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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6/19 23:19:41
Name 라이시륜
Subject [일반] 10년 만에 먹어 본 KFC
저는 초등학교 때 KFC 치킨을 참 많이 먹었습니다. 어린 아들이 좋아하는 고기를 사달라고 졸라댈 때면, 가족이 나들이하고 돌아오는 길에 있는 KFC 가게에 들러 치킨 한 상자를 사들고 집에 와 먹던 기억이 나네요. 그 땐 그걸 참 좋아했었습니다. 그 땐 어찌나 맛있었는지, 어머니가 ‘우리 아들~ 오늘 뭐 먹고 싶어?’하고 여쭈시면 ‘KFC!’ 하고 외쳤던 제 모습이 잊혀 지지가 않네요.

그런데 제가 중학교 올라갈 무렵 집 근처 KFC 가게가 망하게 되었고, 그 뒤로 신기하게도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단 한 번도 KFC 치킨을 입에 댄 적이 없네요. 가세가 기울었다거나 하는 슬픈 사연이 있는게 아니라, 그냥, 어쩌다보니 한 번도 그 오랜 시간동안 그 좋아했던 KFC 치킨을 먹지 못했습니다.

참, 이상하죠?

물론,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 중의 하나가 치킨인지라 그간 치킨은 닭에게 미안할 정도로 많이 먹었습니다. 동네 맛있다는 닭 집 여럿, 교촌치킨, BBQ, 굽네치킨 등 수없이 많은 종류의 닭을, 축구 보니까, 야구 보니까, 스타 보니까, 영화 보니까, 배고프니까, 입이 심심하니까 등등 별의별 이유를 다 갖다 붙이면서 주구장창 먹었죠. 근데 그 오랜 시간동안 신기하게도 KFC 치킨은 먹지 않았네요.

며칠 전 길을 가다가 집 근처에 KFC 매장이 생긴 걸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10년 만에 KFC 치킨이 생각났죠. 내가 좋아하던 그 치킨이 바로 눈앞에 있구나하는 마음에 한달음에 달려가려 했습니다만, 마침 그 때 지갑이 너무 가벼웠던지라 제가 사지 못하고, 집에 와 어머니께 KFC 한 마리 사달라고 말씀드렸죠. 그러자 어머니는 다음날 쇼핑 다녀오시는 길에 사오겠다고 약속하셨고요.

다음날 어머니께서 쇼핑을 나가시는데 왜 이렇게 안 돌아오시는 건지. 어머니 손에 딸려올 KFC 생각에 계속 시계만 보면서 가지 않는 시간만 애꿎게 타박했습니다. 마침내 어머니가 집에 오시고, 한달음에 달려가 손에 받아든 KFC 치킨의 맛은

.. 제가 생각했던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전혀 제가 생각했던 맛있는 치킨이 아니었어요. 맛이 있는 것도 아니고, 추억이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제 손에 들려있던 것은 KFC라고 쓰여 있는 종이에 포장된 맛없는 치킨 조각 몇 개뿐이었지요.

맛이 크게 변한 건 아닐거에요? 그죠? 조금씩 바꾸긴 했어도 큰 차이는 없을 텐데 말이죠. 예전에는 그렇게 맛있던 치킨이, 매일매일 먹어도 또 먹고 싶었던 치킨이, 이제는 먹고 싶지가 않네요. 딱 10년이었는데 말이죠. 그리 길지 않지만, 너무나도 많은 일이 있었던 10년 만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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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6/19 23:21
수정 아이콘
안됩니다! 이런글은! 그분들이 보시면! 이 내용을 토대로! 잃어버린 10년... 치킨맛도 없앴더라 하시실 겁니다.(농담)

^^;; 저도 좋아라 했지요. 케이에프씨;; 비싸요...
09/06/19 23:24
수정 아이콘
제가 생각해도 옛날에 아부지가 사오시는 통닭과 몇번 먹지도 못했던 KFC 치킨은 그렇게 맜있었는데..
요즘 치킨은 왜 그렇게 맛이 거기서 거기인지..
꼭 치킨뿐만 아니라..모든 음식들이 가면 갈수록 양은 적어지고 값은 비싸지고 맛은 없어지네요.
시계바늘은 앞으로 가고 경제규모는 커져가도 (요즘은 아닌 듯하지만..) 인심은 후퇴하는 거 같아 참 씁쓸합니다.
09/06/19 23:26
수정 아이콘
치킨 매니아로서 말씀드리자면....
치킨은 식으면 맛이 없습니다!
09/06/19 23:29
수정 아이콘
확실한건 예전 KFC 크리스피는 진짜 맛있었는데 지금은...
09/06/19 23:30
수정 아이콘
캄보디아에도 작년 KFC가 오픈했죠..

