쳐! 이 바보 자식들아!
-잠시 동안만 참자. 곧 알게 될 거다. 저 투수한테 안타를 뽑아내지 못한 게 과연 그렇게 부끄러운 일인지 어떤지 말이야.
-바닥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 놈은... 성장이 늦었던 만큼, 여기까지 와도 아직 많은 가능성이 숨겨진 채인 것 같아서- 기분이 나빠질 때가 있는 걸요.
-얼굴은 기뻐하고 있는 것 같은데...
-대결하지 않는 한은 친구니까요.
-우선 노히트 노런을 축하하며, 건배!
-땡큐.
-처음이니?
-무슨 소리야! 중학교 때 몇 번인가 했었잖아.
-키스 말야.
-뭐 어쨌든 히로의 첫키스에 건배!
-첫키스...라. 역시 뭐든지 늦는군... 꼭 2년 늦었지. 너희들보다...
-응?
-아마 중3 여름이었지? 히데오한테 들었어.
-그런 것까지 얘기하는구나. 히로한테...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얼굴로 날아왔었어. 그놈... 하지만-. 그때의 난... 네 첫키스에 건배는 하지 못했었지. 왠지 모르지만 갑자기 무척 쓸쓸해져서 말야. 그럼 이 자리를 빌어서 정식으로... 2년 전 히데오와 너의 첫키스에- ... 건배.
-뭘 풀이 죽어 있어. 인생도 연애도 이제 막 플레이볼한 것 뿐이잖아. 시합은 몇 번이고 뒤집어진다. 그리고 설령 졌다 해도 시합은 하나만이 아니야. 이제부터 수많은 시합을 싸워나가지 않으면 안 돼. 연애만이 아니야. 일, 병, 인간관계. 싸워야할 상대도 여러가지다. 이기기도 하고, 지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그래서 인생은 재미있는 거 아닌가? 그렇지 않으면 연전연승으로 죽을 때까지 웃기만 하는 그런 인생을 바라나.
-생각했던 거보단 훨씬 괜찮은 감독이시군요.
-주저하지마. 더 칭찬해.
-착하군.
-이 바보! 그 포볼은 일부러 내줬다 이거야.
-그게 아냐. 오늘의 네 피칭은 부적을 잊고 온 하루까 덕분이라는 의미야. 어쨌든 질 수는 없게 되어버렸잖아. 그녀를 평생 후회하게 하지 않기 위해서 말야.
<13권>
-자랑은 아닙니다만.. 저도 아프거나 다치거나 해서 회사를 쉰 적은 없습니다. 단 한 번도요. 생각해 보십시오. 모처럼 쉬는데 집에서 움직이지도 못하면 의미가 없잖습니까. 차라리 그럴 바엔 회사에 나가서 다른 사람들의 동정을 모으며 움직이지 않는 게 더 낫지요. 쉬는 건 몸이 건강할 때 뿐입니다.
-그 대관중 속에서 시합을 멈추고 혼자 베이스를 도는 기분은 최고지?
<14권>
-공격도 겨우 4이닝 뿐이지. 2점 리드 당한 채로- 말야.
-연장전도 생각해줘.
-지는 건?
-그게 뭔데?
-하루까, 오늘 히로 말야... 삼진이 좀 적은 것 같지 않니?
-삼진보다 수비의 힘을 모아 잡는 아웃을 더 좋아한대. 맞춰서 잡아 노히트. 그게 히로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게임이야.
<16권>
-우리 아닌 팀이라면, 어디엘 내놔도 당당한 에이스급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하야시는 우리 팀에서 넘버 투 밖엔 안돼. 당연히 에이스만이 가질 수 있는 프라이드, 자각, 책임감... 그 어느 것도 얻질 못했지. 놈은 그런 후보라는 속편한 상태에서 더 힘이 나는 그런 타입이야.
<17권>
-히로는 포볼을 제일 싫어해요. 다른 선수들이 매일 수비연습을 열심히 해왔는데.. 그게 아무 소용도 없게 되어버리니까요. 안타라면 공을 꽂아 달릴 수 있고, 잘 되면 파인 플레이도 나올 수 있어요. 하지만- 포볼과 홈런은 그저 쳐다보고만 있을 뿐...
-어느쪽?
-넌.. 분할 때 우는 애가 아니야.
