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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9/18 01:02
아래서도 답을 드렸지만, 이건 세계적(이라고 쓰고 주로 미국의)인 자본주의가 초래하는 거시 사이클에서 유의미한 얘기일 것이나, 현재의 대한민국의 상황에 들어맞는 내용으로는 여겨지지 않습니다. 국내 대기업들은 일부 예외를 제외하면 공개시장에서 경영권을 유의미하게 위협받은 적도 거의 없고, 주주를 만족시키기 위한 경영을 한 적도 없습니다. 대부분 변칙적으로 과도하게 기업을 지배하고 있고, 특별히 이윤율에 대해 압박을 받지도 않습니다. 한국 상장사의 평균배당율은 형편 없는 수준입니다. "금융상품이 더 매력적이고, 주주 자본주의가 그것을 부추긴다"는 서술에 적합한 상황이 아닙니다. 애초에 과연 한국 기업에게 금융상품이 그렇게 매력적이었는가 에 대해서도 의문이 많이 남습니다.
14/09/18 01:06
금융상품에는 주식뿐만 아니라 자기자본(그룹자본) 및 부동산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상장사의 배당률이 낮아서 매번 주주총회때마다 대기업들이 두들겨 맞는데, 대체로 대기업들은 그 돈 재투자해서 기업성장해야한다는 식으로 굳건하게 빠져나가고 있죠. 그 결과가 자기자본축적률의 상승인데 이게 결국 회사의 안정성(위기에대한)을 높여주는 지표기도 해서 주주들이 빠져나가지 어려운 상태를 만드는 거라 생각합니다. 은행이자보다는 낫다는 셈이기도 하고요. 경영권을 유의미하게 위협받은 경우에 대해서는, 오픈된 금융시장 자체가 이미 그 위협을 언제든 상존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나마 삼성의 경우, 낮은 배당률에 대한 불만을 높은 자기자본과 경영권에 대한 안정적인 방어, 그룹에 대한 전반적인 자본연계, 그리고 시장에 대한 지배력으로 커버하면서 상대적으로 많은 재투자를 하고 있는 편이긴 합니다. 그래서 장하준 같은 교수는 삼성그룹같은 재벌구조를 옹호하기도 하죠. 결과적으로 국내 경제를 위한 재생산에 높은 기여를 하는 편이라는 식으로..(해외자본에 넘어가면 더 지독해진다는 뉘앙스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과도한 기업지배구조'는 어떻게보면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근데 그 과도한 기업지배구조라는게, 결국 서로의 자본에 대한 금융적 연계이고 여기에 들어가는 지속적인 투자와 축적이 생산적 투자에 들어갈 돈을 빼앗고있죠.
14/09/18 01:12
국내 대기업이 IMF 이후 부동산에 유의미한 투자를 했다고 보이진 않구요. 그들(중 내수 기반의 대기업들)이 자기자본을 늘린 건 말 그대로 투자할 만한 시장이 받쳐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라는게 제 논지입니다. 국내 대기업이 주주총회에서 두들겨 맞아봐야 기껏해야 뉴스칼럼 한 두개 정도지, 언제 유의미한 위협을 받았는지요? 애초에 주주자본주의는 국내에서 제대로 굴러가 본 적이 별로 없고, 그런 마인드로 대기업 오너들이 행동한 적도 없습니다. 아래 댓글에서도 말했지만, 주주자본주의는 대개 경영에 대한 시장의 요구를 전제로 하는데 (전문경영인이 대표적인 예가 됩니다) 이 부분이 한국에선 제대로 들어맞지 않는 겁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본문에서 언급된 설명에서도 비껴가는 거죠.
다시 얘기하지만 전 본문의 논지, 즉 "금융상품을 통한 불로소득의 축적과 양극화가 전체적인 문제를 초래한다는"가 미국을 위시한 전체적 자본주의의 상황에는 충분히 들어 맞는 설명이라고 봅니다. 다만 현재의 한국에서 이루어지는 저투자와는 괴리가 있단 겁니다.
