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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5/29 00:54
솔직히 3번까지는 재밌게 읽었는데, 4번은 좀 뜬금없는 말이네요. 스코틀랜드의 사례를 들어 우리나라에 비교하기엔 너무 무리가...아무튼 호주의 사례는 인상깊게 봤습니다.
14/05/29 01:11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 해외 이야기를 겉핥기로 하고서 거기서 자기가 읽어내고 싶었던 걸 읽어낸 다음 그걸 훈계조로 우리나라에 덧씌우지 말자... 라는 마음을 먹고 시리즈를 시작했는데, 막판까지 잘 지켜졌는지 반성해봅니다. 마지막 4번은 굳이 스코틀랜드의 사례를 좋은 선례로 생각해보자고 꺼낸 말이라기보다는 그냥 평소에 한국사 서술의 관습과 통일에 대한 대중적 의견에 대한 제 생각이었습니다. 개인의 일탈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14/05/29 01:03
하이에크가 '치명적 자만' 2장에서 본문과 유사한 취지의 지적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거기서 하이에크는 왕권 강화를 '중흥'의 표지로 보는 역사가들의 습관을 비판했는데, 그런 걸 보면 센터에 몰빵하길 좋아하는 습성이 조선인들만의 것은 아니었던 것도 같습니다.
14/05/29 01:13
하이에크는 아직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책 한 권 추천받아갑니다 흐흐.
센터몰빵에 대해서라면.... 사실 인간의 유전자에 그런 내용이 새겨져있는 것 같아요. 제 전공에 연결해서 보자면 중국의 통일제국 논리가 어디서 어떻게 시작되서 힘을 얻었나... 정도가 제 관심입니다.
14/05/29 01:06
모든 법조문이 헌법이라는 말은 웨스트미니스터 트레디션을 약간 곡해해서 전달하신 것 같습니다. 헌법적 기능을 하는(ex:기본권을 규정하는 법률) 법도 헌법으로 분류되어 특별한 지위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일반 법률과 같은 절차로 폐지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정도일 뿐입니다. 실제로 헌법과 같은 역할을 하는 법률은 따로 분류되어 다른 나라들의 헌법과 같은 지위에서 해석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와 관련된 법 개정에 컨스티투셔널이라는 수식이 붙지요.
14/05/29 01:13
스코틀랜드는 어차피 민족적으로 잉글랜드와 동일하지도 않기 때문에 한 민족이 한 나라를 꾸려야한다는 법칙이 있어도 독립은 당연한 원칙일 것입니다. 그리고 북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의 원주민들은 뭉쳐서 하나가 됬다기 보다는 정복당해 강제로 병합되었다고 생각하겠지요.
14/05/29 01:17
늘 좋은 지적 감사드립니다.
스코틀랜드의 내부의 지역갈등도 사실 더 배워보고 싶은데, 현재로선 제가 아는게 로랜드와 하이랜드의 차이 정도밖에 없네요. 나중에 스코틀랜드가 정말로 독립하게 되서 피쟐러들의 주목을 받게 된다면 더 공부해서 정리해보겠습니다 =_=;
14/05/29 07:58
사실 스코틀랜드는 단일 민족이 아니죠.
로우랜드는 색슨에 가깝고 하이랜드는 노르웨이 그리고 여기에 아일랜드 캘트적 분위기가 첨가되었습니다. 그런데 중세 통일 왕국때문에 이들 민족이 뭉쳐졌고 그러다가 17세기 잉글랜드 와 통일을 통해 앙글랜드와 다른 스코틀랜드인이라는 개념이 아이러니 하게 발생하게 되었죠. 그리고 18세기 동안 아일랜드적 특성을 대폭 첨가한 하일랜드적 모습으로 스코틀랜드 민족이 만들어졌구요
14/05/29 09:32
아, 몰랐던 사실 하나 알아가네요.
