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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9/23 20:08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4092212211
이 게시물을 보니 어제 한경에 뜬 웃기는 사설이 생각나네요. 일부 발췌했습니다. "우리는 이 모두 잘못된 인문학 교육이 빚어낸 자업자득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인문학적 상상력은 고사하고 지독한 반기업 정서에 물든 인문계 졸업생들에게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라고 말한다. 반시장주의, 반자본주의를 인문학으로 위장하는 강남좌파식 교수들이 판을 치니 당연한 결과다. 이들은 시장경제가 만들어낸 정의로운 체제와 그것이 확산시키는 평화와 평등의 질서에 대해 진지한 성찰을 했던 사람이 바로 도덕주의 철학자 칸트였다는 사실을 알지도 못한다. 걸핏하면 실체도 없는 인성교육만 떠들어댈 뿐 과학정신은 폄하하기 일쑤다. 이러니 성숙한 민주주의의 버팀목인 건전한 직업인 육성을 기대할 수 없다."
14/09/23 20:08
결국은 자유기고가들이 먹고 살 수 있는 토양 ㅡ 칼럼과 출판의 안정화이고 시장 확충이 문제인 거라고 보는데, 이건 사람들 삶이 시간적으로나 금전적으로 여유가 없다면 충족될 수 없다고 봐요. '스티프'라든지 하는 제가 관심 깊게 읽었던 일종의 '잡학서'들이 원래는 다 어딘가 신문사나 잡지사 등에 기고되었던 글들을 엮은 게 많더군요.
14/09/23 20:09
인문학도 이젠 변화하고 있습니다. 요즘 철학의 대세는 뇌과학과 철학을 결합한 신경철학이죠. 인문학의 위기라기보다는 기초학문의 위기라고 하는게 옳을 듯...
14/09/23 20:16
음... 심리학에서도 실험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은 심리학을 잘 아시는 분이 얘기해주시겠지만. 오히려 심리학이 과학적 방법을 더 많이 사용할 것 같습니다.
14/09/23 20:19
저쪽은 보통 인지심리학 쪽에서 다루는 영역입니다.
기초적으로는 뇌내 단기기억 용량 같은 거라든지, 단기기억에서 장기기억으로 기억이 전환되는 방식 연구 같은 것부터 시작했죠.
14/09/23 20:21
뭐, 밥벌이 문제 이상으로 '인문학의 위기'를 고민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인문학이란 인지과학이나 진화심리학과 같은(굳이 연을 맺는다면) 유물론적 사유에 기인한 일련의 분과는 배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에게 인문학이란 전통적 형이상학이 메인인 대륙철학이나 이러한 사유, 혹은 방법론을 [학적으로 유의미하게 채택하는] 일련 주의와 사상을 일컫죠. 본문에서 박가분이 말하는 것도 그쪽이구요.
14/09/23 20:17
다른 시대를 안살아봐서 모르겠지만 대중적 인기와 관심은 지금만한 시기가 있었나 싶네요.. 인터넷 강의가 큰 역할을 하는것 같습니다.
14/09/23 20:20
제가 기초 인문으로 석사학위를 받고 잠깐 직장 다니다가 다시 교육학(아무튼 수업시간에도 이를 인문학이라고 생각하고 다들 공부하고 있습니다.) 에 들어갔는데, 학문 성향때문에 깜짝 놀랐습니다. 데이터를 가지고 어떻게 어떤 집단을 가지고, 여러 조건과 방법론을 가지고 효과가 어떻게 나타났는 지에 대해서 연구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교육하면 위의 교육방법을 포함해서 (다들 인문학이라 지칭하는 수업에서) 인성 뭐;; 이런거 복합적으로 생각할 줄 알았는데;; 제가 알고있는 어학 문학 철학 사회학 같은거 없었습니다. 숫자가 중요하더군요...
14/09/23 20:34
그런데, 본문이 현실과 괴리된 지점은 인문학부의 상당수 학생에게 취직은 중요한 문제란 겁니다. 로스쿨 이후 도입된 자유전공학부의 전공선택추이를 보면 인문학선호도는 암담할정도입니다. 100명이 있다면 70명이 경영학과를 20명이 경제학과를 남은 10명중 8명이 행정,정외,사회로 2명이 문사철,어문으로 갑니다. 모든 선택지가 주어졌는데도 인문학과를 선택하는 학생은 매우 적습니다. 본문에 나온것처럼 취직은 니 맘대로하시고 인문학은 그딴거 신경안쓸란다 하기에는 골수매니아층이 너무 얕은거죠.
