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라타입니다.
아라타는 본래 바이크를 타던 라이더였습니다.
피지알에서 바이크는 '공공의 적'으로 취급되곤 하지만, 재밌고 유익하게(?)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이 시승기는 아라타가 직접 타보고 경험한 것을 글로 표현한 것입니다.
사진도 아라타가 직접 찍은 것.
이번에 쓸 시승기는 모타드계의 황태자, 모타드계의 선봉, 모타드계의 드림바이크라 불리며
허스크바나와 쌍벽을 이루는 모타드중에 '슈퍼'모타드.
아프릴리아 개발 철학의 교리를 충실하게 따르면서 유지하고 있는 머신.
아프릴리아 SVX550을 타보고 느낀 점들입니다.
우선 모타드(온로드용 타이어를 끼운 엔듀로바이크)에 관한 개인적인 정의.
오프로드인지, 온로드인지 구분이 안가는 독특한 포지션의 모토바이크.
거침없는 주행성능으로 매년 남산 김구공원 앞 수많은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하며,
뭇 라이더에겐 선망의 대상이고 또 뭇 라이더들에겐 눈엣가시로 전락하며,
앞바퀴 들고 출발하는게 정석적인 출발인냥 공도에서 위협적인 라이딩은 이미 그들만의 스타터,
단기통에써 뿜어져 나오는 적응하기 어려운 배기음(투다다다다!!!!),
그 애매한 포지션을 간간히 유지하며 매니아들만 찾게되는,
아직은 대중적이지 못한 '그들'만의 바이크.
대충 정의내리자면 이 정도 되겠네요.
그러나, 이 개인적인 정의는 이 슈퍼모타드를 경험하기 전에 내려진 정의라는 사실을 여러분들은 주목하셔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아무데나 '슈퍼'를 붙여 칭하지는 않죠.
기대 이상의 뭔가 거대한 어떤 것에 대해 사람들은 '슈퍼'를 붙여 칭합니다.
모타드, '그들'이 모타드에 빠져 허우적대며 나오지 못하는 이유를,
저는 약 두시간동안의 서울-춘천간의 시승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우선 이녀석을 한마디로 요약.
만약 대림 VF가 알원의 가속을 가진다면 어떤 느낌일까요?
그것에 대한 해답은 아마 생각해내기 어려울겁니다.
머리속으로는 아.. 이런 느낌이겠구나...하시겠지만,
직접 VF에 알원엔진 얹은 바이크를 타본다면 쉽게 컨트롤이 가능하리라 생각하십니까?
이 녀석의 스로틀을 처음 개방해보고 느낀점이 어어~!!!!(윌리될까봐 놀래는 감탄사)입니다.
그럼 시승기 시작합니다
1. 익스테리어(외관)
- 처음 느낌은 곧 건담으로 변신할 것같이 전체적으로 아주 멋집니다.
각이 잡힐 부분엔 각이 들어가 있고, 너무 차가운 느낌이 들지않게 살짝 모서리를 다듬어 유연성을 겸비한 듯한 인상을 줍니다.
무엇보다도 텅 빈 외관은 "길이 아니라도 간다"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아무 거리낄 것이 없다는 듯,
두툼한 프론트 서스펜션은 지면에서 올라오는 모든 충격을 흡수해버릴 것만 같고
그 서스를 감사고 있는 카울엔 맹수의 왕 사자의 머리부분이 그려져 있습니다.
근데 아무리봐도 뭔가 허접한 듯한 외관은 모타드라는 포지션이 요구하는 '자유'라는 단어로만 설명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누가 이런 텅빈 바이크를 (당시)1400만원이라는 고가를 주고 구입할 수 있겠습니까.
'그것'을 아는 '그들'이기에 가능했겠지요.
앞 서스에서 시작되는 실버계통의 스틸디자인은 본체 메인 프레임을 거쳐 스윙암까지 그 형상을 꾸며갑니다.
넘어져도 부서질 것 하나없지만, 부셔지게끔 허용하지 않는다는 듯 뭔가 단단하게 디자인으로 잡아줍니다.
앞 뒤 웨이브 브레이크 디스크는 그 성능을 눈으로도 가늠할 수 있겠으며,
일체형 시트는 2인승이 가능하게끔 탠덤자를 위한 스탭도 달려있습니다.
조그만 헤드라이트는 야간 주행과 공도용으로 적합하게 달려있으며,
앞 뒤 시그널(깜박이)은 설사 바이크가 넘어진다해도 부서지지 않게끔 작고 단단하게 밀착되어 있습니다.
높게 달린 프론트 머드가드와 너클 가드는 디자인 뿐만 아니라 '자유'로운 주행 중 일어날 수 있는
사고에 대해 조금이나마 라이더의 상처를 보호해주는 역할을 할 것 같습니다.
550cc라고 생각되어지지않을만큼 작고 아담한 엔진은 브라운 계통의 커버로 마무리를 했군요.
그 속엔 아프릴리아의 V-Twin이 숨어있지요.
