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씨 음주운전 사고 게시물을 보다가 음주운전으로 의심되는 사고를 당할 뻔한게 생각나서 글을 올려봅니다.
작년 6월인가 쯤이었습니다. 비오는 날이었지요.
11시 넘어 일을 마치고 차를 끌고 집에 가면서 그 시간까지 놀고 있던 동생(이노므 가스나)을 데리러 건대입구역 쪽으로 갔습니다.
만나기로 한 장소 근처 갓길에 차를 잠시 주차하고 동생에게 나오라고 전화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어떤 그랜드 스타렉스 차량이 제 차 왼쪽 사이드 미러를 쿵 치고 비틀비틀 지나가더니 사거리 신호 앞에서 멈추더라구요.
갑작스러운 일에 어안이 벙벙했지만 그래도 전화를 끊고 멈춰 있는 그 차로 창문을 두드렸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세게 창문을 두드려도 그 운전자는 눈이 반쯤 풀린채로 저를 쳐다보지도 않았고
신호가 바뀌자 청담대교 방향으로 도주(?)해 버렸습니다.
경찰에 신고하고 서에 가서 사고 접수를 하는데 제가 외웠던 차량번호와 일치된 차량이 없고,
그나마 그 번호와 비슷한 차량이 회사 차량으로 등록되어 있어 연락도 어렵다는 이야기와
물리적 파손이 없고 다시 원상복구가 되는 것은 사고로 인정되지 않으며
기껏해야 도의적인 책임에서 사과 한 마디 듣고 끝날거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결국 사고 접수도 못하고 찜찜한 기분을 앉고 집으로 귀가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그 사고 정황들을 돌이켜 보면서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은게 어찌보면 다행이지만
그 운전자의 풀려있던 눈을 봤을 때의 섬칫함은 쉬이 지워지지 않더라구요.
최근에 영화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를 보면서 그와 유사한 장면을 보면서 욕지거리가 나왔던게 그런 연유에서였던 것 같습니다.
오래 전에 인사 안 했다는 이유로 소주병을 깨고 위협했던 생면부지 사람도 혐오스러웠지만
언제든지 흉기로 변할 수 있는 자동차로 제 차량을 치고 지나갔던 그 운전자는 그보다 더 한 혐오감이 들더라구요.
지금도 음주 운전에 대한 처벌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지금보다 더 음주 운전에 엄격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음주 운전은 살인 미수와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을 직접 경험하고 보니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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