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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7/03 06:13:29
Name nickyo
Subject [일반] '김부장 나쁜놈!' 대한민국 직장인들의 아픔.
최근 오늘의 유머라는 사이트에 근근히 올라오는
김부장 XXX 시리즈를 아시나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있지요. 싫은 상사, 못된 상사. 내 삶을 피곤하게하는 '상사, 상사, 상사'
분명 대학생시절 읽은 계발서에서는 좋은 상사의 모습이 아주 잘 나와있었고
인턴과정에서 좋은 상사의 모습이 어떤건지에 대해 설명도듣고 체험도 했었는데

막상 직원이 되고나니 드라마의 악역만이 가득한 내 사회생활.

비단 우리나라의 문제만은 아니겠지만, 요새들어 이 김부장 시리즈를 보며 쓰고 싶은 말이 있어서 키보드를 두드려 봅니다.

스크린샷에 욕설이 다소 들어있으나, 제가 이걸 능력이 부족해서 어떻게 가리는 법을 잘 모릅니다. 운영자분은 이 글을 삭제해주지 마시고, 이 그림을 수정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시면 최대한 빨리 수정해보겠습니다. 제가 지금 일하는 와중에 짬을 내어 쓰는지라, 아마도 운영진분들이 보시고 나면 수면중이 아닐까 싶어서 말씀을 남깁니다.



부장이면 다가. 이 한마디에 들어있는 수많은 부조리가 느껴지시나요.

이 아래는 훨씬 더 장문의 구구절절한 분노가 느껴집니다.




어떤 분은 소심한 복수도 하셨군요.



대한민국에 사는 성인 사회인이라면 대부분은 한번쯤 겪으실 겁니다. 상사의 부당한 요구들을 말이죠. 심지어 대학교 안에서도 좋은성적과 라인을 위해서 교수 치닥꺼리를 하거나 선물을 드리고 식사를 대접하는 문화가 물 밑에서 공공연히 '친목'의 이름아래 자행되니, 이정도야 뭐 당연한 수순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어찌되었든간에, 우리의 상사들은 영원히 우리를 괴롭힙니다. 그래도 꾹꾹 견뎌야 하는게 사회인이고, 성인이며, 가장이기도 하고, 부모이기도 하지요. 또한, 그 부당함 뒤에는 희망이란 별이 존재해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비단 한국만은 아니겠으나, 한국에서의 상사파워는 참 절대적입니다. 자신의 성과를 채가도 말할 수 없고, 사사로운 자리에 불러내더라도 거절할 수 없습니다. 사회생활이라는게 위에서 시키는 것에 고분고분한 것이라는걸 깨닫는데는 오랜 세월이 걸리지 않지요. 주는 술을 받아먹고, 그 잔 가득 술을 따라야 하며, 때로는 그 앞에서 재롱도 부리고, 때로는 그 상사의 업무를 대신하곤 합니다. 입에선 욕이 나오기 직전이지만 표정은 웃고있고, 언제나 ~~님 하며 친근한 척을 해야하지요. 시키는 일은 빠싹하게 해야하는 하루하루. 점점 인생에 회의감이 들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습니다. 지옥같은 취업전쟁을 벗어나 겨우 들어온 직장. 내 등 뒤에는 수많은 기대들이 쌓여있거든요.

그리고는 생각합니다, 언젠가는 나도 이렇게 버티고 열심히 살다보면, X같아도 열심히하다보면 부장이 될테지. 승진할테지. 그래서 그 희망만을 믿고 묵묵히 버팁니다. 참 악습이란것이, 당한사람의 세대가 올라와 그걸 끊어주면 좋건만, 그게 참 말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악습이 왜 전통으로 남느냐, 그것은 위에서부터 당하는 악습이 위에 올라가도 또 위가 있기 때문이겠지요. 결국 아랫사람을 그렇게 부리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기형적 구조, 혹은 아랫사람을 그렇게 부려먹는것을 아주 어이없는 논리들로 무장하여 정당화 시키는 것을 '당연히'여겨야 하는 사회. 누구의 탓을 하자니 우리의 김부장은 참 괴랄하기 짝이 없습니다.

참 비겁한 일입니다. 상사는 부하의 생명줄을 잡고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하에게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지닙니다. 비록 현대사회는 민주주의사회라서 저러한 상사의 부조리함을 더 위의 사람에게 고발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이 기형적 조직문화는, 고발하는 자를 기피합니다. 옳은자를 배척하지요. 왜냐하면, '문화'가 그렇게 자리잡아 버렸기 때문입니다. 부장이 xx라서 부장이 불이익을 당하더라도, 그 위의 간부들은 신고한 자를 고깝게 봅니다. 자신들도 겪으며 올라온 길이었다는 이유가 하나요, 부조리를 신고하는 '태도'가 둘일겁니다. 왜 두번째 이유가 문제냐하면, 위로 갈수록 부조리가 많은데, 저렇게 걸고 넘어지는 사람은 조직에 '부적격'이란 이유이지요. 결국 조직문화란, 이런 부당함이 너무나 커져서 이미 손쓸 수 없는 방향으로 떠나버린 것입니다.