덧붙이자면, 스코틀랜드 민족주의가 발흥하면 동시에 잉글랜드 민족감정이 자극받습니다. 예컨대 강력한 자치권을 가진 스코틀랜드의회가 1999년을 전후로 발족하면서 잉글리시들이 "스코티시가 아닌 우리들" 이라는 아이덴터티를 형성하게 되고 전반적인 감정이 안좋아졌다고 들었어요.
14/05/29 09:38
예. 저도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사실 스코틀랜드 민족주의는 18세기, 아일랜드 민족주의는 19세기, 웨일즈는 20세기 민족주의가 형성되는데 기실 다 잉글랜드에 대비하여 우리는 무엇이 다른가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더군요. 여기에 잉글랜드도 이들이 뭔가 만드니까 자신들도 뭔가 만들기 시작한게 잉글랜드 민족주의였구요. 솔까말 브리튼 섬에서 아일랜드 인 빼고 혈통적으로 민족이 존재할 수 없죠. 최소 1500년을 피를 섞고 다녔을 테고 중세 초기 기준으로 오히려 랭카스터 쪽이 켈트에 가깝지 에딘버러 같은 동네가 더 가깝지도 않지만 중세 후기 그나마 지금같은 국경선에 마련되고 난 후 이게 고착되면서 랭카스터는 잉글랜드라 그냥 앵글로 색슨이고 에딘버러는 스코틀랜드라 캘트라고 믿어 버릴 뿐이죠. 제 생각에는 브리튼 섬의 민족은 국가가 존재한 후 형성된 물건이고 그마저도 연합왕국이라는 체제 내에서 형성된 물건이라고 봅니다. 지금도 또 콘웰이 민족주의를 만들고 있다더군요. 참 희안한 동네예요.
14/05/29 02:09
성문화된 법률로 관계를 정리하는 나라가 아니라 그런 것이지 영국이란 국가만의 특징이라고 보기는 힘들지도 모르겠네요. 영미법(?)common law 국가 법률의 상당부분이 판례 등으로 확립되면 따로 한국처럼 법조문을 제정하지 않기 때문에.. 물론, 여전히 의회에서 통과된 법률이 사법부 판례보다 위에 서기는 하지만.. 다른 이야기지만 사법부와 입법부를 넘나들며 활약하는 잉글랜드 판사들의 판례를 보는 것도 상당히 재미있죠.
스코틀랜드의 독립 주장은 98년 이후 이양된 권한을 보면 당연한 수순으로 보이기까지 합니다. 우리 개념으로 보면 너희 같은 나라 맞냐 수준이라 ..
14/05/29 02:13
댓글 감사드립니다.
사실 최근 스코틀랜드 의회를 만들면서 꺼내들고온 권력이양(devolution) 개념도 굉장히 재밌다고 느꼈어요. 영단어 devolve와 evolve를 이런식으로 쓸 줄이야 --;; 사실 지금도 이걸 한 나라로 봐야할지 어려운 수준까지 독립하긴 했지요.
14/05/29 02:55
토탈워나 크킹을 하면서 스코틀랜드로 플레이할때
자꾸 쳐들어와서 괴롭히는 잉글랜드가 그토록 미울수가 없었습니다 크크 게임상에도 그런데 실제로는 얼마나 사이가 안좋을까 생각하니.. 수백년간 싸우다가 강제로 합쳐졌는데 사이가 좋을리가 없을듯요 이것도 다 잉글랜드의 업보 아니겠습니까. 아일랜드 문제도 그렇고...
14/05/29 03:00
음...음...
자꾸 쳐들어가서 죄송합니다 -_-;; 전 늘 윌리엄으로 시작해서 스코틀랜드 들쑤시는게 일이었이죠. 지금이라도 사과드립니다.
14/05/29 08:01
강제합병 아니지 않나요?
스튜어트 왕조가 잉글랜드 왕이 되면서 동군연합화 되었다가 메리인가 앤 여왕 때 먼저 합치자고 한쪽은 스코틀랜드 였던 걸로...