물론 첫빠따로 가서 먹었죠..

역시나 캄보디아식 KFC에 큰 실망을 하고....

작별을 고했습니다....

맛은 다른데, 문 밖 켄터키 할아버지는 같더군요...
쑤마이켈
09/06/19 23:33
수정 아이콘
입이 꽤 고급스러워 지셨군요. 하하...
요즘 맛있는 치킨이 너무 많아요. 제일 싼 부어치킨도 맛은 정말 우왕굳이죠.
Karin2002
09/06/19 23:34
수정 아이콘
어렸을 땐 KFC같이 짭조롬한 치킨이 맛있고, 나이 들면서, 호프집 치킨 같은게 좋아지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요?^^ 너무 슬퍼마시길!
The HUSE
09/06/19 23:37
수정 아이콘
KFC 맛있는데...
중국 시골 마을로 출장가서,
근 한달을 KFC만 먹고 살았던 기억이. ㅡㅡ''
"쩌거, 쩌거" 하면서 말도 안통하는 중국 종업원과 씨름했었는데.
Interferon
09/06/20 00:16
수정 아이콘
제 주위엔 KFC를 최고로 꼽는 친구들 많아요 (비싼게 흠이죠)
모 사이트 치킨 선호도 조사에서 2위를
고등학교때 점심시간에 친구들이랑 자주 먹으러 갔었던 기억이
치킨은 식은 뒤에 먹으면 맛없어요
swflying
09/06/20 00:23
수정 아이콘
kfc 치킨의 가장 큰 단점은 튀긴지 좀 지난 치킨이라는 겁니다.
반면 요즘 반죽 되있고 한번 튀긴채로 어디서 가져오는지 모르는 저가치킨들도
주문들어오면 다시 몇분간 튀깁니다.
kfc가 패스트푸드이기때문에 어쩔수없이 튀겨놓고 주문들어오자마자 바로내주는 그런 시스템인데요.
사실 속도보다 맛을 더 중시했다면 주문들어오면 몇분이라도 한번 더 튀겨내서 내주어야합니다.
그런점에선 장단이있다고할까요.
09/06/20 00:31
수정 아이콘
재수하면서 진짜 궁핍할때였는데, KFC광고에 나오는 큰 종이상자 있잖아요?
거기에 가득 담겨나오는 패밀리팩 한번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었지요.
돈이 없어서 사먹지는 못했었는데 갑자기 생각납니다.

그리고 햄버거중에 버거킹을 최고로 치는 분들이 많던데
저는 KFC의 징거버거를 제일 좋아해요
스카이하이
09/06/20 00:31
수정 아이콘
kfc 치킨은 핫윙이 진리죠. 저두 kfc 안가본지 오래됐는지 아직도 핫윙이 있는지 모르겠네요.

옛날에도 가격의 압박이 컸던걸로 기억하는데, 아마 지금도 있어도 비싸서 못사먹을것 같네요.

