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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11/14 19:01:26
Name swordfish
Subject [일반] 과연 부자의 부가 가난한 사람에게 옮겨지나요?
이 생각을 해봅니다.
과연 이 명제가 참인지 어떤지?

제 생각은 "상황에 따라 다르지요."입니다.

과거 제조업 시대에 이말은 맞다고 생각합니다.
자본가가 공장을 만들고, 노동자를 고용하고 상품을 팔던 시대 말이죠.
부자인 자본가가 한 투자가 공장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흘러 들어가고, 노동자에게는 임금으로 흘러 들어갑니다.
또한 소비자도 공장에서 만든 재화의 양이 존재하니 더욱 부유해지죠.

그럼 농업 사회.
이 사회에는 두가지 상태의 사회가 존재합니다.
1, 인력 부족과 자본 과잉 사회.
2, 자본 부족과 인력 과잉의 사회.

1- 사회는 땅은 엄청 많은데 인간의 수가 부족합니다. 이 때문에 인신을 구속하여 농사를 짓는 경향이 강합니다.
대표적인 사회가 노예제 사회이죠.
이 사회는 부자가 더욱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 집니다. 부자는 노예를 통해 싸게 농산물을 생산하고,
그 경쟁에서 가난한 자영업자는 몰락하기 때문입니다. 고대 로마가 대표적이죠.
이 때 부는 절대 옮겨가지 않습니다. 단지 무산자들도 먹고 살정도로 농산물 가격만 재한 되죠. 안그러면 폭동이 일어
날 테니까요.

반면 이 경우에도 인신 구속이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흑사병 이후 서구와 근대 미국의
일부 지역이죠. 또한 재봉건 이전의 동부 유럽 정도도 있겠네요.
인건비가 비싸게 책정되기 때문에 많은 땅이 의미가 없어 집니다. 이 때문에 부자들은 땅을 줄일 수 밖에 없고,
농부도 싼 값에 땅을 불려 갈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부는 분명히 배분 됩니다. 그러나 부자들은 이런 많은 경우 자본이나 정치적인 권력을 이용하여 이런 부의
배분을 방해하려는 경우가 많이 일어 납니다.
대표적인 게 중세 동구에서 일어난 자유민에 대한 재봉건화. 그리고 미국 서부에서 일어난 고리 대금업 같은 게 있겠네요.

2- 대부분의 전근대적 사회가 해당됩니다. 땅은 적고 인간이 많은 사회입니다.
이에 대한 부의 흐름은 좀 복잡한 경우가 있습니다. 싼 인건비를 통해 지주는 땅은 불려가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이른 상속법적 특성 혹은 토지 수익 정도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는 것 같습니다.
실재 지주의 역할을 두고 두 경제학자 리카르도와 멜서스의 논쟁이 있었습니다.
이 부분은 약간 단순하게 추상화해서 이야기하기 힘든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그럼 현대와 같은 자본 시장이 발달한 사회.
이 내용이 제가 말하려는 주된 내용일 것입니다.
과연 자본 시장의 성장이 부의 배분에 큰 도움이 될 까요?

홉스봄의 책을 보면 이런 말이 나옵니다.
"시티의 자본가가 부자가 될 수록, 버밍엄의 노동자는 가난해진다." 시티는 잘 아시다시피, 자본시장의 중심. 버밍엄은
영국 공업의 중심지 입니다.
영국이 보다 자본 산업에 열중하면서 영국 제조업은 급격히 쇠퇴했습니다.
이런 상황은 20세기 초반 부터 현재까지 이루어 지고 있죠.

자본 시장은 충분한 일자리 제공하지도 않았고, 적어도 영국 사회에 많은 투자도 하지 않았습니다.
보다 싼 인건비의 개도국이나 토지, 원자재 같은 곳을 향해 갔고, 심지어 돈놀이를 위한 돈놀이도 했죠.
이 때문에 시티의 자본가의 주머니가 두둑해질 수록, 영국 대다수의 사람들은 일자리가 없어져 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 하에 영국은 독일은 커녕 프랑스 보다 경제 발전이 더딘 국가가 되어 버렸죠.

