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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0/24 22:24
번역만 잘 할 수 있으면 외국에 소개해도 좋을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하지만 번역이 과연 김훈의 문체를 제대로 살려낼 수 있을 지는 의문이네요...--;;;
14/10/24 22:27
번역으로 김훈 문체를 살릴 수 있다면 그 번역가는 노벨 문학상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독보적이죠. 김훈씨 문체는.. 원래 지독하게 가난해서 대기업 들어가는 게 청년 시절 꿈이라고 했을 정도이니 소위 글빨이 그렇게 다부질 수 있었을 거라고 추측할 뿐입니다.
14/10/24 22:46
리뷰글에서도 김훈의 문체가 느껴지네요. 의도하신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문체면에서 소설이라기보다 하나의 시조같다는 느낌을 가장 두드러지게 받은 것은 칼의 노래, 현의 노래보다 남한산성이었던 것 같습니다. 말씀해 주셨듯이 김훈의 운율에서 심상을 이리저리 곱씹어보면 마치 막창을 두고두고 씹을때 향긋한 고기향이 풍겨나는듯 문장의 맛이 느껴집니다. (표현 참 저렴하네요)
그런데 남한산성을 읽은지 꽤 되어서인지는 모르겠는데... 저는 민초들이 그렇게 비참하다는 느낌으로 기억하고 있지는 않네요. 민초들은 시대와 상황에 상관없이 그냥 들판에 피어 있을 뿐이고, 무능하고 어리석었던 왕과 조정이 가장 비참하고 고통받고 굴욕적이었던, 어찌보면 나름 통쾌하다는 느낌이었다고 기억합니다. 나랏님이라는 찬란한 허울이 풍선에 바람빠지듯 한없이 쭈그러드는 동안, 민초의 생존이라는 것은 굴욕당할것도 찬란할것도 없이 그저 꿋꿋하게 살아왔다는 일종의 민중예찬이었다고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다시 한번 읽고싶네요.
14/10/24 22:56
저는 인조든 김상헌이든 최명길이든 그들의 하는 말이나 행동이 모두 한 편의 소극(farce)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소설 속에서도 조금씩 나오지만 이런 그들의 소극을 보면서 백성들은 비웃고 조롱하기도 하지요. 뭔가 비장하고 심각하지만 결국은 아무것도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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