kfc에서 이번에 새로 출시하는 에그테라트인가? 암튼 그거 먹어보세요. 만약에 중국 kfc 에 있는것과 맛이 똑같다면 엄청 맛있을겁니다.
선미남편
09/06/20 00:46
수정 아이콘
KFC는 핫윙이 진리죠, 진짜..
작년에, 핫윙 2조각당 1조각 가격만 받아서..
3인가족이 핫윙..40조각 정도 뜯어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폭풍의언덕
09/06/20 00:46
수정 아이콘
KFC에서 치킨 먹어본 적 저는 딱 한 번 있었습니다.
대학 때 친구가 사줘서 먹었는데 그 당시 제 입맛에는 안 맞더군요.
사 준 친구 성의를 봐서 끝까지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걸로 KFC와의 인연은 끝이었습니다.
그게 한 20년 전쯤인데 20년이 지난 지금 KFC 치킨을 먹은 후의 제 반응이 문득 궁금해집니다.
글쓴 분과 반대로 맛있다고 느낄지 아니면 역시 이건 나랑 맞지 않는다는 진실을 다시 재확인하게 될지 말입니다. :)
09/06/20 00:51
수정 아이콘
제가 제일 좋아하는 kfc치킨이...
근데 확실히 갓 튀긴 치킨은 비록 제가 튀긴거라도 더 맛있더군요..
햄버거도 가장 좋아하는 것이 징거버거.(이게 발음이 징거인지 징어라고 해야되는건지 모르겠네요. 우리나라는 징거지만)
근데 KFC에 안 가본지가 한참 됐네요. 음식만 생각나는 friday night~
황금비늘
09/06/20 00:59
수정 아이콘
KFC 치킨이 맛있다는 분들이 많으시네요.
전 여기저기서 먹었던 KFC 치킨이 맛있다고 생각을 한 적이 단 한번도 없는데..-_-;
그 중에서도 잠실야구장의 KFC는 최악 중의 최악.
이게 치킨인지 기름 덩어린지도 구분이 안갈 정도라
'다음에 갈 때는 꼭 다른데서 사가야지'라고 생각하고도
매번 까먹고 꼭 야구장에서 사먹게 되더군요.
09/06/20 01:11
수정 아이콘
황금비늘님// 잠실야구장의 kfc는 정말 최악중의 최악이죠. 크크. 공감합니다.
09/06/20 01:21
수정 아이콘
저는 KFC버거가 최고인것같음.... 롯데리아버거가 예전엔 진짜 최고였는데
KFC 징거버거,트위스터가 쵝오!!
Soulchild
09/06/20 01:37
수정 아이콘
KFC 안먹어본지 정말 오래되었네요 라이시륜님 글을 읽으니 올만에 함 먹어볼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버거의 최고봉은 와퍼죠!!!
眞綾Ma-aya
09/06/20 01:47
수정 아이콘
전 요즘 이상하게 맥도날드 '상하이 스파이시 치킨버거' 속에 든 치킨패티가 마구마구 끌려요. ;
새벽 1시 넘어서 집에 오는데 거의 이틀에 한번꼴로 맥도날드 들려서 사옵니다.
어제도 사다 먹었는데 오늘도 생각나네요. 살찔려나..ㅠ.ㅠ

근데 KFC하면 무조건 비싸다는 생각이 드는데 실제 다른 메이커 치킨과 비교해서 얼마나 큰 차이가 날까요?
홈페이지를 확인해보니 비비큐 후라이드 16000원, KFC 9조각 18900원.
KFC 9조각이 한마리라고 들었는데 이게 맞다면 확실히 비싸긴 하군요. ;;
버거세트 하나 시키면 닭도 한조각 주는 행사를 가끔 하던데 그때나 열심히 먹어야겠군요.;
09/06/20 01:58
수정 아이콘
치킨을 맛있게 먹을려면 군대에서 드시면 된다는 -_-;;;
군대에서 치킨이라고 해봤자;;; 튀김가루 범벅 치킨 밖에 -_-;;;
09/06/20 01:59
수정 아이콘
저희... 학교에선 안암치킨이 컴과들에겐 인기입니다
뼈없는 치킨이라 젓가락으로 쏙쏙 손에 안묻히고 텀 하면서 먹을수 있기에...
09/06/20 02:23
수정 아이콘
저도 10대20대때 KFC 진짜 좋아했는데요. 닭도 좋아했고 징거버거를 정말 좋아했습니다. 근데 요즘 가끔 생각나서 먹어보면 예전만큼 맛있지가 않더군요. 저도 패스트푸드를 좋아하는 편이라 나이먹은 지금도 피자, 다른 햄버거(전 개인적으로 맥도널드가 맛있더군요.)도 잘먹는데 이상하게 KFC는 예전에 좋아하던 그 맛이 안나요.
근데 이게 KFC의 맛이 변했다기 보다는 나이가 들면서 제 입맛이 변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어렸을때는 잘 먹던 동네 우동,만두 이런것도 지금 먹으면 첨에 몇숟갈만 맛있지 이내 화학조미료 맛이 확 올라오고 그래서 입도 맵고 거부감이 들더라고요.
제가 개인적으로 충격받은게 예전에 잘 먹던 라면이 어느순간 맛이 없어졌다는 걸 느꼈을때였죠. 밥대신 라면만 먹어도 살 수 있을것 같았는데 지금은 맛도 없고 역해서 잘 안먹는게 되는 것이 확실히 나이 들면 입맛이 변하긴 변하더군요. 글쓴분도 이런 경우일 수 있을거 같네요.
09/06/20 03:26
수정 아이콘
그래서 KFC에서는 타워버거만 먹습니다....
가격대 성능비가 요즘은 너무 차이가 나죠.

