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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2/22 03:16:06
Name OrBef2
Subject [일반] 왜 어른신들은 정치 이야기를 할 때 꽉 막혀 보이는가
어르신들하고 이야기하다 보면, 반복적으로 충돌하게 되는 주제는 역시 정치입니다. '남로당 당원이었던 사람' vs '방금 그 사람이 빨갱이라고 공격한 상대방' 중에서 후자가 진짜 빨갱이라고 욕하는 어르신들을 보고 있노라면, 도대체 이분들이 정상적인 사고력이 있는 분들인지가 의심스러울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죠. 이게 이야기를 하자는 것인지 싸우자는 것인지 헷갈릴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그분들은 사실 정상적인 사고력도 있으신 분들이고, 우리보다 인생 경험도 많으시고, 아직 살아 계시다는 사실만 보아도 인생의 승리자들이십니다. 그렇다면, 그분들이 우리를 대하는 그런 전투적인 대응 방식에는 응당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없을 리가 없습니다.

사실, 접근 방식만 바꿔보면 다른 결과를 얻기는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4대 강 같이 무엇이 올바르고 무엇이 삽질인지가 확실한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일단 해당 주제에 대해서 보수파 쪽 의견에 대해서 최소한의 이해를 먼저 보여 드리고, 이후에 ‘근데 이런 부분은 문제에요’ 라고 살짝 건드려보면, 이분들도 현 정부에 대해서 불만이 쏟아져 나오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근데 왜 굵직굵직하고 근본적인 주제들에 대해서는 도저히 견해 차이를 극복할 수 없을까, 혹시 입장 바꿔서 생각해보면 우리가 먼저 싸우자고 덤비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었고, 그분들의 입장에서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떤 부분들이 짜증 날까 상상해봤습니다. 생각해보니 그분들로서는 우리가 말하는 이야기들 대부분이 '난 너라는 인간과 너의 인생 전체를 우습게 본다. 나랑 싸우자!' 로 들릴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오더군요. 해서 생각나는 것들을 몇 가지 이야기해보렵니다.

무엇보다도 제일 큰 것은, 현재의 6 ~ 70대 분들이 젊은 시절을 보내셨던 3공화국 시절을 우리가 전면적으로 부정한다는 것에 있습니다. '그 시절 경제 성장이 뭐 박정희 대통령이 잘해서 그런 건가? 그 당시 다른 아시아 국가들 보면 다 그 정도 했어' 라던지, '미국의 필요에 따라서 발전한 거지 박정희 대통령이 한 게 뭐 있어' 라는 말을 우리가 많이들 합니다 (물론 ‘우리 부모님들은 열심히 하셨지’ 라는 립서비스를 가끔 해 드리긴 하지만, 인터넷에 떠도는 대부분의 비한나라당 쪽 논리는 위의 두 문장에서 표현된 것에 더 가깝지요). 근데 이런 이야기들은, <박정희 대통령> 이란 단어를 <늙은이들> 로 바꾸기만 하면 그대로 우리 부모님 세대의 노력을 부정하는 말이 됩니다. '원래 될 만한 것을 한 거니까 잘난 척하지 마쇼' 라는 이야기를 (당신들이 일궈낸 부의 기반 위에서 아이폰 들고 다니는) 새파란 젊은 것들이 해대면, 당연히 싫으시겠죠. 그러면서 '당신들은 일자리 찾긴 쉬웠잖아. 지금 30대가 역사상 최악의 경쟁 세대임' 이라던지 '당신들은 미래라도 장밋빛이었지, 우리는 88만원 세대임' 이라는 확인사살까지 해대면, '더 이상 얘기하지 맙시다' 라는 선전포고나 다름없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또 하나는, 노무현 정권 때 등장했던 386 세대의 정치적 패착입니다. 열린우리당 집권과 더불어 정치의 전면으로 등장한 386 세대는, '우리가 민주화를 이루어낸 주역' 이라고 당당히 주장했습니다. 뭐 그게 틀린 말은 아닌데, 그런 건방진 데뷔를 통해서, 70년대 ~ 80년대 초반의 더더욱 무서웠던 시절의 군사정부에 맞서 싸우다 실패했던 당시의 40대 후반 ~ 50대. 그러니까 지금의 5~ 60대의 민심을 완전히 잃어버렸다고 생각합니다. 돌이켜보면,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는 야당의 거물들을 야산에서 밀어 떨어뜨려도 국민이 그러려니 받아들이고 쉬쉬하던 시절이었고, 80년대 초반에는 광주 참사 하나만 이야기해도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암담하던 시절이었습니다. 반대로 87년의 민주화는, 물론 박종철 열사의 고문치사로 인해 촉발되었지만, '고문 치사' 가 '이슈' 가 될 정도로 사회의 힘이 이미 대중에게 이동되어 있던 시절이었기에 가능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제 요지는, 386 세대는 민주화를 이루어냈지만, 그들이 상대했던 신군부 후반기라는 시절은 권투로 치자면 페더급이었던 것입니다. 반면에 3공화국이나 5공 초기에 민주화를 못 이루어낸 어르신들은, 그들이 노력을 덜 했다거나 비겁해서가 아니라 상대가 헤비급이었기 때문인 것이고요. 하지만 386 세대는 그런 어르신들의 아픈 마음을 전혀 어루만져주지 않았습니다. '이 기회에 권력의 중심을 단숨에 우리 쪽으로 이동시켜버리겠어!' 라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보였을 뿐입니다. 정동영 씨 자신은 386 세대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총선 당시에 이분이 ‘나이 드신 분들은 투표 꼭 안 하셔도 되지만’ 발언을 하셨을 때 수백만 표가 증발해버릴 정도로 신경질적인 반응이 노인층에서 나왔었지요. 물론 보수 언론에서 앞뒤 자르고 기막히게 편집해서 이슈화했던 때문도 크긴 했지만, 기본적으로는 ‘젊은 세대들이 우리의 노력을 깎아내리고 모든 영광과 과실을 독차지하려 한다’ 는 불안감을 그분들이 몇 년간 느껴오고 계셨다는 점이 당시 반응의 더 큰 원인 아니었나 싶습니다.

