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혹사계의 전설 오브 레전드
1984년, 롯데 강병철 감독 - 최동원
284이닝 투구, 27승 6세이브에 한국시리즈 7경기 전경기 출장 45이닝 투구
...-_-
다음년도에도 260이닝 넘게 던지고 끝내 퍼져버립니다.
솔직히 이때 야구는 본적이 없으니 감흥이 덜하네요. 뭐 프로야구 초창기 혹사의 개념조차 없던 시절이라 이해해 봅니다.

2. 애니콜, 중무리의 원조
1997년/1998년(해태 김응룡 감독) , 1999년(삼성 서정환 감독) - 임창용
감독을 바꾸고 팀을 바꿔가면서 노예질 했던 불쌍한 임창용 투수입니다...;;;
97년 138이닝 98년 133이닝 99년 138이닝...
3이닝 투구는 예사였고 4.1이닝 던지는것도 직접 본 기억이 나네요 -_- 진정한 '중무리'투수의 원조.
이렇게 혹사당하고도 3년이나 버틴것이 오히려 신기할정도...(저는 삼성 갔을때 맛이 가리라 예상했는데 의외로 그해에 세이브 신기록)
하지만 당연히 탈이 나게 되고 수술 이후 구속과 특유의 뱀직구를 잃고 사라지는듯 하다가 토미존 수술 대성공으로 극적으로 구위를 회복...
한국 야구 역사상 다시 나오기 힘든 축복받은 신체능력의 소유자라고 생각합니다.

3. 전무후무한 중간계투 20승의 신화(?)
1997년 - 쌍방울 김성근 감독 -  김현욱
중간계투로 157이닝을 던지며(!?) 20승(!!??), 6세이브, 승률8할로 투수 3관왕 달성
이후 후유증으로 고생한건 당연지사구요.
사실 SK 가기 전까지 김성근 감독은 중간계투 한명 키워서 주구장창 굴려먹는 패턴을 계속 반복했죠.
엘지 가서도 신윤호, 이동현선수를 키우고 굴려서 성적 내고 다음해에는 어김없이 사라지는 이름...

4. 우승과 맞바꾼 선수생명
1992년, 롯데 강병철 감독(또나오네요) - 염종석
정규시즌 204이닝 투구 17승 6세이브.
준플 1차전 완봉 4차전 선발승, 5차전 세이브
강감독 최대의 명언(?) 탄생의 해입니다. "종석아, 우짜겠노 예까지 왔는데"
92년 염종석의 희생을 발판으로 화려한 우승을 맛본 롯데는 그 후 더이상 우승을 하지 못했고(...)
염종석 선수 역시 끝없는 부상과 재활의 반복으로 결국 평범한 투수로 은퇴했습니다.


이외에도 박충식 14이닝 완투 등등 크고작은 수많은 사례들이 있지만 귀찮아서 더 쓰지 않겠습니다(...)
여튼 혹사의 공통점은 어김없이 얼마 후 해당 투수들은 큰 부상을 겪고 소리소문 없이 사라져간다는 사실입니다.

보아하니 곧 이 화려한 노예질의 역사에 한 챕터를 또 작성할 감독과 선수가 더 생길 모양입니다.
고원준선수...이 페이스대로 133경기 환산하면 규정이닝을 훨씬 뛰어넘는 이닝을 기록하게 된다지요?
양승호씨 (감독이라 부르기도 싫습니다).
이제 고작 갓 스물을 넘긴 투수를 잡아서 이루고자 하는 당신의 야구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선수의 희생을 딛고 우승을 한다고 해도 전혀 기뻐하지 않을겁니다.
제2의 염종석은 두번 다시 보고 싶지 않네요.

시즌 시작 3주만에 감독에게 이렇게까지 분노할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놀랍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