-이 자식, 잘도 히까리를 울렸겠다...
-저 앤 얼굴도, 공부도, 운동도 최고고 게다가 착하고, 속 깊고, 그 위에 덜렁대는 푼수기질까지 겸비한 학교 최고의 인기스타라구요.
<18권>
-비밀이냐?
-응?
-히로가 네 방에 있었던 것.
-하지만, 히까리 씨가 진짜로 좋아하는 건 히로 씨예요. 전 알아요. 어쩌면 눈치챈 건 저뿐만이 아닐지도 모르죠. 두 사람 다 자기 마음에 솔직해지지 않으면 주위 사람까지 불행해져요.
-시끄럽다고 또 히까리 방에서 자려는 건 아닐테지.
-너까지 그런 소리 하기냐? 누가 좋아서 그런 데서 잤는 줄 알아!
-너 뿐이야. 히까리가 자기 침대에서 자도 그냥 봐주는 남자는...
<19권>
-이상한 일도 아니야. 기합을 넣고 싶었던 거지.
-기합?
-나도 자주 때려줬었어. 너무 세게 때려서 코피가 난 적도 있는 걸. 원래 이기고 지는 데 대한 집착심이 별로 없어. 히로는- 좋은 친구들과 야구를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타입이거든. 상당히 싫어하는 녀석이나 엄청나게 강한 상대면, 내버려둬도 저절로 타오르는 모양이지만. 그냥 괜히 투지가 안 생길 때가 있는 가봐. 그럴 때에- 짝!
-그렇구나. 역시 히로에 대해선 히까리한테 묻는 게 제일이네.
<22권>
갑자원 강둑 나옴
-그렇게 승리에 집착하는 히로는 처음 봤어. 돌다리를 손이 부르트도록 두드리고 고의사구까지 내주면서 이기려 하다니. 히데오랑 어지간히도 싸우고 싶었나보구나.
-그래, 야구로... 중학교 때 제대로 싸우지 못했으니까, 히데오랑은...
-그야 당연하지. 같은 팀이었는 걸.
-첫사랑을 걸고... 말야.
-무슨... 얘기야?
-히데오의 첫사랑은 당연히 너잖아.
-싸운다고... 무... 무슨 소릴 하는 거야. 히데오를 소개해준 건 히로 너잖아?
-중학교 1학년 때였지. 내 첫사랑은 중2 끝날 때였어. 알겠냐?
-뭐... 뭘?
-아마, 다시 한번 중1때로 돌아간다해도, 또 기꺼이 히데오한테 널 소개할 거야. 그리곤 다시 1년반 후에 알게 되겠지. 히까리도 알고 보니 꽤 괜찮은 여자네 하고 말야. 승부를 피한 것도 억지로 참은 것도 아니야... 다만 내 사춘기가 일년 반 늦었어. 그것 뿐이야. -하지만 그래도 가끔 생각을 하곤 해. 그 녀석만 없었더라면- 하고 말야... 자신이 최고로 좋아하는 친구를 단 한순간이라도 그렇게 생각하는 내 자신이 너무 싫었어... 그래서 확인해보고 싶었다. 갑자원에서 제일 좋아하는 야구로 서로 겨루면서 그놈의 존재를!
-멋있었어. 나도 눈치를 못챘으니 말야. 그 다리. 하여간 지는 것도 너답다. 넌 프로에 안 가는 게 좋아. 거기서 쯔끼가따의 손을 밟아버리지 못하는 한-. 정말로 손에 넣고 싶은 것이 있다면, 누군가를 밟고 올라서라도 나가야 되는 거야.
<23권>
-기쁘지. 첫사랑인 여자와 데이트하게 돼서...
-그때 말했지. 난 야구 이외엔 그녀석과 싸울 생각 없다고.
-그래서 부른 거야. 나도 말했었지. 히까리의 첫사랑은 틀림없는 히데오라고...
-그래.
-히로가 일생 사귈 수 있는 친구며 최고의 라이벌. 그리고, 지금의 나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사람...
-이런 곳까지 데리고 와서 애인 자랑이야?
-그게 아니야. 확인이야. 난, 주변 사람이 생각하고 있는 정도로 착실한 사람이 아니니까. 망설이기도 하고 약해지기도 하고 머뭇머뭇 혼자서 고민하기도 하고...
-미안해. 내가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걸.
