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한마리의 제공량 표기를 의무화하라

불과 10년전만해도 허리는 몇인치, 집은 몇평이 매우 강력하게 우리나라를 지배하고 있었다.

하지만 대대적인 도량형표준화 사업을 거쳐 바지사이즈도 센티미터, 집의 넓이도 제곱미터로 표준화 하였다. 물론 나를 포함한 내 윗세대는 아직도 인치, 평이 편하다. 하지만 미래세대는 분명 표준단위가 편할것이고, 이것이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의 불필요한 단위 환산 비용을 없애리라 믿는다. 도량형 표준화는 진시황때부터 검증된 매우 중요하면서도 필요한 국가 정책이라 하겠다.

비슷한 관점에서, 고기집에서도 이러한 정책은 적용되고 있다. 고기집마다 1인분이 다를지언정 이것이 몇그램이 제공되는지 표기되어 있고, 소비자는 손쉽게 고기의 양과 가격을 정확하게 비교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왜 치킨은 아직도 마리를 고집하는가. 30년 살면서 옛날보다 발육이 나빠진 유일한 생물은 단언컨대 닭인것 같다. 나 어릴적 튼실하던 닭들은 지금보면 헐크급 괴물이고, 요즘의 "한마리"는 과장좀 보태어 병아리 수준이 되어 버렸다.

이 모든게 "마리"단위로 최종유통되는 관행때문에 벌어진 일이고, 좀더 작은 닭을 유통해야 이득이 되는 상황이 끌어낸 결과임이 자명하다.

이는 우리 야식산업이자 자영업시장의 아주 큰 축을 담당하는 치킨시장에 매우 뿌리깊은 관행으로, 시장의 힘으로는 개선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결국 반드시 국가가 개입해야 하는 상황이고, 마리당 그램수를 표기하는 것은 국가가 의무화 하여야 좀더 건강한 치킨시장이 형성될 것이라 믿는다. 현재로썬 맛있는 치킨을 만드는 것 보다 얄팍하게 한마리를 덜 주는 공급자가 성공하는 상태로, 결코 이상적인 경쟁시장이라 볼 수 없다.

궁극적으로 우리 야식산업의 발전과 국민행복도를 위해서는 치킨 시장에서 맛과 가성비로 승부해서 성공할 수 있게 해야하며, 이를 위해서는 마리당 그램수 표기 의무화는 매우 필수적이다.

입법부는 조속히 치킨 마리당 제공 그램수 표기 의무화를 시행하라.

-짱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