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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2/22 12:07
개인적으로 요아리씨의 특색있는 음색은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프링쿨러때 목소리를 처음 듣고 굉장히 신선했습니다만, 다음 노래들은 음색에만 집중한다는 느낌을 받고 쉽게 질려버리더군요. 이제는 외모에 대한 열등감도 많이 씻어낸것 같고, 기획사도 잘 만난것 같으니 좋은 프로듀서들과 함께 좋은 노래 많이 불러줬음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개성이 강한 보이스를 과하지 않게 잘 녹여내는 곡을 듣고 싶고, 다른 사람의 화음도 잘 어울려낸 곡도 듣고싶거든요.
13/02/22 03:53
실력파도 많지만 오히려 인디라서 수준 이하의 연주력, 보컬에도 고평가 받는 팀 많죠.
그리고 보컬은 대부분 기술적인 실력이 떨어지긴 하죠. 애초에 인디쪽 팀들에서 보컬 기술을 포인트로 하는 팀은 거의 없으니까요. 그래도 자기 노래는 잘부르는 사람 많습니다. '실력'이 어느 쪽에 더 중점을 둔 표현인가에 따라서 관점이 달라질 순 있겠네요.
13/02/22 04:00
실력은 당연히 오버에 있는 사람들이 더 좋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인디씬의 밴드나 보컬들이 고평가 받는 이유는 기술적인 실력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오버에서는 거의 절대적으로 하지 않는 음악을 하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또한, 위에 링크된 가수와 밴드들이. 현재 오버에 있는 몇몇의 "연예인" 이 꿈인 사람들로 구성된 그룹들 보다는 음악적인 실력과 순수성이 훨씬 더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13/02/22 04:10
저는 그 '음악적인 실력과 순수성'이 뭔지 모르겠더라구요.
하지 않는 것을 한다고 해서 그게 곧 더 뛰어남으로 귀결되는 것도 아니구요. 오버에도 몇몇 '연예인이 꿈인' 사람들을 제외한 나머지 뮤지션들이 존재하는 것처럼 인디씬 안에서도 연예인을 지망하며 뜰만한 음악 골라서 하는 사람들 마찬가지로 있습니다. 그건 어디나 똑같아요.
13/02/22 04:18
언더들의 지향점이 결국은 오버인데 둘을 딱 나눠서 비교하는 건 무리가 있죠.
언더음악하고 오버음악 비교하는것보다 언더음악하고 기획형음악을 비교하는게 훨씬 유의미한 비교 아닌가요?
13/02/22 04:28
착각을 하고 계신게, 인디씬의 밴드 대부분은 언젠가 자신들의 음악이 인정받아 오버로 나갈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실력과, 한 장르의 음악을 고집하는 자존심. 그걸 지키면서 말이죠. 또한, 그들은 연예인이 되기 보다는 우선적으로 추구하는 음악이 언젠가는 대중들에게 받아들여지겠지란 생각을 하고 있구요. 돈 많이 못벌어도, 델리나 크라잉넛, 노브레인 같은 경우는 최소한 먹고사는데에 지장 전혀 없습니다. 하지 않는 것을 해서 뛰어난게 아니라, 본인들의 음악이 언젠가는 타국에서처럼 인정을 받겠지..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말이죠. 모던락 밴드 자우림과 팝메틀적인 성향을 띠던 윤밴은 이미 오버에 나가 있습니다. 부활같은 경우는 워낙에 돈이 없었던 데다가, 그만큼 나이가 든 사람이 밴드 유지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으니 그건 차치하고. 여튼 그들은 가끔씩 다른 활동을 해도 어디까지나 본인들의 원래 형태와 음악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요. 오버에 나올 언더, 인디의 형태가 딱히 다르지도 않을 것이고, 그들이 오버에서 죽어라 연습해 데뷔한 친구들보다 그닥 뛰어나지 않을수는 있습니다. 물론 언더씬에도 "뮤지션" 보다 "연예인"을 꿈꾸는 친구들이 있을수는 있지만, 장담합니다. 그 빈도는 기획사의 뜻대로 움직이는 연습생들보다는 훨씬 적을 것이라구요.
13/02/22 04:47
오버에서 하지 않는 음악을 하기 때문에 고평가를 받는다는 말이 저는 이해가 안되네요.
