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코갤글에서 일 터진 글 댓글을 보다가 저와는 생각이 다른 분들이 많은 것 같아

저의 의견이 수용이 가능한 것인지 여러분께 묻고 싶어서 글을 써봅니다.

밑의 상황을 보니 준강간인지 강제추행인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밑의 상황이 어찌 된 것인가와는 별도로 저는 성적인 접촉에 관하여 생각을 해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사건의 진실과는 별도로 두 사람이 성적인 관계를 가졌다는 가정하에 글을 써보겠습니다.

저기 글에 달린 댓글을 보니 남자에 대한 비난 일색에서 여자가 차후에 어느 정도 용인하는 식의 글을 남겼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에는

쌍방을 모두 비난하는 식으로 댓글의 흐름이 가더군요.

물론 준강간이나 추행 같은 범죄적 요소에는 비난이 가해져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범죄적 요소가 없는 단순한 성적 관계의 경우에는 당사자들 간의 사전합의나 최소한 사후합의라도 있다면

상호 간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해 이루어진 행위이거나 최소한 사후에라도 용납된 행위로 볼 수 있으므로

타인에게 피해를 끼친다거나 하지 않는 이상 비난받아서는 안 되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가장 문제가 되는 점이 미성년자가 그러한 행위를 했다는 점일 것입니다.

실제로 성적인 관계는 가족관계의 근간이 되는 관계고 많은 책임이 수반되는 상황을 만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미성년자의 무분별한 관계는 지양되어야 하고 일정한 기준을 설정해야 한다면 어떤 기준을 설정하는 것이 옳을까요.

첫째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준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성적인 관계에는 가족부양의 책임이 뒤따르므로

가족을 부양할 수 있을만한 능력이 되는 사람들에게 성적인 관계를 허용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개인의 자유에 대한 너무도 심각한 침해겠지요.

백수들이 폭동을 일으킬지도 모르겠습니다. ;

또한 실질적으로 가족을 부양할 만한 능력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하기도 힘들겠지요

둘째로는

가족관계를 이루고 가족을 부양하겠다는 형식적이고 전형적인 표시인 혼인을 기준으로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구분기준은 명확해져서 좋습니다만

개인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한다는 점에서 첫번째 생각과 다를바가 없습니다.

요새 남자분들 평균결혼연령대가 30대 이상인 것을 감안해보면

일단 저를 기준으로 봐도 조금 힘든 일일지도 모르겠군요.

셋째로는

성년이 되는 때를 기준으로 하는 경우가 있겠습니다.

이는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측면이 위의 경우보다 조금 더 적고

시기를 명확히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성년자가 되었다고 해서 갑자기 가족부양의 능력이 생기는 것이 아니며

(부모로부터의 재정적자립이 늦은 우리나라에서는 굉장히 힘든 일이겠지요.)

미성년자의 신체적 자유는 왜 제한되어도 되는가에 대한 정당화 근거가 모호하고

만 20세라는 나이가 왜 기준이 되는지도 딱히 설명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위의 세 가지 기준들의 문제는

개인의 자유의 영역에 해당하는 문제들에 대하여 일괄적이고 형식적인 기준만을 제시했다는 데에 있을 것입니다.

이는 근본적으로 성이라는 문제를 터부시하고 공적인 담론으로 끌어들이지 않는 우리나라의 성에대한 문화적 태도에서 비롯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것이든 터부시하는 것은 부작용을 낳을 수 밖에 없고

밑의 사건에서도 적절한 성교육을 통한 올바른 성관념을 심어주지 못한 사회의 책임을 없다고는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성과 같은 개인적인 영역은 일괄적인 시기를 기준으로 못박아 버리고 담론화 하기를 회피하다가 어느순간

'알아서 해라' 라고 던져버리기 보다는 개개인마다 별개의 기준을 적용해야 할 것입니다.

여기서 제가 생각한 별개의 기준은

성적관계의 의미를 아닌지의 여부, 상대방과의 합의를 해야하는 이유를 아는지의 여부,

피임의 방식 및 필요성을 아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교육하는 것은 학교와 가정의 몫이겠지요.

개인의 자유라는 가장 중요하고도 근본적인 기본권을

특별한 기준과 이유도 설명해주지도 않은채로 무조건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교육적으로 매우 옳지 못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보다는 자유에 따르는 책임을 가르쳐주고 그 책임하에서 자유를 누리게 하는 것이 어떨까요.

따라서 저는 미성년자라 할지라도 사랑과 합의와 가정과 임신 등의 수많은 요소들의 의미를 상호간에 이해한 경우라면

성인들이 그들의 관계를 제한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