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4/04/18 23:18:31
Name 성동구
Subject [일반] 한공주 (스포유)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한공주'를 오늘 보고 왔습니다.
무비꼴라쥬답게 담담하게 영화가 전개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게 화가 나는 영화였네요.
보고 나니 기분이 더러워지는 영화랄까요.


일단 크게 빡치는 장면들이 여러개 있는데, 처음에 경찰서에서 아무말 못하는 공주에게 묵비권 행사
하지 말라고 소리칩니다. 사건 수사하는데 피해자에게 죄인처럼 굴게하는 장면에서 답답했는데
곧 이어서 피해자인 공주가 범죄자처럼 다른 동네로 도망갑니다. 학교에서는 당연히 조용히 처리하려고 하구요.

다음으로 공주의 아버지가 '탄원서'를 들고 와서 공주에게 싸인을 강요합니다.
공주에게는 읽을 필요없다고 하고 그냥 서명만 시키는데, 실제로도 이랬다는게 정말 놀랍습니다.
사실 이렇게 부모 자격도 없는 쓰레기 같은놈들이 일반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런 서류를
작성함에 있어서 부모가 자식에게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그냥 여기에 이름쓰고 서명만 해]라는 태도는
우리나라 정서에서 종종 있는 일이죠. 그럴거면 뭐하러 사인을 받는건지.... 적어도 자녀가 미성년이라면
반강제로 작성된, 혹은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작성된 서류는 다 무효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영화 얘기로 돌아와서, 아버지는 합의금 받아서 술 쳐먹었고, 이게 또 실화라네요.

제일 분개한 장면은 마지막에 피의자 부모들이 공주네 학교에 쳐들어와서 깽판치는 장면인데, 이런걸 보고
양심이 없다. 운운하기 이전에 어떻게 법적으로 [강하게] 못 막나 생각들더라구요. '부끄러운줄 알아야지'
시민의식에 맡기기보다 일단 공권력으로 막았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이게 정말 화가 난 이유는 영화라서
과장한 상황이 아니라서 화가 나네요.


참 이런 영화를 볼때마다 이런 사회고발 영화는 계속 나오고 뉴스에서 간헐적으로 오르락 내리락 하는데
법 개정은 절대 안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법원에서도 언제까지 판례만 찾고 있을건지도 모르겠구요.
쓰다가 짜증나서 더 못쓰겠습니다.

진짜 담담하게 풀어내는데 그래도 기분 더러운 영화네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王天君
14/04/18 23:23
수정 아이콘
이거 곧 볼 생각인데 걱정됩니다. 너무 화가 많이 날까봐.
자전거도둑
14/04/18 23:35
수정 아이콘
시사회로 봤습니다.
한공주는 일단 시각적으로 너무 괴롭습니다. 표현수위가 높아서.. 참.. 힘들더군요..
사회고발영화 특유의 찝찝한 느낌도 짜증나고요.
아무튼 좋은영화는 맞습니다. 두번은 못보겠어요.
Friday13
14/04/18 23:43
수정 아이콘
전 처음과 중간에 웃은 장면도 몇개 있습니다만, 중반을 넘기면서 약간의 웃음기는 싹 가시고 얼굴에 자연스레 인상이 써지더군요.
관객들에게 감정을 억지로 토해내게 하지않으면서 사람 심하게 빡치게 합니다 크크크;; 막판엔 욕했어요. x발 이러면서

전 이 영화의 백미는 마무리라 봐요. 스포일러가 될까봐 자세힌 말 못하지만요. 그리고 한공주 역 맡은 배우분의 연기를 보고 절대 10대 배우는 할수 없는
연기다 싶었는데, 87년생이시더군요. 정말 좋은 배우 한명 만났다 생각합니다.
약간의 아쉬움이라면 남자양아치 리더가 연기가 좀더 악랄했으면 어땟을까 싶네요. 사실 그정도 연기도 사람 빡치게 하긴 하지만 그 대사 하나 있잖아요? 주인공한테 하는 대사. 그걸 연기할때 약간 맛이 안 살았다랄까. 그런 느낌이 들었네요.
머도하
14/04/18 23:43
수정 아이콘
저도 어제 한공주 영화 보고 먹먹한 가슴을 짓누를 수 없어서 잠 못 이루었습니다.
장면과 장면 마다 너무나 눈에 선하고 각인이 되어 오래도록 기억에 남더라구요. 망치로 머리를 쿵 하고 맞은 듯이 충격적이어서 영화를 다 보고 올라가는 크레딧을 그냥 멍하니 바라볼 수 밖에 없었고, 말문을 잃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검은 배경과 글자로만 이루어진 화면을 바라보면서 괴로움에 질려 고통스러워 신음했습니다. 결국에는 머리를 쥐어 뜯었구요.
저는 실화에 바탕을 둔 영화라는 사실도 모른채 영화를 봤는데 영화를 보고 나와서 검색을 하면서 크게 놀랐습니다. 영화 속 이야기들이 사건들과 크게 괴리가 없다는 사실 때문이었습니다. 영화 자체로만 보면 사회 고발성이 짙은 이전의 영화들과는 다른 느낌을 받았습니다. 굉장히 덤덤하게 아주 잘 짜여진 틀로 이야기를 진행하니까요. 그런데 그런 덤덤함의 끝이 그 어떤 영화보다 짙다랄까요.

