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알 질게에서 항상 양질의 답변을 받으며, 가끔 보게 되는 어학연수 관련 질문같은걸 보면 한번 글을 써야지 하면서 미루다가
밑에 필리핀 다녀오신분이 계시길래 이렇게 한번 써봅니다.
간략한 자기소개를 하자면 작년 10월 중순에 더 늦기 전에 외국 경험을 하고 오라는 동네 아주머니의 조언으로 그 후 일주일만에 홀홀단신 뉴질랜드로 날라온 군필 남 대학생 정도만.. 하겠습니다.
0. 실력이 늘긴 하나
저는 여기에는 긍정적입니다. 결정적으로 한국에서는 제가 뭐가 부족한지를 몰랐는데 (Speaking, Listening, Reading, Writing, Grammar, Pronounciation) 그래도 여기와서 알게되었고, 평생 외국사람 한번 못만나 보다가 여기서 만났고 현지 친구들도 생기고..
하지만 주변 많은 사람들을 보면 상당히 부정적입니다. 지금도 한국인 피씨방에서 글쓰고 있는데 주변에 스타 도타 하는 사람들 천지 삐깔이고 어학연수생 80%는 한국인끼리 어울리다보니 그들이 영어가 더 늘리가 없고.. 결정적으로 영어를 못하는 사람이 영어를 배우러 오는데 영어를 잘 못하다 보니 영어쓰는 친구가 생기지 않고 영어 쓰는 친구가 없다보니 영어가 안 늘고 악순환의 반복입니다.
영어학원을 제외하고 일상생활에서 영어 사용 전혀 안하면서 일주일 시간 때우는애들 많습니다. 아주 많아요 아주아주아주
한국에서 영어공부 해서 어느정도 수준이 되면 오시는게 좋습니다.
스타크래프트로 예를 들어 볼까요? 스타를 1년동안 파서 기본적인 빌드 및 컨트롤등은 전부다 되어있는 제 친구 제동이가 재윤이에게 스타를 배웁니다. 오버로드 뮤짤컨 및, 3해처리 운영, 디파일러 사용 등 기존 플레이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플레이에 감탄을 하고 마재윤 이후 저그플레이어들의 3해처리 플레이가 모든 저그 플레이어들의 수준을 한단계 올려놓았듯 제 친구는 단기간에 스타실력이 껑충 떠오릅니다.
스타라고는 전혀 모르는 제가 스타를 이제동에게 배웁니다. 당장 아는게 없으니 스포닝을 지어야 저글링을 뽑는것부터 기본부터 시작을 합니다. 뮤짤을 배우고 싶지만 기본적인 멀티 태스킹조차 되지않아 딱히 나아지는게 없습니다. 마재윤의 등장이 공방 저그유저들의 실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것 처럼 저도 엄청난 과외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딱히 실력이 많이 늘진 않습니다.
영어도 똑같습니다.
한국에서 뉴질랜드 이민성 들어가서 사전 찾아가면서 입국조건 살펴보고, Visitor visa 조건이 한국인에게 어떻게 되있는지 Student visa는 어찌 되있는지, 몰르는거 이민성에 영어로 간단하게 이메일 보내서 물어보고, 구글에서 검색해서 나오는 뉴질랜드 어학원들 사이트 들어가서 어떤가 보고 비용은 어떻게 되나 찾아보고, 수업은 어떻게 받나 알아보고, 뉴질랜드가서 집은 어떻게 구하나 생활은 어떤가 기본적인것 혼자서 알아보지 못하면 안가니만 못합니다.
저는 한국에서 화상영어 1년도 넘게 하고 (고등학교에서 공부도 열심히 한 편이었습니다, 대학교에서는 안했지만..) 기본적인 의사소통은 문제가 없는 상태에서 와서 괜찮았지만 만약 제가 그냥 왔다면 분명 한국인만 만나고 저도 피씨방에서 게임이나 했겠죠
1. 어학원
사실 한국에서 제대로 된 어학연수 정보를 얻는다는 것은 굉장히 힘듭니다. 인터넷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90% 이상이 어학원쪽에서 쓰는 정보이고 직접 만나게 되는 사람들 중에 어학연수 다녀온사람이 없는 경우는 더 그렇습니다. 직접 다녀 온 사람에게 들어도 사람이 다 제각각이라 이게 맞는건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갔고 (사실 무언가 알아보기엔 시간이 없기도 했습니다만)
한국에 있을 때 접한 정보라고는 제 친척형이 미국으로 어학연수 간지 3개월만에
" 만날 수 있는 사람이라고는 중국 일본 한국 인 밖에 없고, 그딴거는 한국에서도 할수 있어" 라고 하며 돌아왔다는것
제가 재수할때 제가 가장 좋아하던 영어 선생님이
"한국에서 영어 십년을 공부해도 익힐 수 없는것을 외국가면 일년이면 배울 수 있어" 라고 했던것 이 전부였죠.
