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에 앉으니 옆에는 늘 그렇듯 ROTC놈이 앉았다. 앞에도 꽤나 친숙한 애들이 보였다. 24, 25일이 뭐라고 다들 들뜬 분위기다. 일단 마지막 수업이었다.
앞에 있던 여자사람은 나랑 사이가 좋지 않았다. 딱히 기억은 나지 않는데 이런저런 일로 다퉜던 것 같다. 그런데 갑자기 이러더라. 미안하다고.
대충... 뭐 이러저러해서 미안한데 그게 본심은 아니었단다. 괜히 딴지 걸고 싶어서 더 뭐라고 했었단다. 진짜 미안하고, 앞으로는 잘 지내자고 하더라. 그러면서 앞으로 둘 사이의 관계를 좀 더 긍정적이고 창의적이지만 고전적이며 미래 지향적인 것으로 바꾸자는 내용의 말을 했다. 제법 긴 얘기였던 것 같은데 제대로 기억은 나지 않는다.
옆에 알티놈이 그랬다. 무슨 얘기 한 거냐고. 지도 다 들었을텐데 물어보는 게 이상했다. 간단히 말했다. 날 좋아하는 모양이라고. 근데 나는 딱히 한 게 없다. 서로 안 맞아서 싸운 기억 밖에는. 이 놈도 그런 게 있었다. 지가 좋아하던 애가 아니다 싶어서 작업 그만뒀는데 나중에는 걔가 지를 좋아하는 걸로 보였던 적. 이 놈은 쿨하게 그걸 거부했고, 억지로 얘 옆에 앉으려던 걔 사이에는 내가 앉았었다. -_-; 비정한 놈.
어찌됐든 작게 그런 얘길 했는데 들렸나보다. 어쩌면 당연한 얘기일지도 모르겠다. 바로 앞이었으니까. 울면서 나가더라. 그 놈이 나보고 쫓아가랜다. 내가 왜? 난 한 게 없다니까.
그러고 수업이 시작될까 말까 하는데 좀 미안하긴 했다. 그래도 날이 날이고 나름대로 용기 냈을 건데...
근데 좀 이상했다.
여기는 아무리 봐도 고등학교고, 담임쌤이라고 앞에 있는 사람은 분명 정XX 쌤으로 고 1때 담임이었다. 근데 우리끼리 나누는 말은 아무리봐도 사투리가 아니라 표준말이었다. 그리고 내가 다닌 고등학교는 공학이긴 했어도 남녀 각반이었다. 거기다 개량한복을 입었는데 (그래서 일진이 없었다. 싸울 때 허이 허이 하며 택껸할 수도 없는 노릇이기도 하고) 사복이었다. 근데 왜 대학교 때 하는 알티가 내 옆에 있는 것인가. 내가 지금 고딩도 대딩도 아니지 않은가.
무엇보다, 난 정말 한 게 없었다.
그렇구나...
갑자기 배가 아팠다. 하지만 화장실에 가고 싶진 않았다. 똥들이 소용돌이에 휘말리듯 회전을 하지만
빙글 빙글
돌고
돌고
멈추지 않을 것 같았다.
그리고...
배가 아파서 일어났다.
그럼 그렇지
+) 꿈 얘기 두번째 얘기... 겠죠? -_-; 지금 생각해보면 이런저런 모티프는 있는 거 같아요.
"그러쿠나. 무선 쿰을 쿠엇쿠나"
욕이 있는 아 꿈 대신에 초난강의 명곡을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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