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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3/27 15:44:45
Name Neandertal
Subject [일반] 감독님, 배우가 영화 못 찍겠다는데요?...
영화를 찍다 보면 본의 아니게 주연 배우의 캐스팅이 바뀌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합니다. 배우가 일정 조정이 어려워서 참가하지 못하게 되기도 하고 찍고 있는데 감독의 마음에 들지 않아서 다 엎고 다시 하는 경우도 있고요. 바꿔서 영화가 잘 안된 경우도 있을 것이고 바꿔서 더 잘된 경우도 있을 텐데 여기서는 주연 배우를 바꿔서 영화가 더 잘 되었던 4편의 영화들을 소개해 봅니다.


레이더스 (1981)


원래 주인공: 톰 셀릭



바뀐 주인공: 해리슨 포드


바뀐 이유: 원래 스필버그 감독은 톰 셀릭을 인디아나 존스 역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톰 셀릭은 연기도 되고 액션도 곧잘 할 수 있는 배우였으니까요. 그런데 그 당시 톰 셀릭은 [매그넘 P.I.] 라고 하는 TV물을 하고 있었는데 도저히 영화 촬영을 위한 시간을 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톰 셀릭 다음에 2순위로 생각하고 있던 해리슨 포드가 바통을 이어받게 됩니다. 아시다시피 영화는 큰 성공을 거뒀고 이후 시리즈물로 제작되어서 재미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해리슨 포드가 레이더스 영화에서 기여한 것이 있습니다. 영화를 보다 보면 카이로 도심에서 추격전이 벌어질 때 인디아나 존스가 칼을 든 남자와 일대일로 맞닥뜨리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런데 존스 박사는 싸움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무심하게 총을 뽑아서 그 사람을 쏴버리는 유머러스한 장면이 있는데 이게 바로 해리슨 포드의 아이디어였다고 하네요.


백 투 더 퓨처 (1985)


원래 주인공: 에릭 스톨츠


바뀐 주인공: 마이클 J. 폭스


바뀐 이유: 처음부터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은 마이클 J. 폭스를 캐스팅 1순위에 두고 영화를 찍으려고 했는데 당시 마이클 J. 폭스는 인기 TV물이었던 [Family Ties]에 주인공으로 출연하고 있었습니다. [Family Ties]의 제작진들은 마이클 J. 폭스가 몇 주씩이나 스케줄에서 빠져서 영화를 찍는 것을 허락할 수가 없었지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마이클의 대타로 에릭 스톨츠를 캐스팅해서 한 5주 정도 영화를 촬영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해도 원래 마이클 J. 폭스를 가정하고 생각했던 영화의 분위기가 나지를 않았습니다 (관계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에릭 스톨츠는 뛰어난 배우였지만 [백 투 더 퓨처]내에서의 연기는 너무 진지했던 바람에 코미디적인 감성이 살지 않았다고 합니다). 고민 고민 끝에 제작사는 5주 촬영분을 전량 폐기하고 다시 처음부터 마이클 제이 폭스를 데리고 가기로 합니다. 다시 TV물 제작진에게 사정사정해서 간신히 영화 촬영 허락을 받았고 마이클 제이 폭스는 소위 말하는 “두 탕”을 뛰게 됩니다. 낮에는 [Family Ties], 밤에는 [백 투 더 퓨처]를 찍는 강행군이 이어졌지요. 잠도 거의 못 자다시피 했다고 합니다. 영화는 너무나 성공적이어서 1985년 미국에서 가장 흥행에 성공한 영화가 되었고 마이클 J. 폭스는 이름만 대면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배우가 되었으며 그 뒤로 시리즈 물이 2편 더 만들어졌습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잘 교체한 경우라고 생각됩니다...마이클 J. 폭스 없는 [백 투 더 퓨처]라...--;;;

에릭 스톨츠의 [백 투 더 퓨처]



에릭 스톨츠와 마이클 J. 폭스의 같은 장면 비교...



