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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6/20 11:10:51
Name 덱스터모건
Subject [일반] 스바루를 타고 온 그녀

즐겁기도 했고 다사다난했었던 뉴욕에서 일주일이 지나갈 무렵 뉴욕일정을 함께한 팀장이 귀국하고
다른 팀장 한명과 과장 한명이 입국을 했다. 그들을 현지 한인 여행사에서 진행하는 나이아가라 폭포 여행을 보내놓고
친구를 만나려고 했으나 1명의 짐이 도착하지 않는 바람에 주말을 뉴욕에서 함께 보내고 월요일 아침 렌트카를 몰고 보스톤으로 향했다.

팀장 왈 '워싱턴이 좋다는데 거기나 들렀다 가보자'

라는 말에 일단 워싱턴 한가운데 쯤을 톰톰에 입력하고 차를 몰고 가는데 2시간을 가도 갈길이 많이 남았다. 기름을 넣으러 들렀던 주유소에서
탱크로리 운전사에게 물었다.

'우리 워싱턴가는 길인데 얼마나 더 가야하죠? 거기 들렀다 보스톤에 가면 멀어요?'

'워싱턴이 어디있는지는 알고는 하는 소리여? 거기 갔다가 보스톤가려면 겁나게 멀어..저기 사무실가서 지도좀 보여달라 해바'

그때 차에 달려있던 네비는 최종목적지까지 거리나 시간이 나오지 않고 다음 방향 전환하는 곳까지만 그것들이 나오도록 설정되어 있었다.
그리고 워싱턴이 뉴욕보다 남쪽인것을 아는 사람이 우리중 아무도 없었다....
고속도로 근처 모텔에서 하루를 자고 보스톤 근처, 정확히는 로드아일랜드 주 프로비던스에 도착했다. 내가 예약한 호텔은 플라자 호텔.

네비가 알려준 곳에 도착하니 힐튼호텔은 있는데 플라자 호텔은 없다.
주변을 헤메다가 콜센터에 전화해보니 플라자 호텔이 힐튼에 인수되어서 이름이 바뀌었단다.. 예약을 한달 전 쯤에 했는데 그사이
매각이 된 모양이다.

체크인을 하는데 척 보니 한국계다. 이민 2세이고 한국 이름이 미경이라서 미국이름은 Megan을 쓴다고 한다. 그녀가 알려준
한식당을 찾아 3일만에 한식을 먹었다. 뉴욕에서 뉴욕곰탕만 4번을 갈정도로 한식을 많이 먹었었는데 희한하게 반갑고 맛있다.

다음날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한 인물들이 호텔 로비에 모였다.
한국에 왔었던 인증업체 백인아저씨와 여기서 처음 만난 파트너회사 직원 흑인 아가씨 Lisa.

백인아저씨는 그 동네 살고 리사는 좀 먼곳에서 왔다. 우리호텔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Hampton Inn에 묵고 있고
스바루 아웃백 렌트카를 몰고 왔다. 스바루를 좋아해서 출장다닐때면 스바루를 탄다고 한다.

키는 166 전후, 날씬하고 탄탄하다. 런닝을 즐겨한다더니 라인이 예술이다. 얼굴은 할리 베리를 닮았고 목 중간정도 오는 곱슬머리를
묶었다.

일은 잘 진행되었고 진행 3일차는 내 생일이었다. 한국에 왔었던 엔지니어는 나를 괜찮게 생각했는지 사비로 좋은 저녁을 대접해주었고
디저트가 나올때 생일에 양초가 1개 꽃혀있었다. 우리쪽 과장이 귀띔해주었다 한다. 영어도 못하는 양반이 신경을 써주니 고맙긴 했다.

몇명은 집에가고 나머지는 자리를 옮겨서 샴페인과 와인이 몇잔 더 오고갔다.
영어를 못하는 한국인 2명과 한국어를 못하는 미국인 사이에서 통역을 해가며 술을 마시는 일은 재미도 있지만
힙겹고 굉장히 피곤하다. 그래도 분위기에 취했는지 반쯤은 성공한 프로젝트 때문인지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미국인 아저씨의 CR-V를 타고
호텔로 돌아왔다. 아저씨는 집으로 돌아갈테고 리사는 걸어서 자기 숙소로 가겠지..