희소를 떠나서 더 먼저 고려되어야 될 것은 퀄리티 그 자체지요. 그리고 좋은 음악을 만드는 것과 본인들의 원래 형태와 음악성을 지키는건 상관이 없죠. 공장에서 찍어서 만든 제품과 장인이 수공으로 만든 제품이 있는 경우 무조건 후자가 전자보다 뛰어나단 보장은 없죠. 인디/오버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13/02/22 05:00
같은 장르내에서 상대적비교가 존재할 수 있다는 건 동의합니다만,
장르내의 비교를 넘어 장르간, 혹은 언더 오버 간의 상대적비교는 매우 힘들죠. 대다수가 수긍하기 힘들고요.
13/02/22 05:04
소닉// 일리가 있는 말씀이기도 합니다만,
예전에 제가 관심있게 듣던 (좋아하진 않았습니다. 크크) 밴드를 닉넴으로 삼고 계신 분이시기도 하고. 현재 대한민국의 음악계는 대규모의 기획사가 한가지 트렌드가 생기면 거기에 올인하고, 중소규모의 회사들도 거기에 따라갑니다. 즉, 그런 추세에 맞춘 음악을 전혀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몇년전의 소몰이 창법 유행이나, 현재의 아이돌 대범람의 시대같은, 그런 추세에 영향받지 않는 다른 가수들이 필요합니다. 사람들에게 바로 대안으로 보이는건 나가수로 대변되는 30대 이후 세대에 어필하는 싱어들입니다. 박정현, 김범수, 윤도현, 김건모 같은. 거기에다가 이문세, 신승훈, 이승환 같은 사람들도 있겠죠. 그런데, 이 사람들은 오버의 한계가 있죠. 신곡 안나와요. 공연만 하죠. 또한, 그 세대의 사람들은 언제까지나 예전에 좋아하던 음악만 찾아 듣고싶어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새 노래들 찾다가 듣게 되는게 홍대의 락밴드와 보컬 그룹들이고, 말씀하신대로 이건 인디/오버의 문제가 아닙니다. 인디가 오버보다 뛰어나다는게 아니에요. 그 전제를 오해하지 않으셨음 좋겠습니다. 다만, 현재 인디는 오버가 제공해주지 못하는 음악을 전달하고 있지요. 그런데, 그게 인디가 오버보다 뛰어나다는 얘기는 아닌걸 이해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13/02/22 14:45
그렇군요. 생각해보니 08년도 이후에 불어닥친 복고 열풍과도 일맥상통 하네요.
제가 음악을 듣는 기준으로는 취향 이전에 기본적인 실력을 보는 편이라 오버에서 제공 못하는 취향의 음악을 공급해준다는 생각을 해본 적 자체가 없었네요. 덕분에 배웠네요. 다만 아쉬운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떨어지는 기본적인 실력이랄까요. 한국 대중음악상을 받고 평론가들이 밀어주는 밴드 중에서도 엉망진창인 팀 많아요. 그리고 '존재만으로도 값지다' 같은 문구로 평론가들과 팬들에 의해 치장되는 경우가 많구요. 한 때 홍대 기웃거리며 밴드도 했지만 그런 분위기가 싫더라구요. 저도 연주 엄청 못하고 노래 못해서 지금 생각해보면 이불 속에서 하이킥 할 정도로 쪽팔리긴 합니다만. 그냥 사람들이 편견없이 좋은 음악을 그 자체를 들으면 좋겠어요.
13/02/22 04:25
글쎄요. 음악 글 잘 보고 있다가 마지막 부분에서 다시 마음이 무거워지네요.
