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에서는 유행처럼 번져가는 코드가 있습니다. 바로 '기승전병'이라는 코드지요. 이 코드는 각종 웹툰과 문학패러디에서 시작되었는데, 어떠한 이야기의 결론을 얼토당토않고 바보스러운, 또는 말장난같은 가벼움으로 마무리 지어 사람들을 허탈하게 하는데서 나타나는 재미를 추구하는 코드입니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컨텐츠에 재미를 느끼고 웃는 경향이 많아지더군요. 그런데, 이러한 병맛쩌는 퀄리티는 사실 옆나라 일본에서 400년이나 이어져오는 문화의 중심코드에도 있었습니다. 바로 '라쿠고'라는 화술 문화지요. 일단, 여러분이 '기승전병'에 대해 혹시 모를까 싶어 예시작품을 먼저 보여드릴테니 즐감부터 해 보실까요?
이 만화는 훌륭한 기승전 '병'의 작품입니다. 왜 '병'이냐 하면 병맛이니까 병이지요. 스토리의 구성이 아주 좋습니다. 아주 일반적인 남여가 만나고, 아주 보편적인 상황이 이어집니다. 기 - 승 - 전 까지 아주 일반적이고 재밌게 이야기가 흘러가지요. 그리고 우리가 꽤 흥미로운 그 때에, 작가는 말장난으로 만화를 종료시켜 버립니다. 허탈하고 어이없지요. 그리고 피식하고 웃깁니다. 이러한 기승전병의 맛은 문학적 패러디에도 나타납니다.
예시로 한번 들어볼까요?
-편의점에서 한승연 봤음.
때가 한 11시쯤이었나??
손님도없구 그래서 난 음악이나 듣고있었지
근데 가게 앞에 어떤 밴이 하나 멈추더라?
어떤 여자가 내려서 울 가게로 드러오는거야
한승연이더라
난 첨엔 당황해서 어서오세요 도 안하고 어 어 이러고만있엇어
내가 그러고있으니까 한승연 그냥 나보고 한번 미소짓더니 먹을거 고르는거야
나는 그래서 네이트온으로 한승연왓다고 전쪽날렷지
한승연이 다골랏는지 삼각김밥 몇개랑 우유 몇개 갓고오더라(멤버들꺼인듯)
그리고 이러는거야
'마쎄 두갑만주세여'
난 죤나당황햇지
승연여신님께서 꼴초라니..
내가 죤나 당황하면서 아..네..하면서 마세 라이트를 주니까
한승연이
'아 제가피는게아니라 매니저 오빠꺼 산거에여'
이러는거야 내가 그래서
'아 네... '
이러면서 계산을 햇지
그리고 한승연 안녕히계세여 하고 나가더라
한승연이 삼각김밥한개를 안갖고나간거야
그래서 얼굴도 한번더볼겸 줄라고 삼각김밥 갓고 나갓어
근데 갑자기 강졍이 내려
나는 아 배고파서 그랫나보다 하고 한승연 부르려고햇어
그순간
갑자기 강졍이 '아 신발 마쎄 마일드사오라니까 왠 ?같은 라이트를 사와 미친 ' 이러는거야
[대화는 잘기억안나고 암튼 이랫던거같아]
난 얼어붙은채서있엇지
한승연도 담배셔틀일이 한두번이 아니엇나?
한승연이 이러는거야
'야 너 자꾸 언니한테 그런식으로 말할래? 그럼 이제 담배살라면 니가사'
그랫더니 강지영이 빡쳤나
한승연을 미는거야
한승연이 아야 하면서 넘어졌지
근데 테이블에 뒷머리를 박은거야
한승연이 눈을감고 안일어나
그때 딱 밴 조수석에서
구하라년이 야 지영아 우리 이번에 걸리면 진짜 끝이야 빨리타 이러는거야
그리구 지영이는 밴타고 도망가버리고
내가 쭈그리고앉아서 한승연 안고 이렇게 말했지
'승연씨 괜찮아요? 일어나바요'
아 막눈물이나더라...
그러자 산사람의 눈에서 떨어진 닭똥 같은 눈물이 죽은 이의 뻣뻣 한 얼굴을 어룽어룽 적시었다.
문득 그는 미친듯이 제 얼굴을 죽은 이의 얼굴에 비비대며 중얼거렸다.
