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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4/06 23:18
정도전 작가분이 어떤 의미에서 이 무게 조절이 상당히 대단하시더군요. 역사를 알고 있기 때문에 사극은 작가와 연출진의 연출력이 중요한데 이건 뭐 방송시간이 무슨 10분인거 같네요. 용의 눈물과 태조 왕건 이후로 이런 사극은 처음입니다.
그런데 우왕 폐위가 너무 어물쩍 넘어간게 아쉽네요. 정몽주, 정도전, 이성계, 이방원의 갈등구조를 폭발시킬수도 있었을텐데요...
14/04/06 23:21
우왕 폐위에는 사실 정몽주 정도전 이성계 이방원 모두 동의를 했으니까요
정몽주도 결국 우왕이 돌발러쉬를 하자 어쩔수없다는 식으로 폐위에는 동의를 했습니다. 아직 갈등구조를 폭발시킬 때는 아니고 가장 갈등구조를 폭발할때는 결국 공양왕 폐위 역성혁명이겠죠. 정몽주는 우왕 창왕 폐위하는건 어쩔수없다 하지만 왕씨의 고려를 유지해서 그안에서 개혁을 하자는 입장이고 정도전은 아예 역성혁명을 해서 새로운 나라를 새워 개혁을 하자는 입장이니 공양왕 때 이들의 갈등이 폭발할겁니다.
14/04/06 23:22
정도전이라는 드라마 자체가 '고려는 끝났다'라는 것을 깔고 들어가니 어쩔 수 없이 이성계는 미화되어 보일수 밖에 없겠죠. 만일 이 드라마의 제목이 이성계였다면 그런 고민이 좀 더 컸겠지만, 정도전은 어쨌든 고려의 멸망 속에 빛을 발하는 인물이니...
14/04/06 23:23
제가 역사적 인물로서의 이성계를 상당히 좋아하는데 그런 제가 보기에도 오늘전까지는 이거 너무 빨아주는거 아닌가 했었는데 오늘자에서 많은 부분이 해소가 됐네요 속지마라 이것은 이성계의 함정이다!!
14/04/06 23:27
저는 그게 미화라고 봅니다. 혁명을 하고 있는 와중에도 아무런 가치판단도 하지 않는 것이.. 최소한 권력욕과 명분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야죠.. 역사에 나와 있는 행동만을 보여주고, 그 행동이 나오는 이유를 어물쩍 넘기고 있으니....
반역을 하면서 주변 인물들은 반역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 반역을 하면서도 아무런 가치판단을 스스로 하지 않는 모습자체가 미화죠... 예전에 했던 태조 왕건도 그렇고 왜 태조들의 모습은 다 그렇게 대의를 내세우는 영웅의 모습으로만 그리는지.. 솔직히 불만입니다.. 아무런 권력욕 없이 반역을 한다거나 왕위에 오를수가 없을진대...
14/04/06 23:37
사서에서도 실제로 그러했으니까요. 사서에서보면 대놓고 왕건이나 이성계나 대의를 내세웁니다. 그리고 그럴수밖에 없구요. 대놓고 대의없이 무작정행동에 들어가면 그야말로 그건 그냥 무인정권2 일뿐이죠.
사극이 판타지가 아니고 정통사극으로 가려면 결국 사서를 따라야 하고 그렇기에 어쩔수없이 대의를 중시 하는 모습을 그려야 하지만 그와중에 균형적인 시각을 맞추기위해 최영과 우왕의 멘트를 넣은거죠. 그게 작가가 할수있는 최대한의 균형잡기라고 생각합니다. 정도전이 판타지 사극도 아닌데 사서 무시하고 이성계가 대놓고 역심 드러내고 반역 하는 모습 그릴수는 없으니까요. 사서에서는 나오지않은 권력욕을 드러내기도 그렇고 지금은 그냥 위선적인 혹은 의뭉스러운 모습을 그려내는것으로 균형을 잡는중이라고 봅니다. 곧 창왕몰아내고 공양왕 몰아낼때 자신이 왕이되고자하는 마음을 은연중에 드러내겠죠.
14/04/06 23:41
이성계나 왕건으로 그렇게 권력욕있는 군주를 그리기는 좀 힘들겠죠. 내막이야 어쨌든 왕건은 신라의 항복을 받아내었고 이성계도 역성혁명이었으니...김춘추나 김법민을 그렇게 그릴 수 있을거 같기는 하다만요.
14/04/06 23:59
이미 정도전 드라마에서 이성계가 강씨에게 '정치하면 내가 어떻게 할지 몰라서 무섭다'라는 말을 한 시점에서 복선이 짜였다고 봅니다. 서서히 회수해가겠죠.
14/04/07 00:09
왕조 시대에 어쩔수없는게..
오래된 왕조의 창업군주는 결국 신하의 몸으로 역성혁명을 한거라서.. 본인은 뜻이없었다로 포장되어 남겨질수밖에 없습니다. 충성이 왕조시대의 최고의 가치중 하나라서 이미 창업이 끝난후 사서가 편찬되는데 왕위 먹고싶어서 찬탈했음으로 남기긴 힘들죠. 어쩔 수 없었음 으로 남기죠. 이건 중국도 마찬가지죠. 주 문왕. 당국공. 조광윤 다 비슷하죠. 그외에 왕조가 오래되지않거나 분열시기가 너무 오래되거나 기존왕조가 이민족일때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만 중국도 비슷합니다. 그렇게 남겨진 사서를 그대로 구현하는게 미화냐 아니냐는 좀 생각해볼 문제라고 봅니다. 어려운 문제죠.
