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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3/08 10:55:46
Name 웃다.
Subject [일반] 미국 회사에서 일하기 : 재택 근무편
현재 제가 일하는 곳은 신사업 팀입니다. 본 회사에서 분사하여 회사 업무 표준화를 하는데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혹시 SCIF 이라는 말을 들어 보신 적이 있으신 적 있으세요? SCIF 는 (Sensitive Compartmented Information Facility) 의 약어 입니다.
한국어로 어떻게 번역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한국에 있는 시설에 일할 때도 SCIF 은 SCIF 구역이라고 말했었거든요.
크게 대단한 장소는 아닙니다. 그리고 국가 기밀에 대한 RAW 한 정보를 취급하는 시설을 말합니다.

저희 회사 안에서 SCIF 구역이 있습니다. SCIF 구역에 들어 갈 때는 통신이 되는 장비나 카메라가 들어간 장비는 가지고 들어갈 수 없습니다.
그리고 제가 일하는 곳은 그 구역 안 쪽에 있습니다. 한국 국적을 가진 제가 SCIF 구역을 출입을 하는 것에는 조금 귀찮은 제한이 있습니다.
그 것은 저 혼자 SCIF 에 출입을 할 수 없습니다. 출입을 할 시에는 허가를 받은 미국인과 함께 같이 나갔다 들어가야 합니다.

전우조도 아니고.. 참.. 저 때문에 다른 직원들이 하지 않아도 되는 운동을 하게 되죠.

그래서 어느 날 저에게 미국 욕을 잘 알려주는 직원이 저와 같이 나가는 것이 귀찮으니 저에게 집에 가서 일하라고 했습니다.
그 날은 마땅히 할 것도 없어서 짐을 싸고 집에 갔습니다. 집에서 점심을 먹고 옷을 갈아 입고 제 책상에 앉아서 일을 했습니다.
요즘은 참 좋은 세상이죠..

모든 업무를 클라우드 환경을 통해 회사에 있는 것처럼 근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자주는 아니지만 종종 집에서 근무를 합니다.

업무만 차질 없이 진행되면 장소는 상관하지 않습니다.
이메일로 업무를 진행하는 데 익숙한 것도 있고 재택 근무를 위한 인프라가 잘 구축된 것도 하나의 요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번 주에는 제가 있는 지역에 10 CM 정도 눈이 내렸습니다. 이렇게 눈이 오거나 길이 얼어서 길이 미끄러워 출퇴근이 안전하지 않을 경우 팀장으로부터 가급 적이면 집에서 근무하란 메일이 바로 날아옵니다. 혹은 컨디션이 안 좋은 경우도 팀장에게 오늘 몸이 안 좋아 집에서 근무하고 싶다라고 메일이나 문자를 보내면 팀장이 집에서 근무하라고 합니다.

눈이 많이 와 집에서 근무하는 날, 저는 일어나 집 앞과 제 차 주변에 눈을 치우고 동네 사람들을 위해서 옆 집 사람들 차 주변에 있는 눈도 치워 주었습니다. 한국 짬밥의 실력을 보여주마 말을 하고 열심히 했지만 저희 옆 집에 있는 사람은 심리학 교수.. 키는 190CM 몸무게는 모르겠지만 곰 같은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저의 2년간 쌓았던 모든 노하우는 그 피지컬에는 안 되더군요.  아직은 힘 쓰는 일은 백인에게는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눈을 치우고 들어와 보스톤에 있는 한 회사와 Video Conference 미팅을 했습니다. 그 미팅에는 저 뿐만 아니라 저희 회사 사장, 팀장, 팀원 모두가 Remote 로 참석을 했죠. 이렇듯 재택 근무는 모두에게 일상화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재택근무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출퇴근에 소요되는 시간, 복장을 자유롭게 하고 일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재택 근무를 한다고 업무의 양이 줄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을 노트북 앞에 앉아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안 그래도 회식 같은 문화도 없고, 식사도 자리에서 혼자서 하는 경우가 많은 분위기다 보니, 동료들과 인간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점에서는 재택 근무가 도움이 되지 않더군요.