14/09/18 01:19
반대로, 자기자본을 늘린 것이 시장이 받쳐주지 않았다고 전개하게되면 애시당초 시장이라는 것 자체가 '투자에 의해' 확장되지 않는다는 말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그러한 불황이 오히려 '호황'의 기대로 작용하기도 하는데(선점에의해서 더더욱) 아무도 그것을 기대하지 않아서 자본만 축적한다는건(심지어 내수기반의 대기업이 그렇게 축적할 수 있었다는건) 시장이 축적가능한 이익을 주는데도 시장이 받쳐주지 않을 거라는 역설적인 분석을 하는 것이고 이는 화폐와 경제시장의 움직임 자체를 부정하는것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전체적자본주의(특히 미국을 예시로 든)에 아주 밀접하게 가까운 형태를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위에 대한 해석이 우리나라에도 맞다고 생각하고요. 현재의 한국이 단순히 내수시장이 기대치가 없어서 저투자를 한다는 것이 명확해지려면 적어도 한국보다 '작은'규모의 국가들이 동일한 이유로 지속적인 저투자 행태를 보여야 하는데, 이에대해서 저는 구체적인 정보가 없지만 만약 이 가설이 사실이라면 일정규모의 내수시장 이하의 자본주의 국가들은 전부 재생산 불가능 상태를 맞이한다는 결론에 이르는데 이게 타당한 결론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14/09/18 01:27
투자에 의해 시장이 확장 된다란 건 말 그대로 큰 틀의 이야기고, 개별적인 기업이 투자로 시장을 확장시킬만한 상황인가 아닌가 그 때 그 때의 상황을 봐야 할 문제겠죠. 말씀처럼 꼭 불황이니까 저투자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란 건 아닙니다. 불황이 더 큰 호황의 근거가 되기도 합니다. 다만 한국의 내수는 사실 상당히 총체적으로 꼬여있는 편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 불황이 새로운 호황의 근거로 여겨질 수 있느냐는.. 음. 이게 그냥 일반론으로 퉁치고 넘어갈 수 있는 문제인지 의문입니다.
일정 규모의 내수 시장 이하 자본주의 국가가 재생산 불가능상태를 맞이 한다 란건 너무 큰 서술이고, 구체적으로 해당 국가의 내수 기반의 대기업의 탄생이 힘들며, 탄생하더라도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공고한 영역을 만들어내는 데 실패할 확률이 높고, 실제로도 그런 편이죠. 즉 투자의 포트폴리오가 다르게 흐르지 않을까 싶은데, 일단 이스라엘 같은 사례를 생각하면 그런 판단이 되는군요.
14/09/18 01:32
제가 이스라엘 경제를 잘 몰라서 잘 모르겠지만 내수기반의 대기업의 탄생하기 어려울만큼 국내소비시장의 규모가 작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같습니다. 물론 수출이 훨씬 규모가 크겠지만요. 다만 글로벌 시장의 경쟁의 경우 윌마트의 국내진출실패가 반례가 되지 않나싶네요. 오히려 중소기업내지 자영업시장에 대해서는 이리님 의견에 설득력이 있다고 느낍니다. 진짜 여기까지... 굳밤되세요.
14/09/18 01:28
시간상 제가 오늘은 이 이상 논의를 이어가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좋은 의견 감사히 들었으며 추후 답글은 나중에 읽고 피드백하도록 하겠습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14/09/18 03:31
제가 경제학에 그리 밝지 않아 이 논의에 끼어들 실력은 없습니다만..사실 두 의견 모두 설득력이 있는 것 같고, 둘 중 뭐가 우리 현실에 맞는지 쉽게 판단이 안 서네요.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근데 대기업이 IMF는 몰라도(개인적인 생각으로는 IMF 당시 수많은 기업 도산 등의 시기에 대기업이 부동산에 투자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을 것 같지만-IMF로는 검색해도 기사 검색이 잘 안 되네요;;) 08년 세계경제위기 이후로는 부동산에 투자를 하지 않았나요?? 어느 정도가 '유의미한'에 해당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관련 기사를 대신 첨부합니다.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110282 삼성그룹은 특히 2008년 이후 삼성생명을 통해 청담동 등 강남 3구 소재 토지와 건물을 대거 사들였다. http://www.nocutnews.co.kr/news/4087829 10대 재벌 보유 토지 5년간 여의도 4배 증가
14/09/18 12:22
거의 모든 재벌기업이 막대한 회사자산을 경영권보호를 위해 투자되었습니다
자사주를 매입해서 경영권위협을 방어한다던지 자녀나 가족지분이 있는 회사의 매출을 올려준다던지 투자를 한다던지 2세상속을 위해 관련회사의 지분을 헐값에 넘긴다던지..... 따라서 생산이나 시설투자없이 비정상금융상품(?)에 과도한 투자가 이루어졌다는 게 일리 있다고 봅니다
14/09/18 15:08
아래 덧글에도 썼는데, 오너 자신의 경영권 보호를 위해 쓰인 면은 별로 없는데, 생각해보니 2,3세 승계와 그들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쓰인 면이 많은 것 같네요.
