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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1/07 14:10:50
Name 소나기가내려온다
Subject [일반] 교과서 선정은 어떻게 되나?
요즘 특정 교과서 문제로 말이 참 많습니다.

일개 출판사에서 출판한 교과서일 뿐인데 안쓰면 그만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전에 그런 교과서가 어떻게 만들어 질수 있었나 하는 의문도 생깁니다. 이러한 부분들은 일반인이 알기 어렵기도 하거니와 알아보기도 쉽지 않아 간단하게 설명해보겠습니다.


1. 교과서 제작 및 선정

교과서는 국가에서 만들면 국정교과서, 민간 출판사에서 만들면 검정교과서라고 불립니다. 사실상 2009개정교육과정 으로 인해 2011년부터 중고등학교 교과서는 검정교과서로 바뀌었습니다.(과목에 따라 차차 변함)
이에 따라 국가는 특정 출판사에 교과서 제작 의뢰를 합니다. 교과서 제작에는 상당히 많은 노력과 노하우, 자본이 들어가기 때문에 소규모 출판사는 제작하기 힘들고 어느정도 규모가 있는 출판사들만 ok 사인을 보냅니다.

국가는 의뢰를 받아들인 출판사들에게 일종의 가이드라인(교육과정)을 고지한 후 교과서 제작 시간을 줍니다.

각 출판사들은 국가에서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다양하게 교과서를 제작합니다. 가이드라인, +알파, 해석 및 접근방법, 기출문제, 디자인 및 삽화, 교사용 교과서, 그리고 문제집.

이렇게 만들어진 교과서를 교육부에 제출하면 교육부에서 검토 한 후 통과 및 탈락 통보를 보냅니다. 이 과정을 통과하면 비로소 교과서 라는 타이틀을 갖게 되는것이죠.
이부분은 출판사 입장에서는 거의 사활이 걸려 있는 과정입니다. 교과서 제작을 위해 상당한 자본을 투자한 상태이므로 교과서에 선정되지 못하면 전부 손실로 떠안게 될 뿐 아니라, 이 후 교과서를 다시 제작해 통과했다고 하더라도 한번 탈락 경험이 있는 출판사는 마치 주홍글씨처럼 따라다니게 됩니다. 교사들이 기피하죠. 언제 이 출판사 것이 탈락할지 모르니까요.(당연하겠지만 교사들은 교과서가 바뀌는것을 매우 부정적으로 생각합니다)

교육부는 통과된 교과서를 전국의 모든 학교에 배포를 합니다. 각 학교에서는 과목별로 교사들이 모여 책을 검토 한 후 특정 교과서를 선정하게 됩니다.

교사들이 교과서를 선택하게 되면 이 교과서를 학교의 교장과 교사, 학부모장이 모여 결정을 내립니다.

이렇게 최종적으로 각 학교에서 사용될 교과서는 선택되어 지고, 웃는 출판사가 있는가 하면 교과서 분야에서 손을 떼는 출판사도 생기게 됩니다.



2. 문제점

첫번째 문제는 교과서 제작시간이 무지막지하게 짧다는점 입니다. 이미 겪어보신분들도 계시겠지만 2007개정교육과정으로 인해 교과서가 이미 한번 바뀐 상태 였는데(국어 수학 몇몇 교과목만) 교육부의 삽질로 2009개정교육과정으로 인해 교과서가 또 바뀌게 된것이죠.
2년간의 시간이 있었던것 처럼 보이지만 교과서 제작을 제외한 일정이 1년 넘게 필요합니다. 결국 교과서 제작에만 순수하게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6개월 안팎으로 봐야할겁니다.

두번째 문제점은 교사들이 교과서 선택과정을 학기중에 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국어 과목을 보자면 한학년에 보통 두권씩 6권, 교사용 교과서 등 10권 가까이 되고 각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수업자료등 이 많은 교과서와 자료를 꼼꼼히 살펴보기도 힘들게 되죠. 당장 내일 수업할 내용을 준비해야 하고 학교에서 해야 하는 일들이 고정적으로 있기 때문에 결국 주변 교사의 말이나 들리는 소문, 출판사만 보고 선택하는 경우가 꽤나 많습니다.