마지막으로는, 그분들은 우리에게서 '뭘 모르는 순진함' 을 본다는 점입니다. 그분들도 젊은 시절에 순수한 마음이 있었을 것이고, 우리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서 성공을 꿈꿨으며, 우리가 지금 겪는 것보다 훨씬 더 무서웠던 정치권력을 상대로 목숨 걸고 데모도 해보신 분들 (솔직한 이야기로, 요즘은 인터넷에서만 정부 욕하지, 정작 데모는 별로 안 하죠?) 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 데모에 가담하지 않았던 영악한 친구들이 판검사 되는 모습, 집안이 부자라서 놀자판 유학 다녀오더니 교수자리 꿰찬 친구들, 한 때 의형제와도 같았지만 더는 연락하지 않게 된 친구들을 수없이 겪었을 것입니다. 그분들이 볼 때 지금 세상은 그때에 비하면 공평무사/실력위주 그 자체일 겁니다. 적어도 시험 점수 순서대로 학교에 들어가니까, 그게 어딥니까. 더 중요한 것은, 그분들은 ‘세상은 정글이고 인생은 약육강식이라는 본질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 라는 ‘진실(?)’ 을 수십 년 세월을 거쳐서 몸으로 깨달으셨다는 점입니다. 그 와중에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같은 이야기를 하는 고등학생 딸이나, '동아리의 3학년 선배형의 말에 따르면 현재 정부의 문제는 이렇고 저렇고' 라고 말하는 대학생 아들이나, '토익 점수가 900점인데 삼성에 들어갈 수가 없어요' 라고 말하는 백수 조카를 보면, 속된 말로 '피식' 하실 수밖에 없을 겁니다. 우리야 나름대로 머리 컸다고 겉으로는 오만 똑똑한 척을 다 하지만, 사실 그분들이 보기에는 50년 전에 다 겪어본 (훨씬 더 열악한 조건에서) 일 들이죠. 오히려 우리가 그분들에게 해야 할 일은, '지금이 그때보다 더 어렵다' 는 불평이 아니라, '룰이 이렇게 바뀌었지만, 본질은 같지요. 이 상황에 대해서 어르신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라는, 겸손하게 의견을 구하는 행동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우리가 나쁜 놈이라는 자기반성을 하는 글은 아닙니다. 다만, 그분들의 입장을 조금 더 염두에 두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면, 결론이 어떻게 나든 간에 서로 더 충실한 대화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굳이 글을 하나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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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2/22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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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배가 고픕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단박에 저희 아부지랑 제가 가끔씩 XXX당 이야기로 사소한 논쟁?을 일으켰던 기억이 나네요.