핀 타입의 휠은 쉽게 바퀴가 들리는 특성으로 인해 휠에 약간의 탄력을 주기위함이 아닐까 싶군요.
아, 머플러는 시트 밑에서 끝납니다. 원래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시승한 이 바이크는 에로우 풀 시스템(모타드도 풀이 있더라구요)이 달려있었습니다.
결 론 : 디자인을 한 단어로 평가하자면, '다이나믹' 그 자체.
2. 추진력/가속력
- 이 바이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이 바이크는 분명 125cc여도 부족하지 않을 것 같은 차체를 가진 바이크가
무려 550cc에 아프릴리아만이 가진 V-Twin에서 나오는 강력한 힘을 뿜어냅니다.
정말로 저절로 앞바퀴가 들리며, 또 앞바퀴를 쉽게 들 수 있도록 반스로틀을 사용합니다.
손목을 절반만 꺾음으로써 12,500rpm을 모두 컨트롤해야하는 부담은
감히 초보자가 이 바이크를 컨트롤할 수 없게끔 만들어 버립니다.
오너가 처음 바이크를 넘겨주면서 "너 정말 조심해야한다.."는 당부를 하더군요.
하핫. 웃기지말어. 이래뵈도 난 리터급 5년차라구...
하지만 이 말은 그동안 제 바이크경력과 무관한 경험을 하게될 것이라는 걸 내포하고 있었습니다.
처음 출발.
울컥~!! 시동을 꺼먹었습니다.
"뭐지..? 이상한데..? "
"것봐. 다르지???"
'뭐가 다르긴 하다.....'
다시 시동을 걸고 적응하지 못한 스로틀을 약간(정말 약간)개방함과 동시에 출발.
울컥울컥!! 다시 꺼먹었습니다.
그 약간의 스로틀 개방이 이미 약4-5000rpm을 넘어서 버린것입니다.
너무 올라가버린 알피엠을 낮추려다 스로틀을 다시 놓으면서 클러치를 놓으니,
그 순간적인 타이밍이 어긋나 울컥거림과 동시에 시동이 꺼진 것이죠.
한마디로 스로틀을 개방하지않고 클러치를 놓은 셈입니다.
아 적응하기 힘듭니다.
이래서 탈 수 있을까..?
세번의 도전으로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출발의 적응은 미뤄둔채, 너무나도 충분하다 못해 어딘가 넘쳐흐르는듯한 가속감에 어느새 푹 빠져버렸습니다.
3,4,5,6단이 필요가 없습니다.
마치 모든 기어비에서 같은 가속이 나오는 듯합니다.
가속감만으로는 지금이 몇단인지 모릅니다.
알고싶으면 풀스로틀을 하고 얼마나 빠른가..를 봐야합니다.
출발과 동시에 앞바퀴를 들뻔 했습니다.
아니, 앞바퀴가 들릴뻔 했습니다.
속도를 올려봅니다. 어느하나 막힘없이 머리가 뒤로 젖혀집니다.
그러나 이 느낌이 부드럽지는 않습니다.
4기통의 쭈욱~ 끌어당기는 느낌이 아니라 투두두두!!!하는 배기음이 하나씩 들릴때마다 하나씩 나아가는 느낌입니다.
비유하자면 아날로그가 아닌 디지털적인 가속.
1 다음에 2가 오지않고 바로 10이 와버리는 듯한 이 느낌.
재밌습니다.
가벼운 차체는 컨트롤하기에 전혀 부담이 안됩니다.
오히려 가벼운 차체에 비해 강력한 토크는 너무나 컨트롤하기 어려울 듯 합니다만, 어느새 금방 적응이 됩니다.
타의 추종(정말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말로 설명이 안되는)을 불허하는 가속감이 나옵니다.
괜히 아프릴리아만의 V-Twin이 아니라는 것을 이 하이엔드급 수퍼모타드가 말해줍니다.
첨언하자면, 이 바이크의 가속은 그냥 엔진에서 바로 오는 순수한 가속이 아닙니다.
바이크의 스타일리쉬하고 에어로 다이나믹을 생각한 디자인과
트윈엔진의 위치, 각도, 그리고 알루미늄 섀시 프레임과 연결되는 변수 색션 알루미늄 합금 스윙암,
아프릴리아만의 기술 솔루션이 종합되어져 나오는 '한번 필터링된' 가속이란 거지요.
결론 : 충분한 엔진에서 나오는 토크와 상대적으로 아주 가벼운 자체와
아프릴리아만의 기술솔류션이 만나
바이크가 가질 수 있는 정점의 가속감을 경험할 수 있음
3. 제동력 (브레이크 성능)
- 언제나 최고의 바이크에는 최상의 제동력이 제공되어져야 합니다.
앞 320mm 뒤 240mm의 크지만 가벼운 웨이브 디스크로터는 몸체 또한 가벼운 이녀석을 멈추게 하는데 필요이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출발시 언제나 갑작스런 윌리에 대한 염려를 해야한다면,정차시 언제나 갑작스런 잭나이프에 대한 염려 또한 해야합니다.
