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nate.com/view/20110512n06853

기사를 보면 아시겠지만 훈련중 뇌수막염에 걸린 훈련병이 군의 부실한 의료체계로 인하여
타이레놀 2정만 처방받고 견디다가 치료시기를 놓쳐서 뒤늦게 후송됐지만 결국 세상을 떠나고 말았네요.

참 이런 소식 들릴때마다 가슴이 먹먹합니다.
국가의 필요에 의해서 데려갔으면 적어도 아플때 치료라도 제대로 받게 해줘야하는데...
현실은 뭐 예비역이라면 다들 아시겠지만 증상불문 만병통치약(?) 2개만 처방하죠. 빨간약 아니면 알약 2정(이번엔 타이레놀이군요)

저도 예전에 군복무할때 동기들과 우스개소리로 군인은 소모품이다, 군견만도 못하다, 소모품이니 죽으면 그냥 개죽음일뿐
아무 것도 아닌게 된다 뭐 이런 자조섞인 말들을 주고 받곤 했습니다만 그게 말 그대로 농담에서 그쳐야 하는데 현실에서 자꾸
이런 일이 터지니 정말 화가 납니다. 자꾸 이런 일 생기면 그런 말들이 농담이 아닌게 되니까요.

더욱 답답한 것은 이 문제가 군의 전반적인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거라서 해결 자체가 쉽지 않다는거죠.
국방부 수뇌부에서 이 문제를 해결할 확실한 의지를 갖고 달려든다면 의외로 해결이 될수도 있다고 봅니다만 경험하신 분들은
알겠죠. 그럴 가능성은 전무하다는거... 그래서 더 화가 납니다. 귀한 사람 데려다가 주구장창 굴리고 써먹는건 지네 맘이라는 듯
큰소리 치다가도 막상 그러다가 사람이 죽으면 지네 잘못 아니라며 나몰라라 하는 행태는 정말... 역겹네요.
여기 있는 분들은 그렇게 생각안하시겠지만 국방부 높은 분들 머리속엔 일개 군인은 그저 소모품이라고 여기는듯도 합니다.
안죽을수도 있는 귀한 사람이 자꾸 죽어가는데도 현실적으로 개선하려는 노력은 전무해보이는 현실을 보면 말이죠.

이 기사를 본게 며칠전인데 바로 묻혀버리더군요. 이런 일이 사람들한테 더 많이 알려지고 이슈가 되야 이 말도 안되는 현실이
조금이라도, 아주 미미하게라도 개선이 될수있겠다 싶어서 글을 쓰게 됐습니다.
요즘의 군대는 거의 구타가 없다고 들었는데 다들 아시다시피 이게 한 순간에 이루어진게 아닌 수많은 선배들과 저희 세대, 그 밑 세대의
오랜 고생끝에 이루어진 결과물이죠. 불과 이십년전만해도 구타는 군대에서 자연스러울 정도였으니까요.

노훈련병의 죽음은 안타깝지만 국방의 의무는 신성한 것이고 우리 남자들은 앞으로도 국가를 위해서 자신의 몸을 기꺼이 바쳐야겠죠.
하지만 제 2, 제 3의 노훈련병이 계속 나온다면 아무리 국가를 사랑하는 마음이 강해도 누군들 가고 싶을까요.
이 문제도 구타처럼 단기간에 해결될수 있다고 보진 않습니다만 글을 쓰면서 보니 SBS 8시뉴스에 또 나오네요.
치료를 제대로 못받았다며 자살한 훈련병과 노훈련병이 같은 소대라고 하네요. 해당 소대는 폐쇄됐다고 하고
부실한 군 의료체계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네요.

뉴스를 보면서 바로 이거야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런 일이 어떻게든 이슈가 되서 시끌시끌해야 군당국에서 눈가리고 아웅을 하든
어쨌든 조금씩이라도 개선이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는 거의 근절된 구타처럼 이 문제도 앞으로 얼마나 걸리든지간에 개선이 되서
제 2, 제 3의 노훈련병이 생기진 않았으면 하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김태원씨 식으로 말한다면 그대의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기를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