14/05/29 09:27
애초 앤 여왕은 스튜어트 가문인지라 스코틀랜드 왕위를 가지고 있어서 결혼으로 합체는 아닙니다.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의 왕을 겸하는 동군연합 상태였다는게 맞습니다. 남편도 덴마크 왕자인 조지였구요. 양국이 통합된 건 Acts of Union에 의해서 인데 스코틀랜드 의회가 먼저 잉글랜드 의회에 통합에 대한 뜻을 정하고 양국 의회에서 통과되어 이루어진 일입니다. 여기에 반대한 사람은 분명히 존재했지만 강제 합병은 아니였다는 거죠.
14/05/29 07:50
맨유의 유나이티드는 노동조합이라 그런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아닐 수도 있지만요... 그리고 정말 스코틀랜드 독립하면 노동당은 아일랜드 독립당시 자유당꼴은 아니더라도 심대한 타격을 얻을틴데요. 애초 시작이 스코틀랜드인지라...
14/05/29 09:23
음, 알아봤는데 맨유의 경우는 초기의 클럽을 어떤 사업자가 인수한 후 "맨체스터 센트럴" "맨체스터 셀틱"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놓고 고민하다가 그냥 마지막 걸 골라서 그렇게 됐다고 하네요. 제가 잘못알았습니다.
보통 다른 클럽들은 2개 이상의 클럽이 연합할 경우 그렇게 붙이거든요. 예컨대 뉴캐슬 유나이티드 FC 라든가.... 유나이티드니까 당연히 연합일거라고 지레짐작했네요^^;
14/05/29 10:16
바바리아, 베네토, 롬바르디아, 남 티롤, 스코틀랜드, 바스크, 카탈루냐!!
그리고 이분야 끝판왕, 왈룽, 플랑드르, 브리쉘의 벨기에!! 과연 제가 할아버지가 되었을 무렵 유럽지도가 빅토리아에서 EU로 바뀔지, 아니면 아예 하나가될지 귀추가 주목되네요.
14/05/29 14:19
유럽경제위기때 벨기에 정부가 공석상태라는 이야기를 들은것 같은데
그때 벨기에 국민들이 정부가 없어도 각자 알아서 할일하면 살 수 있다 이런 분위기였던 기사를 본것 같습니다. 이것도 왕실이 있기때문에 가능했던걸까요?
14/05/29 10:44
우리에게는 생소한 개념인 동군연합(personal union)을 이해하지 못하면, 중세-근대 넘어오면서 여러 나라들의 상황을 이해하기가 어렵지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동군연합 비슷한 상황은 한번 있었습니다. 고려왕 + 심양왕이었던 충선왕 왕장 충선왕은 본인도 쿠빌라이칸의 외손자이자, 부인은 쿠빌라이칸의 증손녀(이자 몽골 10대 황제 진종의 누나) 입니다. 그는 원나라 황실내에서도 순위권에드는 친족으로서, 원성종 사후 후계자 문제에 개입해서 원의 3대 무종, 4대 인종 즉위에 도움을 줍니다. 그래서 원 무종이 즉위하면서 만주의 심양왕에 봉해집니다. (심양은 현재 중국내 3대 공업도시..) 역만없이지만, 이때 충선왕이 그대로 심왕(1310년 심양왕->심왕으로 바뀝니다. 원 제국내에서 2글자왕 보다 1글자 왕이 더 한등급 높음) 직위와 고려왕을 자신의 아들에게 모두 물려주었다면, 동군연합인 상태가 지속되면서, 적절한 후속조치만 취해졌다면, 고려+만주 지역을 모두 아우르는 강역이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거 없죠. 고려 조정에서는 답답했을겁니다. 고려왕이라는 사람이 고려에 안들어오고 심양 혹은 연경에만 있어서 모든 업무를 문서를 통해서 재가를 받아야 했고, 심양왕 본인도 고려에 별로 관심이 없었거든요. 