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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6/19 01:57:50
Name 끝없는사랑
Subject [일반] 다시 혼자에 익숙해지기...
정말 자게에 글을 쓴지가 언제인지도 모를만큼 시간이 흘렀네요...

예전엔 글 쓰는걸 좋아했었는데 지금은 참 귀찮아서인지 글을 잘 안쓰게 됬네요..

그래도 오늘은 제 이야기좀 주절거려 보려 합니다..

전 지금 호주에 삽니다. 2년 계획으로 영어도 늘릴겸 여행도 할겸 워킹홀리데이 비자 받아서 왔죠..

첨에 하이 헬로우 하우 아 유 요정도 영어 하면서 와서 어느덧 7개월이 지났네요..

여행은 공부 끝나고!! 돈 다 모으고1! 하자는 생각에 죽어라 일하고 틈틈히 공부하고 그런 덕에 어느정도 돈도 모으고

이제 영어도 어느정도 트였다고 생각이 드네요..

사실 이렇게 서론을 쓴 이유는 그 사이에 있었던 이야기를 하나 하기위해서입니다..

전 호주에 오자마자 농장을 왔기때문에 (세컨 비자를 위해) 어느정도 농장 정보도 가지고 있고 좋은 농장에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같이 세컨을 따러 와있던 친구가 세컨 따고 시드니에 가서는 그 친구가 아는 언니를 세컨 비자 따게 농장좀 잡아달라며 저에게

소개시켜주더군요..

아무~~ 계획 없이 숙소도 없고 일자리도 없이 멜버른에서 무려 번다버그까지.(2000KM 이상-_-) 대책없이 와버리셨길래

어쩔수 없이 제가 지내던 집에 다행이 방이 하나 남아서 하우스 메이트가 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변변치 않지만 그래도 세컨 비자 요건을 갖춘 농장 (그래봐야 어떤 농장이든 일만 하면 가능합니다.)도 소개시켜주고 제가 아는 한국인이라곤 그 분밖에 없어서 꽤나 친하게

지내게 됬죠.. 네.. 이제 본론이 슬슬 시작되는게 느껴지시죠??

사실 그 분도 한국인이라곤 저만 알던 시기였기에 둘이 일 끝나고 집에오면 항상 기본 2~3시간 이야기 하고 놀기는 기본이고

차가 없으셔서 시장을 가든 은행을 가던 항상 제 차로 같이 다녔습니다.

처음엔 그냥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시간이 지나니 확실히 좋아지더군요... (역시 자주자주 만나면 ...)

그리고 제가 요리하는걸 좋아해서 그 분이랑 항상 같이 밥을 먹었는데 제가 주로 요리를 했었죠..

멜번에서 지낼때는 절대 못먹었던 한국 요리를 참 많이 해줬던것 같습니다..

곰탕, 매운탕, 된장찌개, 해물 떡볶이, 불고기, 파전, 김치전, 짬뽕, 콩나물 홍합 밥-_-;;;; 참치죽, 호박죽, 닭 도리탕,

장조림, 애호박 볶음, 양념 쥐포&오징어포, 김밥, 계란말이, 짜장면 (진짜 춘장 사다가 면도 손으로 뽑았던...) 매운 카레

수제비, 칼국수(역시 면을 손으로...;;;)등등...;;

그 분이 먹고싶다고 하던건 죄다 해줬고 제가 먹고싶은것도 당연히 해줬고..;;; 무튼 그렇게 정말 친하게 지냈습니다..

그렇게 같은 집에서 2개월 정도를 하우스 메이트로 지냈는데.. 집주인 사정상 갑작스레 집을 이사했는데 이사한 집에서도

3주정도는 같이 있었던거 같네요.. 이사한 이후에 고백을 했다가 신나게 차이고 다시 고백해서 결국 한국에서도 없었던

연인을 호주에서 만들게 됬습니다..

사실 외모가 뛰어나게 이쁘지도 않고 요리를 나보다 잘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나보다 성격이 순한것도 아닌...;;;

하지만 너무 예쁜 마음씨와 똑똑한 모습이 정말 좋더군요..