먼저 듣기, 이건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10/02/22 03:29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 측면도 상당하지만, 아니그런 경우도 많습니다. 예컨대, 다수의 젊은 세대는 박정희를 부정하지 않습니다. 소위 말하는 '굳은 어르신들'은 386이 전면에 등장하기 전에도 다수 있었지요.
그리고 제목과 내용에는 좀 괴리가 있어 보이는군요.
10/02/22 03:39
수정 아이콘
물론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으니 만큼, 완전 꽉 막힌 사람들도 당연히 있긴 합니다. 근데 그건 정치 성향과 관계없이 어디에나 존재하는 사람들이고, 그런 사람들까지 꼭 끌어안을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정치야 뭐 가장 극단적인 10% 는 버리고 가는 것이니까 말이죠. 제목과 내용에 괴리가 있다는 지적을 듣고 나서 다시 보니까 말씀에 일리가 있습니다. 생각을 조금 해 보고 수정하겠습니다.
부엉이
10/02/22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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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크..정치이념때문에 목숨걸고 전쟁한분들과 민주화를 위해 목숨걸고 대모하신분들이 보기에, 잘먹고 잘살고싶다라며 촛불드는게 우스워보일수는 있죠.
세이시로
10/02/22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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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1월호에 실린 '잘 늙을 수 있는 평등사회'라는 글을 읽고 토론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도 OrBef2님의 고민과 비슷한, 도대체 왜 현 노인층과의 대화는 (정치적으로) 이리도 답답할까, 하는 문제가 표출된 적이 있습니다. 여러 사람이 나름대로의 해석을 해 보았지만 가장 그럴 법했던 것은, '지금의 노인 세대는 한 번도 주체적인 삶을 살아본 적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른바 4.19세대가 정치적으로 방향성을 가진 집단적 운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불행히도 4.19가 마지막이었습니다. 곧바로 5.16에 의해서 자신들이 바꾼 모든 것이 뒤집혀버리고, 이후 20년 가까이 철권통치 하에서 자기 목소리는 포기한 채 '산업화의 역군'으로서의 정체성밖에 가질 수 없었습니다. '정치적으로 깨어 있는 시민'같은 것은 개개인으로서도, 집단적으로도 불가능한 상황이었죠. 여성, 에이즈, 장애인, 이주노동자 등 사회의 소수자를 대표하는 운동 가운데 '노인 운동'이라는 게 있나요? 이분들은 지금까지도 자기 자신들을 위한 목소리를 내실 줄 모릅니다. (불행히도 우리가 생각하는 노인들의 운동은 반핵반김 류의 구 지배계급의 이익을 옹호해주는 동원된 활동 뿐이죠)

그렇기 때문에 이분들에게 남은 가치는 (상당 부분 국가가 조장한) 전통적인 유교적 가치밖에 남지 않았고 이것이 이후 세대와의 소통 단절로 이어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이겠죠. 인상깊게 들은 말 중 하나는, 지금 노인 분들과 말을 나눠 보면 자신의 이야기는 없고 자식 이야기만 하신다, 는 것이었습니다. 시민으로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교육, 자유와 다양성이 보장되는 정치 환경, 급격히 변해 버린 사회 구조에서 이제는 은퇴해 노동으로부터도 소외된 결과로서 현재의 모습이 나타난게 아닐까요.
10/02/22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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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부분도 굉장히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와중에, <당신들보다 더 나은 사회에서 살면서도 뭔 불만이 많은지 끝없이 목소리만 높이는 젊은 세대>를 보면 (제가 이렇게 냉소적으로 본다는 것이 아니라, 어르신들의 시각에서는 이럴 수밖에 없죠), '난 당시 사회에서 요구한 대로 열심히 살았을 뿐인데 왜 나보고 이제와서 수꼴이라고 부르나요?' 라는 억울함이 생기지 않을 수가 없겠죠. 그러다보면, 적어도 내가 그간 살아온 인생을 말로나마 치켜세워주는 보수 정치인들에 대해 호감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전개라고 생각합니다. 이제와서 복수심을 불태워봤자 별반 달라질 것도 없으니 말이죠.
10/02/22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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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은 글입니다, 강추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OrBef2님 글을 읽고 접근하는 자세를 좀 달리했으면 좋겠습니다.
자기 생각과 다르다고 해서 어르신들을 싸잡아 <철저하게 세뇌된 나머지 진실을 알려는 의지도 없는 한심한 바보들>로 보는 시선이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10/02/22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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켁 그렇게까지 좋은 글은 아닙니다 ^^땀;;

다만, 님 말씀대로 인터넷에서 <철저하게 세뇌된 나머지 진실을 알려는 의지도 없는 한심한 바보들> 로 보는 시선이 존재한다는 것은 사실인데, 어르신들이 절대로 바보라서 그렇게 행동하시는 것이 아니라는 정도의 이야기를 한번쯤 해 보고 싶었습니다.
소인배
10/02/22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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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를 까는 게 자신들을 까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점 자체가 이미 뭔가가 잘못돼 있다는 증거죠. 그건 이성적 사고방식이 아닙니다.
켈로그김
10/02/22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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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저분들과 나는 다른 이익집단인거구나.' 하고 생각하니 악감정은 생기지 않더군요.
하지만, 설득의 여지 없는 단절로 너무 쉽게 결론을 낸건 아닌가 해서 그리 편한 마음은 아닙니다.
다행히 제 주변 친지들은 "그래도 요즘 세상이 변하고 있고, 너거들이 잘 살아야지." 라고 제 정치성향을 이해 해 주시더군요.