그래도 태풍이 오나, 폭설이 오나 아이가 아프나 어찌됏건 사무실에 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어야 하는 한국의 현실에 비교하면은 좋은 건 좋은 것 같습니다. 저희 회사 근처에 삼성전자가 있습니다. 제 룸메이트가 거기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제 룸메이트도 눈이 많이 온 날은 식탁에서 저와 함께 재택근무를 했습니다. 눈이 많이 와 출근을 하기도 힘든 날 출근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아쉽게도 한국에서 파견 온 주재원이나 한국인 현지 채용인이었습니다. 그런 점들은 많이 아쉽더라구요…

다들 주말 즐겁게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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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3/08 12:11
수정 아이콘
저는 미국 현지는 아니고, 한국에 있는 미국회사를 다니는데, 한국 회사랑 다른점이...

한국 회사는 "회사 정보는 밖에서 절대로 못 봐!! 회사에서만 봐!! 가지고 나가도 안돼!!" 이런 입장이라면,

미국 회사는 회사 정보를 집에서 보던, 회사에서 보던 상관 없고, 오히려 집에서도 똑같이 일할 수 있도록 vpn 같은 시스템을 회사에서 제공해주죠.

대신 이게 함정인게... "어디서든 회사 정보 접근 가능하게 해줬으니까, 어디서든 연락 받으면 바로 일해야되는거 알지? ^^" 이런 입장이더군요 ㅠㅠ
껀후이
14/03/08 12:38
수정 아이콘
아아...언젠가 들은 얘기가 한국에 있는 외국계기업은 외국의 장점과 한국의 단점을 고스란히 갖고 있다고 하더니 정말인가보네요...ㅜ 외국계 취업 생각하는데ㅜ 크크
2막3장
14/03/08 12:51
수정 아이콘
꼭 그렇진 않습니다 지금은 망한 모사는 본거지의 휴일에도 한국의 휴일에도 쉬었다는....
14/03/08 12:52
수정 아이콘
저희 한국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한국 휴일도 쉬고, 미국 휴일도 쉽니다
14/03/09 11:05
수정 아이콘
음.. 제가 글을 좀 오해하게 쓴거 같네요. ^^;;
쉬는 날은 절대 터치 안 하고, 휴가 쓰는거도 뭐라 안 합니다. 저희는 한국 쉬는날에만 쉬는데, 미국 공휴일에는 본사가 조용하다보니 거의 저희도 조용하죠..

근데 본사도 그렇고 한국도 그렇고... 야근..이라기보다는 다들 일찍 퇴근해서 집에가서 저녁먹고 vpn접속해서 다시 일을 하는 그런 분위기에요 ㅠㅠ
(이건 아마 저희 회사 분위기가 그런걸 수도 있겠네요;;;)
커피보다홍차
14/03/08 15:04
수정 아이콘
확실히 클라우드,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24시간 노예... 얽매여 있어야 하네요. 저도 처음엔 폰에 모든 메일 알람을 묶어서 해 두었는데 스트레스 때문에 다 해제해 버렸습니다. 개인 시간에도 수시로 알람이 울리니 쉬어도 쉬고 있는 느낌이 들지 않더군요.
이번 편도 잘 봤습니다. 재미나네요. ^^
14/03/08 15:44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2막3장
14/03/08 16:46
수정 아이콘
잘 보고 갑니다. 한국 지사에 급관심(?)이 생깁니다?
14/03/08 22:55
수정 아이콘
저는 2막 3장님의 이력서에 관심이 생깁니다??
Korea_Republic
14/03/08 17:43
수정 아이콘
외국계 다니는 사람인데요. 케바케인거 같습니다. 저희는 지사장님께서 (본사 아시아/태평양 총괄 부사장도 겸임하고 계셔서 바로 밑에 있는 이사님이 실질적인 한국지사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미국 시민권자임에도 가부장적 마인드가 강하셔서 왠만한 한국기업 못지 않게 상사 눈치 보는게 너무 많아요;;
14/03/08 22:54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사람의 성격에 따라서 일을 하는 스타일은 많이 다르죠. 상사가 누구더라도... 미국에서 사업장을 내는 일정 규모의 회사면 재택근무를 지원합니다. 그런 시스템을 갖춘 회사에게 세금 공제 혜택이 있거든요..
지켜보고있다
14/03/09 00:34
수정 아이콘
재미난 글 감사합니다 크크
외롭진 않으신가요??
14/03/09 00:41
수정 아이콘
일하는 재미로 살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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