영화라는 매체가 가진 '전달성' 적인 측면에서 아주 강한 영화를 보고 나니 저도 솜방망이 처벌을 받은 그때 그 가해자들에 대한 분노가 쉽게 사그라 들지 않더라구요. 영화 <도가니>를 보고 나서 느꼈던 그 감정말이죠. 법 개정까지는 사실 생각해보진 않았지만, 긍정적으로 내다봐야할 것 같습니다. 법이라는 것의 개정에는 사회적 합의라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테니까요. '도가니 법' 의 선례도 있듯이 이런 메시지들이 많은 사람에게 전달되어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법적인 부분도 보완이 이루어지겠죠. 앞으로 우리 사회는 보다 더 나은 방향으로 변해갈 거라고 믿습니다.

덧붙이자면 영화 속 피해자의 신상이 노출되고 오히려 피해자가 숨으며 도망다녀야 하는 장면들이 너무 가슴 아팠습니다.
'저 잘못한 것 없어요.', '왜 사과를 받는 사람이 도망쳐야 해요?' 라는 대사들은 정말 오래도록 마음을 울렸습니다.
Friday13
14/04/18 23:50
수정 아이콘
단순한 사회고발 영화랑 달랐죠. 일반적인 고발 영화엿다면 마무리를 그렇게 짓진 않았을테니까요. 전 그점이 너무 좋았어요.
어리버리
14/04/19 00:22
수정 아이콘
오늘 보고 왔는데 사전 정보 하나도 없이 보러 갔다가 급 우울해져서 나왔습니다. 스토리, 배경, 출연배우, 감독 하나도 모르고 가서 봤네요. 단지 아는 정보는 "기자 시사회에서 평이 좋았더라?" 하나. 이렇게 우울하고 짜증나는 영화인줄 알았으면 정신 건강을 위해서 안 봤을 수도 있었을거 같을 정도로 보고 나오면서 힘들었습니다. 영화는 매우 잘 만든 영화인데...두 번 보라면 못 봅니다. 극장에 10명 정도 앉아계셨는데 다들 엔딩 크레디트 반 이상 올라갈 때까지 일어나질 못하시더군요.
Friday13
14/04/19 00:41
수정 아이콘
저도 사전정보 없이 봤습니다. 마틴 스콜세지가 극찬했다는거 하나만 보구 크크
실버벨
14/04/19 00:25
수정 아이콘
글과 댓글만 봐도 기대가 되네요. 특히 천우희씨의 연기가 기대되구요.
그라쥬
14/04/19 00:30
수정 아이콘
그 배철수의 음악캠프였던가요 평론가님이 나오셔서 천우희씨 연기도 좋고 자기 한줄 평론으론 남자라서 미안하고 어른이라 미안하다는 그 말이 뇌리에 남아서 기회가 되면 챙겨보려고 합니다.. 방황하는 칼날과 더불어 그런 아픔의 이야기인데 풀어내는 방향이 상반 된다고 하더라구요..
쭈구리
14/04/19 03:03
수정 아이콘
몇 주 전부터 이 영화에 대한 평론가들과 감독들의 극찬 릴레이를 보고서 개봉할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각종 수상기록은 말할 것도 없고요. '올해의 파수꾼'이 될거라는 말이 정말로 와닿더군요.
앞서 나온 얘기처럼 단순한 사회고발성 영화는 아닙니다. 영화의 시작부분도 이미 사건이 벌어난 뒤부터 이어나가고 있고, 플래시백으로 '그 때'의 장면들이 나오긴 하지만 영화는 주로 이미 사건을 겪은 난 후 현재에 적응하려고 하는 한공주를 이야기하고 있죠. 영화를 보실 분은 '그것이 알고 싶다'를 생각하고 극장에 가실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보편적인 정의감을 지닌 사람이라면 분노할 만한 지점들이 있기는 하지만 이 영화를 보고 분노만 하는 것은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방법은 아닐겁니다. 그 점이 이 영화의 강점이기도 하고요.