저는 노년층의 정치적 성향은 젊은 세대보다도 더 자기방어적이라고 생각하고,
"우리는 당신의 적이 아닙니다. 당신이 가진 것을 빼앗고 당신의 인생을 부정하기 위해 저 정치집단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에요."
라는 제스츄어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월요일 아침에 좋은 글 읽고 갑니다.
세이시로
10/02/22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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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노년층이 이익집단으로서의 행태라도 보이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기껏해야 연금과 무료승차혜택 등을 받는데 만족하실 뿐,
노인층을 보호하는 사회적 장치를 도입하라는 목소리를 내고 계시지는 못하지요.
소수자를 위한 운동에 사회의 연대가 필요하듯,
우리도 언젠가는 진입해야 하는 노인 세대를 위한 복지 운동을 함께 함으로서 세대간의 소통에 나설 수는 없는 걸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10/02/22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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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지만 그래도 피지알인들은 정치적인 이슈 역사적문제에 관심이 많은것같아서 다행입니다.. 다른 젊은애들 정신없는거 보면.. 한숨 나오는데
총알이모자라
10/02/22 09:25
수정 아이콘
간단합니다.
어르신들이 틀렸다는 기본전제를 깔고 이야기 하니까요.
자신들이 틀렸을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은 없죠.
일방의 시선이지만 일방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서입니다.
이건 어르신들과의 대화문제가 아닙니다.
정확히 표현하면 나와 다른 정치노선을 이해하지 않는 것입니다.
honeyspirit
10/02/22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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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관점의 글입니다.
그 분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데에도 이유가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그 분들의 마음이 다치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철저하게 세뇌된 나머지 진실을 알려는 의지도 없는 한심한 바보들> 이라는 제 속마음은 감춘 채....
10/02/22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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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층들이 미처 고려하지 못했던 입장에 대해서 잘 이해가 되는 글이라 감사합니다.
젊은 층보다 인생을 2배 3배는 살아오면서 믿어왔던 것들을 갑자기 버리라고 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겠습니다만,
젊은 층이 원하는 사회의 방향이 노년층에게도 이익이 될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설득할 수 있어야겠습니다.

어쩌면, 이 설득이라는 과정이 너무나도 힘겹고 귀찮은 일이고 상대방을 이해할 생각도 없고 상대방이 이해해 주지도 않을 거라는 생각에, 상대방을 무시하게 되고 갈등이 생기는 게 아닐까 합니다.
10/02/22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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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세이시로 님 댓글이 많이 와닿는군요.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OrBef2 님이 쓰신 원글은 타당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는데요, 뭐랄까, 바꿔서 말하면 어르신들도 "니들이 뭘 알아?" 하는 식으로 젊은 세대를 대하는 면이 없잖아 있어서 말이죠. 지금은 서로 상대의 입장을 존중하지 않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기성 세대는 자기들이 이룩해놓은 것을 자랑스러워 하시지만, 그 기반 위에서 살아야 하는 젊은 세대는 또 젊은 세대 나름대로 전쟁터에 내몰린 상황이니까요. 나름 노동운동까지 하신 아빠가 이상하게는 박정희에게 우호적이시더군요. "그래도 먹고 살게는 해줬다"라고 하십니다. 그때 제 말은 단 하나죠. "그런데 누구는 재벌되고 누구는 아직까지 이러고 사느냐." 단순히 보면 논리의 비약이긴 하지만 "먹고 살 만하게 만든 것도 아빠 스스로의 노력 때문이고 그 이상 이루지 못한 건 당시의 구조적인 문제이다"라는 말을 나름대로 표현한 셈이죠.
