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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3/30 20:11:16
Name No.42
Subject [일반] 탈영합니다!!
안녕하세요, 42번입니다.

참 오래 다녔습니다. 제가 퍽 좋아하는 친구녀석의 소개로 피지알에서 눈팅한 세월도 길었고,
견디다 못해 회원가입하고 서툰 솜씨나마 뭘 끄적여댄 시간도 짧지 않네요.

피지알은 참 좋은 커뮤니티였습니다. 저와 비슷한 취미와 취향을 가진 분들이 많았고,
무엇보다 좋은 글로 지식과 정서를 풍부하게 해주셨던 분들도 많이 계셨습니다.

예전 피지알의 글들은 그 무게가 본문에 크게 실려있고, 리플들은 그에 대한 감상에 머무른 것이 많았다 기억합니다.
추억보정일까요?
저는 그런 기억, 기억에 남은 그런 글들, 그 분위기가 퍽 좋았습니다.

지금의 글들은 본문은 그저 초탄이고, 그 후로 이어지는 양방향(혹은 난방향) 난사가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듯이 보입니다.
때때로 본문을 읽는 시간보다 댓글들을 읽는 시간이 훨씬 깁니다. 그리고 피곤합니다.

왜인지 정확하게 이야기하기는 힘듭니다.
예전의 피지알에서는 저와 다른 생각을 가진 분들의 글을 읽어도 불쾌하거나 피로하진 않았습니다.
임요환 선수를 퍽 싫어하는 입장이지만, 그를 응원하는 멋진 글을 보고 감탄한 일도 많았습니다.
지금의 피지알에서는 저와 비슷한 생각을 표현한 글을 읽을 때에도 불편하고 피곤한 기분이 자주 듭니다.

변한 것은 피지알이 아니라 그 사이에 나이들어 늙은 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느 것이 맞던 간에, 즐거움을 얻으러 왔던 이 곳에서 즐거움을 빼앗기는 일이 많아졌고, 그걸 별로 견디고 싶지 않습니다.
지금의 피지알은 전장같습니다. 싸우자고 달려드는 글과 댓글들이 너무 많아진 듯이 보입니다.
역시, 이것이 피지알이라는 피사체의 변화인지, 그것을 바라보는 제 시각의 변화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 스스로 이제 됐다...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잘 알았습니다.

지금 전장처럼 느껴지는 이 곳에도 여전히 좋은 글로 지성과 감성을 채워주시는 전장의 음유시인같은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그 분들의 좋은 글, 그리고 앞으로도 올라올 좋은 글들을 접하지 못하게 되는 것은 적지 않게 아쉬운 일입니다만,
짬밥이 맛있다 하여 군대에 말뚝을 박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 생각합니다.

이제 그만 피지알에서 탈영하려 합니다.
그간 좋은 글을 써주셨던 많은 분들과,
부족하고 철 없는 제 생각을 바로잡아 주셨던 분들,
그리고 아무 대가 없이 이 곳을 운영하느라 힘쓰셨던 전현 운영자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여러분,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P.S. 함께 땀흘리고 부대꼈던 농구모임 여러분! ...댁들은 또 볼 거니까 인사 안할래요. 메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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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드
15/03/30 20:13
수정 아이콘
가끔 가끔 보았던 글에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또 다른곳에서 또 다른 모습으로, 혹은 다시 이 곳에서 만나봽기를 바랍니다.
닉네임을바꾸다
15/03/30 20:16
수정 아이콘
탈영이라길래 솔로부대를 생각하고 들어왔는데...
15/03/30 20:54
수정 아이콘
222...
미네랄배달
15/03/31 11:21
수정 아이콘
333
파우스트
15/03/31 00:42
수정 아이콘
원래 피지알이 솔로부대 전진기지 아니었습니까?
네버스탑
15/03/30 20:20
수정 아이콘
왠지 피지알을 목표로 의도적으로 가입하신 듯한 분들도 계시고 일부러 피곤하게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분들도 있습니다만
뭐 그래도 피지알만큼 아주 편파적이지 않으면서도 중심을 잘 잡고 운영하는 커뮤니티도 거의 없고
각 종사자들이 모이는 커뮤니티를 제외하고는 여러 방면에서 준전문가적인 식견을 보여주는 커뮤니티도 없습니다
아마 피지알이 한번씩 생각나실 거에요.. 탈영하신다는게 탈퇴하신다는건지 끊으신다는건지는 몰라도 100% 마음에 맞는 단체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JISOOBOY
15/03/30 20:22
수정 아이콘
안녕히가세요. 저도 뭔가 요새 피지알 보면서 피로감을 느끼네요. 뒤따라갈지도...
놓치고나니사랑
15/03/30 20:22
수정 아이콘
조심히 가세요 만약 다시 돌아오시는 날이 있다면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Return Of The N.ex.T
15/03/30 20:22
수정 아이콘
변한 것은 피지알이 아니라 그 사이에 나이들어 늙은 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2)