세번째, 나랏일을 하는 기업중에 좌,우 안갈라지는 업체 없겠죠. 이 부분도 결국 교과서 선정에 매우 크게 작용합니다.
출판사도 좌우 특정방향에 좀 더 나아간 교과서를 만듭니다. 왜냐하면 그런 부분을 바라는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우리나라에서 모든 사람들을 아우르는 것을 만들기는 쉽지 않습니다. 채택률이 곧 돈이므로 채택률을 높히기 위해선 특정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네번째, 영업을 경험해 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부정적 활동이 너무나 많습니다.
내가 어느 한쪽을 지지하는데 학교에서 영향력도 큰 상태라고 가정하고 교과서를 살펴보면, 같은쪽을 지지하는 교과서들의 내용은 거의 비슷비슷 합니다. 이미 국가의 기준을 통과한 교과서 이기 때문에 사실상 무엇을 선택해도 큰 문제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선택할까요?


교과서 문제는 아이들의 이념을 바꿀수 있는 매우 큰 문제입니다. 아이들이 배움을 기초로 선택하는것이 아니라 배움으로 인해서 강제된다는 점을 잊어선 안됩니다.


P.S. : 잘못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지적해주시면 수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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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탄다 에루
14/01/07 14:20
수정 아이콘
너무 잘 읽다가... 문제점 이후에 아, 이제 해결책이 나올꺼야! 라는 기대를 열심히 하다가... 하다가....
..그럼 어떻게 해야하는걸까요?
소나기가내려온다
14/01/07 14:37
수정 아이콘
좌우가 없어지고.. 지역감정이 없어지고... 아... 우린 안될거야 아마...
14/01/07 14:22
수정 아이콘
좋은글 감사합니다.
교학사를 제외한 좌우편향적인 교과서는 무엇이 있을까요?
소나기가내려온다
14/01/07 14:40
수정 아이콘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출판사 외에 특별히 편향적인 교과서는 없다고 봐야 할겁니다. 있다고 해도 말씀드리기가 쉽지 않네요 ㅠ_ㅠ
14/01/07 14:23
수정 아이콘
그리고 교과서가 채택되어야 참고서도 팔리죠..... 가까운 지인이 평생 교과서 만드시던 분이라 잘 알지만, 저게 진짜 사람 피말리는 일이더군요.
photonics
14/01/07 14:42
수정 아이콘
우익의 시각에서 씌여진 교과서 또한 환영합니다.
팩트가 허술한 즉 허무맹랑한 출처를 가진 문장배열집은 절대 반대합니다.
14/01/07 14:47
수정 아이콘
교과서는 국정, 검정,인정 세 종류가 있으며 국정은 교육부에서 제작하는 1종, 검정은 출판사가 제작하여 교육부 검정을 받고, 인정은 보통 시도교육청에서 인정을 받게 됩니다. 역사 과목은 초기에는 국정이었으나 현재 검정이 되었습니다.
일선 학교에서 교과서 선정은 현재 제작된 교과서를 일단 받아서 교사들이 협의 없이 교사 개인이 각 교과서에 항목별로 점수를 매긴 후(물론 편법으로 교과 협의회를 통해 결정하기도 합니다) 이 점수들을 합산하여 순위를 매겨 1~3위 교과서를 학교운영위원회에 올리면 학운위에서 최종적으로 선정합니다. 보통은 1위 교과서를 선정해주는 것이 관행입니다만 아닌 경우가 왕왕 있고 여러가지로 문제가 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지난번 페북에 문제가 제기 되었던 학교의 경우 3위에만이라도 넣어먼 주면 안되겠냐->절차상 문제가 없으므로 학운위에서 3위 교과서 뽑겠다는 말이었을텐데 양심 선언과 별개로 사실 교사들 선에서 3위 안에만 교과서를 넣지 않으면 선정이 불가능합니다. 사립의 특성에 대해 제가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분명 있을테니 교사들 개개인에 대한 비난은 하지 않겠습니다만.
그런데 사실 교과서 선정 시 점수 매기는게 교과서도 많고 항목도 많아 꼼꼼하게 이루어지기 어려운게 사실이며, 그 과정에 영업을 하는 출판사들도 존재하고 이 과정에서 좋지 않은 일들이 드물게 발생하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론 그냥 다 국정으로 만들었으면 편하긴 하갰습니다... ㅠ
데이비드킴
14/01/07 14:54
수정 아이콘
중학교 기준으로 제가 있던 학교는 다른 학교가 많이 채택한 교과서를 채택하는 것이 학업성취도평가에 유리하다고 생각해서 눈치를 보다가 많이 채택됐다 싶은 교과서를 채택하더군요. 딱히 내용의 충실도나 진보 보수 문제가 개입하지는 않았습니다. 오로지 1순위의 기준은 성취도평가였죠. 어떤 교과서를 쓰는 것이 성취도평가에 유리하냐..
수호르
14/01/07 15:09
수정 아이콘
많은 학교들이 이런식으로 뽑죠..
대세를 따르는... 대세를 따르면 중간은 갈테니..흐흐;;
잿빛토끼
14/01/07 15:19
수정 아이콘
음..
본문의 내용이 '교과서는 어떻게 선정이 되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검정 or 인정 교과서가 되는가' 더 맞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전 교사의 입장이라서. 교과서 선정이라고 하면 학교 단위에서 어떤 교과서를 선택할 것인지를 나타내는 내용이라고 생각됩니다..