흠... 이런 문제가 아니더라도 세대 차라는 건 언제나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먼 고대 그리스 시절에도 "요즘 애들 버릇없어"라는 낙서가 있었다고 하지요?^^;; 살아온 환경, 이룩해놓은 것, 개척해야 할 미래 등등이 다른 마당에 사고가 완전히 합치하기란 힘든 일이겠죠. 하지만 지금의 이 분란은 단순히 젊은 세대가 윗 세대를 존중하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각자 생각이 다르고 입장 차가 다르기 때문인데, 이 조차도 정치적으로 조작된 것 같다라는 느낌이 들면 제가 음모론에 너무 빠져 사는 것이겠죠? 하하.^^;; 여튼 이런 글에도 고개를 갸웃거리며 뭔가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드는 저를 보면서 나는 아직 삐딱한 젊음이구나 생각합니다. 저도 가정 이루면 성숙해지나요?^^;;
10/02/22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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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emis님 말씀도 듣고 보니 일리가 있네요.
젊은 세대가 어른들이 이룩한 세계에서 교육받으며 듣고 자란 말은 사회에 대한 통찰이 아니라 그저 말 잘듣고 공부나 열심히 하고 기존 체제에 순응하라는 거였고, 거기에 조금이라도 반박할라 하면 "니들이 뭘 알아?" 하는 식으로 어른들의 생각만을 강요하였죠.
젊은 세대들은 자신이 존중받지 못하다는 걸 느끼면서도 성공을 위해 자신의 욕구를 참으면서 힘겹게 어른들의 말대로 살아왔는데, 알고 보니 세상이 급변하고 그게 아니라는 걸 몸으로 깨닫게 되면 자연스럽게 어른들에게 배신감이 들게 됩니다.
그런데도 변화한 세상을 이해해주지 못하고 어른들이 자신의 생각만을 계속 강요하면 젊은 층이 어떻게 할 도리가 없죠.
급변하는 사회에서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일까요..;
10/02/22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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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입니다. 상대방을 먼저 이해하고자 하는 자세부터가 이미 이성적 사고가 판단의 근간을 이루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생각합니다.
상대방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먼저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에서 비롯되지요.
하지만 우리네 사람들은 이 연습이 잘 되지 않은 듯 합니다.
하다못해 일반 사람들이 "토론"이라는 의제를 바라보는 관점만 보아도, 의견 교환을 통한 "타협과 중재"보다는 "승패"의 의미가 강하죠.
내가 지지하는 조직이 본래의 주장에서 물러서면 "패배"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그대로 관철시키면 "승리"의 의미로 받아들이죠.
이런 자세부터 고쳐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첫 걸음이 언어적 습관이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상대방을 자극할만한 용어들은 최대한 자제를 하거나 순화시켜서 대화를 이끌어내는거죠. 불필요한 자극을 하면 이성의 자리에 감정이 들어서 더이상의 의미있는 대화는 힘들어진다고 봅니다.
소인배
10/02/22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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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은 말이고, 저도 동의하는 바입니다만, '어르신들' 입에서 "빨" 소리 나오기 시작하면 자제하기가 좀 힘들어지는 것이 사실이죠.
Ms. Anscombe
10/02/22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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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제의 영역은 "이성적 사고방식"의 문제가 아니겠죠.
소인배
10/02/22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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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일상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적고 있었는데요.
Ms. Anscombe
10/02/22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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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를 통해 할 수 있는 건 '언어로 할 수 있는 것'의 한계를 정한 후의 일입니다. 언어 행위에 대해 불만을 느끼는 건 '사실은 이러한데,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의 수준일 뿐이겠죠. 가령, 이씨가 아닌 발씨가 대통령이 되었다고 우기는 것 같은. 그 수준을 넘어가는 건 언어를 통해 해결될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이성이고 나발이고 떠들 수 있는 문제가 아니겠죠.(축구 경기에 야구 경기의 규칙을 적용할 수 없는 일이니) 물론 '언어로 할 수 있는 것'의 한계를 좀 더 넓은 부류에서 합의하고 노는 집단들도 있겠지만(발야구와 야구 사이에 유사성이 있듯이), 사람들마다 그 한계는 어느 정도 차이가 나고, 그 한계가 구분되는 집단을 '세대'라는 이름으로 묶어놓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그리고 구분할 수 있는 몇 가지 근거들도 있겠죠)

