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4/06/09 19:30:14
Name 언뜻 유재석
Subject [일반] [잡담] 수작.....


나는 그랬다.

되든 안되든 일단 수작은 걸었었다.

『금사빠』 성동지부 수장답게 일단 사랑에 빠지고 그 이유는 차차 생각해 냈다.

동네에서 친구들이랑 3대3 농구할때 겨드랑이에 땀이 차듯 스며드는 그런 사랑 말고

"쾌변" 요구르트 마시고 화장실가서 "푸드득푸드득, 뽝뽝뽝" 하면서 똥을 싸는 것처럼 한순간에 왔다.

이래저래한 이유로 좋아하는게 아니라 일단 사랑하고 나서 그 이유를 찾았다.

장점은 개뿔도 없으면서 자신감이 생긴다는 것이고, 단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안된다는 것이었다. 우라질






요새 청춘남녀들이 너도나도 입에 달고 다니는 "썸"을 탈때도 혹은 거기서 조금 넘어간 사이에서도 나는 과감했다.

뭔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손부터 잡나. 나는 그냥 스윽 허리부터 안았다. (키가 좀 작은 친구들은 어깨부터) 배럭을 지었다고 반드시

마린을 뽑아야 하는건 아니지 않나. 마린 벌쳐 생략하고 투스타 올리는거다. 상대가 레이스에 휘둘리기 시작하면 그 때 마린 뽑아도 된다.

그래서 난 신상문을 좋아한다. (뭐래...) 어? 어? 하다가 본진 털리는 거다.



입도 속된말로 잘 털었다. 무슨 성대모사를 끼깔나게 잘하는것도 아니고 새러데이 유우머를 마스터 한것도 아니지만 당시에 유행하는 유행어를

정말 적절한 순간에 적절하게 사용하고 말도 막힘이 없었다. 리액션도 과하지 않게 좋았다. 왜 이렇게 되었냐면 얼굴이 원빈이 아니니까...

모든 생명체들은 진화했고 진화하고 있지만 인간, 그중에서도 수컷을 능가하는 것은 없다. 어떻게든 짝을 짓기위해 일생동안에도 스스로를

갈고 닦는다. 몇 대에 걸쳐 이런게 아니고 지 일생동안 지 스스로 변화한다.

"아, 나는 잘 생긴것도 아니고, 키도 큰 것도 아니고, 부자도 아니고... 에라 모르겠다. 입이나 털자" 하는게 32년간 진화해서 내가 되었다.

뉴페이스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나는 그야말로 빛이 났는데 같은 모임의 동성들이 나를 좋아했던건

내가 적당히 치고 빠지기를 잘해서 분위기는 살려놓고 짝짓기에선 빠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형들한테 술도 많이 얻어먹었다.

하지만 형들이 모르는게 하나 있는데...





"빠지긴 뭘 빠져... 그냥 안된거지. 우라질"





여튼 여기까지 들으면 무슨 부업으로 픽업아티스트 하는거 아니냐 할 정도로 현란한데 현실은 처참하다. 20대에 연애라는걸 한 기간이

군생활 2년보다 짧다. 될듯 될듯 잘 안됐는데 요즘말로 하면 그냥 썸이나 타다 말았다는 것이다. 썸 개객....

마지막 연애도 김연아가 벤쿠버 금메달 딸 쯤에 까인게 마지막인것 같다. "^오^ 아련해..."





문제는 거기서 부터 시작된다. 얼굴 시커매지고 머리모양이 베지터화 되가면서 수작을 어떻게 걸었는지, 패턴을 까먹었다.

나름 『금사빠』 성동지부 수장인데 애초에 그 껀수가 없는것이다. 다섯글자로 "강.제.초.식.화."

김연아는 이제 은퇴했는데 나는 그동안 연애를 못해서 연애할 때 뭐가 좋았는지가 잘 생각이 안났다.

(섹스는 그러거 아니라도 맨날 생각하니까 스킵~^오^)




이대로라면 『금사빠』 성동지부 수장자리 연임이 위태로웠는데 올 초 쯤 뜬금없는 수작거리가 생겼다.

사실 생각해보면 내가 먼저 걸지도 않았다. "걸어볼래?" 라고 말하는것 같아서 걸어본거다.

역시나 바로 사랑에 빠졌지만 수작이 예전같지 않게 무뎌졌나 보다. 김연아가 두번의 올림픽을 치룰동안 난 집에서 사타구니나 벅벅 긁고

있었는데 그게 날카로워 질리가 있나.  됐다~~!! 싶었는데 까였다.

그런데 거짓말 같이 십몇년전 인연이 또 수작을 걸어달라 하길래 걸어봤는데 역시나 뭐 좀 하는것 같다가 까였다.