'삼각김밥을 가져왓는데 왜 먹지를못하니? 왜먹지를 못하니...? 괴상하게도 오늘은 운수가 좋더니만....'
인터넷의 각종 루머를 가지고 만든 유머글이지요. 카라 팬분들께는 잠시 양해말씀 구하겠습니다. 워낙 좋은 병맛퀄리티라. 어쨌든.. 이 글도 참 흥미진진 합니다. 한승연을 봤다는 말에 독자도 오호? 진짜? 하게되고 그 아래로 담배심부름, 지영, 하라의 이야기까지 재미있게 읽어가지요. 그러다가 갑자기 절묘하게 이어져 나오는 '운수좋은날' 병맛이 따로 없습니다. 허탈하지요. 의심반 진심반으로 읽다가 마지막에 이 모든게 다~~~~~~~~~~~~~~~~~~~~거짓말입니다. 하는 꼴이 아니겠습니까.
기승전병은 네이버/야후 에서 연재되는 이말년 시리즈라는 웹툰에서도 자주 드러나지요. 생존의 대가라는 편을 보면 시베리아 한가운데서 옷찢어 천막지었더니 옆에 집이있고, 먹을거 사냥하러 갔다가 빈손으로 돌아왔더니 짜장면배달이 되는 전단지가 있는 둥. 정말 어이가 없지요. 이러한 어이없음의 재미가 요새 인터넷에서 상당히 각광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재미요소를 바로 '낙차의 재미'라고 합니다. 기존의 기승전결과는 사뭇 다른 것이지요. 기존의 기승전결의 구도는 던져준 화두와 소재에 대해 확실한 답안을 내 걸어 주지요. 그리고 나름의 합리적 결말도 맞이합니다. 그러나 이와 다르게 기승전병은 아주 심플하게, 합리적 결말따위는 '알아서 상상하시고' 아주 얼토당토않은 장난스러움으로 마무리를 짓습니다. 그래서 시원하고, 피식하고, 허무하고 허탈한데 더 생각할 필요가 없으니 깔끔하지요.
이러한 재미를 먼 옛날부터 살린 문화가 있습니다. 일본의 전통예능 라쿠고이지요. 라쿠고라고 말씀드리면 잘 모르시겠지만, 기모노를 입고 부채와 손수건을 소품으로 사용하며 무릎꿇고 앉아 1인만담을 하는것 이라고 설명하시면 아! 하게 될 것입니다. 동작, 표정, 말솜씨로 사람들을 웃고 울게 만드는 것. 이것이 바로 '라쿠고'이지요.
이 라쿠고라는 것은, 1603년~1867년 에도시대에 시작된 문화입니다. 그 당시 막부 군주들은 유희거리로 '화술'이 뛰어난 사람들을 곁에 두고는 말솜씨로 사람들을 웃겨주는 일을 시켰는데, 이것을 '와게이'라 부르며 라쿠고는 와게이의 일종이라고 합니다. 구두 문학의 한가지 형태지요. 그 중에서 라쿠고는 서민세계의 인간정사를 말하는 점에서 으뜸의 재미를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인간의 모든 감정과 가르침, 불문율까지도 웃음으로 처리하는 그 중심에는 바로 지금 우리가 즐기는 '기승전병'의 '병맛'기술이 있었지요. 이를 라쿠고에서는 '오치'라고 부릅니다. 이 오치라는 단어는 '떨어지다'라는 동사에서 온 단어지요. 말 그대로, 흥미진진한 상황에서 이야기를 나락으로 추락시켜 버림으로서 그 '격차'의 재미를 얻는 것입니다. 그래서 라쿠고라는 말은 '떨어질 낙'자를 써서 '라쿠고'라고 불리는 것입니다. 고는 언어할때 '어'에 해당하지요.
그러나 라쿠고가 오치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치까지 이야기를 전개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은 바로 '역설', 즉 파라독스입니다. 통상적인 방식과 반대되는 방식으로 진상을 표현하는데서 오는 웃음을 추구하는 것이지요. 예를 들자면, 당시에 막강한 권위와 능력을 지니던 사무라이들과 그 앞에 기를 펴지 못하고 지내던 서민들이 있었습니다. 본래 무사가 사회적 신분상으로 압도적인 우위에 서며 항상 강하고 으스대는 신분이지만, 라쿠고에서는 그렇게 묘사되지 않는 것이지요. 약할 수 밖에 없는 서민이 감히 사무라이를 우습게 여기며 골탕을 먹이기도 합니다. 도둑놈이 경찰을 조롱하고, 학생이 선생의 권위를 뭉개버립니다. 역설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심지어 당시에는 상상조차 잘 안되는 똑 부러지는 아내와 비실한 남편을 표현하면서 더욱 웃음을 배가시킵니다.
