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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7/01 12:18:44
Name 스타슈터
Subject [일반] Leap Second: 어쩐지 오늘 근무시간이 더 길게 느껴지더라니...
Leap Second 라는 단어를 들어보셨나요?

Leap Year는 윤년, Leap Month는 윤달, (Leap Second는 윤초?)
이런식으로 Leap가 들어가는 시간 관련 단어의 목적은 다 동일합니다.
전통 달력 계산 방식이 주는 오차를 보정하기 위해 생겨나는 것들이죠.


[Leap 가문의 첫 주자, Leap Month]
Leap Year, Month, Second 중에 가장 역사가 깊은건 아마도 윤달인 Leap Month 일겁니다.
양력이 성행하기 이전에 과거 동방의 여러 국가들은 음력을 사용했는데,
음력은 하늘의 달을 관측하여 달력상의 달을 (어감이 조..좋다!) 정의했기 때문에 12달이 1년에 약간 모자르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윤달"이라는 것이 몇년마다 한번씩 생겨나고, 윤달이 존재하는 해에는 한해에 13달이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만에 하나 1월에 윤달이 걸리는 경우에는 설날 휴가가 두번... 은 꿈이고,
사실 공휴일 제도가 도입된 이래에는 아직까지도 1월 윤달이 걸린적은 없다고 합니다.
근 200년을 (앞으로 5년 포함) 돌아보아도 1821년부터 2020년까지 200년 사이에는 총 74번의 윤달이 있었지만,
그중 1월, 11월, 12월의 윤달은 단 한번도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이렇게 겨울 계절에 윤달이 잘 안걸리는 이유는 따로 있지만 여백이 부족하여 이만쯤에서 그만 적겠습니다.
다만 1월 윤달이 불가능하지는 않으니 1년에 설날을 2번 맞이하는 희망을 버리지 맙시다. ㅠㅠ
("어머니! 이번 구정에는 양가 친척 나눠서 방문할께요! 다음달 설날에 만나요!")


[하루와 하루 사이의 시간, Leap Second]
그럼 윤년은 365와1/4일이라는 팩트가 너무나도 유명하니 더이상 설명이 필요없고,
최근에 우리와 가장 가까웠던 Leap Second 이야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공식적으로, GMT 2015년 6월 30일은 다른 하루들보다 1초가 더 깁니다 (하루가 86401초).
조금 더 구체적으로, GMT 6월 30일 23시 59분 59초 이후에는 23시 59분 60초라는 시간이 추가됩니다.
(갑자기 모 게임의 설정이였던 하루와 하루 사이의 시간이 떠오르는군요. 쉐도우가 돌아다닐라나...)

그럼 한국 기준으로는 GMT+9를 적용해야 하니,
한국 7월 1일 오전 8시 59분 59초와 9시0분0초 사이에는 1초가 더 추가되겠고,
즉 오늘 하루는 여타 하루보다 아침이 1초가 더 길다는 이야기입니다.

"겨우 1초가지고 무슨 문제가 생기겠냐 호들갑 자제좀" 하실수도 있지만,
동기화가 생명인 인터넷 시대에서 1초의 차이로 발생하는 문제는 상상을 초월할...수도 있습니다.
(지난 2012년의 발생했던 Leap Second는 reddit을 다운시켰던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래서 미국의 주식 거래시장은 Leap Second가 발생할때마다 항상 몇분정도 거래를 중지시킵니다.
만에 하나 이 1초가 추가됨으로써 발생하는 버그가 수조원 규모를 넘어서느니,
몇분정도 거래를 중지시키는게 차라리 안전하다고 판단하는 것이죠.

그냥 1초 추가하는건데 왜 이렇게 많은 문제를 초래하는지 간략하게 설명드리자면,
대부분의 시스템 시계들은 Leap Second에 대응하기 위해 23:59:59 때 1초를 멈춥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1초가 추가되고 위아더월드가 되는것 같습니다...만,
시스템 기록상으로는 문제가 됩니다.

