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군번인 나는 유난히 동기가 많은 군번이었다. 게다가 다들 좀 성향이 비슷해서 친하게 지냈고 전역해서도 연락하는 사이다.
전역 후에 휴대폰을 알아보려고 봄부나 네이버카페 , 공동구매 사이트를 밤낮없이 체크해나갔다.
그 와중에 한 동기도 알아보는김에 자기 것도 같이 알아봐달라며 부탁을 했고 나는 기꺼이 수락했다.
그러던 와중 오랜 경험에서 오는 직감으로 이 갤쓰리 발 핸드폰시장 빙하기는 그리 쉽게 끝나지 않을 거란걸 알아챘고
계속 주시하고 있던 옵쥐를 59에 지르는 헛 짓을 하고말았다. 하지만 빠르게 떨어지지 않을 걸 알고있었고 최선이었다.
동기에게 다른 이런 저런 조건들을 나열하면서 살꺼냐 지를래 살래 할꺼말꺼 많이 물었지만
동기는 그때마다 잠깐 조금만 잠시만 생각좀 그게다 더없냐 등으로 미루고 미뤘다. 더 싼걸 찾기위해 기다렸다.
하지만 기회는 오지않았고 점점 똥줄이 탄 그는 나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버스는 떠난 후였다.
#아는 누나
그에게 한 줄기 희망의 빛이 있었으니 그 것은 '아는 누나' 였다.
친한 친구의 누나가 대리점에서 일을 하니 그는 선뜻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고
그녀는 그의 손을 우악스럽게 부여잡았다. 친구는 그게 마냥 좋을 줄알았다.
맞는말은 맞는말인데....
친구는 선뜻 제안을 받아들였고 할부원금이라는 것을 물어볼 기력도 생각도 없었다.
그리고 약정기간이 24개월인지 30개월인지 확인할 여력도 없었다.
#10만원
일주일정도 사용 후 게이티의 포지와 기기불량인듯한 음성통화 음질에대해 불만이생긴 동기 이것저것뒤져보다가
할부금을 보게된다. 890,000 이라고 적힌.
한달에 7만8천원이라는 소리는 30개월 약정이었을때 얘기였고 24개월로 줄일시 8만원 초중반에 육박하는 금액이나올뿐더러
할부이자 5.9퍼센트와 부가세 10퍼센트가 붙지 않은 가격이었다. 때문에 그의 첫 3달 요금은 유심비와 가입비의 분납덕분에
10만원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대충 그가 나에게 전화를해서 아는 사람에게 대리점에서 그냥 살 것 같다고 했을때 눈치는 챘지만
아니나 다를까 그는 호갱님이 되어있었다.
그리고...그 군대 동기에게 전화가 왔다.
도와줘......뭔가 이상해 ...내..내가 호갱님이 된 것같아.
#따고배짱
개통된지는 약 6일. 승산이 있었다. 난 그를 도와주기로 결심했고 일하는 도중 틈틈히 조언을 해줬다.
그는 대리점에 일단 전화를 걸어 통화품질을 얘기하며 개통철회를 요구했지만 그 아는 누나는 현금지급했던 것을 토해냄과 동시에
10만원을 요구했다. 개통철회비용이라고했다. 자기 회사에서 임의적으로 정한...위약금 같은 거라고했다.
14일이내에 문제가있어 개통철회하는 경우에 그 기간동안 썼던 요금외에 납부할 금액은 없는데.....난 똑똑하다.
난 그를 진심.. 돕기로 결심했고 그 아는 누나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내 동기는 아는 누나를 잃었고 잃어버릴 뻔했던 10만원을 찾았다.
그리고 새삼스레 다시 한 번 우리모두 이 세상에 믿을놈 하나없다는 것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