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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9/16 15:40
영화를 보면서 난중일기에 "배설이 도망갔다"라고 짤막히 서술되어 있는 부분이 다소 좀 크게 다루어지는 것을 보고 (구선 방화, 이순신 암살 시도 등) 조금 문제가 될 수 도 있겠다 싶었는데 결국 이렇게 되는군요.
14/09/16 15:43
저 송시열 사건의 경우 사료에선 송시열이 북벌을 서두르라는 상소를 올렸단 기록도 있는데 그런건 깡그리 무시한게 문제됬는데
법원은 그 정도는 '기획의도에 따른' 것이라 문제될 수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근데 이런 건 정도의 차이 문제다보니 배설 사건에서도 같게 판단한다는 보장은 전혀 없습니다. 특히 신하 입장에서 북벌 신중론을 펼치는 거랑, 전쟁터에서 상관 통수를 치고 배에 불을 지르는 건 좀 차원이 다른 행태니...
14/09/16 15:43
"실제 인물, 단체, 기관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습니다."
이 문구를 방영 앞부분에 보여줬는지 보여주지 않았는지가 현재와 이후 판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겠군요.
14/09/16 15:51
'그때 그 사람들 사건'에선 영화 도입부에
'이 영화는 실제 있었던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야기의 세부사항과 등장인물의 심리 묘사는 모두 픽션입니다' 라는 자막이 흘러갔는데도 박정희와 그 아들 박지만에 대한 인격권 침해를 인정했던 것을 보면 실제 영화에서 무슨 내용을 방영하는지가 중요한 판단자료가 되는 것 같습니다.(그때 그 사람들 같은 경우는 저 자막이 나오자마자 바로 부마항쟁 실제 영상 등을 보여준 것 때문에 오히려 관객들에게 이 영화 주인공이 박정희임을 강하게 각인시켰다고 봤습니다.)
14/09/16 16:09
이 사건은 민사 불법행위 손해배상 사건이다보니 박정희의 사자 인격권을 인정하고도 형법 조문에 딸린 '허위사실 한정'이란 제한 없이 위법성을 인정했습니다.
판결을 보면 '김부장 또 쏠기가?'라는 박정희의 대사나 '다까끼 마사오. 누구든 죽으면...'이라는 김재규 대사 등이 그 자체로 사자 인격권을 침해한다는 거였죠.
14/09/16 15:48
불멸의 이순신에서 원균은...에효. 말을 말겠습니다 ㅡㅡ^.. 아 참.. 구선(귀선? 거북선?.. 거북선이 젤 친근한데 ㅡ ㅡ)도 가라 앉혔었죠..
14/09/16 15:58
한국에서 조선 왕의 얼굴을 복원 못하는 이유랄까요.
확실히 유교사상에 입각해 우리 조상이란 개념이 너무 뚜렷하다보니, 수백년전 인물도 우리 할아버지라는 인식이 너무 강하죠. 게다가 그런 문화가 대중들에게 상당한 공감을 얻고 있고요. 조선을 보면 역대 세계 모든 왕조중에서 왕릉이 이정도로 도굴이 안 되고 완벽히 보존된 경우가 있을까 싶음에도... 다시 말하면 능만 열면 유골이 고스란히 그대로 남아있다는 말인데도... 유골을 토대로 하는 인물 복원이 불가능한 안타까운 상황 ㅡ.ㅜ
14/09/16 16:08
어젠가 그저께 케이블에서 관상을 해주기에 봤더니 수양대군이 천하의 인간 말종으로 나오더군요
전주이씨 문중에서는 뭐라고 안하나...
14/09/16 16:21
구선을 불태우고 이순신 암살까지 시도했다는 이야기는 매국노 이상 수준으로 느껴지니
그럴만하다고 생각이 드네요. 그렇지만 죽은 사람에 대한 픽션에 대해 법적인 책임이 있느냐는 좀 생각해 봐야 겠습니다,. 노무현이 빨갱이라는 소설을 누군가 쓴다면 저는 그 사람을 혹독하게 비판하겠지만 그걸 허위사실 유포로 법적인 책임을 물어야 하냐고 물어본다면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영화 '그때 그 사람들'같은 경우 박지만씨 같은 경우는 살아 있으니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만 박정희에 대한 서술에 유죄를 때린건 잘못됐다는 생각을 합니다. '명량' 같은 경우에는 겁쟁이에서 매국노로 서술했으니 후손들의 항의를 당연히 받을 수 있으니 이름을 바꿔서 등장시켰으면 문제를 줄일 수 있었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네요.
14/09/16 16:59
'이 영화는 실제 있었던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야기의 세부사항과 등장인물의 심리 묘사는 모두 픽션입니다'
라는 자막만으론 면책이 안되었던 사례를 보건대 '저희 작품은 그저 팩션입니다 껄껄'이라는 말만으로는 면책이 어려울 것입니다.
14/09/16 16:41
문중에 돈좀 쓰신분의 아들로서 말씀드리자면..
문중이란 곳에서는 저런걸 해야합니다. 결국 실질적 가치없는 명예라는 것으로 돌아가는 곳이 문중인데 명예가 떨어지는것은 상품의 가치가 훼손되는 것입니다. 천만국민이 본 영화에서 비겁자, 매국노, 도망자로 나온 조상이 있는 문중의 족보, 누가 파려고 하겠습니까.. 저도 저희 문중 족보에 이름 올라있지만 실질적으로야 아무짝에도 쓸모없거든요. 오로지 조상의 명예라는것이 중요한집단입니다 금전적인 이득은 부차적인 것이고 일단 소송을 한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패소하더라도 명예회복과 관련된 판결문 한줄이 소중한 쪽이구요. 법적으로야 별일 없겠죠. 패소하더라도 그쪽에서는 이슈화 될수록 환영할 일이구요. 그와는 별론으로 사서와 창작물은 다른것이니 사람들이 좀 넓게 포용하면 좋겠네요 착한 왜곡, 나쁜 왜곡이라는것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역사적 왜곡없는 자료를 원하면 사극 영화 이런거 보지말고, 사서를 읽거나 공부를 해야지요. 마음에 안드는 등장인물을 미화시킨다고, 왜 그역할을 맡냐고 등장배우 욕하고 이런 것도 큰 그림에서는 비슷한 행위라고 생각해요.