아직은 학벌과 학과의 우선순위가 명확하지 않고, 일정구간 위의 대학의 인문학과가 일정 구간 밑의 대학의 상경계열보다 취직이 잘되고 있기 때문에 어찌어찌 운영되고 있지만, 학벌보다 학과가 취직에 더욱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는 순간 인문학과는 붕괴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에 대한 결과가 인문학과의 통폐합, 인문학 강사와 교수자리의 축소로 이어질거라는걸 너무나 잘알기에 인문학은 기업과 밀회를 꿈꿀수밖에 없죠. 기업 역시 그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한경사설 같은 갑질을 해댈 수 있는거구요. 본문의 일갈은 속시원하지만, 정작 인문학이 본문같은 스탠스를 취하는 순간 인문학은 더욱 축소됩니다.
14/09/23 20:52
인문학 얘기를 들을 때마다 궁금한 건데, 스티브 잡스가 아이패드 발표하면서 인문학 드립을 쳤잖아요. 그런데 이 양반은 인문학이 어떤 건지 확실히 알았기에 그것이 상업성과 연관 짓기 좋은 학문이라고 주장했던 걸까요? 아니면 그냥 인문학이라는 말이 멋져 보여서 이미지 전략으로 그런 표현을 한 걸까요?
제가 저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왠지 멋져 보여서 '역시 애플이야'라는 생각을 했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사람다움을 부르짖는 인문학이 아이폰이라는 '상품'을 만드는 데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아리송해졌습니다. '사람(=소비자)의 욕구를 미리 파악하는 것'도 인문학, 즉 인간다움을 연구하는 행위에 포함될까요?
14/09/24 01:43
https://ppt21.com../?b=8&n=52844&c=1943575
해당 덧글과 엮인 덧글들이 떠오르네요. 애플이 말하는 인문학에 대해서 잠깐이나마 언급된게 있어서....
14/09/23 21:00
인문학이 밥을 쫓을 필요는 없지만
그 수많은 사람들이 다 인문학을 업으로 삼을 필요도 없지 않을까 싶네요. 밥을 쫓지 않는 인문학을 전공 혹은 업으로 하는 사람은 온 사회 통틀어 1퍼센트 정도면 차고 넘치지 않을까요? 인문학은 모든 사람에게 필요하지만 그말이 모두가 인문학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니까..
14/09/23 22:22
동감입니다. 인문학을 업으로 하려면 본인이 인문학을 한 단계 더 전진시키는데 일조할 수 있어야죠. 그 정도 그릇이 아니라면 전공은 다른 거 하고 인문학은 취미로 공부하는 게 맞지 싶네요. '내가 불문학을 좋아하니까 내가 평생 불문학을 공부할 수 있게 돈을 줘' 이건 무리수죠.
14/09/24 09:54
전공은 했으나 다른 걸 업으로 삼는 일이 흔한 건 이상한 상황인 거고
원론적으로 전공=그걸 업으로 삼을 준비를 한다는 것이니 전공자가 1%면 충분하다는 뜻으로 한 말이에요. 인문학이 모두에게 중요하면 모두를 대상으로하는 교양을 강화하는 편이 낫지 않겠어요?
14/09/24 16:35
음 학부전공이 '업으로삼을 준비'에 들어가는지가 불분명해서요.
학술적인 면을 보면 '아니고', '작가'와 같은 실천적인 측면에서보면 맞는말이니.......
14/09/24 01:47
왜 인문학없으면 사회가 망한다는둥. 이런 말로 지금의 인문학 천대분위기가 마치 크나큰 불경한 것 처럼 과장하는 사람들이 많은지 모르겠네요.