물론 라쿠고는 웃음만 주는 장르는 아닙니다. '코와카레', '코와카스가이'같은 작품은 대표적인 인정이야기를 하는 라쿠고로서, 헤어진 자식과 부모의 이야기를 하는 이야기지요. 화술에 따라서 사람들이 펑펑 울기도 합니다. 또는 '쿠비쵸칭'처럼 목 잘린 사내가 자신의 목을 벤 무사의 검술이 너무나 뛰어나 목이 잘린줄도 모른 채 피를 줄줄 흘리며 돌아다니는 이야기에는 공포에 질리기도 하지요. 라쿠고는 정말 아무것도 없이 표정, 몸짓, 화술만으로 모든걸 표현해내기에 모든게 가능한 예술인 것입니다.
라쿠고에 대한 기반지식은 이쯤 하시고, 그렇다면 라쿠고의 '오치'. 우리가 말하는 '병맛'에 대해 느낄만한 대표적 작품을 하나 실어드려야 겠지요. 이 글은 라쿠고의 병맛을 소개하고 싶어서 쓰는 글이니까요. 그럼, 짧은 이야기이니 한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해설: 사무라이라는 것은 두려운 존재라고 마을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새겨져있다. 그런데 한 남자가 술기운 때문에 무사한테 덤벼들었다.
술 꾼: (양손을 소매 속에서 쥐어 가볍게 가슴 앞에 대고 비틀거리는 걸음걸이 형태) 오! 기분 좋은데. 나는 부자라구. 오죽하면 유곽의 여자들이 좀 와달라고 편지를 써 보내겠어. 그래서 지금부터 시나가와에 가서 유녀들과 만날거야. 으.. 한잔 실컷 헀더니 세상이 헤롱거리는군. 어어..근데 저 앞에 서있는 멀대는 무엇인가. 에이 알 바 없지. 난 지금 기분이 좋으니까~
무 사: (침착한 말투로) 이봐. 이봐. 기다려. 이봐.
술꾼: 어허이? 아까 그 멀대아저씨네. 에이 아저씨! 볼일 있어? 무슨 보올일 있느냐구우?
무사: 무사를 붙들고 아저씨라니 뭐라는 거여?
술꾼: 뭐라고? 네가 먼저 불렀잖아. 딱 봐도 아저씨같이 생겨서 아저씨라고 했는데 뭐가 어때~
무사: 여기서 아자부로 가려면 어떻게 가야하는겨?
술꾼: 뭐야 내게 길을 묻는거야? 어이구 기가막혀라. 사투리나 찍찍 쓰는 애송이 시골무사의 길이나 알려주려고 내가 비싼술을 먹고 기분이 좋아진줄 아나? 그런 사람은 에도에 한사람도 없을걸? 어디든 니 맘대로 가부러~ 이 한심한 놈 같으니.
무사: 그게 무신 말인교? 내가 시골 촌뜨기라서, 가르쳐 줄 수 없다는 말인겨?
술꾼: 사투리로 지껄이네 자꾸. 우리는 에도 토박이라서 사투리는 모른다구. 이보게, 사농공상의 우두머리는 무사여. 우두머리인 무사가 길을 물어볼때는 어떻게 물어봐야 하느냐? 공손하게 물어봐야 하는것이여. '여보세요 그 쪽을 마침 지나가는 분. 발을 멈추게 해서 죄송합니다만, 저는 어느 집의 아무개라고 하는 자로서, 얼마전 고향을 떠나 에도에 왔습니다만 고향과는 다르게 달이 기와에서 나와 기와로 들어간다는 넓은 에도에 오니 도무지 지리를 모르겠습니다. 혹시 아사부에 가는 길을 가르쳐주신다면 매우 감사하겠습니다 꾸벅 꾸벅 꾸우벅' 이렇게 절을 세번 해야 된다는 것이여. 어때? 가르쳐 주지 않으니까 몹시 화나지 ? 진정해 진정. 이제 막 가르쳐 줄거니까. 자아, 발끝을 앞으로 하고 발뒤꿈치를 뒤로 해서 서로 어긋나게 발을 땐다. 그렇게 해서 동서남북을 찾아서 알아서 걸어가면 지구는 둥그니까 아자부가 나올것이야. 응 ? 알겠어? 이 바보같은 놈아.