호주 오기전에 이미 중국어는 거의 신급-_-;;으로 잘한지라 농장에서도 중국인들과 대화를 술술술술 하는데 중국사람인줄

중국 사람이 착각하더군요..-_-;;; 거기다 영어도 어찌나 잘 하시는지...;; 제가 본 영어권 외의 여행자중 최고 레벨수준인데다...;;

계속 공부하고 노력하는 모습에 저도 모르게 그냥 빠져버린...

사실 제 목표도 공부를 가능한 길게 하는거였고 2년 기간을 마치고 나면 학생비자로 전환할 생각이어서 여자친구 만드는 일에는 사실 전혀 생각이 없었는데.. 정말 너무 좋아져서 놓치면 후회하겠단 마음이 들더군요..

거기다 두달 반이상 바로 옆 방에서 지냈던지라 서로에 대해 정말 많이 알게 되기도 하고..

그래서 서로 다른 집에 살게 되면서부터 교제를 시작했습니다.. 같은 집에 살면서 연애하는건 서로 원치 않았거든요..

그래도 매일매일 만나며 같이 밥 먹고 놀고 그러다 보니 서로 하루도 안 만난적이 없이 매일을 만났네요...

하지만 어느덧 시간이 4개월이나 지났고 제 연인은 세컨 비자 자격을 갖추게 되서 다시 멜번으로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전 여기에 남아서 조금 더 머물기로 결정해서 서로 어쩔수 없이 헤어지게 됬네요...

4개월동안 함께했던것 뿐인데 헤어지는게 너무 힘드네요..

거기다 몇달 후에 멜번에 가게되면 꼭 다시 만날텐데도 힘든건 여전하네요...;;;

비행기 타로 가기전에 정말 우는거 싫어하고 강하게 살꺼라고 하던 제 연인님이 세번이나 우는걸 보고 저까지 눈물이 나려해서

정말 힘들었는데.. 연인님이 떠나시니 눈물도 나고 가슴도 메이고... 정말 힘든거 같습니다..

4년을 혼자 지냈고 고작 4개월 같이 지낸거 뿐인데 그리고 몇개월 뒤면 다시 만날텐데도

혼자에 익숙해지는건 정말 힘드네요...

제가 제 연인님을 처음 만났을 때 같이 시장보면서 제가 사는 동네는 김치가 너무 비싸서 김치를 아껴 먹을거라고 했었는데(음식값을 반반 나눠서 냈었습니다.. 요리는 제가 하구요.;;;)

제 연인님이 자기가 젤 좋아하는 요리가 김치찌개라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그럼 멜번 가셔서 다시 드시고 여기선 먹지 마세요.. 라고 했었는데...

김치로 할 수 있는 요리는 거의 다 해준거 같은데 정말 김치찌개는 한번도 안 해준게 기억이 나더군요..

김치 만두, 김치 전, 김치 볶음밥, 김치 스파게티, 등등등..

그래서 헤어지기 전날 큰 소리로 "오늘은 우리 연인님을 위해서 김치찌개를 끓여줄께요"

라고 하고 김치 정말 듬뿍 넣고 김치찌개를 끓였습니다..

그 소리 듣고 펑펑 우시는데 왜 이렇게 미안하고 슬프던지...

120일 이상 같이 지내며 그 많은 요리를 하면서도 김치찌개는 결국 헤어지기 전날의 만찬이 되어버렸습니다..

멜번에 가면 그 땐 직접 김치를 담궈서 훨씬 맛있는 김치찌개를 해드릴 생각입니다...

제 연인님 꿈이 남편과 요리학원 다니는 거였는데 포기했다고 하더군요...

남자가 거길 왜가?? 라고 생각하는 남자만 만나셔서-_-;;; 친구든 동생이든 오빠든..

제가 고백할 때 난 누나랑 같이 요리학원 다녀줄 수 있어요 라고 말하면서 고백했었는데...

그 생각이 나네요...