그렇게 인문학이 이 사회와 현시대에 중요한 학문이었다면 이미 중히 쓰이고 있었겠죠. 뭐 고대시절에 그렇지 않았나요? 서양도 그렇고.. 동양에서도 왜 춘추전국시대에 각 나라를 횡행하며 자신의 사상을 설파하고 나라를 부강하게 만든건 동양식의 인문학자들이었죠. 하지만 이미 인류가 '민주주의'라는 궁극의 체제를 발견하였고 이게 보편화되어가는 지금에는 인문학이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오히려 현 사회체제에 대한 인문학적 고찰보다는 오히려 과학기술의 진보와 그로인한 세상의 변화에 더 힘이 실릴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에따라 인문학도 축소되어가는 거겠죠 뭐. 현 시대는 춘추전국시대와 같은 사상경쟁의 시대가 아니라 기술경쟁의 시대니까요.
14/09/24 08:58
잘 나가다가 브루주아 얘기가 왜나오죠
능력없어서 배고픈거고 배고프면 구걸하거나 농사지어야지,,제겐 안와닿는글이네요 생각이다른거같아요
14/09/24 09:48
능력없어서 배고프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상속, 부모기여 전부 제로로 수렴시키고 오로지 평등한 공교육 가지고 성공하는 능력있는 케이스가 다수까진 아니더라도 과반에 가깝게만 부유층을 점거하고 있어도 인정해드립니다. 실상은 죽어라 노력해서 능력있는 자영업자들 내쫒는 유명 상권 빌딩 주인들이 20대라는데 얘들 참 능력있어서 그 건물 샀겠어요 그져
14/09/24 11:32
인문학적 학문을 실용화시키는 소양에 대한
능력과 노력없음을 비유한거에요 다른얘길하시네요 저인문학 배우는데 탁상공론 현실에 유용하게 적용하려고 (법학ㅡ약학연계) 9시간씩 순수하게 공부만하는데 노력도 안하고 찌질거리는 자칭인문학도들이 너무많아요 약하게 태어난게 불만이면 동남아이민가세요 거기가면 강자니까 약육강식은 당연한거에여 저런자위질할시간에 공부하고 칼가는사람이 돈이든 여자든 인격이든 지식이든 가져갑니다
14/09/24 12:08
약육강식이 당연한거면 뭐하러 근대화 하고 뭐하러 사회구성해서 사나요 ^^ 칼갈고 바위들어서 대가리 찍어가며 사시면 되지 안그러려고 사회 만들고 시민권 만들고 천부인권 만들고 헌법 만들고 헌정하고 그러는거에요 ^^ 약육강식이 당연하다고 하는 분은 근대화 이전에 태어나신듯
14/09/24 12:31
당연과 유일은 다르고
약육강식은 당연 평등도 당연 보고싶은것만 보시네요 사족으로 천부인권은 만드는게 아니에요 그리고 바위랑 칼보다 고등사회가 더 강하다는 당연한 설명도 잇는데 왜 그런질문을...
14/09/24 16:33
약육강식은 당연하지 않습니다.
자연주의적인 오류를 접어둔다고 해도, 우리가 관찰하는 '자연(당연히 인간을 포함한)'에서도 약육강식같은건 나타나지 않습니다. 관찰자중의 일부가 '약육강식' 형태의 확증편향을 일으키는거죠.
14/09/24 22:51
맞는 말인거 같아여
제가 표현이 추상적이엇네요 정보독점에 의한 재화편중을 뭉뚱그려서 약육강식이라한건데 확실히 오해의 소지가 있었죠
14/09/24 16:07
인문학은 돈, 여자, 인격, 지식 등등 얻으려고 하는 학문이 아닙니다.
자칭 인문학도 까시는 건 좋은데 정작 스스로 인문학도를 자처하고 계신 건 모르시나요. 법학-약학 연계의 어디에서 인문학을 하시는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_-; 보통 자칭 인문학도들은 최소한의 띄어쓰기는 맞추려고 노력하던데... 하긴 띄어쓰기 못 해도 돈버는 일에 무리없는 삶을 사신다면 그러려니하죠. 축사의 돼지들도 그깟 인문학 안 해도 밥은 잘 먹고 행복할 거니까요.
14/09/24 16:24
제가 인문학을 하는 이유를 님이 재단할수있나요?