이래서 대부분의 경우 택하게 되는 선택지가 한 개 밖에 안남습니다. 결국은 어학원의 문을 두드리고 상담을 하고 각 나라의 장단점에 대해 듣고 홈스테이에 대해 설명받으며, 각 학원들의 장점에 대해 설명듣고 기간에 따른 프로모션 등등등
어학원을 통해 올 경우 수수료 때문에 비용이 많이 깨지게 되는데, 문제는 비용만 많이 깨지는게 아니라 그 효과에 대해서 저같은 경우는 상당히 회의적입니다. 자 봅시다. 어학원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는것은 어학연수에 대한 일련의 과정에 대해 혼자서 할 수 없음을 의미합니다.
간단히 말해서 여권을 받고 비행기표를 끊고 미리 숙소를 구하고 입국 절차를 거쳐 학원을 찾는 것이 그 과정이라는 것인데,
제가 장담하는데 위의 과정을 직접 하지 못할 정도의 영어수준&경험수준 이라면 유학와서 성공확률 20% 이하입니다.
그러니까 어학원을 선택하는 것은 성공확률도 낮고 돈도 무진장 많이 깨진다는 거죠.
위에 정보가 없다고 제가 써놨는데 사실 정보 찾아보면 나옵니다. 호주 필리핀은 모르겠으나 뉴질랜드만 해도 다음에서 검색하면 비영리로 운영되는 뉴질랜드 한국인은 전부다 이용하는 카페가 있고 어학원에서 운영하는 사이트에도 찾아보면 주옥같은 정보가 많이 있습니다.
제발 부탁인데 그냥 혼자 오세요.
본인이 영어를 못해서 어학원을 이용하는 경우라면 1년후 영어가 늘지 않아 후회하게 되고.
본인이 영어를 어느정도 하지만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어학원을 이용하는 경우라면 도착후 비싼 수수료에 후회하게 됩니다.
2. 어디로가나
어학연수를 갈 수 있는곳은 크게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그리고 한국인의 경우에 필리핀이 있습니다. (제가 알기론요)
여기서 바로 제외가 되는게 영국입니다. 미국식 발음 알아주는 한국에서 제일 비싼나라에 어학연수를 갈일이 없죠.
저같은 경우는 돈 여유가 되신다면 미국 캐나다 가시라고 추천 해드립니다. 발음 때문입니다.
호주 뉴질랜드 발음이 영국식이다보니 (엄밀히는 사실 또 영국식도 아니지만..) 학원에서 제가 발음하는 것으로 딱히 뉴질랜드 선생님이 지적하질 못하는 경우가 있곤 합니다. 그러니까 무슨말이냐면, 저는 제발음이 분명 틀린거같은 느낌이 드는데, 뉴질랜드 선생도 얘네들이 한국에서 미국식 발음을 배우고 왔다보니까, 미묘한 차이까지 지적해 주지는 못하고 그냥 넘어가는 식입니다.
물론 큰 실수는 당연히 지적이 되겠지만 미묘한 차이까진 힘들어 보이더군요
(뉴질랜드 선생님한테 배우다가 미국 선생님한테 배우게 되면서 알았습니다.. 그 전까진 제발음이 좋은 줄 알았죠 뭐..)
그럼 필리핀은 어떻느냐.. 제 개인적인 생각으론 (사실 가본적이 없어 모르지만)
뉴질랜드 호주에서 영어를 배우느니 차라리 필리핀이 낫지 않나 싶습니다.
뉴질랜드 호주에서 1:1 수업받으려면 비용이 쭉쭉 뛰는데 필리핀에서는 쉽게 가능하다고 들었거든요...
한국인에게 있어 필리핀 발음 뉴질랜드 발음이 중요할것 같지 않습니다. 어짜피 미국아니면요. 그냥 싼 필리핀이 좋아보입니다.
(공부만 위해서면요)
3. 돈 얼마나 드나요
뉴질랜드 기준으로..
환율은 800~850에 1불입니다 여기는 뭐든 주당 계산합니다
풀타임 학원비가 싸게는 150 부터 비싸게는 350까지
현지인 홈스테이 비용이 한주에 200 (근데 스무살 넘어 오는 학생이 두달넘게 홈스테이 사는일은 없습니다)
시티 플랫 비용이 싸게는 100부터 비싸게는 200 까지
생활비가 싸게는 한주에 30불에 비싸게는 200+@@ 까지 (30불은 본인이 집에서 밥해먹고 학원에 도시락도 싸가는 경우)
대충 감이 오시나요?
3. 그래서 그냥 하고싶은말
어학연수는 영어 배운것을 써먹으려 가는거지 영어 배우러 가는게 아닙니다. 1년 어학연수 하고 오면 말과 귀가 트일거같죠?