브레이크 성능은 이 녀석의 가속만큼에 딱 알맞는 수준입니다.
시승동안 한번도 불안하거나 밀린다는 느낌 없이, 뒷바퀴가 들리지 않도록 컨트롤 하는게 힘들 정도.
결론 : 필요이상으로 충분한 제동성능 보유.
4. 최고속도
- 보기에도 알수 있듯이 이녀석은 최고속과는 무관한 머신입니다.
높은 속도를 낼 수 있는 힘이 있음에도 높은 속도에서의 라이딩은 아예 배려를 안했죠.
그 이유는, '자유'와 '속도' 중 택일하라. 공생에서의 자유는 없다... 는 듯.
이 때 이 녀석을 타곤 정말 나머지 알차들을 쉽사리 따라갈 수 없었습니다.
출발은 1등, 어느새 꼴지.
(상대적으로)땡겨도 안나갑니다.
소양강댐을 다녀올 때 거치는 큰~언덕에 깔린 아스팔트 길.
그 길에서 아무리 따라 잡으려해도 따라잡을 수 없었습니다.
약 150km정도를 기점으로 더이상의 속도는 바이크가 받아주지 않더군요.
엄청난 소음이 생겼고, 그 이상의 속도에서 앞바퀴가 약간(아주 약간)들리면서 핸들이 흔들립니다.
앞바퀴와 지면과의 마찰이 없어진거죠.
그 불안감에서 더이상의 스로틀 개방은 무리였죠.
정확한 최고속은 모릅니다.
하지만 150km정도가 바이크가 받아주는 한계라 보시면 됩니다.
결론 : 이 녀석은 최고속과 거리가 멉니다. 최고속을 논할 필요가 없는 녀석...
5. 코너링 성능
- 코너링. 하핫. 춘천을 다녀오는 동안 많은 고속코너가 있었죠.
뒷 바퀴에 180mm의 타이어를 끼운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
무릎을 긁을수 있는지는 모르지만, 코너시 바이크와 내가 따로 논다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충분한 접지력도 느낄 수 있었고, 코너를 빠져 나올 때의 그 가속이란 참 뇌리에 오래 남더군요.
빠져나올 때의 그 가속을 느끼고 싶어 코너를 향해 돌진할 정도.
결론 : 모타드에 숙련된 라이더라면, 쉬이 알차를 따라갈 수도 있을 만큼 충분한 접지력 보유.
6. 연 비
- 한번 타보시면 기본이 스로틀 풀개방이기에 연비생각하고 타면 안됩니다.
특성상 연료탱크가 아주 작기에 가득 채우고 약 70km정도를 가면 다시 태워야합니다.
아주 작죠..
이 날 이 녀석 때문에 주유소를 자주 들락했습니다.
연비가 좋은편은 아닙니다. (약 7-10km/L)
결론 : 리터급 알차와 비슷한 정도.
사진에 보이는 파란 바이크가 아라타 소유의 YAMAHA R1이라는 바이크입니다.
7. 총 평
- 레플리카(알차), 네이키드, 스쿠터, 빅스쿠터, 투어러 등등 흔히 접할 수 있는 대중적이고 다양한 종류의 바이크들이 있죠.
우리는 이것들을 통틀어 바이크, 모토바이크, 일명 오토바이라고 부릅니다.
이제 그 안에 온로드용-엔듀로바이크 일명
[슈퍼모타드]도 확고한 자리매김을 했습니다.
각 바이크의 장점만을 딱딱 뽑아서 하나의 머신으로 재탄생시킨다면,
아마 이 슈퍼모타드와 흡사한 특성을 지닌 바이크가 탄생하지 않을까 싶네요.
뭔가 확실하지 않고, 내 머리에 아직 적응되지 않았고, 내 바이크와 비스무리한 것이 나타나서
모타드라는 이름 붙여가며 나름 한 자리 차지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아직은 낯설지 모르지만,
그것은 아직 경험하지 못한 '무지에서 오는 오만함'이라고 감히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자유'라는 이름의 라이딩을 주는 모타드.
그 모타드가 가야할 길은 딱 정해져 있습니다.
아니, 지금도 그 길을 확장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나에게 정의란 없다.
길이 아니라도 간다.
걱정하지마라.
내가 알아서 가주마.
그 모타드의 정점에 아프릴리아 SVX550이 자리하고 있음을 몸소 경험한 하루였습니다.
※ 모타드에 관한 정의와 생각들은 모두 제 경험에서 나온 개인적인 생각임을 밝힙니다.
※ 이 글은 예전 바이크카페에 올린 글을 피지알 규정에 맞게 약간 각색한 것입니다.
※ 슈퍼바이크 이야기를 피지알에 올리기 조심스럽습니다.
그저 글로만 읽고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이 글에서는 어떠한 논쟁도 원치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