예전에 무뇌중 얘기 다룬 오인용 플래시 보면서 낄낄거리던 시절이 생각나요. 지가 무슨 락이고 오이를 처먹으면서 살을 빼. 놀고 자빠졌네 하면서 비웃었죠. 하지만 지나고 나니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 사람이 정말 락을 동경한 거였다면. 그것을 위해 노래든 살이든 작곡이든 정말 뼈를 깎는 노력을 해왔다면 혹은 HOT를 하고 바닥에 앉아서 종종거리고 뛰는 순간에도 그런 꿈을 가끔씩 꿔왔다면. 그게 얼마나 그 사람한테 상처였을까. 그게 얼마나 그 사람한테 힘든 일이었을까. 그런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짠해지더라고요. 최근에 결국 댄스로 컴백한 모습을 보곤 그런 마음이 더 커졌네요 가수도 하는 연예인, 연예인이 꿈이라 기획사로 들어간 사람. 그렇게 보일 수도 있고 그런 사람이 대다수일 거에요. 그래도 그런 식으로 단정짓듯이 말하진 않아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 친구들이 왜 가수가 되었고, 왜 무대에 올라가며, 진짜로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다 알고 계신가요. 안 봐도 그런 거야 다 뻔하지 하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으신가요. 솔직히 그건 아니잖습니까 그런 식으로 말씀하실 거라면 저도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인디하는 사람들은 다들 우리가 리얼 음악입네 하면서 뭔가 있는 척 하는 것들이라고요.
13/02/22 04:34
그렇게 생각하실수도 있고, 나름대로 음악적인 고민을 많이 하는 친구들이 분명히 기획사 출신의 가수들중 꽤 있을겁니다.
제가 말씀드리는건. 연기가 꿈이었는데 기회가 되지 않아 가수로 데뷔했다는, 또한 예능계 진출을 뻔히 노리는게 보이는. 그런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분명히 기획사에 소속된 친구들 중에서도 음악적으로 열심히 노력하는 친구들이 있겠죠. 그게 보이는 사람들도 있고. 다만, 인디는 애초에 시작부터 그들이 추구하는 음악과 방향성을 어디에서도 영향받지 않고 시작했고, 위에 링크된 사람들은 그걸로 인정받아 오버까지 올라갔습니다. 회사의 영향을 받지 않을수는 없겠죠. 그러나, 위에 링크된 이들은 그 영향력을 최소화하며 본인들 하고 싶은걸 하는 사람들입니다.
13/02/22 04:42
네, 솔직히 저도 틀린 말씀 하셨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딱히 아이돌들을 옹호하고 싶은 마음도 없고요 크크
그래도 너무 전체적으로 그렇게 보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쓴 댓글이었어요. 마지막 문장에서 혹시 기분이 나쁘셨다면 사과드립니다 :) 비유를 하자고 쓴 거였는데, 다시 읽어보니 기분나쁘실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절대 스크롤을 내렸는데 에피톤 프로젝트 얘기가 없어서 심통부린건 아닙니다(먼산)
13/02/22 07:44
그걸 "피해의식" 이니, "상상을 초월" 한다느니 하고 지칭하는 님의 말투도 그닥 좋아 보이지는 않네요.
남들 댓글에만 대한 반응 이전에, 음악에 대한 감상평이나 한마디 남겨주시길 바래요.
13/02/22 10:49
글쎄요 전 인디음악에 대해서 별로 특별함을 못느끼겠다는게 솔직한 감상평이라서요.
새롭고 그들이 하는싶은 음악이라고 하시는데 별로 참신한지도 모르겠고 그다지 새롭다는 느낌은 안드네요;;
13/02/22 17:52
사과까지 드린마당에 이런댓글 남기는것도 뭐하지만, 저위에 소문의벽님이라고 저와 같이 화내신분 계시죠? 많은분들이 본인의 댓글을 불편해하면 자신에게 뭔가 부적절했던 점이 있었는지 한번쯤 되돌아보시는게 어떨까요. b급이니, 피해의식이니. 이런 단어들을 '개인생각'이라는 단어로 나타내시면 그말에 태클걸기는 어려워도 웃음지을 분들은 거의 안계실겁니다. tpo를 좀 지켜주시는게 어떨까요.
13/02/22 04:42
크크크크크. 깜빡했습니다. 이 싸가지 만땅에 자존심으로 점철된 밴드. 수정해서 하나 올리죠. 크크크크크
국카스텐. 웬지 모르게 나만 알던 맛집을 이런 저런 사람들이 다 알게된 기분이랄까요.
13/02/22 09:26
바람에 오르다의 보컬 진호씨는 보이스코리아에서 유성은과 듀엣미션을 했다가 탈락한 바로 그 사람이죠.