제가 비판한 인문학도의 범주는 노력안하고 징징대는 애들, 전 노력하구요 띄어쓰긴귀차나서안해써여이러면인문학을안하는거라니신기하네요 생판 모르는 남을 축사의 돼지라고 정의하는 교만엔은 한심하네요
14/09/24 16:42
사소한 맞춤법도 귀찮아서 안 지킨다는 분이 어떤 노력을 하시는지는 잘 모르겠고 그닥 관심도 가지 않는데 생판 모르는 남들을 노력도 안 하고 찌질거리는 자칭 인문학도로 한큐에 까버리는 교만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는 좀 궁금하네요. 남이 까면 교만, 내가 까면 인문학도 그런 건가요.
첨언하면 몰라서 못 지키는 것보다 알고도 안 지키는 게 더 심각하다고 봐요. 맞춤법이 아니라 지켜야 할 일반 법도 지키지 않아서 따르는 불이익이 없다면 안 지키려드는 양반들을 많이 봐서요.
14/09/24 09:21
근데요. 세상에서 인문학이 주류였고 대부분의 세상 사람들의 관심사였던 그런 시기가 있긴 합니까? 저는 저 박가분씨가 지적하는 부분이 이거라고 생각하는데.. 인문학이 세상의 중심이었던 적이 있긴 한가요?
14/09/24 14:29
동양에서의 고대,중세는 충분히 인문학이 주류였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자백가들이나...유교,도교 등등. 뭐 전부 인간과 사회에 대한 고찰에서 시작되는거니까요. 실제로 그런 사상들이 사회의 발전을 가져오기도 했지만..
14/09/24 15:26
그런 문제를 말하는 게 아닙니다. 인문학이라는 것이 일반 사람들 모두에게 화두였냐는 걸 묻고 싶은거죠. 동양철학도 마찬가지입니다. 공자의 사상은 당시 공자와 그 제자들에게나 중요한 문제였지, 그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건 아니지 않은가를 묻고싶은 겁니다. 아마 아니지 않았을까요? 공자는 자신의 사상으로 춘추전국시대의 혼란함을 극복하고 싶었겠지만, 당장 전쟁과 가난속에서 먹고 살기 힘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인문학이 주류였을까요?
사실 그래서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 자체가 저는 웃기다고 생각하는 게, 인문학이 분명 인류의 발전에 기여한 것은 맞습니다만, 그 사상의 발전의 토양을 보면 인문학이 당시에 주류로 대접받는 가운데서 성장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는 거죠. 인문학은 항상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부차적인 문제이거나 뒷전인 상태에서 발전되어왔고 아마도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겁니다.
14/09/24 16:04
크게는 동의합니다. 아마 대부분 사람들은 인문학에 그리 큰 관심은 없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그게 부차적이고 뒷전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위의 예시로도 나오는 유가니 법가니 하는 사상들을 정치에 접목해야 사회가 바뀌니까요. 근대로 와서도 봉건사회의 부조리 속에서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사회계약론자들이 대두하면서 다양한 시민운동과 함께 세상이 대격변, 산업혁명 이후에도 또 그 당시의 부조리가 생기면서 자본론이 쓰여졌고 공산주의자들이 등장했고 끝내 공산혁명으로 또 대격변... 2차대전을 일으킨 히틀러에게 영향을 끼친 파시즘적 사고방식도 결국 인문학의 일종이고, 현대로 넘어와서도 신자유주의니 수정자본주의니 하는 흐름을 보면 언제나 세상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봐요.
14/09/24 16:22
인문학이 영향이 없다거나 그런 걸 말하고 싶은 건 아니었습니다. 분명 인문학은 인류에 큰 영향을 줬고 사상적으로 우리에게 항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죠. 다만 대부분의 사람들의 관심사는 아니기 때문에 인문학은 항상 위기 였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 생각하고 세상에 대해 고민하지 않으면 사실상 인문학은 죽는 거죠. 다행이 지금까지는 꾸준히 사색의 결과물을 내왔고 뒷 사람이 그것을 받아 자신 만의 또 다른 사상과 답을 내놓았습니다만, 그 과정이 절대 쉬웠거나, 세상의 지지를 받거나 하면서 나온 것은 아니죠. 아마 앞으로도 마찬가지의 길을 갈 것이라고 전 생각합니다.
14/09/24 16:49
네, 말씀에 동의합니다.
'인문학 위기' 라는 얘기들은 사실 새삼 등장한 게 아니라, 공자님맹자님 하던 시절부터 있었던 얘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비교하자면 국방부가 맨날천날 북한군한테 밀린다고 징징대는 거랑 비슷하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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