무사: 너무 심하게 말하는걸. 이 큰 칼과 작은 칼이 안보이는감? 무사가 무섭지 않아?
술꾼: 뭐라고? 그런 긴 것이 눈에 뵈겠어? 그런 긴 칼이 눈에 잘 들어오면 나는 장사를 그만두고 마술사나 되어서 무대에 나가야것지. 어디에서 바보같이 키만커서는, 에잇 퉷(가래를 뱉는다.) 어디 덤벼봐라 무서운 무사놈아. 여기 목부터 자를래? 손목부터? 등? 발?
무사:(짜증나는듯) 시끄럽데이. 저쪽으로 가부러. '저쪽으로 가랑게....'(조용히)
술꾼: 이놈보게. 내가 지금 술 취했다고 턱끝으로 이래가라 저래가라 하는군! 환자가 파리를 쫒는 모양이랑 다를바가 없으니 내가 파리란 것인가? 얼굴 표정을 봐라 아주 불알이 쪼끄만한놈의 얼굴이로다! 고작 술주정뱅이를 무서워하는 고자무사라니 에잉 퉷 엿이나 묵어라~
해설: 두번째 뱉은 가래가 무사의 예복에 묻는다.
무사:이것은 주군께서 하사한 귀중한 예복인데 여기에 가래를 뱉어? 기다려부러.
술꾼:기다리고 있을 수 만은 없지. 내가 에도 토박이니까.
무사:기다리드라고!
해설:따각따각... 무사가 신발 밑창의 쇳조각 소리를 울리며 술꾼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칼자루에 손이 닿자마자 순식간에. '야아앗. 쨍!'이라는 소리도 나지 않았는데 벌써 칼에 묻은 피를 닦고 바지 앞을 한번 탁 치고 팔짱을 낀다. 그리고 노래를 부르며 유유히 멀어져간다.
술꾼: 이봐. 나와라. 어디간거야. 옛날에 장군님이 도망가는 것이 승리라고 한 것을 넌 자알 알고 있구나. 그래, 넌 상대가 되지않아. 난 지금부터 창녀촌에 갈 터이니까. 그 한심한 얼굴은 어디로 내뺀것이여? 응 ? 내뺀것이여? 근데 왜 목소리가 반대쪽에서 나오지. 에이, 빨리 창녀촌에 가서 이 무용담을 이야기해 줘야지. (이야기 하며 걷는 발걸음을 따라 목이 조금씩 옆으로 돌아간다) 아이..왜 이렇게 걸을때 옆으로 자꾸 비뚤어지지? 걸을때는 정면을 향해 걸어야 하건만 이 머리통이 왜이리 말썽이야! 제대로 걷지 않으면 창녀들이 늦게 온다고 걱정할텐데.. 아이쿠, 또 목이 뒤로 돌아가네. 오늘따라 목이 제멋대로 흔들거리는게 신명나는 밤이로구나! 응? 근데 뭐지, 목 언저리가 뜨뜨미지근한데.. 어 이게뭐여! (눈을 부릅뜨며) 피아녀! ....목이 잘려버렸구먼. (잠시후) 에이 그 시골 촌뜨기는 자르면 자른다고 알려줄 것이지 갑작스레 잘라버려서. 이걸 풀로 붙이면 잘 붙으려나. 난처하게 되었잖아. 양손으로 머리를 잡으니 손이 비질 않는군. 이래서야 예쁜 유곽 여자를 어찌 안을 수 있나.. (잠시 사이) 땡땡땡!! (종소리에 앞쪽 먼곳을 보니) 앗, 화재가 났구나! 난처하게 되어버렸어.
행인:(통행인 목소리) 이런, 잠깐 졸았다고 생각했는데 화재가? (기세높은 큰 목소리로) 아이쿠! 어라! 미안 미안. 이봐, 난 저 불을 끄러 가야해 멍하니 있지말고 비켜!
