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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9/18 22:36:11
Name 네로울프
Subject [일반] 박정희 기념사업 정부보조를 반대한 구미시 의원
박정희의 고향인 구미시의회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김수민이라는 이 시의원은 자기의 의원임기 그리고 양심과 인생을 걸고
반대한다고 주장했다고합니다.

23명의 시의원 중 김수민 시의원 1명 만이 반대하고 있으니
박정희 기념사업 정부보조 건은 분명히 통과될 겁니다.
하지만 김수민 시의원의 반대는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 작은 반란(?)은 무엇보다 우리나라에 있어서  민주주의의 의미를,
민주주의 쟁취의 역사를 , 그리고 지금과 앞으로의 민주주의에 대한 자세를
관통하는 공시적이며 통시적인 의미가 있는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래는 김수민 시의원의 글입니다.
부분 부분 발췌했습니다.
원문 전체를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

원문 : http://v.daum.net/link/9619869


(전략)어제 저에게 한통의 문자메시지가 왔습니다. "김수민의원! 박대통령님에 대한 발언은 신중을 기해주시길!" 백번천번 신중을 기하더라도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박정희 문제에 관해 저를 가르치려고 해도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그 시대를 살았으면서도 꾸며진 기억을 유포하는 분들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역사학도로서, 어린시절부터 박정희 문제에 집요하게 접근해온 시민의 양심으로, 말씀드립니다.

(중략)...어제 있었던 예결특위 추경예산 심사에서 저는 위 예산의 성격을, 문화재 관리보존인 박대통령 생가 보존과 분리시켜, 전액 삭감할 것을 요망했습니다. 제게 있어 다른 선택은 있을 수 없었습니다. 문화예술담당관실에서 행사의 특색을 현대화, 예술화시키려고 고심하시는 것은 잘 압니다. 하지만 저는 행사의 성격 자체에, 그리고 이것을 정부보조하는 것에 문제제기하였습니다.

....(중략)....
저는 스물 세명 중 한명의 시의원입니다. 산술적으로는 4.35퍼센트의 비중을 차지합니다. 구미시민 가운데 박정희대통령에 비판적인 시민은 이보다 훨씬 높을 것입니다. 저는 저 자신의 양심 뿐 아니라 이러한 목소리를 대변할 의무를 지닙니다.

제가 주장한다고 해서 관철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의제 민주주의와 일반 여론이 결국 정책을 움직일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라도, '지역 정서'로 포장된 반대편의 견해에 주눅들지 말고, 할 말은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따지고 보면 박정희 대통령 이전의 구미는 '좌파 도시'였습니다. 구미에서 이름을 날린 독립운동가들을 보면 압니다. 도시의 여론은 언제든 바뀔 수 있는 것입니다. 저는 다양한 여론이 있음을 표출하는 동시에, 앞으로 더 다양한 목소리들이 존재하는 우리 구미를 만들고자 합니다.

남한은 북한이 아니며
구미는 평양이 아닙니다.

남한이 북한처럼 되지 않은 것은 박정희가 김일성보다 훌륭해서가 아니라, 박정희가 추구한 '남한의 북한화'를 민주화 및 다원화가 막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기념하고, 정부에서 보조할 값어치가 있는 역사는, 바로 이러한 전체적 차원에서의 현대사입니다.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은 그분을 추앙하는 분들이 민간 차원에서 해야 할 일입니다. 그것은 정치적 자유에 해당하므로 굳이 막지 않겠습니다. 또 박대통령을 기리는 분 가운데는 자금력이 풍부한 분들이 꽤 있지 않습니까? 그러나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보조는 반대합니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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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18 23:22
수정 아이콘
현재 구미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이라 더욱 와닿네요..
구미시에 뿌리깊게 박혀있는 박정희 우상화가 모든 구미 시민의 뜻이 아니라는게 참 다행입니다.
무지개곰
10/09/18 23:25
수정 아이콘
덕분에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이런 분들이 많아져야 우리나라가 좀 더 좋은 나라가 되겠죠 ...
마음속의빛
10/09/18 23:32
수정 아이콘
좋은 글 봤습니다. 세상에 이런 분이 정말 있군요.
10/09/18 23:48
수정 아이콘
이분의 안위가 걱정되네요. 부디 무탈하시길 바랍니다.
맥주귀신
10/09/19 00:04
수정 아이콘
진짜 안위가 걱정되네요. 국회의원 급도 아니구...... 정말 지방 소도시 시의원급에서 저렇게 치고 나왔으니 위에서 가만 두지 않을 것 같네요ㅠ
저 정도의 뚝심이라면, 조금만 더 참았다가 그 뜻을 폈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도 드네요. ㅠㅠ
카오리
10/09/19 02:58
수정 아이콘
구미에 저런 좋으신분이 있다니 좋은일이네요. 저도 구미에 거주하고 있는데 사실 박정희 좋아하는 사람 거의 못봤고 다들 관심도
없습니다. 예전에 무슨통계를 봤는데 구미가 평균연령이 전국에서 손꼽힐정도로 낮다고 하더군요. 이게 사실이 아니더라도 구미자체가
취업+대구 출퇴근 목적이 전부라서 연령이 높을수가 없긴합니다. 그래서 박정희를 좋아하지않는다기보단 아무도 관심이 없습니다.
정말 드문 구미 토박이 어르신분들은 뭐 당연히 좋아하시고...저런데 돈써도 딱히 누구도 욕하지 않는건 관심이 없기도 하고
구미시가 원체 재정이 좋다고 알려져있기때문에 그냥 넘어가는것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재정이 좋은지는 모르겠지만요.
10년넘게 사는데 박정희이야기를 들어본적도 없고...부끄러운일지만 저도 차차 알아가야겠다고 생각하고있습니다.
저런 의원님이 계시다니...하지만 안위부터가 걱정이 되네요.
10/09/19 03:40
수정 아이콘
세상에 구미에서도 저런분이 계셨다니 놀랍네요.
구미,포항,대구 라인 평소에 답없다고 생각했는데
아낌없이 응원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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