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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6/01 11:23:31
Name 모모리
Subject [일반] [만화] 플라이 하이 - 키쿠타 히로유키 / 모리스에 신지

왕도 중의 왕도 스포츠물


 평성중학교의 신입생 후지마키 준은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위대한 목표를 안고, 남자체조부를 찾아간다. 그런데 남자체조부는 3명 뿐, 첫 번째 입부자이다. 톡톡히 망신당한 첫 시합 후에, 준은 이 학교의 여자 체조부는 유명하지만, 남자체조부는 최하위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나 준은 결코 기죽지 않고 기본과 기초를 다지며, “즐거운 체조”를 좌우명삼아 금메달의 꿈을 키워간다.

 많은 스포츠물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상당히 흔치 않은 소재인 '기계 체조'를 다루는 만화다. 7,80년대를 호령했지만 인기 스타들의 은퇴와 국제대회의 부진으로 인해 침체된 일본 체조계를 부흥시키기 위해 LA 올림픽 체조 금메달리스트인 모리스에 신지가 자신의 실화를 각색하여 원안을 짜고 키쿠타 히로유키가 작화를 맡아 이 작품을 내놓게 된다. 소년만화인만큼 과장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원작자가 원작자인 만큼 상당히 사실적인 작품이다.
 천재적인 소질을 가지고 있으나 경험이 전무한 소년의 등장과 그 소년으로 인해 평범한 부원들이 변해가는 성장 드라마. 주인공을 싫어하는 코치와 소위 높으신 분들, 인상은 험악하지만 알고 보면 속사정이 있는 명지도자, 주인공 집에 있는 장난꾸러기 개, 주인공과 첫눈에 마음이 맞아 관계를 발전시키는 여주인공, 실없어 보이지만 알고 보니 과거의 금메달리스트 등등 왕도 스포츠물의 클리셰에 가까운 요소들이 죄다 들어있는 지금 와서 보면 닳아빠진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그야말로 왕도 중의 왕도 스포츠물이라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이 만화는 굉장히 재밌다. 가장 큰 이유를 꼽으라면 가지치기를 꼽을 것이다. 위에 나열한 저 많은 요소는 이 작품에서 결코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점프로 대표되는 소년만화에서 흔히 보이는 별 거 아닌 장면으로 질질 끄는 연출 따위는 전혀 없다. 주인공과 연애를 시작할 듯한 여주인공은 재등장하긴 하지만 거의 등장하자마자 바로라는 느낌으로 퇴장하고 험악한 인상의 지도자는 등장하고 불과 1화만에 자신의 본모습을 드러내며 주인공들을 지도한다.
 잔가지를 넣긴 했으나 이야기의 핵심인 체조에 거슬리지 않도록 빠르게 소비하고 체조에 집중한다. 늘어짐이라고는 전혀 없는 긴장감 넘치는 속도로 이야기를 전개하여 독자를 빨아들인다. 빠른 전개에 지치지 않도록 적절히 개그를 배치하여 긴장을 풀어주기도 하지만 저런 개그가 없어도 지치지 않을 정도로 몰입감이 훌륭하다. 1권을 잡았다면 34권을 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물론 이런 빠른 전개에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인물 간의 갈등 전개 역시 지나치게 빠른 감이 있고 허무하다 싶을 정도로 긴장감 없이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왕도 만화들의 지나친 늘어짐으로 인해 늘어지는 것에 대한 반감이 크지만 뭐든지 적당하면 나쁠 것이 없는 것처럼 적당한 늘어짐은 사람의 감정을 자극하기에 훌륭한 방법이다.
 또한 빠른 전개에 작가 자신이 휩쓸리는 느낌도 있다. 떡밥을 뿌려놓고 제대로 회수하지 않는다던가 인물 간의 비중 조절에 실패하기도 한다. 원작자의 한계인지 아니면 기획 의도 때문인지 몰라도 연출이 상당히 유치한 부분이 많다. 이야기의 진행을 위해 갈등을 억지로 만드는 듯한 느낌도 있다. 스포츠와 승부의 치열함과 그에 따르는 어두운 부분을 선의의 마음으로 경쟁하면 모두가 행복해진다는 식으로 다소 현실성 없이 해결해버리는 것 역시 아쉬운 부분. 재미는 확실하나 여운이 조금 부족한 작품이라 하겠다.


