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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1/26 18:47
관우를 주겨서 역사에 크게 한줄 남긴거 보고 여몽 꽤 대단한놈이군.. 했는데 오나라엔 악재였나요?
오나라가 형주 먹을려고 예전부터 전전긍긍 했던거같은데 여몽이 결국 냠냠해준거라고 생각했거든요
12/11/26 20:43
먹을때 먹더라도 잘 먹어야죠. 결과적으로 오는 형주에 대한 완벽한 지배권도, 위에 대한 압박도 얻지 못 한채 동맹국의 신뢰와 병력만 잃은 셈이죠.
병력도 부족한데 방어선이 늘어난건 보너스...
12/11/26 18:53
주유의 죽음을 안 제갈량의 심정은 딱 연의에서의 표현과 같았을 것 같습니다. 애초에 주유는 워낙에 오의 기둥 같은 존재이니 제갈량의 역량으로 다루기 힘든 존재였죠. 차라리 굴러온 돌이지만 후계자가 된 노숙이 다루기도 쉬웠을 테고요.
제갈량이 아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그런 노숙이 너무 빨리 횡사를 해버린 것이겠죠.
12/11/26 20:38
개인적으로 삼국시대에 가장 완벽했던 남자가 아닌가 싶습니다.
왕을 보좌할 만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고, 먼 미래를 두고 전략을 준비할 능력도 갖추었고, 삼군을 총괄해 지휘하는 능력은 으뜸이라 할만했고, 음률에조차 조예가 깊었으며, 무일푼의 손책에게 달려올 만큼, 그리고 이후 다시 무일푼에 가까웠던 손권에게 달려올 만큼 충의로웠으며, 주랑이라 불릴만큼 빼어난 용모에, 이교라 불릴만큼의 부인까지...후덜덜(야구로 치면 이건 5툴이 아니라 외모에 부인까지 더 해 7툴..^^) 기생유, 하생량 이라는 말보다 하늘이여, 주유를 내었으면서, 어찌 이리 빨리 거둬가십니까. 가 더 어울릴 장수라고 봅니다. ps. 가입 후 첫 댓글인데, 후추통님의 글을 재밌게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12/11/26 23:04
전 주유야말로 오히려 연의의 가장 큰 수혜자라고 느껴지는데..흐흐
연의가 생기기 전까지 주유의 존재감이란 중국 역사에서 거의 미미했죠. 제갈량이야 촉 멸망부터 꾸준히 주목을 받았던 인물이고 최고의 재상 중 하나로 인정받았으나 주유의 경우엔 그런 게 전무하다 연의로 인해 그 역대급 재상인 제갈량의 라이벌로 일약 스타가 된 케이스라고 생각합니다. 현대에 와선 주유가 그렇게 찌질한 인물이 아니래..하며 그 평가가 오히려 실제 능력보다 부풀려진 케이스가 아닌가.. 하는 느낌까지 듭니다. 그리고 주유의 경우엔 친유비파라기보단, 유비를 과소평가했다가 더 적절치 않았나 싶네요. 손권에게 올린 상소 내용을 보면 조조도 하지 못한 유비를 묶어 놓은 일을 자신은 할 수 있다는 식의 이야기와 함께 관우와 장비를 자기 뜻대로 부릴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어쩌면 유비만 우습게 본 게 아니라 천하를 우습게 본 인물. 거꾸로 말하면 스스로를 너무 과대평가해 능력 이상의 일을 하려했던 인물.. 이라 전 평가합니다. 전쟁은 잘했을지 모르겠지만 현실을 읽는 눈은 너무 부족했으며, 그렇게 힘들게 얻은 강릉에 대한 지배권을 유비에게 너무나 손쉽게 넘겨준 주유에 비해 유비를 적절히 압박해 무력충돌없이 형남 절반을 얻어내고 손유동맹도 지속 시키면서도 손유동맹의 방향이 서로가 아닌 조조에게라는 궁극적 목표를 잃지 않게 만든 건 오히려 노숙이었죠. 개인적으로 약간은 망상에 사로잡혔던 주유보단 현실적이고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하려했던 노숙을 일찍 잃은 게 손권에게 훨씬 커다란 악재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12/11/27 00:55
저랑 생각이 조금 다르시네요.
주유가 연의 전에 어느 정도 평가를 받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관도 이후에 천하를 다 움켜쥐었다고 생각했던 조조가 적벽에서 졌고, 적벽에서 조조를 이긴 건, 유비와 주유였죠. 무일푼의 손책을 보좌해 불과 3여년 만에 양주를 집어삼킨 것도 주유의 군공이었구요. 위나라 최고 무장이던 조인을 상대로 강릉을 얻어낸 것도 역시 주유였죠. 주유가 연의로 인해 그 전보다 얼마나 더 유명세를 탔는지는 모르겟지만, 연의로 인해 '찌질함'과 '소인배'가 되어 버리죠. 조인과 싸워 이겨서 강릉을 얻어낸 것은 본인인데, 강릉은 제갈량이 주유를 일부러 고생시키고 주유-조인의 전투를 이용해 피 한 방울 안 흘리고 차지하는 걸로 나오며, 심지어 자기는 제갈량에 미치지 못 하는 걸 억울해 '분사'에 가까운 죽음을 맞는데, 제갈량은 배타고 유유자적하게 와서는 조문하고 방통을 빼가는 크리까지...;;;조조와의 개전을 앞두고도 제갈량이 개사한 동작부에 자기 부인 이름이 올라있다는 말에 격분해서 개전의 의지를 다지는 등, 철저히 제갈량 손바닥 안에서 노는 캐릭으로 전락했는데, 이 정도면 차라리 안 유명한 게 낫지 않나요, 정사에 군공이 분명히 있는데, 유명해진 것은 군공이 아니라, 오명으로 유명해졌으니... 더불어 주유가 강릉을 얻은 후에 유비에게 준 건, 지극히 당연한 계책이었다고 봅니다. 강릉을 힘들게 얻었는데, 형남은 이미 유비가 차지했고, 형북은 조조의 손아귀에 있었죠. 손권에게 떨어질 땅이야 강릉과 이릉 언저리 뿐이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럼 손권만 별로 크지도 않은, 실익도 별로 없는 땅을 차지하고선 조조와 유비 사이에서 완충대 역할을 해야 하는셈이죠, 자기 돈, 자기 군사를 들여서...그런 역할을 할 필요가 있나요? 그래서 강릉을 유비에게 빌려준 거죠. 어차피 조조를 혼자서 상대할 수는 없으니, 동맹은 필요하고, 그 동맹에게 빚을 주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를 이용해 자신의 땅의 안위를 지키는 계책이죠. 이렇게 되면 손오가 항상 갖던 장강의 이점은 유비라는 동맹이 강릉을 지키게 함으로써 안전이 보장되면서도 자신들은 그 땅이 조조에게 넘어가는 걸 방지하기 위해 군비를 쓸 필요가 없게 되고, 자연히 나머지 하나의 국경인 합비 쪽에 신경을 더 쓸 수 있게 되니까요. 제 생각으로는 아주 좋은 계책같은데 말입니다. 노숙이 유비를 압박했다고 하지만, 결국 형남의 절반을 내준 것은 노숙의 압박이나 유연한 외교 때문이 아니라, 조조가 한중으로 군을 이끌고 왔기 때문입니다. 노숙이 아니라, 주유가 그 자리에 계속 있었다고 한들, 유비가 형남을 움켜쥐고 있을 상황이 아니었죠. 실제로 그 전에 익양에서 땅을 달라는 손오와 주기 싫다는 유비가 직접 대치하기도 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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