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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17 01:13
마음이 복잡할 때면 필통 속 연필을 꺼내 깎는게 버릇이었는데 (연필심 끝은 항상 뭉툭하게. 날카로운 필기감보다는 기분전환이 목적이므로)
어느 순간 그 대상이 연필에서 색연필로 바뀌었어요. 그런데 지금 댓글을 쓰면서 필통을 열어보니 칼 대신 휴대용 색연필깎이가 자리했네요. 전보다 신경쓸 일이 줄었다는 건가? 아니 차분히 칼로 연필을 깎고 있을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는 거겠지... 새삼 한숨이 나옵니다. 분명 지금의 나는 예전보다 치열하게 살고 있지 못한데 왜 잠시의 시간, 아니 마음의 여유조차 갖지 못했던 걸까요. 조금은 서늘해진 여름밤의 창문으로 흘러드는 풀벌레 소리와 겹쳐지는 희열님의 푸른 음성을 배경으로, 부지런히 서랍 속을 뒤져봅니다. 아이들 선물용으로 사놓았던 뽀로로 연필세트 발견!! 가장 예쁜 2자루를 꺼내 필통에 넣어 놓으니 괜스레 뿌듯해 웃음이 나네요. (연필은 도통 인기가 없어 재고가 쌓여있던 거라곤 차마 말 못하겠어요. 큭. 열 살짜리도 샤프를 쓰겠다 난리니 이 노릇을 어찌할꼬) 오랜만에 칼로 깎아 봐야겠어요. 예전만큼 깔끔하거나 고운 선을 갖진 못하더라도 잠시나마 쉴 수는 있겠죠! 좋은 글 고맙습니다 :)
10/08/17 04:28
습관이 이래서 무서운가 봐요~
저는 지금은 CAD를 쓰지만, 최근에 CAD09를 설치하기 전까지도 고지식하게 수기제도를 했었다지요~ 그래서 아직도 저는 연필을 씁니다. 샤프로는 절대로 충족이 안되는 뭐랄까? 엔틱하다는 드립따위 집어 치우고요, 연필도 자동깎개보다는 칼로 깎아야 제 맛이라능
10/08/17 10:31
필력이 정말 뛰어나세요..
일필휘지로 쓰신거면 정말 존경합니다. ^^ 무뚝뚝한 아버지, 연필을 깎아주는 모습.. .. 이제 샤프를 쓰는 아들.. 뭉클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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