키쿠타 히로유키의 다른 만화 - 호라이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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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e.in.Korea
14/06/01 11:27
수정 아이콘
굉장히 재미있는 만화죠 한 번 보고나서 안쉬고 34권까지 완독 했네요^^
모모리
14/06/01 11:32
수정 아이콘
흡입력이 대단한 작품입니다. 한 권을 읽는 시간도 짧게 느껴지는데다 바로 다음 권을 잡고 싶게 만들지요.
샤르미에티미
14/06/01 11:27
수정 아이콘
플라이 하이 참 신선했죠. 예전에 농구 만화가 번번히 실패해서 슬램덩크도 그럴 줄 알았는데 대성공을 거뒀다고 해서
그리면 망한다는 농구 만화의 편견을 깬 작품이라고 들었는데, 이거는 더한 체조를 그려서 성공했으니까요.
카시와자키세나
14/06/01 11:29
수정 아이콘
레이코 선배 다이스키!

는 농담입니다. 흠흠;;;

제 기억에 남아 있는 제대로된 유일한 체조만화인데 이 만화의 제일 큰 장점은 스토리 전개에 있어서 억지스러운 악역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뭐 평성중학의 OB 대머리 선배가 조금 애매하긴 합니다만;;
모모리
14/06/01 11:31
수정 아이콘
전 조금 다르게 생각하는데 억지스런 악역이 많아서 문제입니다. 대표적으로는 아무 이유없이 평성을 미워하는 해설자나 체조협회 임원이 있겠죠. 그리고 그 갈등 역시 아무 이유없이 해결됩니다;
Made.in.Korea
14/06/01 12:05
수정 아이콘
리군단도 처음에는 악역으로 나왔었는데. 결국 성장하는 모습이 그려지면서 자연스럽게 선역(?)처럼 되는 걸 보고 역시 소년만화구나 싶었어요.

그래도 내용이 충실하고 훈훈하니 착한 만화임에는 틀림없네요 히히
사랑한순간의Fire
14/06/01 11:30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론 체조를 소재로(심지어 꽤 전문적인) 만화가 나오는 것 자체에 일본의 저변이 참 놀랍다고 여겼는데, 무려 금메달리스트가 기획한 만화였군요. 비슷한 의미에서 작살나게 순수한 '한순간 바람이 되어라'라는 무려 육상 소재의 소설이 있습니다. 플라이하이와 비슷한 느낌이에요.

별개로 플라이하이는 '시야'가 나오면서 재미가 급락하더군요.
모모리
14/06/01 11:41
수정 아이콘
시야가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되진 않아서 큰 반감 없이 봤습니다.
이헌민
14/06/01 12:01
수정 아이콘
한순간 바람이 되어라도 재미있죠 크
군대에서 봐서 더 재미있었나...군대 아니었으면 언제 봤을까 싶기도 하구요.
스타카토
14/06/01 12:01
수정 아이콘
참 재미있었던 작품입니다.
특히 와...이런 소재도 나오는구나.....참 부럽다..라고 생각했던 만화기도 하구요.
덕분에 여러 기술명도 알게되었던 재미있는 작품이었습니다.
14/06/01 12:03
수정 아이콘
이 만화를 감명깊게 보고난 후, 각종 올림픽 체조영상을 찾아봤는데..

내 눈에 저게 두바퀸지 두바퀴 반인지 1회 틀기인지 1/2회 틀기인지 안↑ 보인다↑

철봉하면 다들 후지마끼 처럼 1M, 3초는 날아댕길줄 알았지...
데자와
14/06/01 12:06
수정 아이콘
친구가 추천해준 작품이라서 만화방에서 봤던 기억이 있네요.
내가 체조만화, 그것도 남자 체조만화를 정독하게 될 줄은 몰랐어... OTL
채넨들럴봉
14/06/01 12:52
수정 아이콘
여자 선배가 너무 이뻐서 봄
방과후티타임
14/06/01 13:38
수정 아이콘
정통 왕도 스포츠물은 언제봐도 재미있습니다.
14/06/01 13:38
수정 아이콘
정말 재밌게 봤던 만화입니다
체조만화가 이렇게 재밌다니!!
미네기시 미나미
14/06/01 14:15
수정 아이콘
정말 좋아하는 만화입니다. 나온 케릭터중에는 우치다가 가장 애정이 갔던걸로...
모모리
14/06/01 14:42
수정 아이콘
저도 우치다를 가장 좋아합니다.
14/06/01 14:57
수정 아이콘
이거 재밌습니다. 안 보신분 강추
14/06/01 17:58
수정 아이콘
선계전 봉신연의와 더불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완독한 유이한 만화책이네요.
심지어 드래곤볼도, 슬램덩크도 다 안봤는데요.
시간 되면 다시 찾아봐야겠습니다.
켈로그김
14/06/02 12:38
수정 아이콘
즐거운 체조를 하는 괴물..;;
14/06/03 18:54
수정 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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