공감되는 글귀네요.

42번님도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15/03/30 20:24
수정 아이콘
그래도 피지알의 중독에서 벗어나시는건 정말 부럽습니다.!
피로감이 느껴지기는 해도 이정도면 뭐 좋은거같네요 전 흐흐
리듬파워근성
15/03/30 20:27
수정 아이콘
으앙 재밌는 야구글 쓰셨던 분인데
오늘 떠나시는 분을 둘이나 배웅하네요 ㅠㅠ
건승하시길.....
피지알누리꾼
15/03/30 20:31
수정 아이콘
케네디의 명언이 생각나네요. 그래서 이 글이 조금 불편하게 다가오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앞으로 일상에서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나 피지알에 다시 오지 않으시더라도 아쉬움이 없길 기원합니다.
지나가다...
15/03/30 20:32
수정 아이콘
솔로부대 탈영이 아니네??
잠시 쉬었다가 생각 나면 또 놀러 오세요~
양념게장
15/03/30 20:36
수정 아이콘
솔로부대일줄 알고 부들부들하며 클릭했는데 ...!
15/03/30 20:40
수정 아이콘
피지알 분위기는 예전보다 지금이 딱히 나빠진게 없는거 같은데...
피지알누리꾼
15/03/30 21:31
수정 아이콘
나빠진 건 저도 모르겠는데 넌존잘을 상기해보면 요새 분위기가 색다르기는 합니다. 크크
오쇼 라즈니쉬
15/03/31 07:13
수정 아이콘
언젠가 떠날 마음을 가지고 있던 분들의 방아쇠를 당기는 역할은 한 걸로 보입니다.
Naked Star
15/03/30 20:46
수정 아이콘
이 글은 해로운 글이다 라는 리플을 달려고 들어왔는데 아니었네요..

피지알은 탈퇴가 아니라 쉬는거라고 들었습니다?
jjohny=쿠마
15/03/30 20:55
수정 아이콘
안됩니다 전우여 ㅠㅠ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부대복귀하시길 ㅠㅠㅠ
마스터충달
15/03/30 20:56
수정 아이콘
이렇게 침착한 탈퇴글은 처음 보는 것 같네요.
생각을 꺾으시고 돌아오신다 하더라도 환영합니다.
스타카토
15/03/30 20:57
수정 아이콘
피지알은 쉬는거죠.....
조만간 아니....2달후에 뵙겠습니다...
마스터충달
15/03/30 21:04
수정 아이콘
그나저나 며칠만 참으셨다 크크크나 시원하게 날리고 가시지 ㅠ,ㅠ
꿈꾸는사나이
15/03/30 21:10
수정 아이콘
절이 변한 것인지 중이 변한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떠난다는 분이 오늘만 두분이나 계셔서 아쉽네용...
15/03/30 21:11
수정 아이콘
몇번씩이나 그만뒀다 다시 가입했다를 반복했다보니 이제는 쉽게 누르지 못하겠는 그 버튼을 누르셨군요. 어떤 마음일지 충분히 이해가 가서 말리지도 못하겠습니다. 다만 다시 돌아오시고 싶으실 때 이 글 생각은 마시고 가볍게 돌아오시길 바라겠습니다.
이치죠 호타루
15/03/30 21:22
수정 아이콘
언젠가부터 글 쓰는 것도, 댓글 쓰는 것도, 읽는 것조차 좀 많이 피곤해지더라구요. 개인적인 일도 있지만 사실 그건 어떻게 보면 핑계고... 직장 다니시는 분들도 주말에 게임할 거 다 하고, 그렇잖아요. 벌려놓은 건 언젠가 마무리해야 되겠다 싶은데 좀 그렇네요(...) 그렇게 피곤해질 수도 있는 거구나 싶고... 그게 피곤한 것이라는 거였는지도 모르겠네요. 글 한 번 잘못 썼다가는 내가 말려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없잖아 있구요(게다가 전 멘탈이 상당히 약한 편입니다). 어쩌면 피곤한 게 저만 그런 건 아니었나 봅니다. 푹 쉬시고 다시 뵈었으면 좋겠네요.
Nasty breaking B
15/03/30 21:26
수정 아이콘
야구 글에서 자주 뵈었던 것 같은데 아쉽네요. 언젠가 다시 돌아오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구라리오
15/03/30 21:26
수정 아이콘
Good bye, bro..
Beenzino
15/03/30 21:41
수정 아이콘
지금은 전장같은 피지알이라도 커뮤니티가 살아있다는 증거가 아니겠습니까?
문득 그리워져서 다시 찾게 되길 바라겠습니다.
오클랜드에이스
15/03/30 22:11
수정 아이콘
닉값하는 은퇴같네요 ㅠㅠ 모옹도 단호하게 은퇴했죠.