14/09/18 08:48
디플레이션은 확실히 온것같고 앞으로도 진행될거같은데...이게 코스피로 대입해서 생각해보자면 일본처럼 10년 이상 하락으로 갈것인지...아님,주식의
속성 상 그래도 상승방향으로 갈것인지에 대해선 많이 햇갈리더군요. 당장 요 몇년째 코스피가 제자리이긴 한데...이게 그래도 금융장세 좀 시작되면 상승쪽으로 갈것인지, 아님 제자리 가다가 미국 등의 대폭락 시작과 함께 하락추세로 방향을 틀지...뭐, 주식투자 하는 사람 입장에선 신경이 많이 쓰이는 부분이에요.하하
14/09/18 09:10
좋은 글 잘 봤습니다...^^
현재의 대통령...앞으로 대권을 쥐어보겠다는 여야의 대선후보들은 이런 생각들을 하고는 있을까요?... 아마 아닐거라는 쪽에 제 주머니 속의 500원을 걸고 싶네요...--;;;
14/09/18 10:38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제가 갖고 있던 의문과 문제의식을 이렇게 명쾌하게 정리해 주시니.
제가 아는 (몇백억 단위로 돈 좀 번) 중소기업 사장님들은 IT 사업으로 ㅓ서서히 접고 건물과 땅에 대한 투자로 돌아서더군요. IT 사업보다 전혀 이윤이 높거나 한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도 황금알 낳는 거위 배 가르듯이... 본인의 지금을 있게 했던 사업을 서서히 죽이면서까지. 자본을 움직이는 사람들의 불안감은 그 자본의 생리를 더 잘 알기 때문이 생기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결국은 사회 전체가 누구나 원하지 않았던 상태로 서서히 걸어 들어가는 거죠.
14/09/18 11:11
한동안 경제에 대한 공부를 전혀 안하고 있었는데, 좋은 글 감사합니다.
뭔가 당연한 듯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새로운 관점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네요.
14/09/18 15:07
생각해보니 IMF 이후 한국 대기업은 (망한 곳들 빼면) 크게 3가지 테크로 갔다고 봅니다.
1.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 투자도 화끈하게 집행 2. 내수기반 대기업으로써, 그냥 유보 3. 사업 포트폴리오 정비하며 M&A 1,2번은 그냥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선이었다고 보고, 3번의 경우가 잦았는데. 사실 한국 재벌이 고도성장기에 워낙 되는대로 확장해 놓은지라, 그 정비는 필수적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좀 더 생각해보니 이게 2/3세 승계랑도 관계가 깊은 액션이라.. 이런 측면에서 (타국에 비해) 금융적 투자가 이루어진 면이 많은 것 같습니다.