이런 사례를 보았을 때 과연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들어 준다고 해서 반드시 사회에 부가 전이 된다고 볼 수 있지 모르겠습니다.
특히 금융 산업을 발전시켜서 일자리를 만든다는 이야기는 더욱 이런 의심이 들게 만들죠.

그런데도 우리나라에서는 당연하게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들면 결국 모두가 부자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 하는데
이게 무슨 법칙 같이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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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14 19:05
수정 아이콘
그냥...부익부 빈익빈의 현 시스템을 바꾸기 싫은 사람들이 주장하는 논리가 "파이를 먼저 키우자...그리고 나중에 커진 파이를 나누자..."입니다만...그들이 총맞았습니까...자기들 파이를 나눠주게요...

빌 게이츠가 술집에 들어가면...술집 안 모든 사람의 평균 소득이 확 오르지만...빌 게이츠를 제외한 술집 안 사람들의 생활 수준은 거의 변함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동네 듣보잡 커피집이나 빵집보다...스타박스, 빠리 소보루...이런데 많이 갈 수록...결국 가난한 사람들의 돈이 부유한 사람들 주머니로 빨려 들어가서 나오지 않게 됩니다...
뿌지직
10/11/14 19:16
수정 아이콘
그래서 세금을 더 많이 걷고 복지에 신경써야 하는데 이 정부는 세금감면에 복지비용으로 삽질을 하고 있으니 정말 답답할 노릇입니다.
10/11/14 19:17
수정 아이콘
인류 역사상 단 한번도 가진 자들의 부가 가난한 사람들에게까지 나눠진 적은 없습니다.
계급주의가 존재하던 시절이야 당연한 얘기고 자유방임주의 시절의 노동착취도 끔찍했죠. 사람이 개돼지처럼 취급되던 시절이니까요.
부를 나누기 위한 방법은 하나밖에 없습니다. 정부가 제도적으로 강제해야지요.
아나이스
10/11/14 19:30
수정 아이콘
파이가 커지면 부자가 파이를 많이 가져가는 것까진 괜찮은데 커진 만큼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어느정도 돌아가야 하는데 그게 안 되죠. 그냥 부익부 빈익빈은 정부가 강하게 잡거나 하지 않는 이상 어쩔 수 없는거 같아요. 근데 보통 강하게 잡다 보면 오히려 더 격차가 커지는 결과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기도 하고..
ARX08레바테인
10/11/14 19:21
수정 아이콘
부자의 부가 빈자에게 나눠지는게 아니라, 부자가 착취하니까 빈자들이 생기는 것입니다.
swflying
10/11/14 19:44
수정 아이콘
인간은 이기적이기 때문에 제도적인 정비없이
부의 재분배를 바라는것은 무리라고 봅니다.
뭐 자본주의사회가 인간의 이기심을 이용해서
전체의 부를 증대하기 위한 좋은 제도임에는 틀림없지만
원래 절대적인 생활이 나아저도. 인간은 상대적이기에
재분배는 절대로 이어지기 힘들죠.

지금 서민이 100년전 서민에 비해 월등히 먹고사는건 나아졌기에
어떻게 보면 사회의 발전에 따라 분배되었다고도 말할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생각해보면 분배는 자본주의 사회에선 국가의 강한 제재 없이
일어나기 힘들다고 봅니다.
10/11/14 20:14
수정 아이콘
답은 없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만 시대에 역행하는 시장중심주의가 팽배한 것이 아닙니다.
세계의 경제학자들은 수십년째 그와 같은 논쟁을 지속하고 있고 영원히 지속될 겁니다.

경제와 정치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에,
특정 시기의 정치적 환경이 경제적 시각의 경향을 결정하는 추세일 뿐입니다.