한공주 역의 천우희는 물론이거니와 선생님 어머니 역의 이영란 배우와 친구 은희 역의 정인선 배우가 기억에 남네요. 우울한 분위기 속에서 정인선씨 미모가 꽤 돋보이더라구요.
송파사랑
14/04/19 06:04
수정 아이콘
영화가 전체적으로 지루합니다. 비추 드립니다. 작품성이 아무리 좋아도 지루하면 답없죠. 다만 엔딩은 오랫동안 잊지못할것 같습니다.
세종대왕
14/04/19 10:41
수정 아이콘
개봉전 cgv 무비꼴라주에서 봤는데 영화 끝나고 감독님과 천우희씨가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시니 참 좋더군요.
영화자체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굉장히 불편하지만 추천하고 싶은 영화였네요.
천주희씨는 우아한 거짓말에서도 고등학생 역할로 나오시는데 참 대조(?)적인 캐릭터라 느낌이 새롭더군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51147 [일반] 정치인들은 도대체 머리속에 뭐가 들었을까요? [74] 삭제됨6589 14/04/19 6589 2
51146 [일반] [영화토크](스포) <아메리칸 허슬> - 실망 혹은 배신 그리고 제니퍼 로렌스 [24] 마스터충달5709 14/04/19 5709 1
51145 [일반] 엘리트주의와 박사사기꾼 [43] 캡슐유산균8878 14/04/19 8878 11
51144 [일반] 왜 내가 위로를 받고 싶을까. [6] Bergy105663 14/04/19 5663 28
51142 [일반] 대통령은 곧 국가이다. [35] 마빠이6699 14/04/19 6699 1
51140 [일반] 어제 롯데-두산 야구경기에서 말도 안되는 일이 있었네요. [53] Duvet9734 14/04/19 9734 2
51139 [일반] 1590억 구조함 투입불가 [166] kurt12096 14/04/19 12096 1
51137 [일반] 시민의 덕성 [16] 삭제됨4028 14/04/19 4028 1
51136 [일반] 뉴스타파 - 계속되는 말 뒤집기...무능한 정부, 커지는 분노 [23] 어강됴리5812 14/04/19 5812 4
51134 [일반] 한공주 (스포유) [12] 성동구6489 14/04/18 6489 1
51133 [일반] 정부기관에 근무중인 친구를 통해 들은 세월호 구조작업에 관한 몇가지 현황 [224] Vienna Calling15122 14/04/18 15122 14
51132 [일반] 과거 맨유를 통해 그려 본 다음시즌 리버풀 예상 [73] 삭제됨6549 14/04/18 6549 3
51130 [일반] 세월호 이모 선장 무기징역까지 처벌가능 [179] Manchester United11422 14/04/18 11422 0
51128 [일반] 구출된 단원교 교감 자살 추정 사망 [105] azurespace11716 14/04/18 11716 0
51127 [일반] 이시각 사고해역에서 고생하는 잠수부 분들 [24] 홈런볼6426 14/04/18 6426 3
51126 [일반] 한국에서 영화화한 일본 미스터리, 추리 작품들 [39] Duvet6284 14/04/18 6284 0
51125 [일반] [펌] 서울역 바닥이 내려 앉고 있다. [41] Manchester United9206 14/04/18 9206 0
51124 [일반] 영화, 인물의 첫 등장 [38] 한아5893 14/04/18 5893 8
51123 [일반] 뉴스타파 - 또 침몰한 국가 재난관리시스템 [60] 어강됴리6139 14/04/18 6139 5
51122 [일반] 이적시장 링크를 바탕으로 만들어 본 다음시즌 리버풀 예상 [116] 삭제됨6086 14/04/18 6086 0
51121 [일반] [뉴스타파의 실태조사] 정부가 언론플레이로 희망고문만 주고 있다? [66] 디자인6684 14/04/18 6684 0
51120 [일반] [TIP] 카스퍼스키백신 1년 무료 프로모션 [46] 여자친구8996 14/04/18 8996 2
51119 [일반] [KBL] 2014 상무 선발자 명단 발표가 나왔습니다. [26] Siul_s4041 14/04/18 4041 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