14/09/19 12:58
좋은 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제가 경제학에 문외한이라서 "기업이 사실은 재투자할 수 있는 만큼의 이윤을 얻고있다면(전반적으로) 인구의 감소는 오히려 개별 인구의 소득 증가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만큼 적은 인구가 소비하게 되기 때문에 성장에 따른 인플레이션의 등장에 걸리는 시간이 예전보다 줄어드는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부분이 잘 이해가 안되는데요, 1. 인구의 감소가 왜 개별 인구 소득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지 2. 인구가 적으면 왜 인플레이션의 등장에 걸리는 시간이 줄어드는지 질문 좀 드립니다.^^
14/09/19 19:28
저도 잘 알지는 못 하지만, 답이 안 올라와서 답을 대신 드리자면...(부정확할 수도)
1. 전체 파이의 크기가 동일하다고 생각한다면, 파이를 더 작은 조각으로 나누면 조각당 크기는 커질 수밖에 없겠죠. 그렇게 이해하시면 될 듯 합니다. 제가 정확하게 이해했는지 모르지만, 맑스에 따르면 자본주의 경제는 발전할수록 이윤율이 감소하여 결국엔 한계에 봉착하게 되는데, 자본주의가 고도로 발전해가고 있는 지금에도 여전히 기업이 실제로는 재투자할 수 있을 만큼의 이윤을 얻고 있다면, 이윤율이 감소하고 있지 않거나 감소하고 있다고 할 지라도 한계에 봉착했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상황일 것이며, 파이는 예전보다 커지고 있으므로 인구 감소는 오히려 개별 인구의 소득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인구 증가로 이어질 거라는 것 같습니다. 막상 적고 보니 제가 이해한 게 정확하지 않을 확률이 아주 높아 보이네요..ㅠㅠ 2. 인플레이션은 물가상승률을 의미하고, 화폐 공급에 별다른 영향이 없다면, 수요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될 것입니다. 인구가 적으면 수요 자체가 적게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개별 소득이 늘어난다고 해서 우리가 먹는 한 끼 밥의 양이나 핸드폰의 수가 늘어나지는 않습니다. 물론 고가의 사치품 수요는 증가할 수 있지만, 이러한 사치재는 전체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그리 높지 않을테고요.. 그러니 인구가 적을 때는 인구가 많을 때에 비해 일종의 일플레이션을 유발할 수요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더 걸린다고 봐야죠. 뭐 대충 제 생각을 썼는데, 부정확한 부분이 많지 않나 심히 걱정됩니다..ㅠㅠ다만 다른 사람의 이해는 저렇구나..정도로 보시면 될 듯 합니다.
14/09/19 19:15
소위 한계기업이란 외부의 지원 없이는 유지되기 힘든 기업을 지칭합니다.
(임금상승 등과 같은 경제적인 여건의 변화로 경쟁력을 잃어 더 이상의 성장하는 것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을 지칭한다. 즉, 한계기업은 경제적 측면에서 소득수준과 임금 상승, 기술개발 등의 여건 변화에 따라 구조조정을 거치는 현실에서 생존하기 어려운 기업 [네이버 지식백과] 한계기업 [限界企業]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사실 글과는 무관할 수 있으나 평소에 궁금해하던 것에 대해 질문을 하고 싶습니다. -------- 사실 세미나 같은 것을 들어보면 우리 사회에 한계기업이 상당히 존재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들은 낮은 임금과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기업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어렴풋이 알고 있는데요. 경제학에서는 이런 한계기업을 시장의 자원배분에 따라 정리해야 한다고 하기도 하지만, 정부 입장에서는 그럴 수 없는 것이 또 현실인가 봅니다. (당장 그 실업자들이 거리로 나오거나 민원을 넣거나 표심에 반영된다고 생각해보시면 이해가 쉬울 수..) 이들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14/09/24 00:09
저도 경제학 전공자가 아니라서 경제학적으로 한계기업을 어떻게 해야한다는 말은 어렵습니다.
다만 한계기업의 처분은 동시에 '시간적 부담'을 주는데, 말씀하신게 바로 정리하자니 실업자가 생기는 부분이겠죠. 건전하고 이상적인 시장경제라면 사실 이런 기업이 도태되면 그 자리를 적절한 기업이 채움과 동시에 일자리를 잃어버린 노동자들은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데 어려움이 없어야만 하는데(왜냐면 새 기업은 기존 도태된 기업보다 자본생산성이 높아야지만 생존할 테고 이상적 시장경제속 기업이라면 그만큼의 고용을 일궈줄 테니까요) 실제로는 그 사이의 현실적 시간 간극이 문제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한계기업은 정리되는게 맞다고 보는 편인데, 동시에 그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 혹은 실업에 따른 부담을 최소화 시키며 재고용 알고리즘을 구축해야만 가능한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헌데 지금 국내 시장상황은 도무지... 한계기업을 정리하면 재고용은 커녕 실업급여 끝나는순간 자산이 없다면 거지가 되는 경우가 빈번할 것 같아서 뭐라 확답을 내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답변이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일찍 읽고 깜빡하고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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