그 예로, GMT 6월 30일 23시 59분부터 7월 1일 0시 1분까지는 이론적으로 2분1초 입니다.
다만 컴퓨터 기록들은 시간 계산을 할때 절대로 실제 경과 시간을 추적하지 않습니다.
한가지 작업의 시작 시간과 종료 시간을 기록해서 그 차이를 계산해서 이 작업 이만큼의 시간이 들었다고 기록하죠.
그러면 세상의 대부분 컴퓨터들은 저 시간을 2분 0초라고 생각하게 됩다는 겁니다. 실제로는 2분 1초가 지났는데요.
올해초 스위스 외환가치 폭등 사건때 고작 1초에 얼마나 많은 희비가 엇갈렸냐고 생각해 보신다면 후덜덜 합니다.

그 1초가 시스템 오류로 증발했다고 생각하면 더더욱요.
물론 그 외로도 여러가지 문제가 생깁니다만 예를 한가지 들어보자면,

예: 프로그램이 23시 59분 59분 기록을 데이터베이스(DB)에 기록
-> 23시 59분 59초가 한번 더 발생
-> 뭐야 이미 같은 시간으로 존재하는 DB 엔트리가?
-> 아몰랑 덮어쓸래
-> 멸망

물론 대부분 서버는 이리 허술하게 프로그램을 작성하지는 않겠지만,
만에 하나 발생한다면 정말 위험한 상황이죠...
그래서 혹시 모를 모험을 하지 않기 위해 많은 서버들은 이 기간동안 NTP 시계 동기화를 끕니다.
(아니면 그냥 서버를 중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동기화 해도 안전하다고 느낄때 재차 동기화를 하죠.


[그래서 이 현상은 왜 발생합니까?]
Atomic Time, 즉 원자시계가 너무 정확해서 그렇습니다.
1초를 규정하는 것은 International Bureau of Weights and Measures에서,
국제적으로 존재하는 50개의 실험실에 존재하는 200개의 원자시계 (세슘시계)의 결과를 비교 합성하여 규정됩니다.
매우매우 정확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맹점이 존재합니다.

1일을 규정하는 것은 단순 86400초가 아닌, 지구의 1회 자전입니다.
매년마다 같은 속도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지구의 자전은 매년마다 미세하게 느려집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다 보면, 어느새 지구의 자전보다 시계가 미세하게 빨라집니다.
그 빨라짐이 0.9초를 경과하면, 프랑스 파리에 있는 IERS는 Leap Second 추가를 발표하게 됩니다.
(IERS = International Earth Rotation and Reference System Service)

과거 Leap Second는 25회 있었고, 이런 개념이 처음 도입된 것은 1972년도였습니다.
오늘로써 Leap Second는 26회차가 되었네요.

별일 아니지만 서버 관련업 관계자로써 한바탕 떠들썩 했던지라 함께 나눠봅니다.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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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7/01 12:28
수정 아이콘
영화 leap year 생각나네요.

