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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4/22 16:07
시스템과 매뉴얼을 아무리 잘 만들어도, 그것을 형식적으로 처리하는 군대용어로 소위 '가라' 문화가 몸에 배어 있다는게 가장 큰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가라' 문화는 학창시절에도 없는건 아니지만 군대가서 정말로 본격적으로 배우거든요. 엄청난 비약이지만 어쩌면 군대의 해악중 아닌가 라고도 생각해봅니다.
14/04/22 16:08
제가 대한민국 군대시스템을 제일 싫어하는 이유입니다.
좋은게 좋은거지 욕안먹고 세월 보내는게 최고라는 인식을 확실하게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2년동안 주입하는 곳이 바로 군대입니다.
14/04/22 16:13
시스템과 매뉴얼은 기본중의 기본입니다. 중요한 것은 조직원들의 "시간"과 "생산성"을 할애하여 정기적인 교육(노동시간을 빼앗지요), 현장에서의 적용(안전을 우선시 하면 생산성을 하향시킵니다. 속도가 느려지거든요), 과 끊임 없는 피드백의 "정기화"(리포트 하고 검토 하고 하려면은 역시 전문적인 인력과 노동시간의 할애가 필요합니다)가 필요한 것입니다. 그래서 돈과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 다고 말씀드린 것이구요.
14/04/22 16:15
저도 군대 행정병 출신이다보니 뼈저리게 느낍니다...
어릴적 군대에서 문서 조작이나 덮어놓고 눈가리고 아웅하는게 삼류 행정 시스템을 가진 군대 한정인 줄 알았는데, 나와보니 사회에서도 그대로 통용된다는게 참 실망스러웠습니다.
14/04/22 16:12
본문에 나온 비유에 대해서 좀 상반된 견해를 예전에 본 적이 있습니다. 사고 건수가 줄어들수록 치명적 사고의 비율이 늘어난다는 통계인데... 이는 '사고로 신고될만큼의 상황' 자체가 허들이 높아져서 그럴 수도 있고, 전체 사고를 줄여도 치명적 사고에 대응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봤던 그 글에서의 주장은 '모든 사고는 미시적으로, 개별분석하면 인재고, 전체 사고 건수의 통계는 천재다'라는 이야기였습니다. 그 점에서 '치명적 사고'에 대한 대응은 예방도 물론 중요하겠습니다만, 본문에서 의도적으로 제거된 수습 과정, 그리고 이 수습 과정으로 빠르게 이행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설정된 프로토콜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고 발생 시 수습 처리가 늦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책임'의 문제입니다. 사고 그 자체가 문제가 되고 치명적인 책임을 지게 하니, 당연히 덮으려 들게 됩니다. 결국 결론은 본문처럼 사람 값의 이야기가 될텐데, 프로토콜을 복잡하게 만들면 그 수행자에 대해서 그만한 대가를 지불하고 그만한 시간과 여유를 줘야 합니다. 동시에 '책임을 피할' 방법 역시 확실하게 줘야 하고요. 어떤 인센티브에 반응해야 하는가의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14/04/22 16:25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 반론할 부분이 별로 없네요. 실제로 현장에서 책임을 피할 방법 역시 확실하게 주어지며, 수행자에게 그만한 시간과 여유를 주는 조직 또한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인센티브 자체에 관한 고민은 끊임이 없으며 쉽게 결론이 나지 않는 부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레지엔님의 지적에 관하여 고민할 정도로 안전에 관해서 고민하는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빨리 다가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14/04/22 16:18
백화점이 무너지고 다리가 무너지고 배가 침몰하고 가스가 터져도... 어째 나아지는게 별로 없는 느낌입니다. 이젠 좀 제대로 할 때도 됐을텐데 말이죠.
14/04/22 17:23
소위 산업안전보건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대한민국은 소위 하인리히의 법칙 위에 글쓰신분이 이야기한 1:29:100 의 법칙이 전혀 통용되지 않는 사회입니다. 산재사고가 발생할경우 고용노동부 감독관의 무시무시한 철퇴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2014년이면 2013년 산재 X건 이상 발생한 사업장에 대해 엄청난 단속과 트집이 발생합니다. 그러면서 사업장에선 산재가 발생해도, 공상처리 등을 통해 산재신청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 결과로 대한민국의 산재 발생률은 낮지만, 산재 사망률은 OECD국가 1등을 달리고 있지요.. 중대사고가 아니면 산재 신고를 안하는 상태입니다. 더 심각한것은 한국 원전의 고장률이 프랑스보다 낫다는 점이죠.... 앞으로 원전쪽에서 한건 터질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14/04/22 18:02
낮다는 의미일 듯 싶어요.
하인리히의 법칙이 통하지 않으니 고장률이 낮다고 나오는데 실제로 들어가면... 아 그러고보니 크게 사고가 안 난 건 원전이 있었군요. 원전은 정말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도 안될만큼 대책이 없는데... T.T
14/04/22 18:06
저도 비슷한 생각을 했습니다. 이번에 사고를 낸 선장과 항해사들은 최소한의 직업의식과 윤리를 갖추지 않은 천하의 몹쓸 놈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그들의 처우를 보았을 때 그들이 그 정도 대우를 받고서 제대로 된 직업의식을 가질 수 있겠나 생각이 들덥니다. 그들의 처우도 처우지만 일단 사람 목숨이 걸렸는데 일단 대피시켰어야지 그렇게 무책임할 수 있냐 질타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처우가 좋아야 그만큼 훌륭한 사람들이 해당 직종에 종사할 수 있고, 또 자기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올바르게 일을 할 수 있죠. 반대로 처우가 나쁘니까 이번에 세월호 선장처럼 자질미달의 사람이 몇백명의 사람의 안전을 좌지우지하는 선장을 할 수 밖에 없는 겁니다.
14/04/22 18:15
누구나 알고 있지는 못하지만 누구나 알아야 하는 사실이죠.
결국 규제를 완화하고 돈을 몰빵하고 경제성장률을 올리는데에만 급급한 대한민국의 현주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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