저만 이렇게 생각하나요?(선정 부분의 내용이 워낙 적어서요)

선정의 부분은 댓글로 제가 몇자 채워 넣을께요.

http://www.parents.go.kr/operation/operation_03_tab4.jsp

요기 링크를 보시면 어떤 과정인지 아실 수 있으실 것이고..

일단 가장 간단하게 보면 단계가 총 3개 라고 보시면 됩니다.

단계 1(심의 전) 담당자들 3명(교사들 입니다.) 이상이 구성되어 교과서를 평가하여 개인별 평가표를 통해 교과서 3종을 선택
단계 2(심의) 학운위(학교운영위원회)에서 교과서를 선택
단계 3(심의 후) 학교장이 최종 확정 후, 공표의 단계를 거치게 됩니다.


자 여기서 제 경험을 말씀드리고 외압이 들어올 수 있는 경우를 말씀드리죠.

단계 1의 경우,... 학기중에 합니다. 담당자가 되면 .. 미쳐버립니다. 교사들 협조 잘 안합니다. 가끔 협조 안하시는 분들 덕분에 혼자 다중이가 되어서 개인평가표를 3장을 혼자 작성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가끔 검정도서가 엄청 많기 때문에 그거 다 보는데 워낙시간이 많이 걸리기도 합니다.
또한 학교장이 은근히 다가와 교과서 어느곳이 좋다는 말을 흘립니다. 이건 3종 중 하나를 넣어달라는 뜻입니다.
(웃긴건 관리자 말 안듣고 여기서 반항하거나 하면.. 계속 빠꾸 먹을 수 있습니다. 될때까지 무한 루프 돌립니다.)

단계 2. 학운위... 사실 잘나가고 싶은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특히 학부모님들 이나, 학운위원장 같은 경우에는 선거에 나갈때(지방선거) 약력 추가하기 참 좋은 직책입니다. 따라서 정치적인 사람들이 들어오기도 합니다. 여기서 학교장과 샤바샤바가 되어 밀어붙이면.. 일선 교사나. 학부모님들이 동조하기도 합니다.


이번 역사교과서 문제를 볼 때, 웃긴건... 교학사 교과서의 경우 검정이 매우 늦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이러한 교과서를 읽고 정말... 일선 교사들이 이 교과서를 선정했을까의 문제입니다. 제대로 정신이 박힌 교사가 아니라면 그럴 수 있겠지만...

그다음 학운위 입니다. 위에 말씀드렸듯이 교학사 검정이 매우 늦었습니다. 학운위는 보통 11말 12초 쯤에 열립니다. 과연 이게 일정대로 제대로 진행되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또한 학운위가 열릴 시점에 교학사 교과서가 워낙 이슈인데... 어떤 대인배가 이런 교과서를 선정했는지 의문입니다.(솔직히 까놓고 이야기하면... 담당자들이 학운위 열지도 않고 회의록 조작해서 올린 곳도 있을거라 추측합니다.)
소나기가내려온다
14/01/07 21:20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14/01/07 20:05
수정 아이콘
학자나 정치인들 입장에서 좌편향된 교과서를 비판하기 위해 우편향된 교과서 만들겠다는 취지까지는 좋은데 만들기로 했으면 좀 제대로된 교과서를 만들어서 내놨어야 합니다. 시중에 역사 문제집, 수험집 수준보다 미달인 교과서를 가지고 징징되는게 보기 싫을 뿐입니다.
뜨와에므와
14/01/07 21:16
수정 아이콘
레퍼런스가 이글루스, 엔하위키, 디씨 인사이드인 책을

교과서로 승인하고 은근히 선택을 종용하는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게

정상적인 나라인지부터 따져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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