유성은도 출중하긴 했지만 편곡 자체가 진호씨와는 맞지 않아서 애초에 불공정경쟁이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바람에 오르다는 개인적으로 참 맘에 드는 팀인데 좀 더 왕성한 활동을 기대합니다.
13/02/22 09:36
요새 잘나가는 인디... 에 대한 글을 볼 때마다 착잡해지는게, '인디'라는 말 자체가 그 전에 쓰이던 '언더그라운드'와 대비된 의미로 시작된 말인데 어느 순간엔가 동치어가 되었더군요. 부연하자면 방송 외 공간, 특히 신촌이나 대학로 공연장 중심으로 활동하던 비유명 가수를 '언더그라운드'로 불렀는데 방송 무대를 '오버그라운드'로 칭하고 '아직 못갔다'의 뉘앙스가 굉장히 강했었다면, 애초에 오버로 갈 생각 없이, 자본 유입을 최소화하면서 아티스트 본인이 모든 활동을 자신의 주관대로 컨트롤하자는게 결국 '인디'였고(그래서 초창기 인디에서 가장 주목받은게 펑크밴드인 크라잉넛이었고 그들이 활동하던 드럭일 수 밖에 없었죠. 모티브 자체가 DIY와 펑크 무브먼트에서 온건데) 그래서 그들을 인기나 돈과 무관하게 '장인' 혹은 '예비 장인' 정도로 취급할 수 있었던건데... 인디 세대 교체가 계속 되면서 말그대로 '순수'하면 굶어죽고, 연습생 시스템에 들어가자니 성격 혹은 외모 혹은 실력의 문제가 있고, 그런다고 스카웃 가자니 그 정도의 팬덤을 가지지 못한 어정쩡한 언더그라운드 밴드만 늘어가는 느낌입니다. 뭐 홍대 공연장 자체가 많이 죽은 감도 없잖아있고, '인디 레이블'을 표방하고 실제로는 그냥 마이너 기획사인 곳들이 는 것도 한 몫 할테고요. 그냥 이대로 가면 인디는 고유한 무언가가 아니라 아직 방송 못탄 애, 아니면 방송 탈 능력이 안되는 애들 정도로 굳어질 것 같습니다.
13/02/22 10:59
공감합니다. 분명히 아직도 그들만의 음악, 좋은 음악 하는 이들도 많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점점 더 고유의 특색과 개성을 가진 이들보다는 어디서 많이 들어본 스타일, 적당히 센티한 음색으로 읊조리듯 감성에 호소하는 식의 정형화된 음악을 하는 함량 미달 - 이라고까지 하면 조금 과하다면, 적어도 2%씩 부족해 보이는 - 이 많아지는 것 같아요. 조금 다른 얘기이기도 하고 우스개소리에 가까운 소리긴 하지만, 홍대 여신의 난립이 이 흐름과 완전히 무관하지는 않은 느낌도 들고 여러 가지로 아쉽네요.
13/02/22 15:02
제 느낌도 그렇습니다. 어차피 사전적인 의미로의 인디는 없어진지 한참 됐고 현재의 인디는 홍대 로컬씬과 유의어 정도가 된지 이미 오래죠. 어차피 홍대 안에서도 레이블이, 또 공연장이 권력이 된 이상 홍대에 인디는 더이상 없습니다. 소수의 흐름이지만 밴드들이 문래동으로 석관동으로 빠져나가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 아닌가 싶구요.
13/02/22 09:39
인디나 오버의 구분을 짓는거 자체가 별 의미가 없습니다.
지금 인디음악이 하나의 장르로 구분되는 시점에서 노래를 빼고 배경으로 구분하는건 말이 안되죠.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사람도 충분히 인디음악을 할수 있고 이 반대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홍대밴드들이 대중적인음악을 하고있고 소수만 장르적인 인디음악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13/02/22 09:42
여담이지만 인디든 언더그라운드든, 그 가치는 퀄리티보다는 아이덴티티에 있습니다. 커트 코베인이 그 조악한(..) 기타솜씨에도 불구하고 음악 잡지에서 '최고의 기타 솔로' 뽑을 때 고순위에 올라가는게 괜한게 아니죠. 그런 점에서 인디 씬과 오버는 거리를 둘 필요가 있고, 인디 씬 자체도 지역과 세대에 따라서 좀 더 분할될 필요가 있습니다. 영미권이 부러운게 그 동네는 지역명이 붙은 신 장르 출현이 자주 보이는데, 언더그라운드의 분화가 아주 잘 되어있다는 증거죠. 하긴 한국도 예전에는 부산 메탈이니 신촌 뉴포크니(돼지고기 아닙니다) 하는 얘기를 자기들끼리는 좀 했다지만...