이 바탕에는 민주주의 정착의 짧음, 시민투쟁경험의 미미함, 승리경험의 부재, 비뚤어진 자본주의에 대한 교육, 군문화의 악영향, 왜곡된 성리학의 사대, 권위주의잔재. 일제시대 공포탄압의 전략등이 전부 뒤섞여 있을겁니다. 무엇 하나를 바로잡자니 너무나 당연해진지라, 싸우는 사람들을 바보로 만드는 그런것이지요. 그래서 사람들은 침묵합니다. 옳은것에 누군가 함께 연대로 응원해줘야 하건만, 옳은 말을 하는 사람의 틈을 비집고 생존하려 하기 때문이지요. 그런 나쁘게 약아빠진 것을 숭배하고 가르치는 세상. 과연 '나쁜 김부장'은 사라질 수 있을까요?


더욱 더 절망적인 이야기를 한다면, 그 나쁜 김부장은 저 욕하는 사진들의 사원이 김부장이 되더라도 크게 바뀌지 않을 공산이 큽니다. 제가 대학교 신입생시절, 사발식을 하고나서 동기들에게 '다음년도부터는 이런 비위생적 사발식을 없애는게 어떻겠냐'며 건의했습니다. 그건 악습이니까요. 아이러니하게도, 사발식을 그렇게 싫어하던 그들의 절반은 '당했으니 물려줘야한다(심지어 더 심하게)'와 '(바보선배의 바보논리에 속아)전통은 이유가 있다. 유지해야한다. 긍정적면이 있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아동들의 성장과정에서도 드러나는데, 어릴때 무언가에 당한 사람은 그걸 '하지말아야지'하고 크는 경우보다 그걸 '되갚는, 혹은 더 심하게 행하는' 상태로 자라나는 경우가 상당히 있습니다. 어른이건 아이건 할 것 없이, 부당한 폭력이나 강압이 내재된 악습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결국, 나쁜 김부장을 욕하던 박대리는 나쁜 박대리가 될 공산이 크다는 겁니다. 결국 그 조직에 있어야 하니까요..


pgr21에도 직장인분들이 많을겁니다. 비단 남의 이야기가 아니겠지요. 심지어 아르바이트에서도, 비정규직에서도 이러한 '생명줄을 쥐고 폭압하는'것은 당연한걸로 여겨집니다. 어째서 우리나라가 이렇게 노동계층에게 악독할 수 있는가. 경제수준에 비해 급여도, 노동자권리도 부실한가하면 바로 이러한 것들의 내재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나의 직장생활, 또는 생명줄을 쥐고 있는 자들의 '비도덕성'. 당연히 너희도 버텨라, 악습도 전통이라는 교육. 근성미담을 뿌리며 살아남기를 강요하는 것. 그것은 아주 당연한걸로 내재되어 버린겁니다. 권위와도 섞이고, 공포전략과도 섞이고, 군문화와도 섞이며, 자본주의와 섞입니다. 결국 너는 어쩔 수 없다는 것을, 네가 이 조직이 싫다고 나가도 채워줄 '부품'은 여전히 많다는 것을 강조하는것이죠. 이는 지옥같은 취업경쟁과 합쳐져 더욱 큰 공포로 개인을 짓누릅니다. 너희의 저항따위, 우리가 받아줄 이유가 없다는 것이지요. 부당한 야근, 업무외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면, 그것은 마치 무고한 자를 먼지털듯 털어 명확하게 따질 수 없는 부분들에서 죄다 불이익을 줄테니까요. 가령 인사고과에서 성과는 좀 좋은데 사회성이 부족하다거나, 또는 화합이 불가하다거나, 팀플레이가 안된다거나, 성과도 남의걸 짜집기 한거라든가 하는 '이유불명의 흠집들'이요. 증명하기 어렵지만 반증하기도 어려운것들이요.

안타깝습니다. 과연 우리의 나쁜 김부장은 언제쯤 완전히 퇴치될 수 있을까요?

그저 힘없는 저는 오늘도 김부장을 욕하며 주말을 반납할 수 밖에 없는 직장인 분들에게 화이팅을 외칠 뿐입니다.
다시금, 인간이 타인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력앞에서 얼마나 '악랄한 자유'를 행할 수 있는지 알 수 있게 되어 슬픕니다.

정말로 인간은 자기 생존과 결부되지 않더라도 욕망만으로 타인을 저렇게 하는게 자연스러운 것일까요.

이성과 지능이 인간의 욕망을 자유로이 풀었으니, 욕망이란 말을 잡을 고삐가 너무나 연약하고 부드러워서 욕망과 권력은 역사속에서 수많은 사람을 동족학살하게 만들었지요. 안타깝습니다. 지금의 조직문화와 그런것들이 다를까요? 결국 인간은 변하지 못하는 걸까 하는 회의감에 듭니다.

그래도 최근엔 외자계가 많고, 글로벌시대라 사문화에 맞는 기업을 잘 찾아들어갈 기회가 어느정도 열려서 다행일까요.