-때때로, 갑자기 히로의 얼굴이 보고 싶어질 때가 있어. 이상하게 히로 앞에서는 기운이 샘솟아. 정신 차려야지 하면서 열심히 하게 돼. 히로는 바다와 같아.
-왠지.. 오늘 좀 다르다는 느낌이 드는데.
-새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만나두고 싶었어. 바다와 히로를-
-그게 아니잖아. 히까리는 히로의 소꿉친구잖아. 히까리가 누구랑 사귀건 그건 변할 수 없는 거 아니야? 두 사람이 만나는 게 뭐 어때? 가까이 살고 부모님도 서로 잘 아는 사이고... 히까리도 히로에게만 털어놓는 이야기가 있을 거고... 부자연스럽잖아. 히데오가 없다고 두 사람이 만나지 못한다는 게.
-과연... 자, 그럼. 그런 걸로 해줘.
-너의 입으로 대답을 듣고 싶어!
-시끄럽군. 내가 뭐라고 말하면 그게 진실이라고 생각해?
-널 믿어. 적어도 나만은.
<25권>
-기분전환이란 건 뭔가에 열심히 집중하던 사람이 하는 거야!
- 그 뿐만이 아니야. 녀석은 사람이 모이는 장소라면 어디에서나 일부러 시선을 모으려는 노력을 계속 해왔지. 사람의 시선을 모은다는 건, 일단 익숙해지면 반대로 쾌감으로 변하거든.
<26권>
-지금은 친구의 여자친구인 그녀를 잊지 못하고 있는 거 아냐? 그리고 하나하나 그녀와 하루까를 비교하는 건 아니냐구! 그 탓에 하루까가 얼마나 상처를 받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오! 맛있다! 맛있어! 이거 최곤데! 히까린 흉내도 못 내겠는 걸?
-퍽
-뭐하는 거야?
-때린 거야. 너답지 않아.
-하루까! 잘 해봐. 의외로 좋은 녀석 같아. 미요시라고 했지? 그 녀석...
-히로 정도는 못돼.
-어째서 내가 좋은 녀석이지?
-그건 내가 제일 좋아하니까.
-I love you. 틀렸어? 발음...
-충분히 통했어.
<28권>
-단지. 히로의 시합을 보고 있으면 이겨도, 저도 울고 싶어지니까. 미안해요...
-이게 뭐냐?
-몇 분 전까지 식빵이라 불리운던 건데.
-뭐야, 이건?
-냉장고에 있었을 땐 달걀이라 불렸던 거 같은데.
-소꿉친구죠?
-응?
-남편되시는 분이요.
-그렇지 뭐.
-신혼생활은 어때요? 아무말 없이도 상대의 마음을 알 수 있겠죠.
-바보같은 소리 마. 몇 십 년을 같이 산 부부라 해도 상대의 진심은 알 수 없어. 믿을 뿐이지-. 남의 기분은 확인할 수 없으니까.
<29권>
-히까리. 귀찮으면 그렇다고 말해. 아, 그게... 솔직히 잘 모르겠거든. 아, 그러니까- 실은 이럴 때 혼자 놔두는 게 좋은 게 아닐까... 곰곰히 생각해봤지만... 히로가 아니라서 그런지 자신이 없어.
<30권>
-히까리. 히로를 좋아해?
-너무너무 좋아해. ...바보.
-바보냐?
-히까리도 그러더라.
-대체 이제 와서 날 좋아하냐고 묻고, 무슨 대답을 기대한 거야?
-대답은 기대한 대로였어.
-걱정하지마. 히까리는 너와 헤어지지 않아. 게다가 만약 헤어진다 해도, 히까리가 다른 남자와 사귀게 된다 해도... 그건 절대 내가 아닐 거야.
-어째서?
-날 너무나 좋아하니까.
....
-화내야 할 타이밍인데...
-그런가?
-왠지 묘하게 설득력이 강해서...
-하지만 내가 이쪽으로 하자고 오빠에게. 히로를 히까리와 멀리 있게 하고 싶었어. 분한걸. 히까리와 같이 있으면 모두 져버리니까. 하지만 힘들게 떨어뜨려놨는데, 결국 또 히까리의 도움을 받았어.