13/02/22 09:54
인디가 오버의 반대개념으로 불리는 이유는 힙합씬의 부흥도 있다고 봅니다.
힙합씬의 인디 뮤지션들이 흔히 본인들을 언더그라운드라고 칭하다보니 자연스레 락에서는 인디라는 단어가 언더그라운드&인디밴드를 통칭하는 단어로 정착된것같네요.
13/02/22 10:48
뷰렛의 이름을 들으면 허경영씨의 콜미 발표장에서 모든 것을 놓아버린 표정의 이교원씨 사진이 제일 처음 떠오르네요..
예전에는 와이키키브라더스에서 I love rock&roll 부르던 문혜원씨의 모습이었는데...
13/02/22 11:08
오르한 파묵의 <<내 이름은 빨강>>을 보면, 사이드 스토리로서 <스타일과 서명>이라는 주제에 관련된 세 편의 이야기가 차례로 언급된 뒤, 이 이야기들에 대한 등장 인물의 평가가 나오죠. "첫 번째 이야기는 스타일이 곧 불완전함이라고 말하고 있네.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완벽한 작품이라면 서명이 필요없다는 걸 말하고 있지. 세 번째 이야기는 첫 번째와 두 번째의 교훈을 합한 것이네 서명과 스타일이란 결함있는 예술을 행하고도 뻔뻔하고 어리석게 자만하는 자의 변명일 뿐이라는 거지."
요즘 인디 씬들이 깊이 생각해봄직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리지날리티, 자기 브랜드화야 중요하단 거야 누가 모르겠습니까마는, <도피로서의 개성>은, 곧 역량의 부족함을 스타일의 차이라는 식으로 가리려는 시도들은 결국 한계가 있죠.
13/02/22 11:18
독립영화라고 하면 사람들마다 대략 느끼는 점이 비슷할 텐데 인디음악이라고 하면 사람들마다 느끼는 점이 상당히 다른 것 같습니다.
인디음악은 여러가지 점에서 오해를 받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인디음악은 한마디로 '자본으로부터 독립된' 음악이죠. 그런데 인디음악의 현실은 반드시 '독립된' 것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배제된' 음악들도 한데 섞여 있죠. 무슨 얘기냐 하면 자기만의 음악세계가 분명하고 이에 대해 대중들과 타협하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어서 인디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자본에 종속되든 말든 유명해지고 싶은데 자본의 투자를 유발할만한 매력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인디가 되어야 하는 친구들도 같이 있다는 겁니다. 슈스케 3에서 계범주에게 슈스케에서 우승하면 기획사에 들어가 기획사의 요구에 맞춘 음악을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할거냐고 물었더니 설사 그렇게 하더라도 나는 인디음악을 하는 거라고 해서 어이가 없었던 기억이 나네요. 어쨌거나 자본으로부터 독립되었다는 이야기는 환경이 열악하다는 이야기도 됩니다. 아울러 자본의 유혹을 받을만큼 대중적인 상품성이 없다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그런 점에서 인디음악이 퀄리티가 뛰어나긴 쉽지 않죠. 독립영화가 영화의 여러가지 요소적 측면에서 높은 퀄리티를 보여주기 힘들듯이. 하지만 퀄리티가 곧 예술성과 동의어는 아니기에 총체적인 퀄리티는 조금 부족하더라도 예술성은 높은 작품이 나올 수는 있습니다. 인디씬 전체적으로는 퀄리티가 낮은 편이고 특히나 타의에 의한 인디들까지 인디로 통칭되기 때문에 인디씬 자체도 많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만 그래도 대중의 기호에만 쫓아가지 않고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추구하는 인디들이 만들어내는 다양성이 인디뮤지션의 참된 가치죠.
13/02/22 11:20
'바람에 오르다' 정말 좋네요. 좋은 음악 추천 감사합니다.