못내 아쉬워서 리사에게 말을 걸었다. 작업을 걸려는 의도는 아니었고 덕분에 고맙다 부터 해서 예쁘고 인상이 좋다..다음에 한국에 와라 따위의
말을 주고 받았다. 술이 아쉬웠을까? 아니면 그냥 시간이 아쉬웠을까..리사가 말했다.





'내 숙소 가서 와인 한잔 더 할래? 프로젝트 잘 끝나면 선물해주려고 사온게 있는데 맛이 괜찮을 거야'











'아니 팀장이랑 과장이 한 잔 더 하고 싶데. 저양반들 영어 못하잖아..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뭐'










뭔가 실수 했다는 걸 알아챈건 다음날 술이 깬 다음이었다. 왜 술이 깨야 정신이 차려지는 건지..
도무지 알 수 가 없다.

깨질 거 같은 머리를 쥐어 뜯으며 차를 몰고 일하러 가야했고 프로젝트는 성공이 확실해졌다.

아쉽게도 리사는 그날 저녁 비행기로 돌아가야 했고 남은 사람들끼리 또 술을 마셨다.

밖에서 와인을 한잔 곁들여 밥을 먹고 호텔에 들어와 한국인들 끼리 술잔을 기울였다.

그날 힐튼에서 결혼식이 있었는지 밖에서 결혼을 하고 와서 노는건지 결혼식 피로연 일행이 있었다.
살짝 통통한 백인 언니가 다가와서 말을 건다.

한쿡에서 와써요~~오? 나 한쿡 친구 많아요. 한쿡 쌀람 좋아요.. 라고 취기 탓인지 혀가 살짝 꼬인 미쿡말로 말을 걸었다.

그리고..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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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매니아
14/06/20 11:13
수정 아이콘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루크레티아
14/06/20 11:14
수정 아이콘
훈훈하게 끝나나 싶더니 이게 왠 절단입니까???
덱스터모건
14/06/20 11:17
수정 아이콘
여유좀 생기면 오후에 계속 쓸게염..
Darwin4078
14/06/20 11:23
수정 아이콘
스바루가 인테리어가 좀 후져서 그렇지 수평대향 엔진에 차자체는 참 좋죠.
어쨌건.. 2부도 아름다운 결말 기대하겠습니다.
스타카토
14/06/20 11:41
수정 아이콘
이야....이분 연재의 미덕을 아시는분 이군요...
절단신공의 타이밍이 예술입니다
14/06/20 11:43
수정 아이콘
중후반까지 훈훈하다가 절단신공이라뇨?!!!
아직까지 추천은 아끼겠습니다 크크
14/06/20 11:50
수정 아이콘
이..이런 기술은 어디서 배우는 거지...
一切唯心造
14/06/20 11:56
수정 아이콘
요즘 왜이렇게 훈훈한 얘기가 넘쳐날까요 여름이라 그런가...
히라사와 유이
14/06/20 12:24
수정 아이콘
스바루 참 좋은차입니다.. 단지 인테리어 비용을 차체와 기본기에 올인했을 뿐..
WRX STi는 아직도 드림카네요
2부도 기대하겠습니다..
츄지핱
14/06/20 12:34
수정 아이콘
절단신공... 역시 아이디 덱스터모건 쓰시는 분 답게 멋지십니다!
어리버리
14/06/20 12:36
수정 아이콘
이불 좀 차셨겠군요...;;
리리릭하
14/06/20 12:56
수정 아이콘
소리 지르다 꿈에서 깨셨을 듯 ;;
2편에 기대를 실어 보냅니다.
흑백수
14/06/20 13:17
수정 아이콘
이 분 리사를 그냥 보내는 것보니 2부도 훈훈하겠습니다?
눈바람
14/06/20 16:24
수정 아이콘
아, 따뜻한 결말이었는데 아직 클라이막스가 남았군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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