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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7/14 00:30:21
Name ohfree
Subject [일반] 좌측 1번 출구
08시 00분 얼릉 일어나라고 울어 제끼는 휴대폰을 움켜쥐고 누워 있다가 10분마다 울어 대는 녀석을 붙잡고 8시 30분이 되어서야 게슴츠레한 눈을 부비대며 일어난다.

얼렁뚱땅 얼굴을 물로 헹구고 대충 옷을 걸쳐 입고 집을 나와 터벅터벅 버스 정류장으로 걸어 내려 간다.

제주도에는 돌, 바람, 여자가 많다고 하던데... 우리 동네에는 겜방, 카페, 그리고 바(Bar) 가 많다. 출근길에 가끔 바에서 일하시는 분들과 마주치곤 한다. 나는 출근하고 그분들은 퇴근하고.


아침 햇살 못지않게 눈부신 그녀

오늘은 퇴근길에 로또 사야지.

6512 버스에 몸을 맡기고 의자 깊숙히 엉덩이를 밀어 넣고 어디 이쁜 여자 타나 하며 안보는척 출입구 쪽을 슬금슬금 훔쳐 본다.

이쁜여자가 탄다.

오예...오늘 퇴근길에 로또 2장 사야지.

이런 뻘생각을 하다보면 어느샌가 6512번이 열심히 달려줘서 회사에 도착한다.

내 자리에 와서 가방을 던져 놓고 화장실로 발걸음을 옮겨 왼쪽 첫번째 칸에 들어 간다. 좌측1번 출구라고 부르곤 한다.

볼일을 보고 비데 버튼을 누른다.

평상시 수압 최하, 물온도 최저로 설정 후 비데를 즐기곤 하는데 간혹 배출의 즐거움에 비데 설정을 깜박 잊고 바로 버튼을 누를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수압 최고, 물온도 최대로 설정된 물이 뿜어져 나온다.

코끼리가 와도 엉덩이를 들썩일만한 수압이 항문을 강타한다. 화들짝 놀래 얼릉 비데를 멈추지만 나의 엉덩이는 이미 상처를 입은 뒤였다. 거기다 수압이 어찌나 셌던지 웅크려진 항문 사이로 물이 비집고 들어간거 같기도 하다.

분명 비데 설명서에는 '아프지 않을 정도의 수압과 적절한 물온도를 조절'해서 비데를 사용하라고 되어 있는데
이정도로 강한 자극을 들게끔 설정해 놓은 것은 비데 본연의 목적뿐만 아니라 다른 의도도 숨어 있는 것 같았다.

한두번도 아니고 매일 9시 40분 경 좌측 1번 출구 비데는 저렇게 설정되어 있다. 이건 분명 9시 30분경 좌측 1번 출구를 사용하는 사람 짓이라고 단정 지었다.

누굴까?

이렇게 불건전한 목적으로 비데를 사용하는 이는 누굴까?

분명 이렇게 비데를 사용한 사람은 엉덩이가 성치 못할 것이며, 엉덩이가 성치 못하면 걸음걸이가 엉거주춤 할 것이라는 결론에 다다른 나는 회사 사람들 걸음 걸이를 유심히 쳐다보곤 했었는데 아직 뚜렷한 용의자를 찾지는 못했다.

보고 싶다.

보고 나면 왠지 그냥 씨익 웃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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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티레브
12/07/14 00:32
수정 아이콘
사필귀정
아침의 복은 화장실에서의 환란으로
주본좌
12/07/14 20:24
수정 아이콘
오 글솜씨가..
Bequette
12/07/14 22:30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 잘 읽었습니다. 로또는 매일매일 사고 있나요...?
DavidVilla
12/07/15 03:49
수정 아이콘
글 재밌어요!

다 읽는 순간 이미 전 씨익 웃어버렸네요.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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