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말, 이해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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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일찍 잔 탓인지 3시부터 멍한 눈빛으로 웹툰도 보고, 내일 할 과제도 생각하면서 키보드를 두들기고 있노라니

눈 앞에서 모기가 날아다닌다. 사실 얇은 옷만으로는 더 이상 낮 시간대의 더위를 버티지 못하고 땀이 나던 최근의 상황을

고려하자면 모기가 있어 이상할 시기도 아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놈의 모기는 적응이 안 된다.


잘만하면 들리는 그 애매한 소리 '왜~~앵'이라고 해야 할 지, '이~~잉'이라고 해야 할 지..

무심결에 모기 동선을 눈으로 쫓으며 낮에는 어디 숨어 있다가 밤만 되면 귀신 같이 찾아와서 내 수면을 방해하나 싶다.

방은 가구 제외하고 테트리스로 3명 누우면 꽉 찰 좁은 공간이다. 살충제도 간간이 뿌리는 편이라 어디 숨어 있어도 죽겠거니 하고

침대에 누우려고 하면 귀신같이 내 귓가에 찾아와서 외친다.

'왜~~~앵'


하.. 어떤 의미에서 대단한건 청각적으로 엄청난 자극을 주는데, 나름대로의 강약 조절이 있다는 사실이다.

자체적으로 소리를 조정하는건지, 소리는 일정한데 귓가에서 거리를 뒀다가 가까이 왔다가 하는건지는 몰라도

이 미묘한 소리 조절과 적기도 애매한 그 사운드가 나로하여금 피곤에 찌들어 있는 상태에서도 잠을 못 자게 만든다.


주변 소음에 묻혀서 안 들리는건지는 몰라도 야외에서의 모기는 물리는게 짜증난다 뿐이지 그 소리에 의한 공포감 조성은 없는데,

방 안에 혼자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노라면 한 밤중의 불청객이 나타나 정체 모를 공포감을 주며 내 귓가에 속삭인다.

'이~~~잉'


청승맞게도, 이제는 방 안에 혼자 누워 듣는 이 모기 소리가 무서워서 서럽다. 산 날의 반 이상을 혼자서 버텨왔고, 혼자서 지내왔기

때문에 새삼 외로움을 느낄 시기는 지나지 않았나 싶은데 모기는 종종 타지에서 혼자 산다는 것의 무서움을 일깨워준다.


3시간 뒤면 다시 일과가 시작된다. 글을 적다 놓친 모기가 어디로 숨었는지 궁금증이 생기지만, 다시 침대에 눕게 된다면

어김없이 내 귓가로 찾아들 것이다. 모기가 무서워서 잠을 포기할 지 고민이 되는 이 순간,

'여름이면 동료를 끌어들여 기승을 부릴텐데..' 하는 걱정부터 앞선다.


다시 잠을 청하기 무서운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