한 두어달 사이에 그렇게 두번 까였다. 사랑에 빠지는 속도는 그야말로 오승환의 돌직구였는데 제구가 이혜천이었다.



예쁜 아가씨를 봐야 힐링이 될 것 같아서,

주말에 가로수길에 가서 혼자 커피마시면서 여자구경하고, 핫플레이스 경리단길을 자전거 타고 다니며 이쁜 아가씨들 스캔하면서

폐관수련을 결심했다. 쉽게말해서

"아, 몰라 십칠, 이제 막 수작 걸거야." 란 마음가짐을 가졌단거다.

그럼 뭐 늘겠지... 까일수록 강해지는 사이어인의 피가 나에겐 흐르니까...(엄마 미안..아들 만화에도 안나온 초사이언 5가 된듯해)



세상에 예쁜여자가 저리 많은데 저중에 나 좋다는 정신나간애가 하나쯤 있을법도 하지 않나...(영화 콘택트에 비슷한 대사가 나왔던 것 같다)





【그래서 나, 맨날 찍기만 하는 행당동 쌍도끼는 이 시간부로 『금사빠』 성동지부 수장자리를 자진사퇴 합니다.

사랑에 빠지는 속도는 누구에게도 뒤쳐지지 않을 자신이 있지만 지금은 감투가 아니라 스스로의 내실을 다져야 할 때라 보기 때문입니다.

또 수작 걸다가 까일테지만 얻어 걸릴때까지 잠시 무거운 짐을 내려 놓겠습니다.

공석이 된 자리는 아무나 하세요. 성동구 사시면요.】





경리단길 한 카페 외벽에 붙어있던 이 시절을 관통하는 명시하나 올림으로 마무리 합니다.

땀이 날랑 말랑
손이 닿을랑 말랑

니가 내게 올랑말랑
진짜 여름이 올랑말랑

        - 초여름이 좋아 중에서...










P.S - 좋긴 뭐가 좋아 우라질... 더 더워져라!! 눈이라도 즐겁게!!!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Arya Stark
14/06/09 19:48
수정 아이콘
시작부터 결말까지 수작(秀作)
14/06/09 20:16
수정 아이콘
남자는 역시 자신감이죠!
재미있네요~!
14/06/09 20:56
수정 아이콘
이혜천에서 육성터졌네요 도서관인데 아..
켈로그김
14/06/09 21:04
수정 아이콘
얼굴이 원빈인 저는 영원히 알 수 없을 세계..
양주왕승키
14/06/09 21:07
수정 아이콘
인증바랍니다.
14/06/09 21:47
수정 아이콘
이보시오 약사양반...
달콤한삼류인생
14/06/09 21:10
수정 아이콘
아저씨들이 수작 거는 것 만큼 추한 게 없더라구요.
몇 해 안 남았네요. 분발하시길...
14/06/09 21:24
수정 아이콘
아저씨 기준이 얼만가요? 30넘으면 아저씨일까요? 크크크
제 친구는 일하다 회사모델 뽑혀서 화보촬영까지 하고 온 29살인데 아직 20살 여자 꼬꼬마한테도 먹히던데...
먼저 번호 물어보고 그러는데 옆에 아웃 오브 안중으로 서 있는 나..나는 ... 눈물 좀 닦고...
솔로9년차
14/06/09 21:12
수정 아이콘
처음 수작을 본문에 쓰인 '수작'으로 보고 한 번 읽고서,
유게에 갔다가 다시 본 수작을 빼어난 작품으로 보고 새 글인 줄 알고 다시 들어왔네요.
뺏으까!
14/06/09 21:12
수정 아이콘
ps에 좋아요 누르고 갑니다.
Clayton Guishaw
14/06/09 21:28
수정 아이콘
금사빠 성동지부가 계속나와서 스크롤이 잘못됐나? 하면서 열심히 쭉쭉 봤네요.
잘읽히게 재밌게 쓰셨군요 크크
더 더워져라 얍얍
14/06/09 21:52
수정 아이콘
현충일날 친구와 석촌호수를 몇 바퀴 빙빙 돌다가 이성문제에 대해 내린 결론
"이번 생은 안될거야. 다시 태어나야 해"
고등학교 때는 대학 가면 생길거야, 대학 가면 취직하면 생길거야, 취직해도? 안생겨요...
슬픈 현실입니다. 크크
2막3장
14/06/09 22:06
수정 아이콘
금사빠가 뭔고... 해서 찾아보니
[금방 사랑에 빠지는 사람]이라고 나와 있네요. 크크
아.. 저는 아닙니다.
기아트윈스
14/06/09 23:10
수정 아이콘
진지열매 먹고 댓글달자면 조어 초기엔 [금사파]와 혼용되었거나, 최소한 음가에 있어 혼동되었을 개연성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제가알기로 ~파로 끝나는 3음절 단어, 특히 가운데 음절이 "사" 일 경우엔 그 어원이 틀림없이 [주사파]거든요.