아일랜드에서는 leap year 때 유일하게 여자가 먼저 프로포즈 할 수 있는 시기라서 에이미 아담스가 프로포즈 하려고 가는 도중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린 영화....
15/07/01 12:35
수정 아이콘
프로그래밍하다 보면 1/1000초까지 콘트롤 해야하다보니... 입장에 따라 1초도 엄청 길죠...
스타슈터
15/07/01 13:05
수정 아이콘
그렇죠.. 일초에 수백기가의 데이터가 오가는 시대니까요. 흐흐
엘핀키스
15/07/01 12:38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윤년은 365와1/4년 .. ' 부분은 '윤년은 365와 1/4일' 을 잘못 쓰신건가요..? 아니면 다른 의미가 있는건지..
스타슈터
15/07/01 13:04
수정 아이콘
잘못 썼습니다 ㅠㅠ 수정했어요!
15/07/01 12:55
수정 아이콘
서버들의 커널 버전을 일일이 조사하면서 이렇게까지 호들갑 떨어야 하나 투덜투덜 거렸는데, 오류날 수 있는 좋은 예시들을 들어주셔서 조금은 이슈가 될만한 부분들을 이해할 수 있는 것 같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15/07/01 13:00
수정 아이콘
오늘 윤초덕분에 1초차이로 듀데이트를 지켰거나, 출근부에서 지각을 면했거나, 예매를 성공했거나 하는 사람이 한명쯤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크크
스타슈터
15/07/01 13:12
수정 아이콘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크크
arq.Gstar
15/07/01 13:01
수정 아이콘
근데 궁금한게 있는데 자전이 1초씩 느려지다보면 과거에는 하루가 더 짧았고 미래에는 하루가 더 길어지는건가요? ^^;
스타슈터
15/07/01 13:12
수정 아이콘
실제로 하루는 아주 미세하게 점차 길어지고 있습니다.
1초가 26번이 추가되었다고 예전보다 하루가 26초 길어진건 아니구요, 그것보다 훨씬 조금씩 1년에 1초 조금 미만씩 더 길어지는 정도로 길어지고 있습니다.
arq.Gstar
15/07/01 13:16
수정 아이콘
오.. 그러면 불과 몇만년 전에만 하더라도 하루가 지금보다 훨씬 짧았던건가요?.?;;;
스타슈터
15/07/01 13:19
수정 아이콘
훨씬은 아니고 몇초정도 짧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크크
나일레나일레
15/07/01 16:23
수정 아이콘
공룡이 살았던 몇억년 전에는 실제로 하루가 22시간 정도였습니다.
arq.Gstar
15/07/01 16:38
수정 아이콘
아.. 1년에 1초 약간 안되는 시간이라고 있어서 흐흐.... ^^;; 엄청난 차이가 있을줄 알았는데아닌가보네요 헤헤
스타슈터
15/07/01 18:24
수정 아이콘
제 표현이 약간 애매했네요... 흐흐;
1년마다, 1년이 1초 미만정도 길어진다는 말이였습니다!
그러니 하루는 1/365초보다 좀 적은, 매년 한 1/500초씩 길어지고 있겠네요.
카미너스
15/07/01 13:05
수정 아이콘
어쩐지 더 피곤하더라
15/07/01 13:16
수정 아이콘
아하.....그래서 오늘 하루가 좀 빨리가는 느낌이었군요...허허.
15/07/01 13:20
수정 아이콘
윤초 이야기가 나오니 아랫 글이 생각나서

제가 카피해온 블로그는 있지만... 인터넷에 흔히 떠도는 이야기이고 원출처가 불분명해 출처는 밝히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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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대 아사카와 조교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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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5/15

이학부 물리학 교실 아사카와

「과학철학 제2」의 레포트는 5/31까지 1호관 1층의 '아사카와' 메일함에 제출할 것.
이 레포트를 제출하지 않은 학생에겐 단위를 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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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6/3

이학부 물리학 교실 아사카와

기한을 넘기고 제출한 레포트는 어떠한 이유가 있어도 받지 않습니다.
제출일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메일함에 「과학철학 제2」의 레포트를 넣는 사람이 있는데, 5/31 오후 5:00 이후에 제출된 레포트는 전부 파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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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6/4

이학부 물리학 교실 아사카와

「5/31 까지」라고 적으면 「5/31 오후 5시 까지」라는 의미입니다.
이런 건 사회상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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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6/5

이학부 물리학 교실 아사카와

다른 교수가 자정까지 받아주고 있는 것과는 관계없습니다.
반례를 아무리 든다 한들, 정량적으로 논하지 않으면 의미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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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6/8

이학부 물리학 교실 아사카와

어째서 그런 열의를 가지고 좀 더 빨리 레포트를 작성하지 않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지만, 어쨌든 자정까지 받아주는 교수들이 과반수라는 것은 이해했습니다.
따라서, 6/15 오후 12:00 까지「과학철학 제2」의 레포트 제출기한을 연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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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6/10

이학부 물리학 교실 아사카와

「6/15 오후 12:00 까지」가 아닌「6/16 에 내가 메일함을 열어볼 때까지」가 아닌가, 하는 의견이 있었는데, 이 두가지는 전혀 다릅니다. 반드시 15일 중에 제출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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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6/12

이학부 물리학 교실 아사카와

내 메일함에 고양이 시체를 넣은 건 누굽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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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6/13

이학부 물리학 교실 아사카와

「내가 메일함을 연 순간에 파동함수가 수렴하여 내부상태가 정해지므로, 메일함을 열 때 까지는 레포트가 제출되었는지 어떤지 알 수 없다」고 주장하고 싶은 건 알겠습니다.