멜번이 추워서 감기가 걸리면 어쩌나... 여기 있을때 아팠을 땐 죽이라도 맛있게 끓여서 줄 수 있었는데...

걱정입니다... ㅜㅜ

아...... 그리고 염장글 써서 죄송한데 한가지 확실한 건..

여자들은 요리 잘하는 남자를 좋아합니다.. 제 연인님도 맨 첨에 저한테 호감을 가졌던 이유중에 꽤나 큰 이유가

요리를 잘하는 거였다고 하더군요.. 물론 서로 이야기도 마니하고 하면서 훨씬 잘 알데 되기도 했겠지만요...

정말 보고싶고 그립네요...
시간이 지나면 덜 하겠지만..

제 사랑이 식지 않도록 항상 노력해야겠어요..
모든 연인들이여.. 화이팅..^^

P.S 그리고 혼자 사시는 자취생 분들을 위해서 간단히 한가지 요리
알려드릴께요...

라면이 왠지 친근하시고 사랑스러우시겠지만 자신의 몸을 위해서 가끔 영양 가득한 밥을 먹는것도 좋답니다..

감자 약간,당근 약간, 쌀, 홍합이나 굴, 오징어 같은 해산물 약간, 다듬어진 콩나물, 소금 약간

간장: 참기름, 파 잘게 썬것, 고춧가루 약간, 후주 약간, 마늘 다진것 약간

호주는 감자 당근이 썰려서 냉동 채소로 나오는데 한국도 그런지는 모르겠네요...

나온다면 요리가 정말 편합니다..

저렇게 압력밥솥에 넣고 밥 하기만 하면 정말 맛있는 해물 콩나물밥이 됩니다..

요즘은 한국에도 다듬어진 콩나물이나 껍질 까진 굴 홍합이 나오기때문에 크게 재료 준비하는게 어렵진 않을거에요..

한번에 많이 해서 냉동실에 1인분씩 넣어두고 3~4일에 한번씨만 먹어도 정말 몸에 좋고 입에 좋은 밥이 될꺼에요...

조리 하기도 너무 편하구요... +

저 밥에 간장 비벼서 김치랑만 먹어도 정말 한그릇 혼자 비우는거 우습더군요..

호주라 더 그랬던것일지도..-_-;;; 무튼 호주에서도 하기 쉬운데 한국은 더 쉬울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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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스티븐슨
17/08/31 10:19
수정 아이콘
성지순례 왔습니다 흐흐흐
MoreThanAir
10/06/19 02:06
수정 아이콘
공항에서 연인의 뒷모습을 보고 울어본 저로서는 참 공감이 가네요.

그 공허한 느낌 잘 알아요.

롱디는 언제나 힘든데 잘 이겨내셨으면 합니다-
임요환의DVD
10/06/19 02:13
수정 아이콘
아.. 헤어지는 줄 알았잖아욧!
외국생활.. 인연.. 요리.. 추억 돋네요ㅜㅜ
abrasax_:JW
10/06/19 02:17
수정 아이콘
김연우의 8211이라는 노래를 추천합니다. 가사가 딱 지금 상황에 맞네요.
끝없는사랑
10/06/19 02:24
수정 아이콘
'')다들 감사합니다..__)
10/06/19 03:45
수정 아이콘
남자든 여자든 '상대방'이 요리를 잘 해주면 당연히 호감이 무럭무럭 자라날 수밖에 없죠... 얻어먹는 재미 자체도 쏠쏠하거니와, 나한테 신경 써준다는 느낌을 아주 제대로 받으니 말이죠.

전 마님께서 모처럼 요리를 해주신다고 해도 애초에 집에 갈 수가 없.... 일주일에 열 끼니는 자판기에서 햄버거로 때운다능.
10/06/19 03:45
수정 아이콘
뭐야..반전글이네 ㅜ


잠시 떨어져 있는 동안 초심 잃지마시고 잘 버티시길 바랍니다 ^^
WizardMo진종
10/06/19 12:43
수정 아이콘
이게 있다는 글인지 없다는 글인지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양쪽을 다 한방 먹이는 글이군요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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