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다시피 어제 있었던 챔피언스 리그 16강에서 아스날이 바르셀로나에게 탈탈 털리면서 바르셀로나의 8강행이 확정되었습니다. 스코어는 3:1로 누캄프에서 경기가 치뤄졌다는 것을 고려하면 준수한 스코어일 수도 있지만, 경기내용 상 아스날은 단 한 번의 슈팅조차 못 하고 당했으니 도저히 할 말이 없는 완패겠죠. 하지만 이외에도 주목해야 할 사항이 몇 가지 더 있으니, 한 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세리에A는 몰락할 것인가
사실 아스날이 털린 것보다 더 처참하게 털린 팀이 하나 더 있으니 바로 로마입니다. 무려 세리에A 전통의 강호가 우크라이나 리그의 샤흐타르에게 3:0으로 탈탈 털렸으니 이건 몇 년 전 같으면 상상조차 못 할 일이죠. 어차피 로마가 홈에서 샤흐타르에게 2:3으로 패했기 때문에 왠만해서는 샤흐타르의 8강행이 유력해 보이긴 했으나 이렇게 털릴줄은 몰랐습니다. 게다가 로마로 갔던 아드리아누는 또 사고치고 막대한 위약금까지 챙기며 로마에서 방출되었다니, 로마의 팬들에게 있어서 정말 속이 쓰린 하루가 될 것 같습니다.

게다가 16강 2차전을 준비 중인 인테르와 밀란의 상황도 상당히 나쁩니다. 지난 1차전에서 인테르는 뮌헨에게 홈에서 0:1로 패했습니다. 지난 챔스 결승의 설욕을 하겠다고 벼르고 있는 뮌헨 상대의 원정 경기에서 인테르가 이길 가능성은 높아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밀란 또한 지난 1차전 홈경기에서 토튼햄에게 0:1로 패했습니다. 이것 또한 몇 년 전이면 상상하기 힘들었던 일인데, 실제로 일어나 버렸습니다. 밀란이 과연 원정 경기에서 설욕하고 8강에 갈 수 있을지.. 역시 이것 또한 가능성이 높지는 않습니다.

이 상황으로는 챔스 8강에서 세리에A의 팀을 단 한 팀도 볼 수 없게 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다음 시즌 세리에A의 챔스 티켓이 세 장으로 줄어들 것이 확실한 상황에서 세리에A의 몰락은 더 가속화될 수도 있겠습니다.

2. 레알 마드리드는 8강에 갈  것인가
아시다시피 레알 마드리드는 몇 년째 챔스 16강에에서 탈락하였습니다. 그것도 매번 리옹에게 잡혀서 말이죠. 하지만 이번에는 8강 가능성이 가장 희망적입니다. 리옹에서 어마어마한 돈을 주고 데려온 벤제마가 1차전에서 골을 넣어주면서 원정경기 1:1이라는 나쁘지 않은 성과를 얻었습니다. 지난 시즌까지의 레알이라면 이 정도 점수로는 불안할지 모르지만, 무간지의 레알이라면 뭔가 가능성이 있을 것 같습니다. 레알이 드디어 챔스 8강에 갈 수 있을지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부분입니다.

3. 8강에 가장 많은 팀을 올려보낼 리그는
현재로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리그는 역시 EPL입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토튼햄은 밀란 원정 경기에서 1승을 거둬 높은 상황이므로 8강행의 가능성이 꽤나 높습니다. 그리고 첼시 또한 16강의 최약체 쾨펜하운 상대로 원정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둔 바가 있기 때문에 8강행은 거의 확정적입니다. 문제는 마르세유와의 홈경기를 남겨둔 맨유입니다. 원정경기에서 지루한 0:0 무승부를 거둔 후 리그 경기 2연패에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을 당한 맨유로서는 상당히 어려운 홈경기를 치뤄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에 점수를 내주고 무승부를 거둔다면 16강 탈락이라는 근래에 없었던 굴욕을 당하게 됩니다. 그래도 퍼거슨 영감이 이끄는 맨유의 승리 가능성이 더 높아보이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 다음은 라리가입니다. 바르셀로나는 이미 8강에 올라간 상황에서 레알과 발렌시아가 8강행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레알은 아까 말씀드렸듯이 8강행 가능성이 충분히 있지만, 상대가 리옹이라서 혹시나 모르는 상황입니다. 발렌시아는 내일 새벽 샬케04와의 원정 경기를 치루게 되는데, 이 경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발렌시아는 홈에서 벌어진 1차전에서 양팀 선수들이 모두 따로 노는 막장 경기를 치루면서 1:1 무승부를 거둔 상황(참고자료 칼카나마의 쑥덕축덕 77화 : http://sports.news.nate.com/view/20110217n14669?mid=s1004&isq=4562)에서 원정 경기의 승리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세리에A가 거의 몰락해 버린 상황에서 EPL과 라리가 중 어느 쪽이 더 자존심을 세울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할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