대학교 1학년 교양 강의 중에 발표를 하는게 있었는데 MP가서 찍은 공연영상 하고 45rpm이 오버가수들 씹는거..뭐 그런 노래 틀어놓고 언더가 어떻고 오버가 어떻고... 발표했던 기억이 납니다. 차분히 듣던 강사님의 지적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오버에서 활동하면 가수고 언더에서 활동하면 아티스트 입니까?' 제가 그런식으로 나누어 말하고 있었다는걸 저도 몰랐는데.. 하고싶은 음악을 하는 사람도 있고, 연예인이 되고 싶어서 가수를 하는 사람도 있고.. 그 지향점이 다르더라도 각자의 진정성은 그 방향이 다를 뿐이지 누가 높고 누가 낮은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13/02/22 11:32
하고자 하시는 말씀과는 다른 이야기지만, 혹시 그 45rpm의 오버 가수 씹는 노래가 두비두밥인가요?
http://music.naver.com/lyric/index.nhn?trackId=1777903 가사의 내용과는 별개로 흥겨워서 좋아하는 노래 중 하난데 흐흐
13/02/22 13:08
저도 궁금해서 찾아보니 '우리들의일그러진스타' 입니다. 아마.. 대전 아폴로에서 활동하던 시기에 만든 노래일거에요. 그렇게 YG를 씹었었는데 YG에 들어갔었다는게 참.. 크크.
13/02/22 11:22
요즘엔 굳이 인디라고 구별할만한 의미가 있는 밴드가 많지는 않은것 같네요. 인디만의 특유의 개성이나 감수성이 점차 사라지고 뭔가 획일화 되어가고 있는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실력이 더 뛰어나다거나 그런것도 아니고 이도저도 아닌 어설프거나 함량 미달의 개성없는 밴드가 우후죽순 쏟아져 나오는거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그럴바에야 차라리 외국 밴드 음악 찾아듣는게 훨씬 더 메리트 있겠죠. 국카스텐 처럼 진국 인 밴드가 솔직히 많지 않습니다.
현대 홍대 인디 씬에 실력파들이 더럽게 많다. 널려있다는 이야기에는 동의하기가 어렵네요
13/02/22 13:52
저 TOP밴드 시즌1에서 우승했던 TOXIC에 대해서는 참 기대가 컸습니다.
어린 친구들이 "박진감" 을 무기로 하는 음악을 들고 나왔다는 것이 반가웠거든요. 편곡에 있어서도 멜로디를 잘 살려내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고.. 그랬는데, 막상 자작곡의 임팩트가 약한 것이 어찌 불안하더니.. 지금은 다소 기대와는 다른 음악을 하고 있더라고요.
13/02/22 14:45
경연용 편곡에 비해 자작곡이 퀄리티도 그렇고 방향도 그렇고 좀 실망이었죠. 팀에 멜로디 메이커나 사운드를 잡아줄 사람이 없어보이는게 두드러진다고 해야 하나... 하긴 근데 경연용 편곡의 느낌으로 자작곡을 내면(방송때도 논란됐듯) 화이트 스트라입스 재탕이 되는 수가 있기도 하고요.
13/02/22 15:31
.... 켈로그김님의 리플에서 이 나라 락덕후들의 애환이 느껴집니다. 그래 표절을 해도 좋고 핸드싱크를 해도 좋으니 언론 좀 타봐라...ㅠㅠ
13/02/22 17:16
탑밴드가 아무리 시즌2들어 욕을 바가지로 쳐먹어도 저는 시즌3 기다리고있습니다. 이게아니면 방바닥에서 볼 수 있는 인디밴드들의 tv프로그램은 공감 하나밖에 안남거든요...
13/02/22 16:52
스프링클러라는 밴드로 데뷔한 적 있습니다. 아니면 모나리자 걸로 검색하셔도 나오고... 굉장히 유명했죠(그래서 보코 처음 나왔을 때 저도 그랬고 많은 사람들이 '벨붕이다!'라고 했죠. 결과적으로 손우승...).
13/02/22 23:27
그 전부터(모나리자걸때 찍은 영상 중 후기에 찍은 것들때부터?) 내가네트워크 연습생이었습니다. 브아걸 잠정멤버로 트레이닝도 받았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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