14/04/07 00:15
특히 우리나라 역사같이 기본 500년 되는 긴 왕조들은 그럴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저도 뭔가 확 밀어붙이는 모습이나 권력욕같은게 안보이고 너무 대의.민심.충성을 중시하는 듯 해서 뭐야 이거.. 했는데 드라마 상 딱 지금은 그럴 시기인것 같아요. 그리고 이미 극중에서 이성계는 왕의 권력을 넘어섰죠. 이방원.정도전.오늘부터 나올 조준 등이 아주 적극적으로 대업을 추진할 테고, 조민수.정몽주와의 갈등이 그 불씨를 당길 것 같습니다.
14/04/07 00:20
무조건 포장할 수 밖에 없죠 사실 이성계 미화라고 하기도 뭣한 게 그 당시 권력자들은 그런 가식을 반드시 떨어야만 했습니다. 가식이든 진심이든 그건 중요한 게 아니죠 보이는 모습이 중요했던 거죠.
단순히 역심을 품고 칼부림만 치는 거였다면 아마 무신정권 시즌2였을 겁니다....이의방이 정중부에게 처단되고 그 정중부가 경대승에게 처단되고 경대승이 죽고 난 뒤 이의민이 권력을 잡았으나 최충헌에게 먹혔듯이 이성계가 대놓고 야심을 품었다면 조민수와 다른 사대부들이 힘을 합쳐 조졌겠지만......그게 안됬죠 결국엔 크크
14/04/07 00:21
아마 창왕떄가지는 무신정권에서 몰락한 무신들처럼 안되기 위해 포장할거고 공양왕때부터는 자기를 지지해주는 사대부들을 중심으로 왕위를 노릴 듯 합니다..
14/04/07 00:37
이성계는 권력욕에 대해 두가지 모습을 보여줍니다.
첫째로 자기 아들 이방원과의 대화입니다. 내가 무너뜨릴 힘이 없어서 이러는게 아니고 무너뜨린 후 다시 세울 방법을 몰라서 가만히 있는다고 했습니다. 즉 둘째로 여러번 나오는, 대업을 종용하는 정도전과의 대화입니다. 대업 얘기는 꺼내지 말라고도 하고, 이 안에서 잘 해보자는 얘기도 하지요. 드라마가 그려내는 이성계의 속마음은 두 경우로만 판단해야 합니다. 아직 자기에게 우호적인 세력으로 묶어둘 필요가 있는 온건파 사대부의 수장인 정몽주나 함부로 속마음을 드러냈다가 적으로 변할 수 있는 다른 무장과 권신들 앞에서는 가식이든 진심이든 저런 식으로 행동해야만 하지요. 이것은 미화도 뭐도 아닙니다. 사극 내에서 저렇게 아니 행동하면 더 문제입니다. 여튼, (드라마 내적으로) 지속적으로 갈등하는 중인지, 잠시 나라를 엎으려는 마음을 얻었다가 돌아선 것인지, 정도전에게마저 본심을 숨기는 건지, 아님 엎는다는 것도 이인임 정도만 엎는 거고 진짜 충신이 되기로 작정한 건지 파악하는 건 어렵습니다. 하지만, 오늘 최영의 "무장은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네" 대사가 뜨면서 이성계의 속마음 자체가 별로 중요하지 않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지금까지 이성계가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었건 실제 그가 행한 일은 역적질 맞슴메를 대사 한 방으로 정리해버렸지요. 다크나이트의 대사 You complete me가 생각나는 기가 막힌 대사와 연출이었습니다. (그럴 리 없어 보이지만) 해괴한 각본과 연출만 없다면, 이성계의 미화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14/04/07 00:41
창업 전에는 블랙박스 같은 사관들이 존재하지 않았으니, 후대에 와서 미화는 쉽사리 가능 했겠지만..
꼬장꼬장한 신진사대부와 결탁하기 위해서는 명분이 최우선이었겠죠.. 그래도 이미 내식구인 가족, 부하 장수, 맘에 맞는 사대부 관료 등을 통해 은밀하게 밑에서부터의 부추기기를 조장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14/04/07 00:55
이번 화 보면서 박정희 쿠데타도 현대통령으로 자질이 부족하니 갈아치워야 했다 이런 논리가 나오는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네요.
왕정시대와 민주공화국과는 정권교체 방법의 합리성이 확연히 크지만요.
14/04/07 00:59
최소한, 작중에는 아직도 이성계와 정몽주의 연이 정도전과의 그것보다는 깊어보입니다. 따라서 정몽주의 죽음이 이성계의 행보를 결정짓는 것으로나올 수 있죠.
14/04/07 03:48
500년전 인물인 우리가 알고 있는 이성계의 모습과
실제 모습중 일치하는 부분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싶습니다... 1% 정도의 굵직굵직한 팩트만 사실이고 ( 위화도 회군을 했다, 왕이 되었다 같은..) 나머지는 다 실제와 다르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듭니다. 당장 30년전 쿠테타를 일으킨.. 현재 살아있는 전두환같은 사람의 인물의 평가만 봐도 누구는 구국의 영웅, 위인, 훌륭했던 대통령이라 평가를 하고, 누구는 살인마, 독재자라 평가를 하고.. 평가가 일치하는게 아니라 , 사람에 따라서 극명하게 갈리는데 말이죠.
14/04/07 12:37
무엇보다 꼭 왕이 되고 싶어할 이유도 없지 않나 싶은데.. 이미 최고위 권력층 + 왕보다 강한 권세를 가지고 있는데
거기서 나아가 왕위까지 먹는 것은 여러가지 위험부담도 크고 꼭 욕심내야할 이유도 별로 없는거죠. 그러니 이번 정도전에서의 이성계가 딱히 미화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미화라면 오히려 백성들 앞에서 친숙하게 곡괭이질하고 이런게 더 미화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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