어쨋든 그리울때가 있을거예요.

그때 다시 봬요 크크
15/03/30 22:38
수정 아이콘
김보통님이 그리신 탈영병 잡는 군탈체포조 만화 D.P 추천합니다. 꿀잼 핵잼...
http://www.lezhin.com/comic/dp

좀 슬플 수도 있지만 저는 재미있게 본 아만자도 추천합니다. (같은 김보통 작가님 작품이라)
http://webtoon.olleh.com/toon/timesList.kt?webtoonseq=34
15/03/30 22:39
수정 아이콘
피쟐은 끊을 수 있을것 같지만. 사실 쉬는겁니다. 제가 그랬거든요. 크크크...
가만히 손을 잡으
15/03/30 22:46
수정 아이콘
다 가네..다가. 노땅들 이제 가야 하는 겁니까. 레진엔님. Orbef님. No.42님.
마스터충달
15/03/30 23:16
수정 아이콘
Orbef님은 언제, 왜 탈퇴하신거죠?
낭만토스
15/03/30 23:32
수정 아이콘
건의 게시판 가보시면....
가만히 손을 잡으
15/03/31 00:01
수정 아이콘
건게에 갔다가 우연히 알게 되었네요.
https://ppt21.com../pb/pb.php?id=proposal&no=4033
15/03/31 00:02
수정 아이콘
레지엔님 말씀하시는건가요? 허..언제 가신거지.
가만히 손을 잡으
15/03/31 00:06
수정 아이콘
레지엔님도 급한 사정이 있으셨던거 같습니다. 인사도 못하고 말이죠.
표절작곡가
15/03/30 22:51
수정 아이콘
피지알을 2005년 9월부터 했으니 저도 오래 하긴 했네요.....
그때 부터 지금까지 피지알 눈팅을 쉰적이 없습니다....크크크

저는 아마 이 사이트가 문 닫지 않는 한 계속 피지알을 할 것 같네요~
낭만토스
15/03/30 23:38
수정 아이콘
퇴보인지 변화인지 제가 감히 평가할 수는 없고
피지알도 계속 바뀌는 것은 맞죠.
음란파괴왕
15/03/31 00:22
수정 아이콘
아쉽기만 합니다. 언젠가 다시 볼 수 있기를.
OnlyJustForYou
15/03/31 06:31
수정 아이콘
아쉽습니다..
뒷짐진강아지
15/03/31 17:34
수정 아이콘
솔로부대 탈영글일줄 알았더만...
어린시절로망임창정용
15/03/31 22:03
수정 아이콘
즐거움 때문보다 의무감 때문에 피지알을 들리는 순간이 계속 늘어나고 있네요..작성자님과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지만 정 때문에 사는 부부마냥 피지알을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마 피지알이 폭파되기 전까진 그럴 듯..
항상 행복하시고, 건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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