사람들은 '사정이 이러이러하다'라는 수준을 넘어서는 진술을 하려는 욕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영역들은 강제력의 영역이죠.
10/02/22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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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입니다. ^^
저도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어서 제 윗 세대분들과 정치 얘기를 할 경우엔
인물이나 정당과 같은 대상에 대한 대화에서는 거의 듣기만을 주로하는 편이고
대신에 특정 정책과 같은 사안에 대해서만 제 의견을 자분자분 말하려 노력하네요 ^^;;
10/02/22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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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글 올리고 도망가서 죄송합니다. 한 시간 뒤에 오겠습니다.
장군보살
10/02/22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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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와 세대의 차이를 좁히는건 정말 어려워요. 아무리 요즘 젊은 세대들이 인터넷으로 정보와 지식을 갖추었다고 해도, 연세 높으신 분의 연륜과 오랜 기간동안 믿어왔던 신념을 흔들수가 없습니다. 입장 바꿔서 제가 노년층이라고 해도 요즘 젊은 것들이 뭘 알아! 라고 할겁니다. 아마.

서로의 이야기를 경청하되, 그사람의 생각을 무시해서는 안됩니다. 저는 어르신들과 정치 이야기를 자주하는데, 이분들도 우리 못지 않게 인터넷 같은 것을 많이 해보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Je ne sais quoi
10/02/22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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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OrBef2님 글을 매우 좋아하고 거의 대부분 100% 동의하는 시각을 가졌었던 사람이지만, 이번 글은 주제가 주제이니 만큼 동의가 잘 안되네요.
첫 번째 부분은, 일단 자식들이 부모님 세대의 노력을 부정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거라는 점에서 박정희를 동일시하는 사람들의 문제라는 점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그런 사람들의 더 큰 문제가 박정희의 경제 발전에 대한 기여는 침소봉대 수준이면서, 박정희의 독재나 부패 문제는 손톱끝만큼도 생각하지 않는 점이 정말 큽니다. 그 여파가 박근혜 같은 사람이 차기 가장 유력한 대권 후보이고, 도덕성 평가 1위라는 말도 안되는 결과로 나오는 것이죠.
두 번째 부분은, 전략적인 실책도 있었지만 조중동의 말만 믿는 사람들도 문제입니다. 어찌되었건 전략적인 면에서 실수한 것이고, 열세의 입장에서 취하면 안되는 멍청한 방법이었죠.
세 번째 부분은, 글쎄요.. (저를 당연히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키보드로만 떠든다고 하지만, 과거의 어른들도 역시 행동에 나서는 사람이 훨씬 적었던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과연 요즘 어린 친구들이라고 세상이 정글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을까요. 회사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언제 나갈까를 고민해야 하는 요즘 사람들도 생존의 위협을 피부로 느끼고 있고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이런 면에서 나이든 분들이 '니들이 얼마 살았다고'할 수준 차이는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나이든 분들 중에도 연륜의 대단함을 보여주는 분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집단적으로 보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아직도 광주 민주화 사태를 빨갱이의 짓으로 보는 x들이 있고,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에 가서 x짓거리 하는 인간들이 있는 판입니다.
10/02/22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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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emis님// 저도 이런 세대 갈등은, 기원까지는 잘 모르겠으나, 적어도 어느 정도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서 '증폭'된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Ms. Anscombe님//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 뭐 이런 맥락에서 말씀하시는 것인가요? 사실 가치관이라는 부분은 서로 존중하는 것 까지가 최대치인 것 같긴 합니다. 다만 이게 정치적인 영역으로 넘어오면 밥그릇 싸움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성적인 존중이라는 선마저도 유지하기가 힘든 것 같습니다. 서로 점잖은 얼굴을 하고 이런 저런 고고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도 실제로는 내 집값이 올라가느냐 마느냐의 고민이 그 사람 논리의 진정한 원천인 것이 뻔한 상황이기 때문에....
Ms. Anscombe
10/02/2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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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Bef2 님 // 화성, 금성, 이런 건(혹은 그런 류의 사고방식) 몹쓸 것들이죠. 언어의 의미를 존재(그마저도 불투명하기 짝이 없지만)로 환원시키려고 하고 있으니. 제 말은 언어가 활동하는 영역과 그렇지 않은 영역이 구분된다는 뜻입니다. 언어를 벗어난 영역에서의 (일종의) 설득은 강제력이 작용한다는 것입니다. 걍 초간단무식하게 말하면, 삼청교육대 보내란 얘깁니다.
10/02/22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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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윽 저같은 비루한 이과생에게 이런 문체는 외계어란 말입니다!!
더펄이
10/02/22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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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의 문제를 정치적 관점으로만 판단해서 그렇습니다. 인간은 20대 중반을 넘어서 계속 새로운 걸 찾으려고 공부하지 않으면 뇌가 딱딱해집니다. 낯설고 안 익숙한 정보나 기기나 문화를 받아들이려면 애를 써야합니다. 그런데 이 과정이 기존의 관성에 젖어 편안함을 느끼는 분에게 곤혹입니다. 그래서 점차 눈에 익고 폭신한 이불을 안 걷어내는 것입니다. 그런데 젊은이들은 어르신들에게 고약하고 어리둥절한 문화가 그저 일상생활입니다. 처음부터 출발선이 다릅니다. 그래서 늘 갈등이 생깁니다. 어르신들과 젊은이들이 소통하려면 우선 많이 공부해야 합니다.
신문이 아닌 책 다양히 읽으면서 이루어져야 할듯 합니다.
10/02/22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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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말씀하신 것이 전부 사실이긴 한데, 님께서는 '기존의 관성에 젖어 편안함을 느낀다. 당신들이 젊은이들과 소통하려면 공부해야 한다' 이라고 표현하신 그 어르신들이 나름대로 쌓아올린 세월의 무게를 너무 쉽게 무시하신다고 생각합니다. 막말로, 아이폰 조작법하고 블로그에 동영상 올리는 법 빼고나면 젊은이들이 어르신들보다 더 잘 아는 것이 뭐가 있을까요? 저는 이런 접근방법은 '이제 내 차례다. 넌 비켜라' 라는 헤게모니 쟁탈전을 위한 정당화 논리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10/02/22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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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 ne sais quoi님// 제 글을 좋아해주시니 일단 감사합니다.

첫 번째 부분에 대해서, 각자 자신의 부모님을 존경하고 사랑하는 것은 마찬가지겠지만, 적어도 작금의 인터넷 공간에서 6 ~ 70 대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글은 사실 별로 보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수꼴' '니들은 배가 부르겠지' '부동산으로 불로소득' '기득권층' '젊은이들을 착취' 등등의 표현을 찾기가 훨씬 쉽지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젊은층이 노인층을 정말로 저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노인분들이 인터넷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표현들이 저런 것들인 상황에서, 그분들이 젊은이들의 사실은 순수한 속마음까지 알아주기를 바라는 것은 어려운 부탁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 부분은, 말씀처럼 어느쪽을 더 크게 보느냐의 견해차이는 존재할 수 있겠습니다.