-지금 여기 있을 수 있는 것도... 그리고 며칠 후 갑자원에서 시합할 수 있는 것도... 원래 센까와에 야구부가 생길 수 있었던 것도... 뒤돌아 보면 전부 네 덕분이야. 샴푸도 그래. 두세 집 들르고 포기했으면 히까리가 나올 자리도 없었지. 감사하고 있어. 네가 있어 줬기에 센까와에 입학한 걸 후회하지 않을 수 있었어. 코가 하루까가 있어줘서-. 분발할 수 있는 거야.
-헤어지길 기다리다간 영원히 기회는 안 와. 원한다면 뺏어봐. 언제든 싸워주겠어.
-싸우고 있어. 입학 때부터 쭉 4번 자릴 놓고. 이 3년간 해온 연습은 그 누구도 불평하지 못할 걸. 스스로 말하긴 뭐하지만 정말 잘도 해냈어. 네가 없었으면 내가 3년간 4번이었을 거다. 대단한 노력도 하지 않고-. 그래. 네가 있어준 덕에 보통의 4번타자가 전국 최고의 3번 타자로 될 수 있었어. 뺏을 수 없어도 기쁠 때는 있는 거지.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은 보상 받든 못 받든, 그것만으로 충분히 의미가 있는 거야. 패배자의 대사 치곤 괜찮지?
-물집이 굉장하네.
-이쪽도 필사적이야. 빼앗기지 않기 위해 말야.
<31권>
-히로의 첫사랑은? 언제야?
-중2말...
-꽤나 늦었구나.
-늦었지.
-상대는- 히까리- 지?
-그래.
-갈길이 먼데 쉴 땐 쉬어야지.
-알고 있어. 하지만, 불안하거든. 배트를 놓고 있으면. 하지막까지 지켜봐 줘. 그리고 선택해. 나인지 히로인지.
-뭐. ...선택했어. 히로에게도 얘기했는 걸. 내 첫사랑은 히데오라고.
-선택한 적 없어. 그땐... 나랑 히로를 같이 놓고 본 적은 없지. 아니, 볼 수 없었겠지. 히로는 너와 나란히 있었으니까. 쭉 네 곁에 있었으니까... 선택하게 해줄게. 제대로 다시 한번.
-하루까. 오래- 살아라.
<32권>
-바꿔주란 말야. 이미 한계잖아!
-한눈에 알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자신의 한계를-.
-괜찮아.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리 선을 그어버리는 법이거든. 진정한 자신의 한계보다 앞에... 그 한발자국 앞에 가능성이 숨겨져 있다는 걸 눈치채지 못한 채.
-불완전연소밖에 못하거든, 저 녀석은. 자신의 잠재능력이 대단하다는 걸 모르는 채 여기까지 왔어. 재능이라면 히로에게 뒤지지 않을 정도면서. 저 녀석이 자신의 껍질을 깰 찬스야.
<33권>
-무슨 일이야?
-아까 히데오도 그 소릴 하더라. 용건이 없으면 못 만나는 사이가 됐구나, 우리들.
-일부러 히데오한테 맞아주는 거 없기다.
-왜 내가 일부러 맞아줘야 하는데. 모르는구나. ...넌. 그거 알아? 난 히까릴 너무나 좋아해.
<34권>
-멋대로 믿어버린 눈이군... 100% 직구뿐이라는 건가. 잊지마. 그거야, 히데오. 그 융통성 없는 바보 같은 정직함에- 히까리는 반한 거야.
-슬라이더 사인이었어.
-휘질 않은 거야.
-너야말로 왜 미트를 움직이지 않은 건데?
-아마도, 휘지 않을 것 같았거든.
-그런 공... 두 번 다시 못던져.
-던지게 만든 거야. 누군가...가.
-완벽하게 졌어... 히로에게도 ...내게도. 그 순간, 고속 슬라이더가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갔어. 히로를 의심한 거야. 그런 나 자신이 믿어지질 않았어...
-언제나 문을 닫아두는구나. 히데오의 마음 속에 내가 들어갈 수 없다고. -그러니 문을 열어두래.
-난... 아무 것도 모르고 있던 건가...
-내게도 아무 것도 없었던 거야. 처음부터.. 선택할 권리 같은 건...
-나도. 히로와의 승부에서 배운 게 있어. 그 누구보다 히까리를 원하는 건 바로 나야.
[명대사 모음 출처] H2|작성자 노란잠솸
http://sunstate1026.blog.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