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집가서 조인트 맞았네 어쩌네 하는 소리의 사실 여부를 떠나, 큰집 아저씨와 동문에다가 평소 행동거지가 방송독립을 할 의지가 있는지 없는지도 의심스러워 노조를 비롯해 많은 이들의 비판을 받아온 김재철 MBC 사장이 이번 일로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을 고발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런데 웬걸, 그런 발표가 언론에 보도된 지 한시간이 될까말까한 상황에서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이 진짜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네요??
뭐 완전히 독재자 시절 생각날 정도의 발언을 했으니 인간으로서 양심이 있다면 자리에서 물러나고, 이 참에 아예 방송계를 떠나 편히 쉬셔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생각하지만 - 그분 말마따나 - '좌파'를 거의 다 없애버렸고 MBC 사장도 큰집 아저씨와 동문으로 앉혀놨으니 이젠 용도폐기되어도 상관없는 인물이기도 할 뿐더러, 누가 방문진 이사장의 직위를 대신한다 한들 지금의 위정자들이 사람 쓰는 행동을 볼 때 늑대가 물러났다고 해서 토끼가 온다는 보장은 없으니 그저 도마뱀 꼬리 자르기 식의 예지력이 상승되는 서툰 슬랩스틱 코미디를 보는 듯 합니다.
그저 이런 저질 개그는 채널을 돌려버려야 하겠지요.
그런데 채널(?)을 돌렸더니 이번엔 최시중 방통위원장께서 요즘 성범죄 이슈로 가뜩이나 여성들의 스트레스가 막심한 마당에 갑자기
웬 현모양처 이야기를 하셔서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하시는 광경이 나오고 있습디다. 가끔 자신이 어떤 지위에 있고 뭘 좀 이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범하는 오류 중 하나가 자신의 경험이나 판단이 마치 최고의 답이고, 자신이 해 본 것이라면 누구든지 할 수 있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인데, 어르신께서도 그런 낡은 흑백TV 시절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신 것 같군요.
이보시오 위원장 어르신. 어르신께서 여성들이 현모양처가 되기를 바라는 세대를 살았고, 어르신의 여식들을 그렇게 교육시켜서 시집을 보냈다면 어르신 당신의 세대에서나, 그리고 당신의 집구석에서나 그렇게 사실 것이지 왜 당신 태어난 세대보다 70년 이상 앞선 세대에서 양성평등의 순리대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여성들에게 그런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이 최선이라고 말하는 역천(逆天)의 발언을 하는지 모르겠소이다.
설마 나라의 시계바퀴가 거꾸로 돌아가는 것을 하도 밝히 보시다 보니 지금이 1960년대인 줄 착각하시는 것은 아니신지요?? 큰집 어르신과 권력자들과 재벌들 위해 각종 방송에 어르신의 참모들을 배치해서 죄다 떡판으로 만들어 놓고, 그러면서 한켠에는 방송을 향한 서캐 뒷다리만큼도 없는 진정성 운운하며
지방으로 돌아다니며 눈물 콧물 흘려가며 못 볼 꼴 다 보게 만드시는 것도 정말 혐오스럽거늘, 이렇게 망발에 망발을 더하시는 것은 대체 어느 나라의 법도입니까?
공자님이 이르기를 일흔이 되면 내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법도에 어그러짐이 없다 했는데 어르신께서는 가는 곳마다 법도를 죄다 어그러뜨려놓고 다니십니다. 권력을 향한 탐욕과 노욕은 그쯤 하시면 되었으니 이제 자중하시고, 따뜻한 아랫목에 누워 사자의 부름을 받기 전까지 편히 안식하심이 어떠신지요.
- The xian -
* 아래 독수리의습격님이 쓴 글과 소재 두개 중 하나가 같은데, 제 글에는 다른 내용도 포함하고 있어서 덧글화 안 하고 그냥 남겨 두었습니다.
운영진께서 판단하시기에 덧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조치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