택도 없습니다. 저는 귀가 어느정도 열리긴 했지만 이건 순전히 24시간 mp를 끼고 다녀서 된 결과고 (물론 한국에서도 할 수 있죠)
주변 학생들 보면 반이상은 왜왔나 싶습니다. 1년도 넘게있었는데 혼자서 아무것도 못하는 애들부터 해서 기타등등..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한국에서 자력으로 준비해서 날아올 수 있을 정도가 안된다면 그냥 안오니만 못합니다.
그냥 써봐야지 하면서 시작했는데 벌써 시간이 한시간 가까지 지났네요 (아 피씨방 시간........ㅠㅠ)
여튼 도움 많이 되시길 바라며.. 이만.. 줄입니다
PS. 사정상 리플에 답변은 못해드립니다 대신에 다음에 "뉴질랜드 이야기" 카페 검색하시면
뉴질랜드 최대규모 카페(비영리) 나옵니다 거기 qna에 물어보시면 친절한 한국사람들이 답변 잘해줍니다 하하
혹시 개인적으로 궁금하신거 있으시면 쪽지 보내주세요 늦게라도 답문 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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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 덧붙이자면, 많이만 말한다고 영어가 늘지 않습니다. 물론 생활영어에서는 큰 상관이 없습니다
그래서 애시당초 목표가 생활영어라면 딱히 상관 없지만
무언가를 발표하거나 강의 내용, 좀 아카데믹한 영어를 하려면
영어 공부 + 많이 말하기가 필수이지요. 정말 자신이 아는 만큼 들리고
자신이 공부한 걸 쓴만큼 느는게 말하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또 하나는 영어는 1~2년만에 확 늘지 않습니다.
어느정도 영어는 늘겠죠. 어쩌면 한국에선 10년을 공부해도 못할만큼 늘 수도 있으나
그건 결국엔 상대적인 부분일 뿐입니다.
어느정도 영어가 막힘없이 누가 봐도 아 저사람은 영어 좀 잘하는구나. 정도로 되기 위해선..
최소 5년 보통 10년은 있어야 가능하다고 봅니다.
물론 공부 안 하면 10년을 있어도 1~2년 수준에 그냥 머뭅니다.
농담같지만 진짜에요. 미국에 있다는 것만으로 영어가 자동으로 느는 건 아닙니다.
그리고 중요한 건 경험입니다. 영어라는 게 우스운 게 자신이 아는 분야는 훨씬 잘 들리고
잘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자신이 모르는 분야는 비슷한 수준의 영어라도 이해가 안 갑니다.
결국 많이 경험해 거기에 관련 된 영어를 접해야 영어가 는다는 말이지요.
또, 우린나라 교과서에는 나오지 않는 영어들이 일상 생활에선 너무나 빈번하게 쓰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 경험이 없으면 배울 수 있는 확률이 너무나 희박해집니다.
그리고 무엇을 하든 혼자서 하려는 버릇을 들이세요.
예를 들면 5명의 한국인과 같이 은행일을 보러갔다. 거의 대부분 그 5명중 가장 영어를 잘하는 사람만
은행에서 영어를 쓰게 됩니다. 그럼 나머지 4명은 은행에서 할 수 있는 영어를 쓸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되는 것이죠.
그러나 혼자하면 은행에서 해야하는 모든 사소한 것들까지 스스로의 영어로 해야합니다.
당연히 무섭기 때문에 영어가 안 될 땐 혼자서 공부라도 하게 됩니다.
이러면서 영어가 느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한국인들이 다 공부하러 거기 갔을 거란 생각을 버리세요.
어느정도 예외는 있겟지만 평균적으로 가장 공부 안 하는 인터네셔널 학생은 한국인입니다.
학교 시험 족보가 도는 것도 한국인 뿐이고 컨닝을 하는 것도 한국인 뿐이죠.
물론 진짜 탑 클래스 대학들, 그러니까 한국에서도 공부를 상당히 잘하는 학생이었고
언제나 열심히 하던 학생들이 대부분인 대학들은 안 그렇겠지만,
그게 아닌 대학들은 국내 대학생들보다 훨씬 더 공부를 안 하는 게 외국에 유학온 한국인들입니다.
저도 미국에 온지 2년이 훨씬 넘었는데 아직도 영어가 잘 안 됩니다.
수업듣는 건 거의 지장이 없지만, 발표를 하거나 그런 건 아직도 벅찰 때가 많네요.
미국에서 10년째이고, 대학생 티칭만 총 8년하고, 이젠 엄청 writing에 올인 하고 있는데도 영어는 어렵습니다.
어학연수 1년해서 영어가 크게 늘었다라든지, 한 3년 살아서 귀와 입이 트였다라는 말을 하는 분들은 좀...
원래 잘하는 사람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자기 수준에서 정한 만족의 기준이 있죠.
어학 연수에서 얻는것은 단 한가지! 얼굴에 철판을 좀더 쉽게 까는것입니다.
한국에서 공부하거나 연수와서도 한국 사람들하고 놀면 이게 안됩니다.
학위를 하게되면 학교에서 압박이 들어와서 어쨌거나 저쨌거나 좀더 늘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