세 번째 부분은, 뭐 사실 님의 말씀도 맞습니다. 저희집만 봐도 제 부모님은 열심히 데모하셨던 분들이지만 저는 그렇지 못했으니까요. 다만, 우열의 차이 없이 서로 비슷하게 겪어봤다고 치더라도, 젊은이들이 '나이드신 분들은 사실 뭐 이제 판단력도 떨어지고 해서... 그분들은 왜 투표장에 바락바락 나오시나 몰라..' 라고 하는 것은 도가 지나치다는 정도로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런 표현을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것도 사실이니 말이죠.

노파심에서 말씀드리지만, 저도 아직 30대의 '젊은이!!' 에 속하는 사람이니만큼, 제가 어떤 정치적 입장에 더 가까운지는 아마 아실 것 같습니다. 이 글은 어디까지나 그런 정치적 입장을 어르신들께 어떤 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더 부드럽게 다가갈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의 결과물일 뿐이지, '우리나라 젊은 것들은 안돼' 라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더펄이
10/02/2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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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bef2님에게// 제가 말한 문화나 기기나 정보를 단순히 아이폰이나 이런 걸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인터넷하는 법에 휴대조작법에 국한된 것이 아닌 문화입니다. 내가 알던 지식이나 정보가 틀릴수도 있으니 계속 찾자는 뜻입니다. 멈추지 말고 쭉 공부하자는 이야기입니다. 전 어르신들 무시한다는 내용을 쓴 바가 전혀없습니다. 그리고 공을 들여 익숙지 못한 곳으로 가는 사람은 어르신괴 젊은이 모두 입니다.
10/02/22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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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취지로 쓰신 글이라면 이해합니다.
LunaticNight
10/02/22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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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이예요. 돌아보게 만드는 글이네요. 추천하고 갑니다.
독수리의습격
10/02/22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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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와 자신을 동일시 하는것을 비이성적인 것으로 치부해버릴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때야 당연히 국가고 국민이고 박정희의 부속품이었으니까 그렇게들 생각하시는건 당연하겠죠.

박정희를 무덤에서 되살려내려는 사람들이 문제인 것이지, 어르신들은 잘못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위와 같은 맥락으로 박정희 시대를 전면적으로 부정하려는 것도 저는 반대합니다.
수환™
10/02/22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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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글이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지점들을 일깨워주신 좋은 글이네요.

혹시 퍼가도 괜찮으련지요?
10/02/22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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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로 그닥 잘 쓴 글이 아닙니다만... 퍼가시는 것은 상관없습니다 ^^;;
10/02/22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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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글부터 댓글까지 빠짐없이 읽었네요.. 좋은 글 입니다.
10/02/22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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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잘 읽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수긍했지만,

"우리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서 성공을 꿈꿨으며, 우리가 지금 겪는 것보다 훨씬 더 무서웠던 정치권력을 상대로 목숨 걸고 데모도 해보신 분들" 만 꼭 그런 성향을 보이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완벽히 수긍하긴 어렵네요.
10/02/22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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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생각해도 그건 그렇습니다. 그 양반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니, '이기적이고 앞뒤 꽉 막힌' 분들이 꽤나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뭐... 2 ~ 30대도 근데 비슷한 수준으로 저열한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은 마찬가지니까 (어느 세대에 그런 사람이 더 많은지까지로 나아간다면... 어떻게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야 없겠지만 말이죠), 그런 부분은 세대의 문제라기 보다는 그냥 그 개인의 문제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한 것 같습니다.

가장 치사한 경우는, 젊었을 때에는 나이든 사람 무시하고 나이든 다음에는 나이로 벼슬하려는 사람들이겠죠. 근데 문제는 이런 사람도 의외로 많다는 거...
RabidWolves
10/02/22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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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이네요. 하지만 현실과의 괴리가 좀 있는 것 같습니다.
10/02/22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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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다른 측면에서 이야기를 해보자면 제가 소위 말하는 대학가의 '운동권'들에게 실망한 점이 이 점입니다.

그쪽에서 말하는 소위 '교육'이라는 것을 받아본 적이 있는데 80년대 한총련이니 이런 단체들이 생겨나면서 조직화가 된 것이 학생운동의 시초 blah blah blah라고 하는데 제 부모님 세대가 유신 때 맞서서 싸운건 그냥 부정해버리더군요.

물론 말로는 '아 물론 그때 운동하셨던 분들도 훌륭하시다'라고 말은 했지만 기저에 깔려있던 것은 '조직화 시킨 우리 선배님들이 킹왕짱'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옥살이까지 하셨던 제 아버지와 여러 교회/성당 등을 전전하셨던 제 어머니의 과거를 부정해버리는 것 같아서 정나미가 다 떨어지더군요.
10/02/22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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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부분이 있었습니다. 저도 8x 학번 선배들을 좀 압니다만, 자기 자신에 대한 신격화가 상당했던 분들이 제법 있었는데, 독서토론회에서 질문을 했더니, '뭐 너도 생각 좀 해봤다고 믿겠지만, 이 주제에 대해서는 내가 너보다 훨씬 잘 알거든. 그러니까 내 의견이 맞지 않겠어?' 라는 대답을 듣고는 벙쪘던 기억이 납니다. 그 양반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전부 나중에는 고시공부를 하더군요.