술꾼: (오른쪽 주먹을 왼손 주먹에 맞대어 부딪힌 기분, 비틀거리며 당황하여 목을 잡고)...그놈 재빠르게도 치고 달려나가는 구만. 어~이 미안하이. 도와주러 못가서. 갈 수가 없다구. 나는 잘린 목을 가지고 있어서. 정신없구만.. 떨어뜨리면 안되지만 그래도 화재가 났는데 구하러 가지도 못하니 저쪽에 대고 죄송하다는 말은 올려야 겠지? 그것이 올바른 사람도리니까. (자신의 목을 가볍게 들어올려, 떼어낸 목을 왼손에 올려놓고, 오른손으로 위를 눌러 전방에 높게 치켜 올리더니 위 아래로 흔들며) 못 가서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fin
좋은 병맛을 자랑하는 '쿠비쵸칭'중 3번째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는 초중반에 술꾼이 무사에게 술주정을 부리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때문에 무사가 상당히 화가 납니다. 에도시절의 무사란, 칼을 사면 시험삼아 사람을 베는것이 허용되는 '생사여탈권'을 지닌 계급이라 당시 사람들은 허리에 찬 칼만 보면 덜덜 떨었지요. 그런데도 저렇게 무사앞에서 까불거리다니 하는생각에 조마조마 합니다. 그러나 결국 무사는 시골 촌뜨기인 주제에 단칼에 목을 잘린줄도 모르게 베어버리고, 몸이 그걸모르니 술꾼도 살아있는 것 마냥 자연스레 행동하는 것입니다. '말 도 안되는'이야기지요. 그런데 마지막에, 자기도 죽었으면서 화재로 피해입는 사람들을 도우러 가지 못한다며 목을 떼어서 미안하다고 꾸벅꾸벅 인사를 합니다. 어이없는 마지막이지요. 일반적으로 어떻게 이 '귀신'에 대한 마무리를 지을까를 상상하는 사람들에게 정말 바보같은 장난스러움으로 마무리를 하는 것입니다. 물론 우리가 본다면, 일반적으로 무사가 자유로이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제도적 협의가 된 시대상 자체가 이해가 선행되지 않기에 이게 뭐가 재밌어. 라고 할 수 있겠으나, 그러한 배경을 갖고 본다면 당연한 결말임에도 결말이 우스꽝스러워 사람이 죽은 모습마저 피식하게 만드는 것이지요.
이와 같이 라쿠고란, 현대의 기승전병과 같은 맛을 어느정도 지니고 있습니다. 연극으로 본다면 이야기 전체가 생동감이 살아있어서 상당히 재미있는 문화이지요. 이러한 라쿠고에는 '병맛'스러운 오치와 함께 '병맛'스럽지 않은 오치도 또한 존재합니다. 병맛은 적지만 대신에 교훈이나 바보같은 해학이 더 깊은 작품 세가지를 글 말미에 링크를 걸어 둘테니 한번 읽어보시면 라쿠고가 어떠한 느낌의 문화인가를 아실 수 있을겁니다. '병맛'이 강한 작품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고 구조적 골계미를 통해 웃음을 주는 작품들도 많지요. 마지막에 아~장난치나 크크크크 하는종류의 것과, 아 이 주인공 진짜 크크크크크 어쩔 수 없는 놈이로다 크크크크크 하는 것의 차이랄까요.
사람들은 일반적인 '스토리텔링'의 이야기에서, 그러한 구조를 비틀어버린 해학적 웃음을 즐깁니다. 최근 인터넷에 유행하는 기승전병의 맛이 대표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각종 문학에 대한 패러디도 그러한 것에서 비롯됩니다. 라쿠고 또한 마찬가지지요. 400년이 넘게 이어져 오는 '병맛'의 전통. 여러분들도 한번 느껴보셨으면 하는 마음에 이렇게 글을 써 올립니다.
라쿠고를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컨텐츠로는
2005년 제작 일본드라마. 타이거&드래곤(주연:나가세 토모야, 오카다 준이치, 이토 미사키 각본:쿠도 칸쿠로)를 보시거나, 민속원에서 출판된 '일본의 전통 홀로 코메디 라쿠고'라는 책을 참고하시면 즐기실 수 있습니다.
그러면 여러분 좋은 저녁 되세요.
라쿠고
1.동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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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삼매기청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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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고양이 밥그릇.
https://ppt21.com../zboard4/zboard.php?id=freedom&page=1&sn1=&divpage=4&sn=off&ss=on&sc=on&keyword=nickyo&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196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