그 어느 답도 절대적인 정답일 수 없습니다.
이쪽이 무조건 맞다. 저쪽은 무조건 옳지 않다. 는 시각은 결코 사회 구조적으로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꼬꼬마윤아
10/11/14 20:33
수정 아이콘
마이클무어의 자본주의를 추천해주고 싶네요..
물빛은어
10/11/14 20:44
수정 아이콘
어느 책에서 본건지 기억은 가물가물합니다만..
1960,70(?)년대 이후 행복지수를 산정해봤을 때 그 시점부터 지금까지 거의 상승하지 않았다는 관점의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총량이 늘어도 내가 남들보다 적게 받을 때 받는 스트레스가,
똑같이 줄어도 내가 남보다는 조금이라도 많이 받는 쪽보다 훨신 크다더군요.

역사는 승자의 편에서 쓰여지는 경우가 많고, 제도는 힘을 가진 자들이 만드는 경우가 많지요.
총량은 늘었으니 아마 최하계층의 삶이 이전시대보다는 나아졌을거라 생각합니다. 아마도요.
하지만 아래쪽 계층. 가난한자에게 돌아가는 양은 부자들에게 가는 것과는 비교가 안될만큼 작으니
이걸 파이가 커져서 모두가 부유해졌다고 봐야하는지에 대해서 저 개인적으로는 회의적이예요.

IMF를 비롯한, 부자나라들이 가난한 나라를 도와주는 단체도 그 댓가로 제도의 개선 등을 요구하는 것을 보면,
꼭 그것이 그저 흑심없이 '돕고있다'고 보는 건 무리다..라는 주장을 하는 이들도 있으니까요.
10/11/14 20:58
수정 아이콘
부는 늘 이동합니다. 못 가진자에게서 가진자로.
가진자에게서 못 가진자로 이동하는 것 처럼 보이는 '복지' 는, 실은 못 가진자에게서 가진자로 이동하는 정도를 약화시키는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빼꼼후다닥
10/11/14 21:10
수정 아이콘
가진 자가 못 가진 자가 될 순 있어도, 못 가진 자가 가진 자가 되기는 너무 힘들죠.
朋友君
10/11/14 21:40
수정 아이콘
최근 장하준 교수님의 책을 읽고 있는데 어느 정도 답이 될만한 내용이 많은듯 합니다. 한 번 읽어보세요~
10/11/14 23:33
수정 아이콘
부자님들은 뭘 해도 비싼곳에서 소비하는데
부자들의 소비담당은 또 부자.
정 주지 마!
10/11/15 00:11
수정 아이콘
스워드피쉬님의 글 항상 재미있게 잘 읽고 있습니다. 흥미있는 주제를 흥미넘치게 풀어내시는 재주를 가지신 것 같습니다. 예전 사설군사기업(pmc 맞나요?)에 대한 글도 그렇고 다른 글들도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들 부탁드립니다.
파란별빛
10/11/15 05:12
수정 아이콘
부자의 부가 가난한 사람에게 옮겨진다?
저는 옮겨져야 하는가? 라고 물음을 던지고 싶네요.

개인적으로 부의 재분배는 사회를 유지하는 최소한의 선에서 이루어져야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자신의 능력만큼 부자가 되는 이상적인 자본주의사회라면,
(물론 여기에는 수많은 반론이 따르겠지만...)
가난한 사람은 극단적으로 말하면
가난한건 자신의 책임(노력을 안했건, 선천적으로 능력이 없었건)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저는 국가가 이상적인 자본주의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즉, 국가가 부자의 부를 가난한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재분배하기 보다는
가난한 사람도 여러 성공할 기회를 주는,(교육의 평등, 저리 사업자금 대출등을 통해서)
기회의 평등을 보장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요.
대한민국질럿
10/11/15 10:13
수정 아이콘
삼투압 현상(?)이죠 뭐..
10/11/15 11:51
수정 아이콘
꿈도 야무지십니다. 안 뺏어가면 다행 아닌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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