결국 그는 고려왕은 자신의 아들(충숙왕)에게 물려주고, 심왕은 자신의 조카인 왕고에게 물려주고 연경에서 은거생활에 들어갑니다. 잉글랜드 - 스코틀랜드의 경우 매리 여왕때는 그냥 동군연합인 상황이었습니다. 잉글랜드 - 스코틀랜드가 완전이 통일된건 그보다 2세기 가량 더 지나서인 앤 여왕때입니다. 스페인의 경우에도 레콩키스타가 한창일때는 레온, 카스티야, 아라곤으로 대표하는 여러 나라로 분리되어있었습니다. 그중 레온-카스티야가 13세기에 먼저 통합이 되었고, 이후 카스티야의 여왕인 이사벨라와 아라곤의 왕 페르난도가 결혼하여 연합왕국 형태를 취하다가 딸인 후아나 - 손자인 카를로스1세를 거치면서 통일 스페인왕국이 탄생하지요. 그 카를로스 1세가 바로 합스부르크가문의 카를 5세.. 카를 5세는 엄마가 카스티야 여왕인 후아나, 외할아버지가 아라곤의 왕 페르난도, 아빠는 꿀랑드르의 (미남왕) 펠리페, 할아버지가 신롬황제인 막시밀리안 1세 그리고 이 모든것을 상속 받습니다.(물론 신롬은 선제위 회의를 거쳐서 선출되는 형식을 취했습니다만..) 결국 카스티야-아라곤을 통해서 이베리아반도의 80% + 남부 이탈리아 꿀랑드르를 통해서 지금의 벨기에, 네덜란드, 신롬황제가 되면서 독일-오스트리아-북부이탈리아를 모두 아우르는 동군연합을 형성하지요. 이 동군연합이 깨진건 카를 5세가 스페인 꿀랑드르 / 신롬을 각각 분할 상속해주면서 합스부르크 가문이 분리되고 꿀랑드르는 스페인이 벌이는 전쟁에 계속 끌려다닐수 없다는 생각으로 독립운동을 시작합니다. - 네덜란드 독립운동
14/05/29 14:17
1,2를 못 읽고 3만 읽었고 정치, 역사에 대한 지식이 짧은 것을 양해해주시고 의견을 달아보겠습니다.
통합과 분열에 대해서는 평화에 유리한 방향으로 진행되는 거 아닐까요? 우리나라가 삼국상태로 유지되었다면 전쟁이 계속 일어났을 것 같고 원제국 시절을 지나면서 백제 고구려 지역은 이미 우리나라와 관련없는 지역이 됐을 것 같고 지금 한국이라고 할 수 있는 문화적 뿌리는 경상도 밖에 안남았을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이면 임진왜란은 일본의 승리로 끝났을 것 같고요. 전쟁없이 항복할 가능성이 더 높았을지도 모르고요. 한민족이 완벽한 단일민족이 아니라지만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 차이와는 많이 다르니까요. 또한 분리는 경제적 자립도 큰 영향을 미치는데 스코틀랜드에 석유가 없었다면 독립주장할 수 있을까도 궁금합니다. 영국정치체제의 특성에 대해서는 국토는 특정면적의 통합이 안정에 도움되지만 권력은 분산될 수록 강력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왕실의 권한이 막강하지만 그 힘이 왕실에 다 몰려있지 않고 지방으로 적절히 분산이 되있기때문에 가능한것 같습니다. 한국은 권력이 골고루 분산될 수 있는 지형이 아니기때문에 헌법에서 주권이 국민에 있다는 식으로 강제로 분산시키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고요. 정치역사에 대한 지식이 학부생수준도 안되서 의견표출하기 부끄럽습니다만 제 지식수준에서 한반도 통일에 대한 인식은 이렇습니다. 그리고 남북연합국가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건 연방제와 비슷한것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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