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이야기는 원탁의 기사와 아더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만, 아더왕의 이야기는 워낙 판본마다 내용이 다르고 그래서 조금씩 다를수 있습니다. 지난 글에서 아더왕의 아버지 우서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이제 그러면 아더왕이 어떻게 태어나는지에 대해 써볼게요.
1. 골로이스와 이그레인
우서가 암브라시우스의 뒤를 이어 왕이 된후, 제후국과 주변왕국의 제후들을 자신의 궁으로 초대합니다. 정치적인 목적으로 유대강화를 위해서 이루어진 이 회동에 많은 귀족들과 기사들이 참여를 하는데요. 그중에 하나가 콘월의 공작 골로이스였습니다. 골로이스는 자신의 아내 이그레인을 대동해서 우서왕의 초대에 참가하게 되었지요. 이게 문제가 될줄은 아무도 몰랐을겁니다.
우서는 골로이스의 아내 이그레인을 보고 속칭 한눈에 뿅 가버립니다. 그래서 이그레인에게 각종 추파를 던져보지만 정숙한 여자 이그레인은 절대 넘어가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자신의 남편인 골로이스에게 이야기하죠. 골로이스는 화가 났지만, 상대가 왕이라서 어찌해볼수는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우서에게 말하지 않고 조용히 아내와 가신들을 데리고 자신의 영지로 돌아가버립니다.
이그레인을 향해 상사병에 걸린 우서는 군대를 조직해서 콘웰로 쳐들어갑니다. 명목상은 왕의 권위를 묵살한 골로이스에 대한 응징인데 속내는 이그레인을 얻기 위해서였습니다. 사실 정벌한 영주의 아내를 자신이 취하는것은 이상한 일도 어려운 일도 아니니까요. 그렇지만 골로이스의 강력한 저항에 의해, 별다른 소득도 못얻고 이도저도 못하는 어려운 상태에 놓여있었습니다.
2. 멀린과의 거래.
팬드래곤 왕가에 어려움이 나타날때마다 나타나던 멀린이었지만, 아랫도리 송사에 까지 관여하는줄은 몰랐네요. 어째든 멀린이 나타났고, 우서는 평소처럼 멀린에게 지혜(?)를 구합니다. 멀린은 방법이 있음을 알려주지만, 대신 이후에 자신의 조건을 들어주십사 라며 이야기합니다. 상사병에 눈이 뒤집혀 있던 우서는 들어보지도 않고 단칼에 승락을 하고 멀린의 도움을 받게 됩니다.
멀린의 도움은 매우 간단했습니다. 그의 마법으로 우서의 모습을 골로이스의 모습으로 바꾸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골로이스가 우서진영에 야습을 하던날 우서는 당당히 성으로 들어가서 이그레인과 합방하지요. 그리고 그 시간 골로이스는 팬드래건 왕가의 군대를 습격해서 싸우다가 난전중에 죽게됩니다. 이그레인과 합방하며 소원 성취하고 돌아온 우서는 멀린에게 조건을 듣게 됩니다. 멀린의 조건은, 둘 사이에서 태어날 아이에 대한 권리를 자신에게 양도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3. 모건 르 페이(=모르간)
원래 골로이스와 이그레인 사이에도 자식이 있었습니다. 그중에 여자아이가 있었는데 몇명이었는지는 판본마다 다릅니다. 모르간 하나였다고 하기도 하고 모르간과 모르가즈의 자매였다고 하기도 하고 모르간과 모르가즈, 일레인 세자매였다고 하기도 합니다. 그보다 많이 여덟명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어째든, 확실한 것은 골로이스의 딸 모르간은 마법을 쓸줄 아는 기묘한 아이였습니다. 그래서 골로이스로 변해 궁으로 돌아온 우서를 보고 '아버지는 이미 죽었다'고 말했다고도 합니다.
모르간은 켈트족 여신 모리건(혹은 모리언)에서 모티브를 따온 캐릭터입니다. 그래서 마법에 능통합니다. 전에 글에 남긴적이 있는데, 크리스트교가 국교가 된 이후로 이교도의 신들은 모두 악마 비슷하게 형상화 됩니다. 그것을 devil과 구분하여 demon이라고 하는데요. 모리건의 운명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더왕이야기도 크리스트교 문화가 강하게 영향력을 끼친 작품이구요. (기사들이 성배를 찾으러 가죠.) 그래서 아더왕이야기에서 모르간은 아더왕을 괴롭히는 마녀로 나옵니다. 모리건의 이름을 보고 다른 생각이 드신 분들, '뱀파이어 세이버'에 나오는 그 모리건이라는 캐릭터도 맞습니다. 이 켈트족의 여신 모리건에서 모티브를 차용한 것이며, 서큐버스로 나오죠. 모르간은 이 모리건에서 따온 캐릭터 답게 마법을 쓰며 아더를 괴롭히는 일종의 반동인물입니다.
이 모르간과 세 자매의 행동은 조금 분리하기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어떤 판본에서는 모르간이 한일이 모르가즈가 한일로 되어 있고 섞여있죠. 어째든 모르간이라는 캐릭터는 확실히 아더왕을 괴롭히는 인물입니다. 모르가즈와 일레인은 수동적 여인으로 그려지거나 달리 나오거나 안나오기도 합니다. 원래는 아니었는데 기독교 문화의 영향으로 세자매가 되었다라고 하기도 하네요.
4. 아더의 탄생.
임신을 하고 남편을 잃어 실의에 빠진 이그레인을 우서는 위로하며 서서히 이그레인의 마음문을 엽니다. 아니 정복당한 영주의 아내의 운명이란 어쩔수 없었던 것이었겠지요. 우서는 이그레인을 거둬들이며 임신한 아이에 대해 살짝 떠봅니다. 이그레인은 골로이스가 죽던날 골로이스가 자신과 관계하여 아이를 잉태하게 만들었다며 뭔가 기묘한 일이라는 이야기를 해줍니다. 우서는 속으로 웃으면서 상냥하게 이그레인을 감싸고 그 아이는 상서롭지 못하니 숨겨버리자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그 아이가 태어나자 멀린에게 줘 버립니다. 그 아이가 아더입니다.
멀린은 엑토르(헥토르) 라는 기사에게 아더를 줘버립니다. 아더는 엑토르의 양자로 자신은 엑토르의 아들이라고 생각하면서 자랍니다. 엑토르는 원래 케이라는 아들이 있었는데요 둘은 형제처럼 자라나게 됩니다.
그 뒤에는 이제 잘 알려진 엑스칼리버(혹은 칼리번)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밀리언아서에 나오는 본문의 등장인물들입니다. 밀리언아서를 보고 이해를 해보시면 등장인물도 잘 외워지실거고 이해가 좀 더 잘 되실겁니다.
우서의 연적(?) 골로이스 입니다.
아더의 형 케이입니다. (그래서 교련형 케이는 아서카드와 콤보가 있습니다.)
확밀아에는 마녀세자매로 나오는 모르가즈, 일레인, 모르간 입니다. 일본판에만 나온 염하형 카드들입니다.
그리고 뱀파이어 세이버에 나오는 그 유명한 모리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