투쟁없이는 이뤄질 수 없는 바램이라 할 지라도, 부디 언젠가 대한민국의 기업도 권위주의와 싸바싸바와 부당함이 없는 '이미지'를 갖기를 바래봅니다.




김부장 이 나쁜놈!

앞으로 좀 그러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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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03 07:27
수정 아이콘
근데 저도 회사생활 5년 정도 해봤지만 자기 자동차 세차시키고 담배 심부름 시키는 김부장은 본 적이 없었습니다. 물론 저런 곳도 있기야 하겠지만, 저게 '다수' 라고 봐야하는 지에 대해서는 글쎄요... 잘 모르겠습니다.
10/07/03 08:25
수정 아이콘
대부분의 경우 악습을 경험한 사람들이, 특히 위에서 말씀하신 사발식의 경우에 악습이라고 생각되서 동기들에게 내년부터는 하지말자고 할 경우에 반대하는 이유는 보복을 가장한 화풀이죠. 나도 했으니 내년 신입생들도 해야한다... 받은만큼 돌려준다고 생각은 하지만 애꿎은 신입생들에게 화풀이하는 것과 다를게 없습니다. 술을 못 마시는 후배에게 20분동안 소주 3병을 먹여서 죽인 선배들도 있지만 자신들 얘기가 아니기 때문에 한 귀로 흘려보내는겁니다. 혹은 "에이 20분동안 3병은 좀 심했다. 난 그 정도는 안해" 라고 말하겠죠.

물론 술자리든 신고식이든 사발식이든 어떤 부분에서는 분명 긍정적인 측면이 없진 않습니다. 대표적으로 친목다지기가 이유라면 이유겠네요. 친목을 다지는 과정에 문제가 있더라도 그들은 친목을 다질 수 있다는 결과만을 보기 때문에 과정은 상관하지 않는겁니다. 제가 볼 땐 회사도 이것과 별로 다른 부분이 없어보입니다. 본문의 김부장이라는 사람도 분명 자신이 부하들에게 행하는 개인적인 것들이 악습이라는 것을 예전엔 알았지만 자신도 예전 상사에게 당했으니까 부하들에게 똑같이 하는게 아닐까요? 악습을 경험한 사람들의 '내 다음 사람에겐 어떻게 행동할까?' 라는 질문의 답은 크게 2가지입니다. 내 예전 상사는 했는데 왜 난 못해? or 난 절대 그러지 말아야지. 물론 악습을 경험하지도 않았지만 성격이 원래 개X이라 그런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악습을 경험한 후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10/07/03 08:26
수정 아이콘
처음에는 재밌게 본 거 같은데.. 갈수록 좀 억지도 많고 패배주의 같아서 별로입니다.

OrBef2님의 말에 대체적으로 동감하는 것이.. 저런 사적인 용무를 위해 부하직원을 시킨다면 막장이겠습니다만 그런 사람이 그렇게 많을 거 같진 않구요. 회사생활하다 보면 알게 모르게 자잘구레한 일이 꽤 많습니다. 이런 건 보통 아래사람에게 가게 되는데 전 그게 불합리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직 정규직 직원 생활을 제대로 오래 못 겪어봤다고 하시는데.. 본문은 그 이상으로 절절하게 쓰여 있네요. 제가 보기에는 저 정도는 아닌 거 같은데.. 취업 경쟁과 회사 생활에서의 또라이 상사는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하구요, 본문에 쓰여진 내용들 같은 경우는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군대 생활이 갈수록 좋아지는 것처럼요. 인터넷의 활성화로 안 보이던 게 많이 보여서 갑자기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고 봐요.
10/07/03 13:43
수정 아이콘
대기업 이야기로 찌질대지들 마시죠.
상사가 잡고 있는 것은 '인사권'이라는 이름으로 가려진 '돈줄'입니다.

제가 중소기업의 관리자로 있으면서 느낀건 위의 것과 정 반대에요. 왜냐면 중소기업의 '돈줄'이 매우 약하기 때문에 '인사권'으로 부하직원들을 다룰 수가 없습니다. 네, 윗 사람이 오히려 더 비굴해져야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거든요.
'이딴 회사 딴데가도 충분히 구한다'는 식으로 나오면 어떻게 감당이 안됩니다.
'딴데가서는 구하기 정말 힘든' 몇몇 회사의 사례로 사회를 단정지으려 하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켈로그김
10/07/03 20:01
수정 아이콘
사적인 용무로 인해 자기 위치를 펑크내는 경우를 거의 매일 겪지요.. 그놈의 골프..

아마도 이 순간에 제가 세상에서 가장 미워하는건 [ 업무시간에 골프 치러 가는 인간 ] 일겁니다.
더 미운 사람이 딱히 떠오르지가 않아요.

박국장 이 XX!!
프로골퍼되려고 그렇게 골프치러 다니냐!
10/07/03 22:44
수정 아이콘
전, 김부장이 아니라 남부장이라는.....

생각하기도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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