트루먼 쇼 (1998)


원래 주인공: 데니스 호퍼


바뀐 주인공: 에드 해리스


바뀐 이유: 원래 [트루먼 쇼]의 프로듀서 역으로는 데니스 호퍼가 낙점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양반은 원래 한 성격 하기로 유명한 배우인데 촬영 첫 날 그만 뭔가 틀어져버려 가지고 촬영장을 박차고 나가 버립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정말 급하게 예정에 없던 에드 해리스를 긴급 투입하게 되었습니다. 에드 해리스는 진짜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고 전혀 배역 준비도 못한 상태에서 바로 촬영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명배우답게 사랑스런 아버지와 전능한 신의 모습이 다 들어있는 이 캐릭터를 멋지게 소화하게 아카데미상에 노미네이트 되기까지 합니다. 에드 해리스는 [설국열차]에서도 막판에 잠깐 등장해서 무게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지요.  


엑스맨 시리즈 (울버린 역)


원래 주인공: 더그레이 스콧


바뀐 주인공: 휴 잭맨


바뀐 이유: 원래부터 울버린 역은 많은 배우들이 탐내고 있었습니다. 오디션도 많이 있었는데 결국 더그레이 스콧이 낙점을 받습니다. 그런데 더그레이 스콧 역시 [미션임파서블 2]를 찍게 되면서 역할에서 빠지게 되고 말았습니다. 제작사에서 급하게 대체 배우를 물색했고 운이 좋았는지 호주 출신 배우 휴 잭맨에게 기회가 주어지게 됩니다. 그 뒤로는 뭐 다 아시다시피 휴 잭맨의 승승장구로 이어지게 됩니다. 시리즈물을 계속해서 찍게 되었고 이 역할 덕분에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았던 그가 메이저로 올라오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더그레이 스콧이라는 배우를 잘 모르지만 이 역을 휴 잭맨보다 더 잘 했을 지는 의문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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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Type
14/03/27 15:56
수정 아이콘
레이더스 촬영 당시 해리슨 포드가 총을 쏘게 된 이유가,
식중독으로 고생을 하던 터라 도저히 제대로 액션을 할 수 없었다죠.
그래서 복통 + 귀차니즘으로 고생하던 해리슨 포드가 총으로 액션씬을 마무리 하는 것으로... 크크.
워낙 인상적인 장면으로 남아서 전화위복이 된 케이스죠.
14/03/27 18:07
수정 아이콘
크크 인디아나존스 중에서 가장 기억나는 장면 중 하나인데 재미있는 뒷이야기네요
당근매니아
14/03/27 15:56
수정 아이콘
출연자가 바뀐 케이스는 아니지만, '지옥의 묵시록'에서 말론 브란도가 감독 요구와는 다르게 너무 살을 찌우고 와서 밝은 신을 최대한 배제했는데 결과가 좋았던 케이스도 있지요.
지나가다...
14/03/27 15:58
수정 아이콘
해리슨 포드가 그 아이디어를 낸 이유가 배탈이 나서 장면을 길게 찍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는 이야기가...
개인적으로는 톰 셀릭이 맡았어도 꽤 멋진 인디아나 존스 박사가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에릭 스톨츠라는 배우는 처음 보는데 마이클 J 폭스와 인상이 상당히 비슷하네요. 차선책도 마이클 J. 폭스를 염두에 둔 캐스팅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키가 183이라니 분위기는 달랐겠지만요.
그리고 울버린은.. 휴 잭맨이 적역 같습니다.
New)Type
14/03/27 16:19
수정 아이콘
사실 코믹스 원작의 울버린은 키가 170도 안되는 작고 단단한 근육질로 아는데...
키도 무지막지하게 큰 거구의 휴 잭맨이 워낙 멋지게 영화의 울버린을 소화해줬죠.
올해로 울버린만 거의 15년째 하고 있으니... 나이도 별로 안먹은거 같구요...
진짜 힐링 팩터를 맞는건가?
키리안
14/03/27 16:23
수정 아이콘
근데 덩치를 제외하면 울버린의 야성적인 이미지와 너무도 잘 맞아떨어지는 배우이기도하네요.