70-80년대 대학가 NL들 중 주체사상파를 일컫는 말로, 후에 많은 패러디를 낳게되는 말입니다.

응용사례: 나 주사파야 (1주일에 4일만 수업 있는 대학생), 나 금사파야 (금새 사랑에 빠지는 파) 등등
2막3장
14/06/10 00:00
수정 아이콘
크크 야밤에 진지먹으면 살찌십니다.
사실 언어라는게 당시의 사회/문화를 반영한다는 사실은 틀림없기에, 뭔가 끼워 맞출만한 말이 있는게 이상한 건 아닌듯요.
1주일에 수업이 4일만 있는 주사파는 저도 해봤....
기아트윈스
14/06/09 23:07
수정 아이콘
누구는 입다물고 버스만 타도 여자가 먼저 번호달라고 하는데 누구는....ㅠㅠ

세상 불공평합니다.
2막3장
14/06/10 00:04
수정 아이콘
저는 대학시절 버스 맨 뒷좌석 같이 앉아있던 친구가 내리고 나서 두셋의 처자들로부터 다음과 같은 질문을 당한적이 있습니다.
[방금 내리신 분 분위기가 좋아서 그런데 혹시 연락처 좀 알 수 있을까요?]

저는 0.1초의 주저함도 없이 칼같이 대답했습니다.
[아 그 사람 여자친구 있어요.(왜? 나는 어때서?)]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52172 [일반] 이대호, 오승환에게 투표하러 가자! [15] 삭제됨3962 14/06/10 3962 1
52171 [일반] [해외축구] AC밀란 차기 감독직에 인자기 선임, 그외. [23] V.serum6283 14/06/10 6283 0
52169 [일반] 지금 새벽에 휴대폰 대란이 한번 더 터지네요 -0-.. [67] Realise11363 14/06/10 11363 0
52168 [일반] 남녀듀엣 노래 부르기 [40] style6751 14/06/10 6751 1
52167 [일반] [잡담] 트라우마에 대하여 [15] 검검검4237 14/06/09 4237 1
52166 [일반] 메이저리그 연재가 다소 길어지겠네요. [해로운 글] [59] 화이트데이6329 14/06/09 6329 1
52165 [일반] [잡담] 수작..... [17] 언뜻 유재석5566 14/06/09 5566 14
52164 [일반] 내가 사고 싶은 시계: 몽블랑, 반짝반짝 빛나는 [41] 오르골19725 14/06/09 19725 6
52163 [일반] (스포) 하이힐 보고 왔습니다. [14] 王天君5870 14/06/09 5870 1
52162 [일반] 싸이의 신보 Hangover 가 공개되었습니다. [55] 로랑보두앵10269 14/06/09 10269 1
52161 [일반] KBO 10구단 kt wiz. 동의대 홍성무, 청주고 주권 우선 지명 [49] 초록개고기7255 14/06/09 7255 0
52160 [일반] 나달,프랑스 오픈 우승 [44] wish buRn5303 14/06/09 5303 0
52159 [일반] [K리그] '총액 95억원' 이명주 알아인 이적, K-리그 이적사 다시 썼다 [115] 버들강아11277 14/06/09 11277 1
52157 [일반] 조선의 으으리는 내가 지킨다 -효종, 송시열, 그리고 윤휴- [17] 기아트윈스6663 14/06/09 6663 4
52156 [일반] 톰형...힘내...해외가 있잖아... [47] Neandertal9857 14/06/09 9857 0
52155 [일반] [바둑] 야밤에 심심해서 쓰는 바둑이야기. (+LG배 32강 결과 추가) [38] 라라 안티포바5994 14/06/09 5994 7
52154 [일반] [펌] (세월호 관련) 다시 보는 영화 괴물 [9] 2020원더키디4800 14/06/09 4800 0
52153 [일반] 이재수의 난 [23] 눈시BBv37932 14/06/09 7932 19
52152 [일반] 정도전 43 [48] 해원맥9915 14/06/08 9915 9
52150 [일반] 진성호 前의원 경기 김포 재보선 출마선언 [28] 어강됴리7159 14/06/08 7159 0
52149 [일반] 개표방송엔 안알랴줬던 지방선거 결과 분석 몇가지 [16] Alan_Baxter7269 14/06/08 7269 6
52148 [일반] ELO Rating으로 보는 축구 요모조모 : FIFA 랭킹을 대체해보자! [23] 구밀복검15612 14/06/08 15612 17
52147 [일반] 싸이/다비치/보이프렌드/크러쉬/ZE:A/메건리의 MV, 비스트/보이프렌드의 티저가 공개되었습니다. [9] 효연광팬세우실3989 14/06/08 3989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