뭐... 우리도 나쁜 사람들 아니고, 어르신들도 나쁜 사람들 아니듯이, 386 세대도 이런 사람 있고 저런 사람 있다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결국 87년 6.29 선언을 이끌어 낸 사람들이 그들이란 사실도 변하지 않으니까요.

아 맞다. 뭐 별로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80년대 학생회 연합회의 이름은 전대협이었습니다. 한총련으로 바뀐 것은 90년대죠.
10/02/23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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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개념없는 운동권 학생이 있을 수 있다는 게 신기하네요.
보통 학생운동사를 이야기하면 해방 이후, 아니 더 거슬러 일제시대까지 올라가서 학생운동의 맥이 역사를 통해 이어지고 있음을 강조하는데 유신에 대한 항거마저 부정해 버리면 그런 학생운동사는 어떤 관점에서, 무엇을 위해 서술되었는지 의문입니다.
10/02/22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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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써 긍정적으로 생각해 주자면 그런 점도 일부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교육과 학습의 결과죠.
살아오면서 자신이 보고 느낀 것 외의 다른 어떤 주장들을 받아 들이기는 쉽지 않습니다.
지금의 50대 이상은 극악의 공포정치 속에 철저히 통제된 정보만을 접할 수 없었던 분들이라 그 틀을 벗어나기가 힘들죠.
총알이모자라
10/02/22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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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생각하겠끔 자신이 교육과 학습되어있다고 생각해보신적있나요? 그냥 궁금해서요.
10/02/23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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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자신이 어떻게 그렇게 교육과 학습이 될 수가 있겠습니까? 거의 모든 매체들이 나의 생각과는 다른 이데올로기를 전파하고 있는데... ㅡㅡ;
물론 그 와중에서 제 자신의 기호에 맞는 매체를 선택해서 취하고는 있지만 그냥 아무런 목적의식 없이 주어지는대로 받아들이자면 세상은 가진 자의 이데올로기를 대변하는 매체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민주화가 많이 진척된 지금도 그러한데 지금과는 비교 자체가 불가한 50~80년대 사이에 일반 국민들이 접할 수 있는 정보라는게 뭐가 있었을까요? 온통 국가주의 세뇌와 독재자에 대한 찬양, 민주화에 대한 혐오, 붉은 색에 대한 공포심 같은 것들 밖에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죠. 평생을 그런 정보 속에 노출된 사람이 스스로 그런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봅니다.

ps. 혹시 제 글을 오해하신 건 아닌가 싶어서 덧붙입니다. 제 첫글의 의미는 그런 분들이 아무 생각없이 파블로프의 개처럼 훈련된 것이라는 비하를 담은 것이 아닙니다. 그런 분들이 그런 사고를 할 수 밖에 없도록 세상이 그들에게서 모든 것을 차단하고 억지로 강요했다는 의미입니다
10/02/22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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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히 통제된 정보만을 접할 수 <없었던> 분들이면, 큰일인데요? 하하하;; 농담입니다.

제가 저런 생각을 하게 된 또 하나의 이유는, 87년 선거때 65% 가까운 국민들이 야당을 지지했었는데, 도대체 그 국민들의 절반이 왜 한나라당으로 돌아섰는가 하는 의문입니다. 물론 김영삼 전대통령의 3당 합당 (아.. 언제 생각해봐도 이건 정말..) 때문이라고 간단히 생각하고 넘겨도 그만이지만, 그런 지지층이 김영삼 대통령 개인에 대한 지지로 그치질 않고 이후 97 년에는 IMF 에도 불구하고 이회창씨와 김대중 전대통령은 박빙의 승부를 펼쳐야 했죠. 그리고 지금은... 뭐 답 안나오는 상황인데, 이렇게 3 ~ 40대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민들이 점점 보수화 되어가는 이유를 단순히 '수꼴들이 바보라서' 라고 보기는 힘들지 않나 싶습니다. 저는 그 이유의 상당 부분이 민주화 이후에 고연령층이 느껴야만 했던 소외감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10/02/23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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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나이 들면서 머리가 급속하게 둔화되어서 요즘은 글 쓰기도 대단히 힘듭니다 (엄살이 아니라 진짜루 ... ㅡㅡ;)
OrBef2님께서 지적하셨으니 굳이 원글을 수정하지는 않겠습니다.

OrBef2님이 말씀하신 부분들에 대해 일정 정도 동의하며 발전적인 고민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본질적인 부분은 아니라는 점은 서로 확인하고 논의를 진전시켜야 하지 않겠나 하는 지적일 뿐입니다.
아홉꼬리여우
10/02/24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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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글입니다. 저도 점점 젊은 혹은 어린세대들에게서 '투정'을 보게 되니 어른들을 다시보게 되더라구요.
한가지 분명한건, 우리는 모르는 그들의 치열한 세계가 있었다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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