여러모로 성공적인 캐스팅인것 같습니다.
지나가다...
14/03/27 16:31
수정 아이콘
네. 그 전에 접하던 울버린의 이미지와는 달라도 너무 달랐지만, 만약 코믹스대로 캐스팅하고 분장시켜 나왔다면 미국은 몰라도 전 세계적으로 이렇게 성공적인 캐릭터가 될 수 있었을지는...( '-')
14/03/27 16:24
수정 아이콘
휴잭맨이 사실 울버린이었다라고 해도 믿겠는데 1순위 배우가 있었다니... 좋은글 잘보고갑니다.
알킬칼켈콜
14/03/27 16:33
수정 아이콘
에릭 스톨츠 불쌍하네요..자기가 주연 맡은 작품을 감독이 직접 폐기해버리고 쫓겨나는 기분이 어떨까..
Neandertal
14/03/27 19:53
수정 아이콘
에릭 스톨츠로서는 정말 기분이 안 좋았을 것 같습니다...그래도 최종 결과물을 본다면 마이클 J. 폭스의 대체재는 없었다고 보입니다...
9th_avenue
14/03/27 16:51
수정 아이콘
기억나는 캐스팅 비화하면 반지의 제왕 시리즈 아라곤 역이 떠오릅니다. 처음에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갱스오브뉴욕 찍는다고 거절, 그 다음 스튜어트 타운센은 하루 찍어보고 안어울려서 낙마,제임스 카비젤은 종교이유로 거절, 러셀 크로우는 흥미는 있지만 뷰티풀마인드랑 촬영기간이 길어서 거절....
안습인 것은 아라곤 역을 정말 원하던 크리스찬 베일은 후보명단에서 탈락 ㅠㅠ
결국 비고 모리텐슨에게 시나리오가 갔지만, 반지전쟁이 머임??? 이런반응이었다가 아들이 광팬이라서 승낙하고 낙첨되었다죠.. 흐흐 비슷한 걸로는 간달프 역에 숀코너리도 반지전쟁의 위상이 어떤지 몰라서 거절했구요.

재미있는 점은 떨떠름하게 시작한 비고 모리텐슨은 배역을 맞은 후 시작된 서양중세검술 연습부터 미친듯이 배역에 몰입해서, 어딜가나 검을 들고다닐정도였고, 촬영장 친화력 짱짱맨이라 심지어 뉴질랜드 현지 스턴트맨들에게 '우리의 왕'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고...아라곤 역 마지막 촬영때는 그 스턴트맨들에게 마오리족 하카를 받았더라구요. 관심있으신 분은 유튜브에서 찾아보심 될 거예요.

본문에서 언급된 엑스맨 울버린 역은 그레이 스콧이야기를 좀 더 첨가하자면, 미션임파서블2의 촬영기간이 밀린 이유가 그 MI2 주연인 탐 크루즈의 앞 스케쥴인 스탠릭 큐브릭 감독의 유작인 아이즈 와이드 셧의 촬영기간이 길어져서 당연히 MI2스케쥴도 밀리고...덕분에 조연출연하던 스콧은 주연을 잃게되는 참사가 ㅠㅠ

게다가 이 아이즈 와이드 셧의 촬영이 거의 영국에서 진행되고 기간도 상당히 길어서, 그 당시 탐 크루즈와 니콜 키드먼의 불화도 이 당시에 시작된 걸로 사람들이 말하더군요.
New)Type
14/03/27 21:46
수정 아이콘
반지의 제왕 이야기 하니까 생각 나는 캐스팅 비화중에 하나가...
톨킨 생전에 톨킨을 직접 만났던 사루만 역의 크리스토퍼 리는 톨킨이 '당신이 간달프 역을 한다면 정말 잘 어울릴것이다'라는 말을 듣고
평생 그걸 자랑하고 다녔었죠. 반지의 제왕 영화 기획단계에서도 간달프 역을 하고 싶어했구요.
근데 이안 맥켈런 옹의 간달프를 보고 나니, 그를 인정하고 사루만 역을 맡았다는 이야기가 있죠.
펀치드렁크피지알
14/03/28 00:42
수정 아이콘
다니엘 데이 루이스와 리암 니슨의 기묘한 운명.
놀란의 배트맨 비긴즈에서 라스알굴 역에 다니엘 데이 루이스 캐스팅 원함.
하지만 다니엘의 거절 후 리암 니슨으로 바뀜.
스필버그의 링컨의 링컨역으로 리암 니슨 캐스팅하지만 캔슬되고 디카프리오의 추천으로 결국 링컨은 다니엘이 맡게 됨.
걔삽질
14/03/28 01:17
수정 아이콘
한예슬..
적토마
14/03/28 12:10
수정 아이콘
좋은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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