오죽하면 패스트푸드는 런치를 빼면 전부 돈낭비라고 까지 말하겠습니까...
가끔씩 먹어주는거죠 가끔씩.
09/06/20 05:57
수정 아이콘
초등학교 때 징거버거 정말 좋아했었는데, 초등학교 6학년 때 근처 지하철역에 kfc가 사라진 후 한번도 먹어 본 적이 없네요......
정말 맛이 변했는지 궁금하네요. 내일 잠실 야구장 갈 예정인데 kfc 얼마나 최악인지 가봐야 겠어요.
검정색 바탕에 징거버거라고 써 있던 햄버거가 얼마나 맛있었는지......
09/06/20 06:37
수정 아이콘
전 미국에 살기 때문에 당연히 KFC가 최곱니다.

하지만 한국에 있었을 때는 별로 안 먹었는데 역시 한국은 양념통닭이 있기 때문이었죠, 후후.
밀로비
09/06/20 07:01
수정 아이콘
저에게 KFC는 오리지널이 진리..
예전에 허브갈릭이 막 나왔을때 오리지널을 판매안한 매장이 있어서 홈페이지에 항의글을 올린적도 있고
(본사에서 한 번, 지점에서 한 번 사과전화가 오더군요)
또 새로 튀겨야 한다고 해서 15분인가를 기다린적도 있습니다만...

요즘은 안먹은지 꽤 됐네요.
요즘은 모 아이돌 그룹과 함께하는 구워먹는 치킨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순살이 진리)
안티테란
09/06/20 07:08
수정 아이콘
저도 치킨은 좋아하는데 KFC에서 먹어본 치킨, 햄버거는 제 취향이 아니었습니다. 심지어 먹고 며칠 설사로 고생한 적도 있어서 요새는 아예 KFC는 쳐다보지도 않고 있습니다.
요새는 파닭이 그렇게 맛있게 느껴져서 즐겨먹고 있어요. xx오크 류에서 파는 모듬 구이 세트도 맛있구요.
09/06/20 08:38
수정 아이콘
오.. 저도 KFC 좋아하다가 어쩌다어쩌다 보니 안 먹게 된지 한 10년 정도 되는데..
09/06/20 10:28
수정 아이콘
멕시칸 -> 페리카나 -> 교촌!!! -> 비비큐 -> 네네 -> 굽네!!!!

꼬꼬마시절부터 평범한 동네치킨들만 먹다가 고등학교때 교촌을 처음 먹었을때 일종의 컬쳐쇼크까지였다고 이야기하면 너무 오바일까요 크크
09/06/20 10:29
수정 아이콘
군대에있을때 부대앞에있는 kfc를 참좋아햇습니다.
오후에 위병소잠깐 몰래나가서 kfc가서 치킨사와서 애들끼리 몰래먹던기억이...
amoelsol
09/06/20 10:47
수정 아이콘
1. 잠실 야구장 매장은 유일하게 매뉴얼을 안 지켜도 되는, 아니 지킬 수가 없는 특수 매장이죠. 워낙 짧은 시간에 많은 분들이 치킨을 찾기 때문에 아침부터 미친 듯이 닭을 튀겨 쟁여놓지 않으면 팔 수가 없습니다. 당연히 퀄리티는..;;
2. KFC 치킨은 14호 닭을 쓰기 때문에 보통 9~10호를 사용하는 일반 후라이드 치킨보다 더 큽니다. 물론 그걸 감안해도 싼 건 아니지만 동일한 100g을 계산하면 BBQ 등보다 특별히 비싸지는 않을 거에요.
3. 9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이런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의 신메뉴가 PC통신 식도락 동호회에서 화제가 될 정도로 서구음식의 대표주자처렴 여겨졌던 것을 생각하면 참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그 사이 식문화의 다양성은 놀랍도록 증가했네요.
대츄붸리핫
09/06/20 13:45
수정 아이콘
치킨은 파파이스가 맛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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