이번엔, 제출 장소를 1호관 302호의 아사카와 연구실 앞의 레포트 제출용 박스로 하겠습니다.
이 상자는 6/15 오후 12:00 가 되면 자동적으로 문서 파쇄기로 바뀌므로, 슈뢰딩거의 고양이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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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6/16

이학부 물리학 교실 아사카와

적당히 좀 하죠. 오후 12:00 는「그리니치 표준시」가 아닌「일본 표준시」입니다.
이건 상식 이전의 문제입니다.

평소엔 일본시간으로 생활하는 주제에, 레포트 제출 때만 그리니치 시간을 바라는 건 어불성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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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6/18

이학부 물리학 교실 아사카와

믿지 어렵지만, 「과학철학 제2」를 수강하는 학생의 과반수가 그리니치 표준시에 따라 생활하고 있다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야행성 생활도 정도껏 하라고 생각하지만, 일단 레포트 제출은 6/30 의 오후 12:00 GMT 까지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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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6/22

이학부 물리학 교실 아사카와

시간의 연속성에 대한 의문은 받지 않겠습니다. 아무래도 베르그송의 시간론을 곡해하고 있는 사람이 있는 것 같은데, 주관적 시간이 어떻든 7/1 다음에 6/30 이 오는 일은 없습니다.

~~~~~~~~~~~~~~~~~~~~~~~~~~~~~~
「그래서 확실히 너는 6/30 중에 레포트를 제출했다는 거지?」

아사카와 조교수는 비꼬는 듯한 말투로 학생에게 물었다.

「그럼요, 아슬아슬했어요.」

아직 어린 학생이 순진하게 대답한다.

「그런데 네 레포트는 내 수중에 없다. 네가 시간을 착각한 건 아닌지?」

「아니오. 하루에 0.1초도 틀리지 않는, 정확한 전파시계를 쓰고 있거든요.
선생님의 레포트 상자야 말로 시각이 잘못된 건 아닌가요?」

「말도 안되지. GPS 보정으로 ±5 밀리초 단위로 정확히 맞춰놓았거든.」

「그럼 24:00 GMT 정각에 문서 파쇄기로 바뀌었단 거네요?」

「그렇지」

「음.. 아, 맞다. 아마 윤초(閏秒)의 차일거예요.」

「윤초?」

「네. 그리니치 표준시, 정확히는 협정세계시라고 하는데, 이건 태양의 공전 주기를 계산하는 평균태양시랑 달라서, 원자시계로 측정하는 것으로 되어있어요.
이 협정세계시랑 실제 천문시각과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12/31 과 6/30 의 오후 24:00:00 에, 윤년 2월 29일처럼 1초를 넣는 경우가 있거든요.
이야,, 이 윤초일 때 제가 레포트를 제출해서, 교수님의 파쇄기가 동작해버린 거군요. 곤란하네요. 학생의 레포트는 좀 더 소중히 다뤄주세요.」

학생은 눈을 반짝반짝 빛내가며 대답했다.

과학철학 제2의 레포트는 좀처럼 모일 것 같지 않다...
Colorful
15/07/01 19:01
수정 아이콘
재밌네요~
15/07/01 15:14
수정 아이콘
아 왠지 어제 트래드밀 위에서의 30분이 유난히 길게 느껴진 이유가 이것때문이군요.는농담이고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요즘 좋은글 쓰시는 분들이 많아진것 같아요!
꿈꾸는사나이
15/07/01 18:49
수정 아이콘
오 신기하네요.
Rainbowchaser
15/07/02 08:22
수정 아이콘
재밌는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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