14/09/16 17:05
제 생각에도 그런 것 같습니다.
이런 소송은 그 성질상 승패가 중요한 것이라기보다는 소송이라는 이벤트를 계기로 배씨 문중 입장에서 하고싶은 말을 쏟아내는게 핵심이겠죠. 그렇다면 최종적으로는 패소하더라도 결국 배설에 관해 사회적으로 조금은 더 나은 인식을 형성하는 계기가 될 테고요. 그런 관점의 연장선상에서 사실 이런 류의 사건은 정도가 심하지 않은 한 형사보다는 민사문제로 처리하는 쪽이 법정책적으로 옳은 것 같습니다.(그런 방향으로의 형법 개정 같은 것으로..) 피해자 측에서야 형사사건으로 만들어서 이 사건이 '단죄'로서의 성격을 갖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을 수는 있어도 사회 전체적으로 보면 정말 심한 경우가 아니면 토론의 자유를 보호하되 잘못된 언설은 교정한다는 식의 접근이 더 타당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14/09/16 16:46
전쟁터에서 적전도망한 놈이나 아군 찌르고 불지르고 도망하다 죽은 놈이나... 물론 후자가 더 나쁜 놈이지만 어쨌든 죽일 놈인 건 마찬가지인 것을 무슨 훼손씩이나 당할 명예가 있다고 명예훼손 운운하는지 기가 찰 노릇이네요..
14/09/16 17:07
배설이 졸장으로 나온 게 어디 하루이틀이 아닌데 (명량에선 좀 많이 심하긴 했지만) 그냥 명량 흐름 타려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좀 듭니다
14/09/16 17:28
문중입장에선 소송자체만으로도 소기의 성과를 거둔게 아닐까 싶습니다.
영화에서 묘사될 정도로 막장이 아니었다는 건 알릴 수 있으니까요.
14/09/16 17:52
사실 조상하고 내가 어떤 관계가 있는가?, 그리고 왜 조상중 아주 특정한 '일부'와의 관계만을 고려하는가? 라는 질문을 던질때,
전자에서 4대 이상 올라가면 한번도 못본 '대상'이 되고, 10대 쯤 올라가면 1024명이나 있는 양반들이라서...... 해당하는 취향을 가질수야 있다고 봅니다만, 법적으로 해당하는 취향을 어떤수준까지 '보호'해 줘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더 큰 논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물론 '족보'와 '가문'이라는 추상적인 상품을 생업으로 삼거나 해당부분에서 이익을 창출하는 경우는 또 조금 다른 이야기겠지만요.
14/09/16 19:16
좋은 지적이고 사실상 '인격권'이라고 불리우는 일련의 권리들에 관한 법률문제의 대종은
결국 "어떤수준까지 '보호'해 줘야 하는가" 문제입니다. 다른 말로 '이익형량 문제'라고도 합니다. 근데 이 사건의 경우 우리 법원은 사자명예훼손의 보호법익은 그냥 '죽은 자의 명예' 그 자체라고만 하고 있어 문제입니다. 지금까지 일제시대 사람들 정도까진 이 규정의 적용을 받았던 적이 있는데 조선시대 사람이 끌려들어온 건 전례가 없는 일이니... 근데 아무리 '죽은 자의 인격권'을 인정하잔 주장이 최근 힘을 얻고 있다고 하더라도 결국 죽은 자를 권리주체로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아니라 '그의 권리를 전제로 해야 적절히 처리 가능한 현재의 법률관계가 있다'는 식이 되는데 수백년전 죽은 배설장군의 명예법익이 형사처벌까지 해야 할 정도의 보호가치를 갖는가에 대해선 좀 갸우뚱하죠. 결론이 어떻게 나든 아마 1심 판결만 나와줘도 리딩케이스로서의 위치를 점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14/09/16 19:15
눈시님 소환해야겠지만 배설은 나쁜 사람이 아닙니다 지나치게 현실적이어서 군대 수장으로 어울리지 않을뿐이죠
명량도 배설없었으면 없을 전투입니다 그나마 철천량에서 그거가지고 도망왔으니 써먹은것이고 배설 자신도 우수사 전까진 전공도 많았습니다 원균이 싼 똥에 죽을 뻔 했고 해골같은 남자가 12척으로 300척을 들이박자는데 제정신일리가 없죠 당시 이순신 빼면 가장 높은 서열였고 이순신도 휴가를 허락했습니다 어짜피 전투외 인원였는데 권율에 걸려 죽었을 뿐이죠
14/09/16 19:18
영회에서의 배설 묘사는 배설 개인의 악의보다는 극적 장치를 위한 희생인데 암살 불태움까지 나와 천하역적 만들면 저라도 소송걸겁니다 그리고 이건 상당한 승소가 예상되네요
14/09/17 00:53
승소하기 힘들겠지만 문중입장에서는 나설만한 일이죠.
사실 이런 일에도 나서지 않는다면 문중의 존재의미 자체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니까요. 영화는 안봐서 어느 정도로 묘사한지는 모르겠지만 소송이 이해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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